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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을 겪었기에 더욱 벅차다"

      빛을 되찾은 날, 광복절의 기쁨은 그 날을 직접 겪은 한인 노인들에게 더욱 각별했다.     제79주년 광복절을 기념하는 외침이 워싱턴통합노인연합회(회장 우태창) 주최로 버지니아 애난데일 소재 아가페 노인 복지센터에 울렸다.   100여명의 한인 노인들은 우태창 회장의 선창으로 '만세삼창'을 외쳤다. 16세 때 광복을 맞아 거리에서 만세를 불렀다는 김 모 할머니는 "30년 전에 미국에 왔는데, 태극기 들고 다시 한번 만세를 부르게 될 줄은 몰랐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우태창 회장은 "독립을 쟁취하기 위해 목숨 바친 분들에게 보답하는 마음으로 우리 세대는 한국을 세계적 선진국으로 도약시키기 위해 한평생을 바쳤다"면서 "이런 우리민족의 자랑스런 역사를 차세대들에게 제대로 전수하자"고 말했다.    축사에 나선 서옥자 워싱턴한미국가조찬기도회 이사장은 "독립을 위해 목숨 바치신 분들에게 경의를 표한다"면서 "그분들의 뜨거운 피의 열매로 독립을 일궜고, 이제 그들의 마음을 본받아 우리도 한국과 미국의 평화와 발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세용 기자 [email protected]대한독립 한인 한인 노인들 가조찬기도회 이사장 소재 아가페

2024.08.15.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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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기획] “미국 온 걸 후회”…“차 없어 못 나가”

수백 명의 퀸즈 지역 한인 노인들이 뉴욕시 노인국 지원으로 뉴욕한인봉사센터(KCS)가 운영하는 가정급식 프로그램인 '밀스 온 휠스(Meals on Wheels)'에 의존하고 있다. KCS의 급식 차량에 동승해 어려움을 겪는 한인 노인들의 실태를 취재했다.   "메디케이드가 있으면 참 좋은데. 한국에 가고 싶어 미국 온 걸 후회해요."     이들중 상당수가 거동이 불편해 ▶간병인 ▶생활 도움 모바일 기기 ▶이동기구 등을 필요로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배우자를 잃고 독거노인이 됐음에도 자녀가 없거나 떠나 홀로 도움을 기다리고 있는 이들이 대다수라 지속적 모니터링이 요구된다. 주 감사원에 따르면, 퀸즈지역의 빈곤율은 17.2%로 시 전체의 빈곤율(21.6%)보다는 낮지만, 한인노인들의 경우 재정적 문제 외 독거노인이 됨에 따른 생활 불편을 겪고 있다.   시 노인국을 통해 서비스 매니저의 심사를 통과하고 급식 복지 혜택을 받고 있는 한인 노인은 100~300명대다. 숫자는 매주 새로 취합돼 바뀐다. 절차를 잘 몰라서 서비스를 신청하지 못하거나 대신 신청해줄 자녀가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영어를 할 수 없는 한인 노인은 방치된 신세다. KCS를 통하거나 지인이 있다면 도움을 받기 수월하지만, 그조차 연줄이 닿지 못하면 쉽지 않다.     배우자 잃고 혼자…메디케이드 부러워요   프레시메도에 사는 김순옥(1937년생)씨는 올해 배우자를 잃고 혼자가 됐다. 자가 아파트에 거주하고, 교사로 일했던 경력 때문에 한국으로부터 사립학교 교육연금도 받고 있어 메디케이드에 가입하기 어렵다. 그는 "아는 사람들은 상속도 미리 할 텐데 너무 늦게 알아 아쉽다"며 "한국은 돈만 있으면 요양원도 가기 쉬워 돌아가고 싶다. 지금은 혼자가 돼 고민하고 있다. 남편이 모든 걸 해줬는데 이젠 서류도 챙기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메디케이드가 없어 데이케어센터에 가기는 부담스럽다는 김씨는, 거동이 어려워진 지금 요양원에 가고 생활의 편리함을 위해서라도 한국으로 돌아갈 생각을 하고 있다.   김씨는 거동이 어렵다. 주방에서 거실을 오가는 것도 한세월이다. 이렇듯 거동과 건강은 한인 노인들에게는 가장 큰 관심사이자 필요한 것이다.     나이를 밝히길 거부한 한인 제임스씨는 "메디메디라고 별칭이 붙을 정도로 메디케어랑 메디케이드 둘 다 갖고 있으면 무적"이라며 한인노인들에게 메디케이드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거동이 불편한 한인노인들은 데이케어나 경로회관에 오가기도 어렵다. 꼼짝없이 집에 갇혀 있어야 하는데, 자녀나 친구도 없다면 그저 홀로 지낸다.   거동 어려워…치매 언니 수발하느라 외출 못해   퀸즈빌리지에 거주하는 한원숙씨는 자신의 나이나 미국에 온 연도는 기억하지 못했다. "아주 오래됐어. 1920년대에 태어났나? 연도는 몰라." 시에서 급식을 받는지 2년이 넘었지만, 이번 받은 게 두 번째라고 말하는 등 기억이 온전하지 않다. 남편을 떠나보내고 홀로 집에서 지낸다. 자녀가 없다는 그는 치매를 앓고 있는데, 거동이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시에서 제공받는 급식을 받고 있다.     뉴저지주에 거주하는 1925년생 김모 할머니는 치매가 온 언니를 간병하며 살고 있다. 간호사 출신의 언니도 연금을 받고, 자신도 은행을 다녔기에 연금을 받는다. 이 때문에 메디케이드가 없어 서로를 의지하며 지내고 있다.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지만, 치매가 온 언니를 데려가기 어려워 미국에서 거주하고 있다. 메디케이드를 쓰면 간병인이나 요양원 비용 걱정이 없지만, 그렇지 못해 서로 돌봐야 한다. 언론인 출신의 장모씨는 맨해튼에서 가발 장사를 하다 건강식품 사업을 성공시켰다. 이후 자산이 늘어나 메디케이드 가입이 불가능해 병원비를 대느라 고생했다. 이들은 "세금을 그렇게나 냈는데. 메디케이드와 메디케어의 차이가 커 억울하다"고 했다.   영어 능통…노인아파트 입주·메디케이드 가입 성공   김상기(1938년생)씨는 영어에 능통한 덕분에 2016년 노인아파트 입주에 성공했다. 10월엔 메디케이드에도 가입했다. 2016년부터 아파트 봉사자로 일하며 상대적으로 영어에 서툰 한인 노인들에게 통역을 제공한다. 노인아파트 매니저, 코디네이터가 타민족일 때가 많아 김씨의 통역이 필요하다. 뉴저지 에디슨연구소에서 일했다는 김씨는 은퇴 후 뉴욕으로 와 시 봉사자 일을 했다. 자녀들이 한국으로 떠나고 혼자 됐지만 굴하지 않고 봉사자 일을 하며 일상을 누리고 있다. 그는 ▶메디케이드 '스펜드다운' 설명 ▶매년 달라지는 기준액 등 자료를 파일철에 모두 모았다. 한인 노인들과 나누기 위해서다. 혼자가 돼 소일거리가 필요한데, 이같은 활동을 할 수 있어 기쁘다고 했다.   영어 소통이 어려운 한인 노인들은 메디케이드를 비롯한 각종 복지프로그램 신청이 어렵다. 또 스마트폰 활용이 쉬운 젊은 세대의 경우 검색과 신청이 용이하지만 이를 대신해줄 사람이 없는 노인들은 이조차 어려워 하는 실정이다.   관련기사 시니어들 “의료서비스·재정부담·외로움이 가장 큰 문제” 시니어, 장기요양 선제적 대비 필수 글·사진=강민혜 기자 [email protected]송년기획 미국 후회 메디케이드 가입 노인아파트 입주 한인 노인들

