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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한국 젊은 세대들의 일본관

한국과 일본의 정상이 마주 앉아 회담을 하고, ‘공동 언론 발표문’을 내놓았다. 기대했던 공동선언문이 아닌 언론 발표문이다. 한일정상회담 후 합의된 문서 형태로 결과가 발표된 것은 17년 만이라고 한다. 발표문의 골자는 이렇다.   “한일 양국이 미래지향적이고 상호 호혜적인 공동의 이익을 위해 함께 협력해 나가야 한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했다.”   “양 정상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및 항구적 평화 구축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재확인하고, 대북 정책에 있어 양국 간 협력을 지속해 나가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대화의 물꼬가 트였다는 점은 일단 반갑고 기대도 되지만, 늘 하던 이야기의 되풀이라는 느낌이다. 반면에 조심스러운 시각도 여전한 것 같다. 과거사 문제나 일본 수산물 수입 완화 같은 민감한 사안들은 아예 빠져 있다. 답답하다.   이에 비해 젊은이들은 많이 다르다. 새 세대가 생각하는 한일관계는 기성세대와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세계다. 바람직한 미래를 설계하고 만드는 일은 두 나라의 젊은 세대들의 몫이다. 미래지향적 새 질서를 위해 젊은 세대의 목소리를 경청해야 한다. 실제로, 젊은 세대들은 자연스럽게 새로운 한일관계의 질서를 만들어가고 있다. 한국에서나 일본에서나 마찬가지다. 이런 변화는 각종 여론조사에도 잘 드러난다.   결론부터 말하면, 한국의 2030세대 3명 중 2명은 일본문화를 즐기면서, 동시에 과거사를 비판하는 양립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사안에 따라 때로는 철저한 실용주의자로, 때로는 원칙주의자로 변신한다. 실용과 원칙을 오가는 두 얼굴, 2030세대가 새로운 한일관계를 열어갈 수 있다고 평가받는 이유다.   한국의 MZ세대가 기성세대에 비해 일본을 훨씬 더 좋아하는 현상은 통계로 확실하게 나타난다. 반일 여론에 아랑곳하지 않고 일본문화를 즐기는 세대를 일본 언론은 ‘예스 재팬 세대’라고 부른다. 일부 일본 전문가는 한국 MZ세대의 일본 사랑에 기성세대의 낡은 반감이 방해가 돼선 안 된다고 강조한다.   이런 형편은 일본에서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요즘 일본 젊은 세대는 ‘한국이 일본보다 멋진 나라’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혐한(嫌韓) 행위를 ‘뭔가 이상한 아저씨들’의 가치가 없는 짓으로 취급한다고 한다. 한류(韓流)가 20년 넘게 세대를 거쳐 이어지면서 혐한 분위기가 젊은 층에선 자취를 감추고 있다는 것이다.   한일 과거사와 관련해서는, 한국이 일본의 식민지였던 시절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안 믿는 젊은 세대도 있다고 한다. “한국이 일본보다 멋있는 나라인데 왜 이런 나라가 일본의 지배를 받나?”라고 반문한다는 것이다. 놀라운 변화다.   현실이 이러하니 한일관계도 과거에만 머물 수 없다. 이러한 현실에서 중요하게 주목되는 것은 ‘한국 젊은 세대들’이 아무리 일본을 좋아해도 역사문제를 허투루 넘기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즐길 건 마음껏 즐기되, 따질 건 또 깐깐하게 따진다. 때로는 기성세대보다 더 엄하다. 위안부나 강제징용으로 고통당한 할머니 할아버지의 눈물은 청년세대 특유의 인권 감수성을 자극한다. 역사를 넘어, 인간의 보편적 가치의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신세대의 건강한 인식이다. 믿음직스럽다.   “기성세대의 일본관이 과거 식민지배에 대한 반감과 경제력 차이에서 오는 열등감이 공존하는 자기분열적 성격을 띠었다면, 2030세대의 일본관에선 이러한 것들이 보이지 않는다. 이들에게 일본은 좋은 것은 좋다, 싫은 것은 싫다고 말할 수 있는 수많은 나라 중 하나다.”-손열 동아시아연구원(EAI) 원장   이런 식이라면, 한일관계의 미래는 매우 희망적이고, 광복 100주년에는 완전히 새로운 세상이 펼쳐질지도 모를 일이다. 제발 그러기를 바란다. 장소현 / 시인·극작가문화산책 일본 한국 한국 mz세대 과거사 문제 공동 언론

2025.08.28.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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