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멀리 봄이 오고 있다. 제주도부터 북상하는 벚꽃은 3월 말 전국의 모든 지역에서 꽃망울을 툭툭 터뜨리다가 일주일 뒤면 팝콘처럼 풍성하게 만개할 것이다. 이 무렵에 대한민국을 방문하면 얼굴도 마음도 핑크빛이 된다. 낭만으로 물든 화사한 연분홍 세상, 최고의 벚꽃 여행지들을 소개한다. 미국 ‘포브스’가 벚꽃 명소로 주목한 곳은 섬진강이다.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 중 하나인 섬진강 벚꽃길은 걸어서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하고 싶은 이들이 사진을 찍기 좋은 명소”라고 소개했다. 실제로 섬진강을 따라 자리 잡은 광양, 구례, 하동은 꽃대궐로 변신한다. 그중에서도 섬진강 화개장터에서 천년 고찰 쌍계사에 이르는 하동 쌍계사 십리벚꽃길은 로맨틱하기로 둘째가라면 서럽다. 오죽했으면 김동리 선생이 단편소설 ‘역마’에서 ‘화개장터에서 쌍계사까지의 시오리 길은 언제 걸어도 길멀미를 내지 않게 하였다’고 했을까. 소설 ‘토지’의 무대가 된 하동 평사리 악양 들판의 봄 풍경도 곱고 광양에서는 벚굴(섬진강 강굴)도 맛봐야 한다. 강과 바다가 만나는 지점에서 자라는 굴이 강굴이고 벚꽃 필 무렵 가장 맛있다고 해 벚굴로도 불린다. 껍질에도 벚꽃처럼 알록달록한 무늬가 있다. 또한 서울의 경복궁은 한복으로 곱게 차려입고 장엄한 왕궁의 벚꽃을 감상할 수 있는 장소다. 서북쪽 누각 경회루 주변에는 가지가 길게 늘어진 수양벚꽃이 둘러싸고 있어 더욱 우아하고 고즈넉한 풍경이 펼쳐진다. 연못에 비친 경회루도 운치를 더하고 교태전 후원에 인공으로 조성한 아미산도 꼭 챙겨 봐야 할 명소다. 또한 전북 무주는 전체 면적의 82%가 산림으로 이뤄진 친환경 고장이다. 무주읍 한풍루를 비롯해 빈딧불시장에서서면마을까지 남대천 도로변, 그리고 서면마을에서 금강 상류 쪽으로 이어지는 벚꽃길은 해마다 벚꽃 터널이 장관을 이룬다. 이곳은 금강변 마실길이 지나는 구간으로 잠두마을 옛길과 부남면 상굴암마을 도로변 벚꽃 터널도 볼 만하다. 또 설천면 라제통문에서 월현 마을, 그리고 뒷작금도 빼놓을 수 없는 벚꽃 명소다. 뒷작금 벚꽃길은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된 드라이브 명소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지리산 자락에 위치한 산청 동의보감촌은 지대가 높고 평균 기온이 낮아 벚꽃 개화가 늦은 편이다. 랜드마크인 무릉교를 걸으면 벚꽃으로 물든 동의보감촌의 연분홍 풍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허준을 기리며 조성된 이곳에서는 직접 공진단을 만들고 배꼽 뜸도 체험해 볼 수 있다. 벚꽃길 따라 이어지는 모국일주 여행은 따뜻한 남쪽의 청와대인 청남대,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속리산 법주사, 무주구천동, 강천산, 지리산 화엄사, 해운대 용궁사, 민속촌 등으로 닿는다. 박평식 / US아주투어 대표·동아대 겸임교수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꽃망울 핑크빛 섬진강 벚꽃길 벚꽃 여행지들 뒷작금 벚꽃길
