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순례는 한국 그리스도인에게 단순한 종교여행이 아니다. 믿음의 뿌리를 직접 확인하는 영적 여정이자, 성경 속 공간을 삶의 경험으로 옮겨오는 시간이다. 흥미로운 점은, 한국인들이 이 여정 속에서 이스라엘을 “멀지만 익숙한 나라”로 느낀다는 것이다. 두 나라 사이에 존재하는 문화적·정서적 평행선 때문이다. 한국과 유대인은 모두 긴 역사의 파고를 견딘 민족이다. 유대인은 오랜 디아스포라 시기를 지나며 나라 없는 세월을 견뎌냈고, 한국 또한 일제강점기와 분단, 전쟁을 거치며 공동체가 해체될 위기를 반복적으로 경험했다. 이 과정에서 두 민족 모두 신앙·교육·가족 중심의 가치를 붙잡고 정체성을 지켜왔다. 어려울수록 더 단단해지는 공동체 문화는 한국 순례객들에게 이스라엘을 ‘비슷한 상처를 가진 이웃’처럼 느끼게 한다. 두 나라의 닮은 점은 일상에서도 드러난다. 가족을 삶의 중심에 두는 전통, 식탁을 함께하며 관계를 다지는 문화, 어른을 공경하는 태도는 한국과 유대 사회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가치다. 교육에 대한 열정 역시 두 민족을 연결하는 대표적인 공통분모다. 유대인은 탈무드와 회당 교육을 중심으로 지적 탐구와 신앙을 결합해왔고, 한국 기독교 역시 성경공부·새벽기도 등 ‘말씀을 배우고 연구하는 문화’를 뿌리 깊게 유지해왔다. 이런 배경 덕분에 한국 성지순례객들은 현장에서 더욱 강한 공감을 경험한다. 갈릴리의 잔잔한 호수, 예루살렘의 돌길, 베들레헴의 작은 골목에서 한국인들은 성경의 장면을 눈앞에 펼쳐지는 현실로 느낀다. 특히 성지에서 드리는 짧은 찬송과 기도는 한국 교회의 신앙 전통과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많은 순례객에게 “평생 잊지 못할 예배 경험”으로 남는다. 또 하나의 흥미로운 공통점은 작지만 강한 나라라는 점이다. 이스라엘은 작은 영토에도 불구하고 종교·과학·경제·문화 등 세계사적 영향력이 큰 나라다. 한국 또한 짧은 기간 안에 기술·문화·교육 분야에서 세계적 도약을 이뤄냈다. 작은 나라에서 큰 가능성을 만들어낸 두 민족의 경험은 서로를 이해하게 하는 상징적 연결점이 된다. 이처럼 한국과 이스라엘은 지리적으로는 멀지만 가치관과 정서에서는 가까운 면이 많다. 그래서 많은 한국 성지순례객은 이스라엘을 여행하며 “낯선 나라에서 묘한 친근함을 느꼈다”고 말한다. 성경을 통해 익숙했던 지명이 실제 풍경 속에 나타날 때, 그 감정은 더욱 선명해진다. 신앙의 기억과 현실이 만나는 순간, 한국인들은 성지에서 ‘낯섦 속의 익숙함’을 경험한다. 결국 성지순례는 한국과 이스라엘을 이어주는 조용한 다리와 같다. 두 민족의 역사적 상처, 공동체 중심의 삶, 교육과 신앙에 대한 열정은 성지의 땅에서 자연스럽게 교차한다. 그 여정을 걸으며 한국인은 자신과 닮은 또 하나의 민족을 발견하게 된다. 이스라엘 성지순례 정보 안내 • 이스라엘 관광청 공식 홈페이지 • 한국 기독교 성지순례 협회 안내 • 주요 성지 위치·노선·여행 준비 가이드(영문) • 성지 순례 안전·입국 정보(이스라엘 외교부)이스라엘 평행선 한국 성지순례객들 한국 순례객들 한국 기독교
2025.12.19. 18:31
