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가 A인 현실, 하버드가 꺼낸 '개혁 카드' [ASK미국 교육/대학입시-지나김 대표]
▶문= 하버드대가 성적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하기로 했는지 궁금하다. ▶답= 하버드대 교수위원회는 최근 학부 강의의 A 학점 비율을 20%로 제한하는 방안을 권고했다. 19쪽 분량의 보고서를 통해 제안된 이 조치는 단순한 성적 관리 정책이 아니다. 60%가 넘는 A 학점이 난무하는 현실을 정면으로 직시하고, 대학 교육의 본래 기능을 되살리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사태의 심각성은 수치로 명확히 드러난다. 2024~25학년도 하버드 학부 성적의 60% 이상이 A였고, 이는 20년 전의 두 배를 넘는 수치다. 졸업생의 중간 GPA는 2015년 3.64에서 2025년 3.83으로 뛰었으며, 2016년 이후 중간 GPA 자체가 A 수준을 유지해 왔다. 사실상 A가 평균이 된 세상에서 A는 더 이상 탁월함의 징표가 아니다. 위원회가 이번 권고안에서 A 학점을 '탁월하게 뛰어난 성취'에 한정해야 한다고 명시한 것은 그 자체로 의미심장하다. 이 말은 뒤집어 읽으면 지금까지 하버드에서 A를 받은 학생의 절반 이상이 반드시 탁월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대학이 스스로 자신의 성적표 신뢰도에 의문을 제기하는 상황, 이것이 성적 인플레이션이 초래한 가장 심각한 결과다. 성적 인플레이션의 원인은 복합적이다. 교수들은 학생들의 강의 평가를 의식하고, 학생들의 취업과 대학원 진학에 도움을 주고 싶어한다. 특히 팬데믹 이후 정서적 배려 차원에서 관대한 성적 부여가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선의에서 비롯된 행동들이 모여 결국 성적이라는 신호 자체를 무력화시킨 것이다. 위원회의 제안은 현실적 보완 장치도 담고 있다. 소규모 강의의 경우 수준 높은 학생들이 집중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해, 20% 상한에 더해 과목당 최대 4개의 A를 추가로 부여할 수 있는 재량을 교수에게 남겨뒀다. 또한, 학점 평균 대신 과목 내 백분위 순위를 도입해 우등 졸업자 선정 등에 활용하는 방안도 함께 제시했다. 물론 반론도 만만치 않다. 성적 제한이 학생들 사이의 경쟁을 과열시킬 수 있다는 우려는 타당하다. 협력보다 서열화를 조장하고, 학습 자체보다 등수 싸움으로 교실 문화가 변질될 위험이 있다. 위원회 스스로도 이 점을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보고서는 이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취한다. 경쟁 우려보다 성적 시스템의 신뢰 회복이 더 시급하다는 것이다. 하버드의 실험이 성공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권고안이 실제 정책으로 채택될지, 교수진의 호응을 이끌어낼지도 불확실하다. 지난해 가을 자제 권고만으로 A 비율이 60%에서 53%로 내려간 것을 보면, 강제적 상한선 없이도 변화가 가능하다는 낙관론도 있다. 그러나 핵심 질문은 남는다. 대학의 성적은 무엇을 위한 것인가. 학생을 격려하기 위한 것인가, 아니면 학생의 성취를 사회에 정직하게 전달하기 위한 것인가. 두 기능이 충돌할 때, 대학은 어느 쪽을 선택해야 하는가. ▶문의: (855)466-2783 / www.theadmissionmasters.com미국 대학입시 하버드대 교수위원회 25학년도 하버드 성적 인플레이션
2026.03.12. 1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