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면 소주잔 부딪히는 소리가 들리던 플러싱 머레이힐, 162스트리트 일대. 샌포드애비뉴와 162스트리트가 만나는 골목에는 지난 9월부터 중국식 꼬치와 차를 파는 식당이 새로 문을 열었다. 식당 직원은 “대부분이 중국인 고객들로, 본토 중국의 맛을 느낄 수 있다고 좋아한다”며 “메인스트리트보다 렌트가 저렴하고 식당이 밀집해 있어 이곳에 열게 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일대에서 오랫동안 영업해온 한 한식당은 최근 중국인이 인수했다. 새 주인은 한글 간판과 메뉴, 콘셉트는 그대로 유지했다. 한인 고객들이 즐겨 찾는 곳인 데다, 최근에는 한국 음식이 타민족에게도 인기가 높아진 만큼 한식 이미지를 유지하는 편이 사업에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어 간판이 빼곡한 ‘뉴욕 속의 중국’ 플러싱 다운타운. 메인스트리트역을 벗어나 루스벨트애비뉴와 노던불러바드를 따라 동쪽으로 가다 보면, 비로소 한국어 간판이 하나둘 눈에 들어온다. 한인 이민자들의 터전이었던 이 지역은 이제 점차 그 빛깔을 잃어가고 있다. 10여 년 전만 해도 밤이면 한인 손님들로 북적이고 거리에선 한국어가 들려왔지만, 이민 1세대가 은퇴하고 새로운 이민자가 줄면서 그 모습은 점차 희미해졌다. 플러싱 일대 한인 업주들을 취재한 결과, 메인스트리트에 이어 롱아일랜드레일로드(LIRR) 머레이힐역 인근과 162스트리트 일대에서도 한인 커뮤니티가 조금씩 밀려나고 있다. 그 자리는 중국계 자본이 채워가고 있다. 한인 업주들이 나이가 들어 은퇴하고 가게를 팔거나, 폐업한 자리에는 핫팟이나 양꼬치 등 중식당이 하나둘 생겨나는 것이 대표적이다. 노던 선상을 따라 149스트리트에서 162스트리트까지 위치한 대형 중식당은 10곳에 달한다. 한인들이 자주 찾는 노던불러바드와 156스트리트 일대 상가는 이미 몇 년 전부터 더는 한인 업주들만의 공간은 아니다. H마트가 위치한 이 몰에는 최근 중식당, 베트남 음식점 등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주말이면 가족들과 함께 H마트에서 장을 보는 한 한인 여성은 “예전에는 이 상가에선 한국어만 써도 될 정도로 심적으로 편안한 곳이었는데, 이 지역에도 타민족 식당이 하나둘 들어오기 시작했다”며 “다양성이 생기는 것은 환영할 일이기도 하지만, 한인사회가 쪼그라드는 모습이 상가에도 고스란히 반영되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K푸드·K뷰티가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겉으로 봤을 땐 한인이 운영하는 식당이나 카페처럼 유지하고 실제로는 중국인들이 가게를 사 운영하는 경우도 점차 늘고 있다. 162스트리트 일대에 있던 한 한인 가라오케 바는 최근 중국인이 인수했다. 그러나 이곳 역시 한국어 간판은 유지하고 있어 손님들은 주인이 바뀐 것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과거 플러싱에 즐비했던 한인 미용실, 네일살롱, 스파들도 비슷한 길을 걸었다. 최근 플러싱 루스벨트애비뉴에서 영업하는 네일살롱과 뷰티스파 등을 찾아가 본 결과, 서비스 안내판이나 간판엔 한국어를 사용하고 심지어 광고판엔 한국 유명 배우의 사진이 걸려 있었지만 직원들은 “이미 수년 전부터 주인은 중국인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뉴욕한인네일협회에 따르면, 과거 뉴욕시 네일업계 90%는 한인이 운영했지만, 최근에는 20~30% 점유율을 기록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뉴욕에서 네일업체를 운영하는 한 업주는 “은퇴한 업주들 얘기를 들어보면 가게를 내놓았을 때 연락 오는 대부분이 중국인”이라며 “미국에 이민 와 가게를 열겠다는 한인 인구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과거 이민사회를 먹여살린 산업이 쪼그라들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162스트리트 일대에서 한식당을 운영했던 한 업주는 “한인들이 과거 맨해튼에서 가까운 서니사이드 일대에 자리를 잡았다가 더 동쪽으로 밀려나고, 이후 플러싱에서 다시 머레이힐·베이사이드 등으로 계속해서 동진하는 모습이었다”며 “이제는 이곳에서조차도 점차 정체성이 흐려져가는 느낌인데 이민자도, 유학생도 줄어드니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토로했다. 아울러 “규모가 줄어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새해에는 작아도 단단한 사회를 구축하고 더 밀려나진 않기 위해 커뮤니티 차원에서 뭉칠 방법이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사진=김은별 기자 [email protected]중국 한인타운 플러싱 머레이힐 플러싱 다운타운 한인 이민자들
2025.12.30. 21:14
뉴욕한인봉사센터(KCS)는 8월 30일 플러싱 머레이힐 먹자골목에서 열린공간/열린축제를 열었다. 이번 행사에는 민권센터, 뉴욕가정상담소, 샌드라 황 뉴욕시의원, 뉴욕한인상록회, YWCA 등이 함께 참여해 300여명의 시민들에게 KCS 올드어덜트센터(OAC)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 정보를 제공했다. [KCS]KCS 열린공간 참석 뉴욕시의원 뉴욕한인상록회 민권센터 뉴욕가정상담소 플러싱 머레이힐
2022.08.31. 2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