두레마을 김진홍(82) 목사는 꿈이 있다. 통일이 되면 북한 땅에도 두레마을을 세우고 싶다고 했다. 목회자에게 설교는 울림이다. 말을 통해 영향력을 미친다. 그는 요즘 "90세가 넘어서도 설교를 하게 해달라"고 기도한다. 김 목사는 설교를 하면서도 한국 기독교의 문제를 서슴지 않고 말한다. 지난달 28일 집회차 LA를 방문한 김 목사와 만나 인터뷰를 했다. 그는 한국 정치본지 11월29일자 A-2면〉에 대해 말하던 중 오늘날 교회가 가진 4가지 문제점을 지목했다. 4가지 문제가 무엇인가. "요약하자면 무속화, 우민화, 물량화, 귀족화다. 한국 교회가 성장한 것을 보면 바닥부터 시작해서 위로 올라온 것 아닌가. 한국 기독교의 역사를 살펴보면 선교사들은 맨 처음에 사회 하층민들에게 다가갔다. 나중에 그들이 신분 상승을 하면서 성공을 하게 되니까 현실에 안주해버린 거다. 게다가 기독교가 엄청난 성장을 하는 가운데 목회자 양성 과정 자체가 매우 안 좋았다. 아무 목회자나 양산했다." 오늘날 교회들은 어떤가. "예를 들면 코로나 시대를 겪으면서 한국에서는 그 기간에만 1만여 개 교회가 없어졌다. 교인까지 감소했다. 과거에는 교회가 국가의 발전을 선도했는데 지금은 반지성주의로 인해 질적으로 하락했다. 사회는 지금 기독교를 외면하고, 기독교는 대처 기능을 상실했다. 이런 이유들로 인해 요즘 기독교는 정신을 차리고 있는 중이다." 왜 이런 상황이 됐나. "한국 교회는 그동안 좋은 세월을 오래 누렸다. 다시 말하면 교회가 좋은 세월을 보내면서 방심했다. 이 모든 건 기독교 본질에서 떠난 결과다. 지금 교회들은 병에 걸렸다고 봐야 한다. 대신 병은 치료할 수 있다. 우리에겐 신약과 구약, 성경이 있지 않나." 정치와 종교는 어떤 관계여야 하나. "일단 교회는 정치 자체를 하면 안 된다. 좋은 정치가를 키우는 일을 해야 한다. 정치 일선에 나서는 건 기독교의 본질과도 어긋난다. 오늘날 현실에도 맞지 않는다. 교회는 본연의 일에 충실하면서 인재를 성경적 가치관으로 키워내는 일에 힘써야 한다. 예를 들면 여당뿐 아니라 야당도 좋은 야당이 돼야 하지 않겠나. 여당도 엉터리 여당 말고 제대로 된 인재들이 모여 일을 해야 한다. 기독교 용어에 빗대자면 정치권도 '본 어게인(born again)'을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독교가 키워낸 유능한 인재들이 사회 각 영역에 필요하다." 평소 통일을 위해 교회의 역할을 강조하는데. "지금 국제 정세는 통일에 유리한 분위기로 조성되고 있다. 통일은 박자가 맞아야 한다. 국내적으로 먼저 정비가 돼야 한다. 때문에 기독교는 북한과 통일이 될 경우 이를 흡수할 수 있는 준비를 지금부터라도 미리 해야 한다." 통일이 되면 어떤 일을 하고 싶나. "현재 동두천에 시니어타운인 '꿈꾸는 마을'을 준비중이다. 총 235세대다. 한국은 한창 일할 수 있는 나이인 65세에 정년 퇴직을 하는 전문가도 많다. 그들이 가진 경험과 지식을 계속 활용해야 한다. 꿈꾸는 마을에 연구소도 만들 예정인데, 뜻있는 사람들이 와서 함께 공동체 생활을 하는 것이다. 통일이 되면 북한에 이런 마을을 또 세우고 싶다." 평소 교육의 가치를 중시하는데. "현재 한국 사회는 공교육이 완전히 무너졌다. 이 때문에 대안학교인 두레국제학교를 만들었다. 토론을 통한 교육, 스포츠, 성경 큐티 등을 강조한다. 영어 수업도 병행하고 있다. 학생을 중학생 때부터 영어로 발표할 수 있는 수준으로 만드는 게 목표다. 최근에는 뉴저지 지역에서 진행된 창의력 대회에서 우리 학교가 금상을 수상했다." 교육 이슈는 왜 중요한가. "예수님은 사역을 할 때 모든 걸 제자와 대화를 통해 하셨다. 오늘날 교회가 하는걸 보면 예수님의 사역을 제대로 벤치마킹하지 못하고 있다. 무조건 '일방적으로 믿어라' 식으로 했다. 이는 한국 교회에 반지성주의라는 폐해를 낳았다. 교회 내에서도 지성이 왕성해야 하는데 그게 잘 안됐다. 아마 이 부분을 해결 못 하면 교회는 영원히 퇴출당할 것이다. 지금은 매우 중요한 시기다." 두레마을은 땅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데. "땅은 정말 중요하다. 