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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경 이겨낸 삶, 무대서 연주로

소아마비 때문에 두 다리를 움직일 순 없어도 역경을 이겨낸 삶을 연주한다.   한인 장애 여성이자 피아니스트 최춘애(69)씨가 25일 뉴욕 카네기홀 무대에 선다.   어릴 적부터 수많은 어려움을 극복하며 음악의 꿈을 좇아간 최씨의 인생 이야기가 잔잔한 감동을 전한다.   최씨는 1세 때 홍역을 앓으면서 소아마비까지 앓게 돼 다리의 기능을 잃게 됐다. 6세까지 계속 치료를 받았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앞으로 두 다리를 사용할 수 없다는 사실만 남았다. 최씨의 아버지는 기술을 배워두는 것이 좋겠다며 피아노를 권유했다. 최씨는 그렇게 건반을 누르기 시작했다. 첫 피아노 선생님은 다리를 사용할 수 없어 페달을 밟을 수 없다는 이유로 다른 악기를 권유했다. 그럴수록 피아노에 대한 열정은 뜨거워졌다.   당시 사회적 편견과 장애인에 대한 인식은 교육 기회를 제한했다.     최씨는 “초등학교 시절 다른 아이들은 나를 밀치고 놀리며 도망갔고, 중학교와 고등학교 입학도 거부당했다”고 말했다.     이는 시설이 충분히 갖춰지지 않았고, 장애를 전염병이나 불길한 존재로 여기는 잘못된 인식 때문이었다. 결국 최씨는 18세에 삶의 희망을 잃고 자살을 시도했지만, 기적적으로 3일 후에 깨어났다.     그는 “그때를 계기로 죽을 용기로 세상에 맞서보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1978년, 최씨는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 왔다. 교회에 출석하며 신앙을 가졌다, 이후 46년간 장애인들에게 삶의 목적과 희망을 전하는 역할을 도맡았다. 특히 1981년에는 발목에 힘이 돌아와 페달을 밟을 수 있게 된 것을 계기로 그의 음악에 대한 열정은 더욱 커졌다.   53세에 중학교와 고등학교 검정고시를 합격한 최씨는 지난 2008년 한국 수능 시험에 도전했다. 결국 세종사이버대학교 상담심리학과에 입학(2014년) 했다. 이후 피아노 전공을 목표로 67세에 아주사퍼시픽대 대학원 피아노과에 입학했다. 대학원 입학을 위해 3년간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필수 과목 30개를 이수한 끝에, 올해 5월 69세의 나이로 졸업했다.   최씨가 카네기홀 무대에 서게 된 계기는 지난해 열린 IAPMT 콩쿨에서 대상을 수상하면서다.   최씨는 “뉴욕과 카네기홀에 가본 적이 없고, 실감이 나지 않는다”며 “연주 자체가 떨리고 벅차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열심히 살아온 인생에 대한 보상 같고, 십여 년 전 꿈꿨던 카네기홀에서 연주할 수 있어 감사하다”고 전했다.   역경을 거친 꿈은 현실이 됐다. 최씨는 그 삶을 연주로 이야기하고 있다.   글·사진=정윤재 기자카네기홀 피아노 피아노 연주 대학원 피아노과 카네기홀 무대

2024.11.11.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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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피아노] 한인 유일 야마하 공인 딜러 "웰컴 세일 개막"

늘 곁에 두고 연주할 수 있는 '반려 악기'가 인기다. 그중에서도 기본은 피아노다. 일찍이 영국의 극작가 조지 버나드 쇼가 '모든 악기 중에서 가장 완전한 악기'라고 말한 피아노는 오케스트라에서 사용하는 모든 악기의 음역을 해결할 수 있어 '작은 오케스트라'라고도 불린다.     미주 한인 유일의 야마하 공인 딜러인 '한미 피아노(HANMI PIANO)'도 "평생 함께할 건전한 취미가 있다면 예술을 향유하며 더욱 풍요롭고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다"라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한미 피아노는 2024 봄맞이 프로모션을 펼치고 있다. LA 한인타운과 가든그로브에 위치한 한미 피아노 워크인 고객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이번 이벤트는 무이자 할부, 노다운, 최대 10년 워런티, 5년 풀 트레이드-인, 무료 딜리버리, 무료 튜닝 등을 골자로 한다.     특별히 이번 프로모션에는 야마하의 독자 기술로 개발한 그랜드 터치 건반을 채용해 정통 어쿠스틱 그랜드피아노의 터치감을 그대로 재현한 클라비노바(Clavinova), 우수한 터치감과 풍부하고 깊은 사운드를 자랑하는 아방그란드(AVANTGRAND), 자동 연주 피아노인 디스클라비어(Disklavier), GB/GC/CX 시리즈, B/U/YUS 시리즈 등이 포함돼 있다.     새 피아노 못지않은 최상의 컨디션을 자랑하는 중고 피아노도 다양하게 준비돼 있다. 한미 피아노는 업라이트 피아노 1690달러, 카와이 피아노 2490달러, 야마하 U1 2990달러, 그랜드 피아노를 6990달러부터 판매하며 스타인웨이 피아노도 특별가에 만나볼 수 있다.     한미 피아노는 월~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 일요일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오픈한다.     ▶문의: (213)483-8949(LA),                   (714)891-5551(OC)알뜰탑 피아노 한미 한미 피아노