2025.01.30. 20:39
벌써 꽃 피는 춘삼월이다. 노란 산수유와 목련은 탐스러운 꽃봉오리를 터뜨렸고 곧 봄꽃의 대명사인 개나리, 진달래, 벚꽃, 유채꽃, 튤립, 그리고 철쭉, 복숭아꽃, 살구꽃들도 흐드러지게 펴 완연한 봄을 알릴 것이다. 모국의 반가운 봄꽃 소식은 4월 말 전국적으로 절정을 이룰 전망이다. 이맘때는 대한민국만한 여행지가 없다. 특히 4월에는 흩날리는 꽃비와 함께 탐스럽게 피어나는 진분홍 겹벚꽃이 계절의 눈부신 순간을 선사한다. 겨울을 난 앙상한 가지에서 보는 이들의 혼을 쏙 빼놓을 만큼 분홍 벚꽃들이 팝콘처럼 '팡팡' 피며 이 계절의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극적으로 그려내니 말이다. 올해는 오래 기다렸던 봄꽃 축제도 여럿 열린다. 몇 년 만에 사회적 거리 두기와 마스크의 방해 없이 온전하게 꽃구경에 나갈 수 있게 됐다. 부산 벚꽃축제를 시작으로 낙동강 유채꽃 축제, 광양 매화 축제, 노란 꽃대궐을 이루는 구례 산수유꽃축제, 여의도 벚꽃축제 등이 기다리고 있어 올해만큼은 모국 관광을 거르지 말아야겠다. 한반도를 여행하는 방법이야 다양하지만, 공주-변산-부안-영광-담양-광주-해남-강진-여수-거제-통영-제주-부산-경주-울산-단양-강릉-속초-서울 코스로 이동하면 가장 여유롭게 모국의 숨은 보석들을 찾아다니며 모국 관광을 즐길 수 있다. 특히 대한민국 제1호 국가정원으로 100만 그루 나무가 심어져 있고 3500만 송이 꽃이 계절별로 피고 지는 순천만국가정원이 10년 만에 옷을 갈아입었으니 참고하자. 기존에 있던 세계정원, 테마정원을 국가정원식물원, 키즈가든, 시크릿가든, 노을정원 등 50여 개 정원으로 새롭게 꾸미고 국제정원 박람회를 개최하고 있다. 노을정원은 '애기궁뎅이'로 불리는 두 봉우리 사이로 붉게 지는 노을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이외에도 세계문화유산인 공산성, 군산 근대역사박물관, 진포해양테마공원, 세계 최장의 새만금 방조제, 천년사찰 내소사, 죽녹원과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 여수 오동도, 외도 보타니아, 한라산, 천제연 폭포, 부산의 국제시장, 자갈치시장, 경주 불국사, 야경 명소인 울산대교, 오죽헌, 경포 해변, 설악산, 속초중앙시장 등 봄의 대한민국은 갈 곳도, 볼 곳도 무궁무진하다. 더욱이 모국 관광은 먹거리가 더해질 때 더욱 완벽해진다. 길이 1.2m로 어린아이 키만 한 제주 통갈치부터 고소하면서도 짭짜름한 법성포 영광굴비, 육질이 쫄깃한 제주 흑돼지구이, 비주얼부터 화려한 강진 한정식과 제주 한정식, 굴코스 요리 등 각 지역 맛집들과 해운대 그랜드 조선호텔의 특 뷔페 조식, 거제 삼성호텔의 뷔페 석식 등은 여행의 즐거움을 극대화해주는 중요한 요소다. 꽃구경은 단지 꽃만 구경하는 것이 아니다. 봄의 생기와 활력, 따스한 기운까지 함께 머금는 일이다. 살랑살랑 부는 봄바람에 형형색색 온갖 꽃들이 나부끼며 그윽한 향기를 내뿜는 모국의 봄을 상상하니 가슴이 설렌다. 박평식 / US아주투어 대표·동아대 겸임교수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핑크빛 한국 부산 벚꽃축제 분홍 벚꽃들 구례 산수유꽃축제
2023.03.16.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