오염 문제가 심각하지 않나. 우리가 창조된 때로, 우리 조상이 살았던 그때의 상태로 회복하자는 것이다. 노년층이 많을 것 같지만 이러한 가치 때문에 두레마을에는 젊은층도 많다. 20~40대까지 골고루 있다. 두레마을을 세운 건 13년 전이다. 이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 이번에 새 책을 냈다. "'내 삶을 이끌어 준 12가지 말씀'이라는 책이다. 나의 80년 삶을 이끌어 주었던 12가지 말씀을 통해 살아온 지난 세월을 정리했다. 지난 세월을 돌아보면 고비마다 나에게 영향을 미친 성경말씀으로 글을 썼다." 건강은 어떤가. "나는 역경을 거치면서 살아남는 법, 한마디로 생존법을 몸으로 익혔다. 그러면서 건강을 관리하는데 성공했다고 본다. 최근에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의사가 나보고 건강 나이가 50대라고 하더라." 관리 비결은. "일단 소식(小食)을 한다. 뷔페를 가도 마찬가지다. 딱 정해진 양만 먹는다. 그리고 천천히 먹고, 정해진 시간에만 먹는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음식에 대한 절제를 익혔다. 운동을 꾸준히 하고, 무엇보다 스트레스를 안 받으려고 한다. 건강 관리에 자신감을 갖게 되니까 요즘은 하나님께 90세가 넘어도 계속 설교하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있다." 장열 기자 [email protected]교회 안주 오늘날 교회들 한국 교회 한국 기독교
2023.12.04. 18:56
LA기독교 윤리실천운동 설립자 유용석 장로가 지난 4일 97세의 연세로 소천했다. 개인적으로는 신앙의 아버지 같은 분이다. 공적으로는 기독교 윤리실천운동을 LA에서 일으킨 시민운동가다. 장로님은 기독교 윤리실천운동을 통해 교회 개혁과 우리 동족 돕기 운동의 큰 버팀목 역할을 했다. 그는 유년 시절을 만주에서 지내다가 해방 직후 북한 대학에서 국문학을 강의했다. 그 후 월남해 오랫동안 교편을 잡은 후 미국 이민와 수산물 수입 사업에 종사했다. 그는 교회를 겸손하게 섬기면서 ‘서번트 리더십(servant leadership)’을 삶으로 보여주었다. ‘두레 USA’ 와 ‘LA 기독교 윤리실천운동’의 대표를 오래 역임하면서 교회개혁운동, 도덕적 생활, 신앙운동, 북한과 조선족 돕기 운동 등을 이끌었다. 그는 한국 기독교가 기복 종교화 되는 것을 안타깝게 여기셨다. 교회 개혁을 외치는 선지자적 역할을 감당했고 교인들에게 정직하고 남을 위한 삶을 살아야 한다며 골수기증운동과 세금 바로내기 운동을 전개했다. 북한에서 아사자들이 속출할 때 매해 방문하면서 염소를 보내고 빵 공장을 세우고 병원과 고아원을 돕는 사역을 했다. 그의 가장 큰 공적은 눈에 띄는 사회활동보다는 개인생활에 있었다. 미국에서 성공한 사업가였으나 개인 재산은 모두 남을 위해 사용했다. 그는 한인타운에서 조그만 방 두 개짜리 아파트에 세 들어 부인과 함께 살았는데 그 중 방 하나는 늘 손님이 묵고 있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그가 재정적으로 돌보고 같이 살기까지 한 양자, 양녀가 수십 명이나 됐다. 그분의 구순 잔칫날 양자, 양녀가 모두 나와 축가를 부르는데 상당한 규모의 합창단 같았던 기억이 난다. 정말 수고하셨다. 천국에서 편히 쉬시길 바란다. 박문규 / LA기독교 윤리실천운동 대표추모의 글 신앙인 모범 la기독교 윤리실천운동 교회개혁운동 도덕적 한국 기독교
2022.04.06. 1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