2024.03.11.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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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으로 읽는 세상] 학살 현장의 피아노 소리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쉰들러 리스트’에는 독일군들이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유대인들을 학살하는 장면이 나온다. 집 안 곳곳에서 살육이 벌어지고 있는 동안 다른 방에서는 한 독일군이 피아노를 치고 있다. 그가 연주하는 곡은 J S 바흐의 ‘영국 모음곡’ 제2번의 ‘전주곡’이다. 음악을 연주하는 독일군의 표정에는 아무런 감정의 동요가 없다. 밖에서 벌어지는 광란의 살육과 자기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듯 건조한 얼굴로 피아노를 친다. 이 음악에 맞추어 유대인이 하나둘 죽어나간다. 이들이 지르는 단말마의 비명은 처절하지만, 바흐의 음악은 무심하고 냉정하기만 하다. 서늘한 표정으로 피아노를 치고 있는 독일군이 마치 저승사자처럼 보인다. 사람의 마음을 이토록 황폐하게 만드는 장면이 또 있을까.   바흐의 음악은 견고한 구성과 형식미를 자랑하는 장엄한 건축물과 같다. 마치 수학 문제를 풀듯 치밀한 계산에 의해 음을 구축해 나간다. 바흐의 건반음악 악보에는 셈 여림과 같은 다이내믹을 표시하는 기호가 없는데, 이는 당시 건반 악기인 하프시코드에 이런 기능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바흐의 건반 음악은 객관적이다. 그리고 이런 객관성이 후대에 무수한 주관이 개입할 여지를 주었다. 오늘날 바흐의 건반 음악은 다이내믹의 표현이 가능한 피아노로 연주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 같은 곡이라도 건조하게 칠 수도 있고, 따뜻하게 칠 수도 있다.   독일군의 바흐 연주는 건조하기 그지없다. 바로크 시대 본연의 차가운 객관성을 보여준다. 일정한 음형의 연속과 반복으로 이루어진 음악. 바로 옆에서 수많은 사람이 잔인하게 학살당하는데, 바흐의 음악은 애절한 멜로디 하나 없이 형식과 구성의 논리로만 전개된다. 그 무심함이 처절한 비명보다 더 끔찍하다. 진회숙 / 음악평론가음악으로 읽는 세상 피아노 학살 피아노 소리 건반음악 악보 바흐 연주

