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구스티누스는 원하는 것을 소유하면 행복할지를 질문한다. 가령, 다이아몬드를 차지했다면 진정으로 행복할지를 묻는 것이다. 그는 진정한 행복을 위한 두 가지 필수 요건이 있다고 한다. 첫째로, 그 대상 자체가 영원히 존재해야 하고, 둘째로, 다른 이가 빼앗을 수 없도록 우리와 필연적인 관계를 맺는 것이어야 한다고 한다. 다이아몬드는 깨질 수도 있고, 남이 훔쳐 갈 수도 있으니 두 가지 모두 충족시키지 못한다. 답은 신이라는 것이다. 그는 영원한 진리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내면으로 들어가라고 한다. 즉, 내적인 스승인 신의 지혜와 진리, 로고스인 그리스도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라고 한다. 양심의 목소리에 따른 자기 돌봄의 중요성을 설파하고 있다. 그는 또한 올바른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 사람이라도 윤리적인 행위는 지혜와 진리를 사랑하는 사람의 의지로부터 생긴다고 하면서 사랑의 윤리 실천을 강조한다. 즉, 신 플라톤주의자들이 주장하는 일자(一者).정신(지성).세계 혼(영혼)은 '향유'의 자세로, 사물 자체를 목적으로 사랑해야 하고, 동물.식물 그리고 무생물.질료는 사용의 자세로,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사랑하라고 한다. 가치나 윤리의 왜곡을 피하고자, 사랑해야 할 것을 올바른 방식으로 사랑하는 사랑의 질서가 요구된다고 주장한다. 이것을 사랑의 윤리학이라고 한다. 가령, 요즘은 반려견 가족들이 많은데 그들을 사람과 같이 사랑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처럼 들린다. 동물애호가인 필자는 받아들이기 힘든 요구다. 필자는 반려견을 가족이라고 생각한다. 인간과 다를 바가 없다고 본다. 아우구스티누스에 따르면, 신은 인류를 신의 선택을 받은 자와 신의 버림을 받은 자로 나누었는데, 사람들의 공로와 과실 때문이 아니라 신의 뜻대로 나누었다고 한다. 성 바오로의 성서 구절에서, 악한 자는 사악하여서 신의 버림을 받은 것이 아니라 신의 버림을 받았기 때문에 악해진 것이라는 결론에 도출된 것은 아닌지 러셀은 생각한다. 아우구스티누스가 '신국'을 통해서 던진 메시지는 결국, 교회와 국가를 분리하고 국가란 신국에 속한 일부에 불과하므로 종교와 관련된 문제라면 교회의 권위에 복종해야 한다는 분명한 가르침을 제시한다. 이후, 성 아우구스티누스의 사상은 교회의 교리로 굳건히 자리 잡는다. 그는 서로마 교회의 정책을 정당화하는 이론을 중세 내내 제공했다. 그러나 동로마는 황제의 권력이 교회보다 강했으므로 별개로 취급해야 한다. 되레, 교회가 국가에 종속된 상태에 놓여 있었다. '에라스투스주의'는 교회가 국가에 복종해야 한다는 학설을 주장했다. 또한 펠라기우스는 인간은 자유의지를 믿고, 원죄설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덕을 행한다면 그것은 도덕을 행하려는 인간 자신의 노력이므로 올바르게 행동하는 정통 그리스도 교도라면 덕의 보상으로 천국에 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즉, 인간은 자기의 노력으로 구원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그의 견해는 아우구스티누스가 말한 인간은 원죄 때문에 하느님의 도움(은혜) 없이는 인간 스스로 구원받을 수 없다는 사상에 반하는 주장이었고, 당시에 그의 사상은 이단이었고, 아우구스티누스에 의해 단죄되었다. 당시에 펠라기우스의 단죄 후에도 유사 펠라기우스파로 불리는 사람들이 약화한 펠라기우스 교리를 지지했다. 프랑스에서는 기원후 529년에 오랑주 공의회에서 유사 펠라기우스를 이단으로 단죄했다. 아우구스티누스의 완벽한 승리로 막을 내렸다. 박검진 단국대 전자공학과 졸업. 한국기술교육대에서 기술경영학(MOT)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LG반도체 특허협상팀 팀장, 하이닉스반도체 특허분석팀 차장, 호서대 특허관리어드바이저, 한국기술교육대 산학협력단 교수를 거쳐 현재 콜라보기술경영연구소 대표.박검진의 종교·철학 여행 하느님 원죄 하느님 은혜 유사 펠라기우스파 펠라기우스 교리
