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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인기에 무임승차 속출

  ━   〈시리즈 순서〉     〈상〉 한글 표기의 매력 〈중〉 영어 속에 담긴 한글 〈하〉 한글로 위장하다   한글은 때때로 그 창제 정신과는 다른 방식으로 소비되고 있다. 일부 타인종 기업들이 한글을 마케팅 수단으로 차용해, 마치 한국 기업 제품처럼 보이게 만드는 사례가 늘고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검증된 한국 기업 제품처럼 보여도, 타인종 기업이 정확한 제조지 설명 없이 ‘한국산’으로만 표기된 제품을 수입, 한국 기업 제품처럼 포장해 유통만 하거나 실제로는 한국과 연관이 전혀 없는 경우도 허다하다.   99랜치마켓, 168마켓 등 남가주에 다수 포진된 중국계 마켓에서 판매되는 식품들이 대표적인 예다.   판매 중인 ‘김치 소다 크래커’ 제품의 경우 중국어와 영어, 한글을 함께 사용했다. 특히 업체는 브랜드명인 ‘Li Hua Yuan’을 한글로 ‘리화위안’으로 함께 표기했다. 확인 결과, 이 제품을 판매·유통하는 업체는 ‘양젠(Yang-Zhen) 엔터프라이즈’로 본사와 공장 모두 대만에 위치한 기업으로 나타났다.   타인종 기업이 한국 제조업체와 계약, 포장에 한글을 표기한 제품을 받아 유통하는 사례는 더 빈번했다.     최근 K푸드 수출 증가세 중 큰 역할을 하는 소스류에서도 찾아볼 수 있었다. 한국산 ‘떡볶이 소스’, ‘불고기양념’으로 표기된 제품의 경우 유통업체는 ‘한 아시아(Han Asia)’로, 얼핏 보면 한국 기업으로 오인할 수 있다. 실제로는 모기업은 ‘와롱(Walong) 마케팅’으로 중국 현지 제품을 수입하거나 자체 브랜드 식품을 유통하는 중국계 기업이다.   한국의 대표 주류인 소주에서도 이러한 사례가 발견됐다. 과일맛 소주 가판대 한켠에는 ‘한잔’이라는 이름이 적힌 제품이 판매 중이었다. 한국산으로 표기돼 있었으나 업체명은 ‘아이코(Aiko)’로 타인종 기업으로 드러났다. 해당 기업은 우크라이나 출신 여성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가 운영하는 문어발식 주류 유통업체인 것으로 나타났다.   마켓을 방문한 하오 린씨는 “한국어만 보고 한국 기업 제품인 줄 알았다”며 “제품을 유심히 살펴보지 않는 한 대부분 모르고 구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소매업체 아마존에서 판매되는 K뷰티 제품들 사이에서도 이 같은 사례가 발견됐다.     ‘K뷰티’ 검색 시 찾아볼 수 있는 2만6000여개 리뷰, 평점 4.3점의 세럼은 제품 라벨에 ‘서울’이라고 적혀있다. 그러나 제조·판매 업체는 플로리다에 본사를 둔 ‘서울 수티컬’로, 창립자는 에이미와 크레이그 로메로로 알려졌다. 웹사이트에 따르면 화장품의 주요 성분은 한국에서 수입되지만 제품은 모두 미국에서 제조된다.     소비자 입장에서 이 같은 제품들은 기존 알던 유명 한국 기업의 제품들로 착각하기 쉽다. 이는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한국 브랜드의 이미지를 손상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로 지적된다.   한식세계화협회의 이종금 사무국장은 “한국 제품에 익숙한 한인들은 가려낼 수 있지만, 타인종의 경우 구분하기 어렵다”며 “특히 원산지나 제조시설 표기 없는 ‘한국산’ 제품은 품질 보증이 제대로 되지 않을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글·사진=우훈식 기자무임승차 한글 한국 제조업체 한글 표기 영어 한글

2025.10.08.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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