2024.01.29. 18:05

[수필] 피아노 건반

지난해 연말 지인과 함께 엔시노의 한 교회에서 열린 연주에 참석했다. 첼리스트 이방은과 피아니스트 폴 피트맨의 연주회였다. 첫 번째 곡은 작곡가 로베르트 슈만의 아내인 클라라가 “신선하며 열정적인 곡”이라며 좋아했다는 슈만의 아다지오와 알레그로 A 플랫 장조, Op.70이 연주되었다. 이 음악은 조용함 속에서도 때로는 활기찬 템포로 활발하고 에너지가 넘치는 느낌을 주었다. 다음 곡 역시 첼로와 피아노을 위한 요한 브람스의 E단조 소나타, Op.38가 연주되었다. 이 곡은 13년 동안 수많은 수정을 거치며 1878년에 완성된 작품으로 그의 예술적 성취를 대표하는 작품 중 하나로 꼽힌다.     물론 연주곡 모두 널리 알려진 첼로와 피아노 협주곡이다. 첼리스트 이방은님이 첼로의 4줄을 우아하게 움직이는 양팔의 모양에 따라 울려 나오는 아름다운 선율과 피아노 건반을 두들기는 피트맨님의 힘찬 모습은 오랜만에 보는 경이로운 광경이었다. 첼로의 선율을 따라 흘러나오는 아름다운 소리와 피아노 건반에서 튀어 오르는 개성 있는 소리의 하모니 속에 내 마음은 나를 떠나 먼 곳에 머물러있었다. 휴식 시간 음률의 하모니 속에서 깨어나면서 인생의 여정을 피아노 건반에 비유한 글이 생각났다.     “인생은 피아노와 같습니다.     (Life is like a piano.)   흰색 건반은 행복을 나타내고 검은 건반은 슬픔을 나타냅니다.   (The white keys represent happiness and the black shows sadness.)     그러나 인생의 여정을 살아가면서, 두 건반이 음악을 만든다는 것을 기억하십시오.   (But as you go through life‘s journey, remember that both keys also create music.)”   ― 에산(Ehssan)   피아노에는 52개의 흰색과 36개의 검은색을 합쳐 총 88개의 건반이 있다. 흰색 건반은 온음으로 주로 자연 음계를 형성하며, 검은색 건반은 반음계를 나타낸다. 이 88개의 건반은 피아노 연주자의 손가락 움직임에 따라 우리에게 다양한 색채와 감정을 전달한다. 흰색 건반은 순수하고 밝은 소리를 만들어내며 기쁨, 사랑, 희망과 같은 긍정적인 감정을 표현하는 반면, 검은색 건반은 어두운 소리를 만들어내며 슬픔, 고독, 긴장감과 같은 감정을 나타낸다.     우리의 삶도 항시 즐거움만 있는 것은 아니다. 힘들었던 때도 그리고 괴로웠던 때도 있다. 또한 밝고, 혹은 어두웠던 일들을 모두 경험하면서 우리는 성장하며 삶을 배우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피아노의 흰색 건반과 검은색 건반이 어울려 아름다운 화음의 소리를 내듯, 우리의 삶 역시 희망과 절망, 기쁨과 슬픔의 건반을 치면서 삶을 풍요롭게 만들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또 다른 면에서 생각해 본다면, 피아노의 88개의 음계 소리가 각기 다르듯 우리 또한 각계각층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함께 어울려 살고 있다. 일반적으로 가장 자주 접하는 사람들은 학교 동문, 혹은 직장 동료들이지만 이곳 이민 사회에서는 서로 다른 민족은 물론 각계각층의 사람들과 만나게 된다. 이로 인해 대화 또는 소통의 문제가 생기기도 하지만, 피아노의 여러 건반을 두드리듯이 그 덕에 우리의 이민 생활 역시 다양성을 내포하고 있는지도…   이처럼 복합적인 면이 있는 이민 생활 속에서 우리는 삶의 피아노를 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인생의 연주가 끝나는 어느 날, 그 자리에 모인 청중들은 그 사람이 만들어 낸 삶의 연주를 생각하면서 그 사람의 연주장에서 나오겠지.   마지막 연주곡으로 프랑스 작곡가이자 오르간 연주자로 유명한 세자르 프랭크(Cesar Franck)가 63세 되던 해 28세이던 바이올리니스트 외젠 이자이(Eugene Ysaye)의 결혼 선물로 썼다는 프랭크의 A장조 소나타(Sonata in A Major)가 연주되었다. 이 작품은 프랭크의 뛰어난 작곡 능력과 감성적인 표현력을 잘 보여주며, 많은 음악 애호가와 연주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마지막 악장의 강렬한 에너지와 열정적인 연주의 여운에 흠뻑 빠져 연주회장을 나오고 있었다. 이명렬 / 수필가수필 피아노 건반 흰색 건반과 피아노 건반 피아노 연주자

2024.01.11. 18:35

피아노 연주회로 아동 셸터 지원…어바인 등지 학생들

어바인과 인근 지역 학생 9명이 피아노 연주회를 열어 아동 셸터를 지원했다. 어바인에서 피아노를 지도하는 제시 박씨의 제자인 학생들은 지난달 29일 레이크포리스트의 OC실내악 홀에서 아동 셸터 돕기 자선 공연을 가졌다.   질리언 다운스, 애비게일 이, 김현준, 조지아 다운스, 티파니 수, 서맨사 베일리, 소피 첸, 레일라 빌렌더, 케이티 첸 학생은 콘서트를 통해 마련한 수익 2847달러를 지난 5일 연방사회복지국이 운영하는 오렌지우드 아동·가족 센터에 전달했다.   박씨의 제자들은 지난해에도 자선 콘서트를 열어 수익 1475달러를 오렌지우드 아동·가족 센터에 전달한 바 있다.피아노 연주회 피아노 연주회 오렌지우드 아동 자선 콘서트

2023.11.06.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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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아원 돕기 피아노 ‘자선 공연’…학생 10명 29일 OC실내악홀서