2025.06.30. 19:31
은퇴한 내과 전문의이며 가톨릭 종신 부제인 김재동씨에게 올해는 특별하다. 지난 1943년 2월 16일 전북 순창, 지리산 입구 산골 마을에서 태어난 그는 만으로 80세가 됐고 1972년 뜻하지 않게 미국으로 와서 정착한 지도 50년이 되는 해이기 때문이다. 그의 세 자녀가 마련한 '팔순 잔치'는 8명의 손주를 포함해 전 가족 16명이 함께 고국을 방문해 지난 4월 9일 54주년 결혼기념일에 서울 강남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열렸다. 그는 이제 80세인 시니어로, 은퇴한 의사, 또한 수필가, 가톨릭 교회 종신 부제(성직자)다. "되돌아보면, 초등학교 1학년인 7살때 일어난 한국 동란으로 재산을 모두 잃고 인근 광주로 피난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 가난한 가정에서 자랐습니다. 하지만 5.16 장학생으로 학비 걱정 없이 의과 대학을 졸업하여 의사가 됐으며 미국까지 와서 40년간 위장 내과 개업의로 아픈 환자를 돌본 후 75세에 명예롭게 은퇴한 삶은 순전히 기적 같은 '하느님의 은총'이 아닐 수 없습니다." 더욱이 선배의 소개로 이화여대 미대 출신 부인 김수현씨는 만나 가정을 꾸린 것은 은총 중의 은총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자연 과학을 공부한 단순하고 무미건조한 외골수 삶 속에서도 폭넓은 예술과 감성의 인문학이 접목되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면서 "자연, 문학과 인간, 하느님을 사랑할 수 있는 폭넓은 삶의 깨달음은 좋은 인생 반려자를 통해 주어진 축복이었다"고 덧붙였다. 덕분에 그는 바쁜 의사로 살면서도 문학에 열중해 책도 4권이나 출간했고 "하느님이 좋아" 가톨릭 부제로 살아온 복된 인생을 살 수 있었다. 이런 복된 결혼생활을 이웃에 전파하기 위해 최근 10여 년간 40대의 젊은 청춘을 ME(부부 사랑 운동)에 헌신할 수 있었고 후속 프로그램으로 결혼 적령기 자녀를 위한 배우자 찾기 캠페인 '청실홍실운동'도 정찬열(시인)씨와 주도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항상 좋은 일만 있는 것이 아닌게 인생이다. 이민자로 바쁘게 살다 보니 큰 아픔도 있다. "이민자의 첫 자녀로 태어난 큰 아들이 긴 세월 동안 남모르게 고통과 아픔을 겪어야 했습니다. 한창 부모의 관심을 먹고 자라야 할 나이인 사춘기에 접한 약물로 수 년간 고생만 하다가 결국 펜타닐 과다 복용으로 최근 나이 50세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많은 이민 가정에서 겪을 수 있는 고통이다. 다행히 큰 아들은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을 갖고 떠났기에 영혼이 구원을 받으리라는 희망 하나가 큰 위안이 된다고 그는 말했다. 남은 둘째 아들과 두 딸은 큰 아들과의 '시행착오'를 통해 다행히 부모의 관심과 사랑 속에서 잘 자랐다. 둘째 아들은 내과의사가 돼 약사 배우자를 만나 두 자녀의 아빠가 됐다. 각각 카운셀러와 약사인 두 딸은 모두 하버드 의대 출신 의사 배우자들과 결혼해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다. 부부의 일상은 5년전 은퇴 후 팔로스버디스로 이주하여 틈만 나면 바닷가를 거닐고 가끔 골프를 치며 건강에 힘쓰고 있다. 