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한국문화원(원장 이해돈)은 5월부터 9월까지 ‘고전 영화 시네마테크 프로그램(Frames of Korea Through Film·포스터)’을 개최한다. 한국 영화의 흐름과 시대적 의미를 조명하는 행사로 5회에 걸쳐 문화원에서 진행된다. 한국영상자료원과 함께 주최하는 이번 프로그램은 1960~2000년대 한국 영화사의 전환점이 된 대표작 6편을 엄선해 상영한다. 각 시대의 영화사적 성취와 사회·문화적 배경 및 역사를 함께 조망함으로써 깊이 있는 한국 영화 감상 기회를 제공하는 게 주요 취지다. 이번 프로그램은 매회 오후 6시 30분 문화원 아리홀에서 진행된다. 지난 1961년 개봉한 유현목 감독의 ‘오발탄’이 5월 13일 첫 상영작으로 선정됐다. 이범선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해당 작품은 당시 한국 사회의 비극적 현실을 날카롭게 담아냈다. 이어 ▶ 6월 17일 이만희 감독 ‘삼포 가는 길’(1975년) ▶ 7월 15일 임권택 감독 ‘아제 아제바라아제’(1989년) ▶ 8월 12일 임순례 감독의 단편 데뷔작 ‘우중산책’(1994년)과 봉준호 감독 ‘지리멸렬’(1994년) ▶ 9월 17일 장준환 감독 ‘지구를 지켜라’(2003년)가 상영된다. 특히 ‘지구를 지켜라’는 최근 제9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개 부문 후보에 오른 영화 ‘부고니아’의 원작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아울러 이번 프로그램은 상영뿐만 아니라 각 작품 상영마다 영화 전문가를 초빙해 해설 및 질의응답 프로그램을 병행한다. 이해돈 문화원장은 “이번 프로그램은 한국영화를 매개로 시대와 사회를 함께 읽어내며, 관객들이 한 편의 영화를 넘어 그 이면에 담긴 한국의 역사와 문화적 맥락까지 경험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예약은 문화원 웹사이트(la.korean-culture.org/ko)를 통해 가능하다. 김경준 기자게시판 la한국문화원 영화사 한국 영화사 영화사적 성취 고전 영화
2026.04.22. 20:12
1974년은 한국 영화사에 한 획이 그어진 해다. 신인 감독이 만든 영화 한 편이 충무로를 뒤흔들었다. 이장호 감독의 데뷔작 ‘별들의 고향’은 당시 서울에서만 무려 46만 명 이상의 관객을 끌어모았다. 흥행 신기록이었다. 별들의 고향은 ‘이장호’란 이름을 한국 영화 역사에 각인시킨 작품이다. 충무로의 거장 이 감독이 올해로 데뷔 50주년을 맞았다. ‘별들의 고향’ 상영회 참석차 LA를 방문한 그를 지난달 30일 만났다. 50년이 지나서 보는 '별들의 고향'은. “시간이 날 때 종종 본다. 예전 영화인데, 옛날 영화 같지 않다. 볼 때마다 아직도 싱싱한 느낌이다.” 싱싱하다는 것은. “원래 뭘 알게 되면 겁이 생기지 않나. 20대 때 만든 작품이었다. 그때는 뭘 모를 때니까 싱싱한 게 막 기어 나왔다. ‘아마추어리즘(Amateurism)’이 그런 것 아니겠나. 아마 그때 관객들도 그런 감정을 느꼈을 거라 본다.” 어떻게 제작하게 됐나. “한마디로 ‘운’이라고 말하고 싶다. 친구인 최인호 씨의 소설을 영화화할 기회를 얻게 됐다. 어릴 때라 욕심도 많았다. 그때 신상옥 감독 밑에서 조감독만 8년을 했다. 신 감독에게 작품에 관해 얘기하니까 감독으로 데뷔는 시켜주겠지만, 촬영은 다른 사람에게 맡기자고 하더라. 그렇게 하면 진짜 감독이 될 수 있겠나 싶었다. 그래서 거길 뛰쳐나왔다. 욕심은 있고, 서툰 상태에서 만든 영화다.” 왜 흥행할 수 있었나. “내가 1945년생이다. 첫 한글 전용 세대인데, 처음으로 미국식 민주주의 교육을 받은 세대다. 1970년대는 우리 세대만의 독특한 문화가 생겨날 때였다. 송창식, 이장희 등 노래도 달라지고, 한글 중심의 한국식 발라드도 나올 때였다. 그런 시대적 맥락에서 ‘별들의 고향’이 나왔다. 그 당시 세대의 감각에 맞았던 것 같다.” 만약 지금 다시 ‘별들의 고향’을 만든다면. “싱싱하지만 분명 거친 게 있다. 세련되지 못한 부분도 있다. 지금 다시 만든다면… 더 감각적으로, 좀 더 느린 템포로 만들 것 같다.” 오늘날 충무로는 어떤가. “때가 잔뜩 묻었다. 상업적으로 관객의 비위를 잘 맞춘다. 돈맛을 아는 감독이 많아졌다는 의미다. 그 점이 참 아쉽다. 젊은이가 젊은이답게 싱싱한 면이 있어야 하는데 매끄럽고 처세에 밝다. 한국영화가 첫 순정을 잃었구나 싶다.” 요즘은 어떤 작품을 준비 중인가.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있다. 건국의 역사, 구국의 역사를 재조명하는 작품이다. 그동안 좌파로 살아왔다. 그런데 거기서 벗어나서 폄하했던 것, 왜곡됐던 것을 담아보려 한다. 작품을 위해 공부를 해보니 ‘한국의 역사는 기적이었구나’를 깨닫게 된다.” 반발은 없었나. “‘드디어 돌았구나’라는 말도 들었다. 아는 후배가 교회를 세웠다. 기독교 신앙을 갖게 되면서 사회를 바라보니 속 좁게 보았던 부분을 다시 보게 되더라. 불행, 시련, 내리막길… 이런 게 모두 나중을 위한 하나님의 축복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원래는 자유민주주의를 세울 수 없는 국가였는데… 애국가에도 ‘하느님이 보우하사’라는 가사가 있지 않나.” 신앙을 가진 후 무엇이 변했나. “과거에는 죽는 게 두려웠다. 지금은 두렵지 않다. 무섭지가 않다. 인생의 마무리에서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인지 아나. 제정신을 찾는 것이다. 지난 세월을 되돌아보면 영화도 정신 못 차리고 만들었다. 이제는 정신을 좀 차렸다. 신앙을 통해 정리된 삶을 살고 있다.” ‘별들의 고향’ 상영회는 어땠나. “LA CGV와 샌프란시스코 한인회관에서 상영회를 열었다. 양쪽 모두 관객이 너무 많아서 다 못 들어갈 정도였다. 아직도 이 영화를 좋아해 주니까 너무 감사하다.” ☞이장호 감독은 1974년 영화 ‘별들의 고향’으로 데뷔하며 그해 대종상신인 감독상을 수상했다. 이후 ‘바람불어 좋은 날’, ‘어둠의 자식들’, ‘바보 선언’, ‘나그네는 길에서도 쉬지 않는다’, ‘외인 구단’, ‘어우동’, ‘무릎과 무릎 사이’ 등 수많은 작품을 통해 국내외 각종 영화상을 휩쓸며 당대 최고의 감독으로 우뚝 섰다. 장열 기자·[email protected]한국 영화사 이장호 감독 별들의 고향 1974년 충무로 LA 미주중앙일보 로스앤젤레스 장열
2024.06.06. 2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