어바인과 인근 지역 학생들이 오는 29일(일) 오후 4시45분 레이크포리스트의 OC실내악 홀(23666 Birtcher Dr)에서 고아원 돕기 자선 공연을 연다.   이 콘서트엔 어바인에서 피아노를 지도하는 제시 박씨의 제자 10명이 출연한다. 이들 중 2명은 한인이다.   주최 측은 지난해 첫 콘서트 수익 1475달러를 오렌지우드 아동·가족 센터에 전달한 바 있다.     ▶문의: (949)573-7270고아원 피아노 피아노 자선 자선 공연 콘서트 수익

2023.10.18. 22:00

[열린광장] LA 여름밤을 수놓은 피아노 선율

지난 8월1일 LA의 대표적 공연장인 할리우드 보울에서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성시연 객원 지휘자가 이끄는 LA필하모닉과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을 연주했다. 그가 지난해 세계적으로 유명한 반 클라이번 국제 콩쿠르에서 역대 최연소 우승을 차지할 때 연주한 곡이다. 유튜브 조회 수가 벌써 1200만 회를 넘어섰고, 지금은 세계적인 오케스트라들과 연주회를 하고 있다.     할리우드 보울은 엔젤리노들이 사랑하고 자랑하는 꿈의 무대다. 그동안 프랭크 시내트라,루치아노 파바로티, 비틀스 등 세계적인 음악가들이 다녀갔다.   여러 번 와본 곳이지만 이날은 주차장부터 전쟁터 같았다. 1만8000석이나 되는 좌석에 빈 곳이 있으면 어쩌나 했던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한인들도 많이 보였다. 우리 부부는 두 딸과 함께 4인 칸막이 좌석에 앉았다. 모두 와인과 간식거리를 탁자에 놓고 공연을  기다리고 있었다. 딸이 와인과 간식을 내놓는 동안 2023년 할리우드 볼 공연 일정 소개 책자를 펼쳤다. 그 한가운데 4페이지에 걸쳐 임윤찬 피아니스트와 성시연 지휘자가 소개되어 있었다.   이제 겨우 19세인 임윤찬은 예술가다운 모습이었다. 이런 그의 모습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그의 인터뷰 내용 중에 답이 있을 것 같다.   “중학생 시절 호르비치와 뉴욕 필하모닉이 녹음한 라흐마니노프 협주곡을 1000번 정도 들었다. 리스트의 단테 소나타를 연주하기 위해 단테의 신곡을 외울 만큼 여러 번 읽었다. 아직도 배울 게 많다. 가장 영감을 준 음악가는 신라의 가야금 연주자 우륵이다. 야망은 1%도 없다. 산에 들어가 피아노만 치고 살고 싶다. 음악은 세상에서 몇 안 되는 진짜라고 생각하기 때문에,인간에게 음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느새 임윤찬과 성시연이 나와 인사하고 자리를 잡는다. 관중들은 기립 박수로 그들을 맞았다. 와인향이 은은하게 퍼지고, 서쪽 하늘에 노을이 물들기 시작하면서 임윤찬의 힘차고 신들린듯한 연주가 시작됐다.     지휘자인 성시연은 현재 뉴질랜드의 최대 도시 오클랜드 필하모닉의 수석 객원 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다. 뒤로 질끈 동여맨 긴 머리카락이 그녀의 정열적인 지휘에 따라 같이 춤을 췄다. 그녀의 지휘도 예술이었다.   한 시간이 조금 안 되는 연주가 끝나자 청중들은 열렬한 기립 박수를 보냈다. 무대에서 퇴장했던 그가 여러 번 나와 인사를 했지만 박수는 그치지 않았다. 그의 앙코르 곡은 쇼팽의 에튀드10-3 ‘이별의 노래’ 였다. 예술가곡으로 널리 알려진 곡이다. 성시연이 이끄는 LA 필하모닉은 한 시간 가량 더 라흐마니노프의 ‘심포니 댄스’를 연주했다.   최근 한국은 세계적인 젊은 피아니스트를 세 명이나 배출했다. 조성진,선우예권, 임윤찬이 그들이다. 우리에게는 도도히 흐르는 예술혼이 있음을 보여준다. 진주의 촉석루,밀양의 영남루, 평양의 부벽루에서 자연과 어울려 시문을 노래하던 선비들이 물려준 것들이다.   평범한 우리에게도 숨겨진 예술혼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단지 찾을 기회가 없었고, 찾으려고 노력하지 않았던 것일 뿐이다. 누구라도 이것을 찾아내어 생활화한다면 세상이 조금 더 아름답게 보이고, 우리 속에 숨어있을 희망의 불빛도 찾아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봤다. 최성규 / 베스트 영어 훈련원장열린광장 여름밤 피아노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성시연 지휘자 라흐마니노프 협주곡