남은 인생을 좋은 친구들과 어울려 즐겁게 살고 있다. 은퇴 전에 비해서 시간이 많은 편이어서 읽지 못했던 책도 읽고 글도 쓰고 있다. 세상과는 유튜브나 카톡으로 소통하고 있다. 버켓 리스트는 아니지만 그의 관심사는 큰 아들처럼 아픔을 겪고 있는 주위의 약물 중독자와 정신 질환을 겪고 있는 이웃과 함께 하기 위해 김영철 목사가 주도하는 '가족 정신 건강 센터'를 지원하는 일이다. 직접 겪은 아픔이기에 누구보다도 앞장서서 돕고 있다. 그는 사후에 맞이할 하늘나라의 영원한 '천상영복'에 마음을 두고 있다. 신앙은 그에게 단 하나의 꿈이며 생명이고 가슴 설레이는 희망이다. 그런 꿈이 있기에 노년 생활이 더 아름답게 여겨져 오늘도 행복하다. "꿈과 비전이 있는 한 인생은 나이와 상관없이 언제나 가슴 설레는 축복이기 때문입니다." 장병희 기자리얼 시니어 스토리 하느님 은총 인간 하느님 가톨릭 부제 가톨릭 종신
2023.11.05. 18:07
홍익희(70) 전 세종대 교수는 자타가 공인하는 '유대인 전문가'다. 구약성경의 아브라함부터 현대의 월스트리트에 이르기까지 유대의 경제사를 파고들며 '유대인'을 조명하기도 했다. 실리콘밸리에 있는 혁신적 기업들도 사실 유대인의 창의성에서 출발한 예가 상당수다. 지난 20일(한국시각) 한국 서소문에서 홍 교수를 만났다. 그에게 '유대인 창의성의 뿌리'를 물었다. -왜 '유대인'에 관심을 갖게 됐나. "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에서 32년간 근무했다. 그중 18년은 해외근무였다. 콜롬비아.브라질.스페인.미국 뉴욕.파나마.멕시코.이탈리아 등 7개국에서 근무했다. 무역관 일을 하다 보니 가는 곳마다 시장을 들여다봤다. 그런데 유통과 서비스업의 핵심은 죄다 유대인들이 잡고 있었다. 콜롬비아는 한 줌도 안 되는 유대인 몇백 명이 그 나랏돈을 꽉 잡고 있더라. 뉴욕은 아예 유대인의 도시더라." -뉴욕이 왜 유대인의 도시인가. "역사를 보면 안다. 뉴욕은 유대인이 건설한 도시다. 지금도 뉴욕은 유대인에 의해서 움직이고 있다. 금융이든 패션이든 뮤지컬 산업이든 유대인이 다 잡고 있다. 미국의 초대 국회와 초대 대통령이 선출돼 취임한 게 어디인지 아나. 월 스트리트다. 지금도 월 스트리트를 움직이는 힘은 유대인이다. 그래서 '유대인' 연구를 시작했다." -유대인은 한 마디로 어떤 민족인가. "한 마디로 '배울 점이 많은 민족'이다. 사람에 따라 유대인에 대한 호불호가 갈리기도 한다. 그런데 세계 금융과 서비스 산업을 주도하는 사람들이기에 우리도 알아두어야 한다. 그들과 경쟁하려면 그들의 장점을 알아야 하지 않겠나." 홍 교수는 "유대인의 힘은 교육에서 나온다"고 했다. 특히 유대인의 자녀 교육법에는 놀라운 통찰이 담겨 있다고 했다. 아이를 키우는 한국의 부모들도 가슴에 새겨둘 만한 대목이 곳곳에 있다고 했다. 홍 교수는 "유대인의 자녀 교육은 성인식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 말했다. 남자아이는 13살 여자아이는 12살에 성인식을 갖는다. -성인식이 왜 중요한가. "자식을 소유물로 보는 한국의 부모도 있지 않나. 유대인은 다르다. 그들은 자식을 하느님이 주신 선물로 본다. 아이를 맡아서 기르다가 12살 13살이 되면 다시 하느님께 돌려드린다고 생각한다. 유대인 부모의 자식 교육은 성인식 때까지만 이루어진다. 우리로 치면 중학교 입학하는 나이까지다. 한국은 그때부터 좋은 대학에 보내기 위한 부모와 자식 간 전쟁이 시작되지 않나." -성인식 후에는 어찌 되나. "그때부터는 아이를 '온전한 성인'으로 대한다. 부모가 개입할 여지가 없어진다. 성인식을 치른 아이는 이제 하느님과 독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때부터 부모는 자녀 교육의 책임으로부터 벗어나게 된다. 짐을 벗는다. 대신 성인식 전까지는 자녀 교육에 열과 성을 다한다." -유대인 부모는 어떤 식으로 열과 성을 다하나. "아이가 태어나면 엄마는 반드시 모유 수유를 해야 한다. 