광고닫기

최신기사

[구호 현장에서] 새해도 품앗이 정신을 기대한다

2026년 새해를 맞이하며 우리는 이전과는 다른 질문 앞에 서 있다. “더 나아질 것인가”라는 기대보다는, “이 위기의 시대를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라는 물음이다.     이제 위기는 예외적인 사건이 아니라 일상이 되었다. 기후재난과 전쟁, 난민과 식량 위기는 뉴스의 헤드라인을 넘어 우리의 삶 가까이에서 반복되고 있다.   지난 2025년은 그 사실을 분명히 보여준 해였다. 작년 1월 남가주 퍼시픽 팰리세이즈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은 강풍을 타고 순식간에 확산하며 수많은 가정을 삶의 터전에서 밀어냈다. 여름에는 텍사스 힐컨트리에서 기록적인 폭우로 강이 범람해 100명 넘는 생명이 희생되었다. 기후위기는 더 이상 ‘언젠가 올 미래’가 아니라, 우리가 대비해야 할 현재의 현실이 되었다.   세계로 시선을 돌리면 상황은 더욱 엄중하다. 수단 내전은 장기화되며 1200만 명이 넘는 난민과 국내 실향민을 발생시켰고, 동아프리카와 남부 아프리카 전역에서는 엘니뇨로 인한 가뭄과 홍수가 반복되며 수천만 명이 식량 불안 속에 놓여 있다. 이 숫자들은 단순한 통계가 아니다. 매일 생존을 고민해야 하는 사람들의 하루하루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새해를 맞는 우리의 자세는 분명해야 한다. 2026년은 ‘괜찮아지기를 바라는 해’가 아니라, 더 잘 준비하고 더 단단히 연결되어야 하는 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공동체의 선택이 있다.   돌이켜보면, 가장 먼저 움직인 것은 언제나 시민사회와 지역 공동체였다. 정부의 대응이 시작되기 전, 현장에 도착한 것은 이웃의 손길이었다. 남가주 산불 당시에도 한인회와 교회, 지역 단체들은 피해 가정을 위한 모금과 물품 지원을 신속히 조직했다. 누군가의 지시가 있어서가 아니라, 공동체의 책임이라는 인식이 있었기 때문이다.   굿네이버스를 비롯한 인도주의 단체들의 역할도 마찬가지다. 정부의 손길이 닿기 어려운 곳에서 긴급구호부터 장기적인 생계 회복까지 이어지는 지원 체계를 만들어 왔다. 아프리카의 식량 위기 지역에서는 아이들의 생존을 지키는 긴급 지원이 이어졌고, 기후 취약국에서는 재난 이후에도 지역이 다시 설 수 있도록 돕는 회복 중심의 사업들이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활동은 단순한 선의가 아니라, 위기의 시대를 살아가는 사회의 필수 기능이다.   미주 한인사회는 그동안 이러한 연대의 힘을 몸소 증명해 왔다. 이민 초기의 품앗이 정신은 오늘날에도 재난 대응, 취약계층 지원, 국제 구호 참여로 이어지고 있다. 작은 기부와 자원봉사, 관심과 연대가 모여 실제 변화를 만들어냈다. 이것이 바로 공동체가 가진 가장 강력한 자산이다.   2026년을 여는 지금, 우리는 다시 질문해야 한다. 우리는 어떤 공동체가 될 것인가. 불안과 위기가 반복되는 시대에 각자도생의 길을 택할 것인가, 아니면 서로를 지탱하는 공동체의 길을 선택할 것인가.     위기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서로를 향해 손을 내미는 한, 이 시대는 완전히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2026년이 연대와 책임, 그리고 인간다움을 다시 선택하는 해가 되길 기대한다. 그 선택이 곧 우리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다. 김재학 / 굿네이버스 USA 본부장구호 현장에서 새해도 품앗이 새해도 품앗이 품앗이 정신 식량 위기

2026.01.14. 19:41

썸네일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