2023.08.17.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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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나미스 피아노 듀오 콘서트 성료

두나미스 피아노 듀오가 지난 3일 영화 음악과 함께하는 저녁 콘서트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날 듀오는 잠자는 숲속의 공주, 미녀와 야수, 위대한 게츠비 등의 주제곡을 연주해 관객들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특히 마지막 곡인 하차투리안의 '칼의 춤'은 고난도 피아노 테크닉과 화려한 글리산도로 이루어져 큰 호응을 자아냈다.피아노 콘서트 피아노 듀오 피아노 테크닉 저녁 콘서트

2023.06.06.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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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과 만났다]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 임윤찬 군

지난 10일, “내일 연주도 티켓이 없다면서…?” 하는 공연장 바깥사람들의 안타까운 토로를 들으며 들어갔던 링컨센터 데이비드 게펜홀.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이 뉴욕 필하모닉과 임윤찬 군의 피아노 선율로 시작되면서 그렇게 숨도 안 쉬듯 몰입된 청중들의 뒷모습은 전에 본 적이 없었다. 서울에서조차 이 공연을 보기 위해 부러 뉴욕에 왔다는 사람들까지, 홀 전체가 미동도 없이 그의 피아노 소리에만 귀를 쫑긋하고 있었다. 초인적으로 드라마틱한 곡 자체의 매력까지 합해져, 40분이 마치 4분인 듯 지나가 버리고, 혼연일체가 되어 우레와 같이 쏟아져나오는 기립 박수 안에 나도 망연자실한 채 서 있던시간!! 그가 이룬 절정은 ‘감격’이라는 단어로는 심히 표현 부족이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다시 생기가 돌기 시작한 맨해튼 거리를 달리면서 임윤찬 군의 범세계적인 이 ‘현상’은 무엇을 말해주는 것일까 생각해 보게 되었다.     어느 인터뷰를 보든, 19세 소년에 불과한데도 이미 완성된 듯 베어져 나오는 겸손한 인품. 리스트의 단테 소나타를 잘 치기 위해, 쉽지 않은 단테의 ‘신곡’을 거의 다 외울 정도로 읽었고, 등하굣길에 무려 1000번 이상을 들었다는 오늘의 3번 협주곡 등의 일화가 말해주듯, 그 곡이 만들어낼 수 있는 최대치를 위해 최고의 노력을 기울이는 충실함. 그리고는 스스로 그 속에 빠져들어 듣는 이마저 몰입하게 하는 흉내 낼 수 없는 열정!!   어정쩡한 차원의 완성도에 서성이며 끊임없이 원치 않는 타협을 생각해야 하는 안타까운 우리네 인생살이에서 아예 머~얼리 떨어져 있는 그의 세계가 너무 부러워서가 아닐까. 누구나 잘할 수 있는 것이 있고, 그것을 알고 난 후 진정으로 좋아해서, 그곳에 몰입만 할 수 있다면, 그렇게나 엄청난 세계, 자신도 행복하기 그지없고, 듣는 이들도 감동에 전율할 수밖에 없는 세계 속에서 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실존 인물 이라서가 아닐까. 사람들 가슴 깊은 곳에 숨겨져 있는 꿈을 그가 절절하게 실현해주기 때문이 아닐까. 나는 잘 살고 있나를 반성하게 해주는 그에게 무한 감사가 보내진다. 내내 건강한 연주자로, 시작과 같이 끝내 담대한 전설로 오래오래 남기를 진정으로 기원해본다.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3번으로 전설적인 무대를 남겼던 실존 천재 피아니스트 데이비드 헬프곳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 ‘Shine’에서 이 곡을 들으면서부터 좋아하게 되었고 마침내 제일 좋아하는 클래식 작곡가 중 한 명이 라흐마니노프임에도, 곡 제목이 2번인지 3번인지 늘 헷갈렸던 우매함이 이번 공연으로 완전히 사라지게 되었다. 3번이었다.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재학 중이던 윤찬 군은 스승인 손민수 교수가 보스턴 소재 뉴잉글랜드 음악원으로 옮김에 따라, 가을학기부터 그곳에 유학하기로 했다고 한다. 뉴욕 가까이 오게 된 그가 더 많은 시간을 뉴요커와 함께해줄 수 있을 듯하여 이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그런데, 이번 뉴욕필과의 공연에 숨은 조력자가 계시니, 윤찬 군이 2022년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우승함에 따라, 3년 동안 우승자 콘서트 협찬을 받아 뉴욕필과 협연하게 되었지만, 이 연주회를 후원한 유일한 한인, 미숙 두리틀 님의 조용한 후원에도 큰 감사와 존경을 보내드린다. 나도 행복하고 그도 행복하고 음악을 듣는 이도 행복하게 해주는 그 일을 ‘실천하심’이 쉬운 일은 아님을 잘 아는 까닭이다. 박영숙 / 시인이 작품과 만났다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피아노 협주곡 피아노 소리