이스라엘의 유대인 기관이나 기업은 의무적으로 모유 수유 시설을 갖추어야 한다. 만약 유대인 엄마가 모유 수유를 하지 않으면 회당(유대교 집회 장소)에서 제적을 당한다. 유대 공동체에서 쫓겨나는 거다. 왜 그럴까. 유대인은 갓난아이가 엄마의 젖을 물면서 느끼는 믿음.신뢰.사랑의 느낌을 아주 중요하게 여긴다. 아이와 엄마의 애착을 중시한다." -유대인 아빠는 어떤 역할을 맡나. "유대인이 결혼하면 1년간 집안 살림과 경제를 여자가 책임진다. 남자는 히브리 학교에 들어가 공부를 한다. 거기서 유대 전통과 유대교에 대해 배운다. 아빠가 아이에게 그걸 가르쳐야 하니까. 일종의 '아버지 학교'다. 아빠의 자녀 교육은 밥상머리에서 이루어진다. 유대인 아빠는 아이의 성인식 전까지는 절대 바깥에서 저녁 외식을 하지 않는다. 반드시 집에 와서 아이와 함께 저녁 식사를 하며 이야기를 나눈다. 하느님 이야기 조상 이야기 아빠가 경험한 이야기 등이다. 이때 아빠는 답을 주지 않고 주로 질문을 던진다. 아이가 스스로 생각하게끔 한다." 아빠의 자녀 교육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아이가 잠들기 전에 꼭 15분 이상 책을 읽어준다. 글자를 모를 때부터 말이다. 이 때문에 보통 아이들이 800~900단어를 인지할 때 또래 유대인 아이들은 1500단어 이상을 인지한다. 모두 밥상머리 교육과 베갯머리 교육 덕분이다. -아이가 커서 유치원에 갈 때는 어떤가. "유치원에 보낼 때는 꼭 다른 아이의 강점만 보라고 가르친다. '사람은 모두 강점과 허물이 있다. 강점은 속에 들어 있기 때문에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 그걸 찾기 위해 네가 친구보다 말을 적게 하고 친구의 말을 더 많이 들어라. 사람에게 입이 하나이고 귀가 두 개인 이유다. 말하기보다 듣기를 두 배로 하라'고 일러준다." 아이를 유치원에 보낼 때 유대인 부모가 건네는 또 하나의 중요한 가르침이 있다. "남의 험담을 하지 마라." 홍 교수는 "절대로 친구 험담을 못 하게 한다. 유대 속담에 '살인은 한 사람을 죽이지만 험담은 세 사람을 죽인다'는 말이 있다. 험담하는 사람 험담 당하는 사람 험담을 듣고 말리지 않는 사람. 이렇게 셋이다. 그래서 유대인 사회에서는 절대 다른 구성원을 험담하지 않는다. 그래서 신뢰가 생긴다. 오랜 세월이 흘러도 유대인 공동체의 고리가 끊어지지 않는 이유다"라고 강조했다. -그럼 유대인 학교에는 따돌림이 없나. "유대인 학교에는 '왕따'가 있을 수 없다. 유대인의 언어 히브리어에는 '자선'이라는 단어가 없다. 대신 '체다카'라는 말이 있다. 체다카는 공동체의 약자를 돌보는 일이다. 자선은 내가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선택적 관용의 의미다. 체다카는 다르다. 유대인이 인간으로서 마땅히 해야 하는 도리로 받아들인다. 만약 공동체 안에 약자가 있으면 그가 자립할 수 있도록 공동체 구성원 전체가 도와야 한다." 설령 '외톨이'가 있다 해도 괴롭힘의 대상이 아닌 건가. "그렇다. '외톨이'가 있다 해도 도움의 대상이지 괴롭힘의 대상이 될 수가 없다. 그래서 유대인 학교에는 '왕따'가 없다." 이말 끝에 홍 교수는 "유대인은 베스트(Best.최고)를 지향하지 않고 유니크(Unique.독창성)를 지향한다"고 말했다. -둘은 무엇이 다른가. "아이의 성적을 보면 잘하는 과목과 못하는 과목이 있다. 한국의 교육은 베스트를 지향한다. 그래서 못하는 과목의 성적을 올리기 위해 아이를 학원에 보낸다. 유대인은 다르다. 못하는 과목의 성적을 끌어올리려고 하지 않는다. 대신 아이가 잘하는 과목을 갈고 닦아서 세상에서 우뚝 서는 사람이 되라고 한다. 베스트는 한 반에 한 명만 나오지만 유니크는 한 반의 모든 학생이 될 수 있다." 백성호 기자유대인 하느님 유대인 부모 유대인 아빠 유대인 엄마
2022.08.01. 16: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