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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구독료 경제’, 고객은 피곤하다

유튜브 프리미엄 이용료 월 13.99달러, 광고 시청이 포함된 넷플릭스 월 7.99달러, 스포티파이 월 12.99달러, 아마존 프라임 월 13.99달러, 애플 아이클라우드 월 2.99달러….   매매로 끝났던 기업과 고객의 관계가 이제는 바뀌고 있다. 앱이든 자동차든 한 번 사서 쓰는 물건이 아니라, 매달 결제해야 기능이 유지되는 구독 서비스가 소비자들의 일상이 됐다.     기업들 입장에서도 유료 구독은 인기 수익 모델이다. 가장 최근에는 메타가 인스타그램·페이스북·왓츠앱에서 ‘프리미엄 구독’을 시험하며 가입 시 AI·생산성·크리에이티브 기능을 추가로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더 노골적이다. 서비스 하드웨어는 이미 차에 포함되어 있는데, 소프트웨어 잠금 해제 장치에 매달 비용을 내라는 발상이다.     테슬라는 자율주행 기능인 오토파일럿을 월 구독형으로 전환할 방침이라며, 서비스를 일시불로 구매하려면 기한 전까지 서둘러 구매하라는 안내 메일을 고객들에게 보내고 있다. GM은 이미 고속도로 핸즈프리 주행인 ‘수퍼 크루즈’를 월 구독 방식으로 판매하며 고정 수익을 키우고 있다.     최근 이런 트렌드의 원조 격인 스트리밍 플랫폼들은 시청 중 재생하는 광고의 수와 빈도가 크게 늘어났으며, 배달·이동 수단에서도 이제는 유료 멤버십을 이용해야 무료배송과 수수료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특히 클라우드 서비스·오피스·디자인 도구들은 사실상 이용료를 내지 않고는 기본 기능조차 쓰기 어려운 구조가 됐다.     기업들은 새로운 수익 모델이라고 반기지만 소비자들은 피로가 쌓이고 있다. 가입은 쉽지만 해지 과정은 번거로워지는 동안, 지갑은 얇아져만 간다.     딜로이트의 2025년 디지털 미디어 트렌드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매년 구독료로 지출하는 비용이 늘고 있으며, 여러 가지 구독을 관리해야 하는 피로감과 함께 가격 인상에 대한 불만도 커진 상태다.     해마다 증가하는 구독료 고정 지출에 대한 피로감은 물론, 하나같이 비슷한 기업들의 태도에 소비자들의 거부감도 늘고 있다. 기능이 쪼개지며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플랜이 빈약해졌다는 박탈감. 가격이 슬금슬금 올라가 총액은 불어나는데도 각 서비스는 ‘커피 한 잔 값’이라며 싼 비용이라고 위장한다는 불신. 해지·환불·약관이 불투명해 떠나기 어렵게 만드는 불쾌한 반감.     특히 자동차처럼 고가의 제품을 구입했지만 핵심 기능을 사용하지 못한다면, 그 순간 그것은 편의 기능이 아니라 ‘빛 좋은 개살구’일 뿐이다. BMW가 한때 열선 시트 구독 서비스를 제공했다가 고객들의 거센 반발 끝에 접은 사례가 이 소비자들이 느끼는 피로와 불편을 대변하고 있다.     당분간 구독 경제는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소비자들의 다음 시련은 ‘더 많은 구독’이 아니라 ‘더 불편한 구독’이 늘어날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소비자가 바라는 것은 편리함이지 서비스의 제한이 아니다. 최소한의 신뢰 장치가 없다면, 기업이 확보하고 싶어하는 반복 매출은 반복 해지의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다.     구독 경제에도 범위를 둘러싼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시점이 됐다. 그렇지 않으면 구독 경제는 혁신이 아니라 기업들의 꼼수로 기억될 것이다.     제대로 된 구독 서비스가 되려면, 매달 결제일마다 떠오르는 감정이 피로가 아니라 납득이어야 할 것이다. 우훈식 / 경제부 기자기자의 눈 구독료 경제 구독 서비스 프리미엄 구독 유료 구독

2026.02.01.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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