2023.05.18. 17:27

“피아노 연주로 아동 셸터 도왔어요”

한인, 타인종 학생 6명이 자선 피아노 콘서트로 모은 기금을 오렌지 시의 아동, 가족 셸터에 기부했다.   어바인에서 피아노를 지도하는 제시 박씨의 제자 6명은 최근 연방사회복지국이 운영하는 오렌지우드 아동·가족 센터에 1475달러를 전달했다.   학생들은 지난달 30일 어바인 퍼시픽 교회에서 ‘러브&피플’ 자선 공연을 열어 기금을 마련했다.   이들 가운데 4명은 9~11학년 고교생이고 2명은 4, 5학년 재학생이다. 조던 정, 어머니가 한인인 소피 첸을 제외한 나머지 학생은 모두 타인종이다.   박씨는 “고아원을 도우려 했는데 적당한 곳을 찾지 못해 아동 셸터를 지원했다. 아이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피아노 연주 피아노 연주 자선 피아노 오렌지우드 아동

2022.11.17.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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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아원 돕기 피아노 공연…학생 6명 오는 30일 개최

피아노를 배우는 학생들이 오는 30일(일) 오후 4시 어바인 퍼시픽 교회(15 Orange Tree)에서 고아원 돕기 자선 공연을 연다.   ‘러브&피플’이란 주제의 이 콘서트엔 어바인에서 피아노를 지도하는 제시 박씨의 제자 6명이 출연, 클래식과 대중 음악, 자작곡 등을 선보인다.   주최 측은 행사 수익금 전액을 고아원에 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출연 학생 가운데 4명은 9~11학년 고교생이고 2명은 4, 5학년 재학생이다. 조던 정, 어머니가 한인인 소피 첸을 제외한 나머지 학생은 모두 타인종이다.   박씨는 “길게는 7년쯤 피아노를 배운 학생들이다. 피아노 연주를 통해 다른 아이들에게 사랑을 전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보자는 뜻으로 자선 콘서트를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기부는 당일 현장에서 하면 된다. ▶문의: (949)573-7270고아원 피아노 피아노 콘서트 피아노 연주 자선 콘서트

2022.10.17. 17:32

[문장으로 읽는 책] 피아노 이야기

피아노를 아는 것은 우주를 아는 것이다. 피아노를 마스터하려면 우주를 마스터해야 한다. 피아노 소리의 스펙트럼은 마치 모든 음악적 및 비음악적 소리를 걸러내는 프리즘 구실을 한다. 휘파람 소리, 긁는 소리, 송아지 울음소리, 쓰다듬는 소리, 쾅 치는 소리, 올빼미 울음소리, 달콤하고 씁쓸하게 뜯는 소리 등 다른 악기들이 내는 온갖 소리는 물론이거니와 심지어 양이 낑낑거리는 소리, 노새 울음소리, 샴페인 코르크 마개가 펑 터지는 소리, 짝사랑의 한숨 소리 등 모든 소리가 가장 단순하면서도 변화무쌍한 이 카멜레온의 손안에 있다.   러셀 셔먼 『피아노 이야기』   책은 이렇게 시작한다. “피아노 연주는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것이다. 넋을 잃은 사랑의 달콤한 향기뿐만 아니라 하찮은 벌레, 독사, 수증기, 심지어 은하계도 모두 피아니스트의 손안에 있다.”   20세기 피아노 음악의 거장, ‘건반 위의 철학자’ 러셀 셔면의 음악 에세이집이다. 미국 뉴잉글랜드 음악원에서 세계적 피아니스트들을 길러낸 교육가로도 유명한 그가 피아노 연주, 음악과 교육에 대한 인문학적 통찰을 펼쳐 보인다. “음악은 형식을 파괴하는 질문과 형식을 지키는 대답의 연속이다.” “기술은 뮤즈를 섬기도록 명령을 받은 상상의 시종이다.” “베토벤을 연주할 때는 베토벤을 섬겨야 한다. 아니, 베토벤을 대신해야 한다. 아니, 베토벤이 되어야 한다.” 소문난 야구광인 그는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에이스 외야수 레니 딕스트라의 타격 스타일을 피아니스트의 모범으로 제시하기도 한다. 양성희 / 논설위원문장으로 읽는 책 피아노 이야기 피아노 소리 피아노 이야기 비음악적 소리

2022.09.29. 19:05

피아니스트 채경주 독주회…24일 USC 캄밀레리홀

피아니스트 채경주 독주회가 오는 24일(토) 오후 4시 USC 캄밀레리 홀(3620A McClintok Ave., LA)에서 열린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상을 받은 경력이 있는 채경주는 베토벤의 소나타 27번, 쇼팽 발라드 1번 등 총 4곡의 클래식을 연주할 예정이다.   채씨는 서울대학교에서 피아노 전공을 했으며 USC에서 피아노 연주 전공으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또 그는 다수의 콩쿠르에서 입상했으며 미국 작곡가인 홀런 매튜의 전주곡을 초연하면서 청중들로부터 큰 호평을 받은 바 있다.   특히 그는 음악 홀에서 독주회와 피아노 듀오 등 앙상블 연주회뿐 아니라 렉쳐 리사이틀과 용인 오케스트라와의 다수 협연 등 연주자로서 꾸준히 활동을 해나가고 있다. 이번 공연의 입장료는 무료다.     ▶문의:(213)819-3700 김예진 기자채경주 피아노 채경주 피아노 피아니스트 채경주 채경주 피아니스트

2022.09.14.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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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대까지 한인 피아노 리사이틀

지난 25일 LA한인타운 카페에서 20대부터 80대 한인들이 참가한 성인 피아노 리사이틀이 열렸다.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한 지 3개월부터 10년에 이르는 다양한 배경을 가진 이들은 찬송가와 클래식 재즈, 쇼팽의 소나타까지 다양한 장르를 연주하며 피아노 선율을 뽐냈다. 리사이틀은 피아노 학원 ‘피아노 스토리’가 4년째 매년 열고 있다. ▶문의: (213)258-9117     [피아노스토리 제공]리사이틀 피아노 한인 피아노 피아노 스토리 피아노 학원

2022.06.28.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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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저는 노력형…노력할 용기 있어 다행"

  “천재는 절대 아니고요, 전 그냥 노력하는 사람입니다.”   북미 최고 권위의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콩쿠르’에서 최연소 우승한 임윤찬(18) 피아니스트를 만난 첫 느낌은 ‘순수함’이었다. 앳된 얼굴과 목소리 탓도 있었지만, 음악에 대한 순수한 열정이 그대로 전해졌다. 콩쿠르 우승 후 당황스럽고 심란했다는 그는, 일각에서 ‘천재’라고 불리는 것에 대해 “절대 아니다”며 고개를 저었다.   임 피아니스트는 지난 24일 맨해튼 스타인웨이 홀에서 진행된 뉴욕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베토벤 같은 분이 천재”라며 “저는 그냥 노력하는 한 사람으로, 노력할 수 있는 용기가 있다는 게 다행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반 클라이번 콩쿠르 준결승 무대에서 ‘악마의 곡’으로 불리는 리스트의 ‘초절기교 연습곡’을 연주해 이목을 끌었다. 그의 대담함은 결국 작은 연습실에서 보낸 고독한 시간의 결과물이었다. 임 피아니스트는 “제가 좋아하는 라이너 마리아 릴케 시인이 말했던 것처럼, 고독한 연습 시간이 가장 힘들다”며 “길을 헤맬 때도 있지만, 결국은 좋은 음악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해법이 된다”고 말했다.   다음은 임 피아니스트와의 일문일답.     -수상 소감은, 이번에 배운 점이 있다면. “입상 목표가 있었던 것이 아닌데 상을 받아서 처음에 당황을 했다. 약간 심란하기도 했다. 걱정도 되고.”   “음악을 무대에 올리기 직전까지 재검토가 수차례 필요하다는 것을 배웠다. 제 허점도 좀 찾았다.”   -피아노를 ‘평생’ 하겠다고 생각한 순간은 “사실 아직까지도 ‘평생’ 이란 확신은 안 든다. 내일 일도 어떻게 될 지 모르기 때문. 그렇지만 위대한 예술가들의 레코딩을 들었을 때 ‘나도 그분들처럼 음악을 하고 싶다’는 생각 때문에 계속 하고 있다.”   -전공자가 아닌 부모님이지만 음악적 환경 조성을 잘 해주셨다. “금전적 지원 외엔 부모님이 항상 뒤에 빠져계셨고 강압적인 것은 아예 없었다. 사실 음악가들에겐 ‘방해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다. 저희 부모님은 저를 거의 내버려 두셨는데, 그게 가장 도움되는 환경이었던 것 같다.”   -천재라고 일컫는 사람들도 있는데 “천재는 절대 아니고, 그냥 노력하는 사람이다. 노력을 할 수 있는 용기가 있는게 다행인 것 같다.”   -‘산에 들어가서 피아노만 치고 싶다’는 생각은 왜 했나. “어릴 때 아무것도 몰라서 ‘피아노만 치며 기쁘게 살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가, 시간이 흐르며 결국 음악은 상업적인 것과 떨어질 수 없다는 결론에 확신이 생겼다. 그런 것을 알게 됐을 때 굉장히 실망했던 순간이 있었고 충격이었다. 산에 들어가고 싶다는 것은 그런 걸 다 버리고 음악만 하고 싶다는 의미로 얘기한 것이다.”   -가장 큰 시련은. “피아니스트들이 항상 연습은 고독한 순간이라고 한다. 좋아하는 시인 릴케 역시 외로움 속에서 예술 꽃이 핀다고 하는데, 사실 그게 가장 힘들다. 엄청 작은 연습실, 인테리어도 없고 같은 색만 있는 곳에서 하루에 7시간은 연습하다보니 ‘이게 뭐하는 건지’라며 길을 헤맬 때도 있다. 해법은 결국 레코딩을 듣는 것. 들으면서 아, 그래도 저렇게 연주할 수 있다면 이건 별 것 아니겠다는 생각을 한다.”   -한국인 음악가들이 세계 무대에서 선전하는 이유가 뭘까. “아마 한국인이라서기보다는, 그 분들 자체가 굉장히 열심히 하는 분들인데 한국인이다. 그런 것 같다.”   -모든 장르를 잘하는 사람으로 남고 싶다고 했는데.   “천재 예술가들의 시대인 르네상스, 바로크 음악에 가장 관심이 많고, 현대음악도 굉장히 좋아해서 상반된 두 장르에 도전하고 싶다.”   -가장 좋아하는 피아니스트는 "물론 있는데, 거의 매일 바뀐다. 오늘같은 경우 러시아의 전설적인 소프로니츠키 피아니스트가 좋았다. 많은 사람이 모르는, 알려지지 않은 피아니스트가 좋을 때도 있고, 모두가 아시는 호로비츠도 좋아한다. 생존한 인물 중엔 예브게니 키신, 그리고 저희 선생님(손민수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음악을 제가 가장 좋아한다."   -이제 해외투어까지 하려면 체력이 중요할텐데 "예전엔 수영·축구·야구 등 별 걸 다 했고 관심사도 많았는데 중학교 입학 후 신기하게도 피아노만 치게 됐다. 연습할 게 많으면 정말 시간이 없어서 운동은 못 하고 있다.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쇼팽 콩쿠르에도 도전할 생각인지. “모르겠다. 아직 너무 많이 남았고, 어떻게 될 지.”   -한인들도 굉장히 자랑스러워하고 있고, 뉴욕 공연을 기다리고 있다.   “응원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해외공연 스케줄은 7월 중 공개될 예정)    글·사진= 김은별 기자 [email protected]  김은별 기자뉴욕 맨해튼 반클라이번 콩쿠르 콩쿨 피아니스트 임윤찬 임윤찬피아니스트 피아노 한예종 리스트 베토벤 라흐마니노프

2022.06.27.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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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마당] 피아노 치는 여자*에게

피아노는 늘   육체를 다스리는 풍습에 젖는다   열 손가락으로 광! 광! 두들기는   말초신경의 뻔뻔함으로   육체를 거부하는 생리를 잘 알고 있는   피아노 치는 여자는   검정 속옷과 스타킹   어지러운 손가락 놀림   발밑에 눌리는 소프트 페달만으로   피아노는 충분히 남자의 함정이다   피아노 치는 여자 목 아래로 푹 파여 있는   아늑한 함정이다   육체는 육체끼리   영혼은 영혼끼리   따로 떨어진 연습실에서 음계 연습을 한다   머리를 잘 빗지 않는 남자를   자신에게 단단하게 묶어 두기 위하여   오늘도 밤늦도록 피아노 치는 여자여   이룰 수 없는 사랑,   저 싱싱한 페미니즘이 붉은 피를 흘릴 때   슬며시 고개를 드는 휴머니즘을 위하여   나를 때려다오, 피아노 치는 여자여   여지없이 나를 발로 짓눌러 다오   새까만 그랜드 피아노 소프트 페달처럼       * 피아노 치는 여자: 2004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오스트리아 작가 엘프리데 옐리네크(1946~)의 대표작 소설 제목. 서량 / 시인·뉴저지글마당 피아노 여자 그랜드 피아노 소프트 페달 손가락 놀림

2022.04.15.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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