2023.12.29.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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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어르신들의 삶…2세들이 듣고 기록한다

한인 2세들이 음식을 매개로 한인 어르신들의 살아온 이야기를 듣고 기록한다. 이야기는 지역 예술가들의 일러스트와 함께 잡지에 실려 젊은 세대에게 전해진다.   LA와 북가주 지역 한인 2세들이 만든 단체 ‘씨야기(Seed Story)’가 하는 일이다.   씨야기는 지난 2021년 조경 디자이너 배한나씨가 성현(스튜디오 문야), 황지니(플랜트 디자이너), 이윤주(예술단체 교포), 이지현(비영리단체 컨설턴트)씨 등과 함께 설립한 단체다.   이 단체는 1세대의 이야기 속에서 오늘날 문화권과의 연결고리를 찾아 이를 차세대에 전달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배한나씨는 “음식은 언어의 장벽, 세대 간 장벽을 해소할 수 있는 가장 완벽한 주제”라며 “그들의 이야기는 곧 사라질 수도 있는 정보들인데 이를 듣고 기록해서 다음 세대를 비롯한 타 커뮤니티에도 공유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씨야기는 문화 기억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LA, 샌프란시스코 등의 한인 시니어들을 대상으로 음식과 관련한 삶의 이야기를 심층 인터뷰를 통해 기록했다. 예술가들은 1세들의 이야기를 일러스트로 그렸다. 젊은 세대들도 쉽게 공감할 수 있는 글과 그림은 영문 잡지로 제작돼 벌써 10권이나 만들어졌다.   프로젝트 시행 초기 인터뷰는 쉽지 않았다. 고령의 이민자들이 자신의 과거에 대해 진솔하게 말할 수 있도록 관계부터 형성돼야 했다. 이들은 친할아버지, 친할머니를 대하듯 다가갔다. 인터뷰 시간에도 구애받지 않았다. 어르신들의 마음을 열어야 했다.   배씨는 “한국은 과거 농경 국가였는데 어르신들은 어린 시절 먹었던, 지금은 찾아볼 수 없는 음식에 대해 재미있는 이야기를 많이 들려줬다”며 “일제 강점기, 전쟁의 기억 등 고난 속에서 그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않았던 자신만의 이야기를 들려준 분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한인 2세들이 씨야기를 통해 의기투합하게 된 것은 팬데믹 사태 때문이었다.   코로나 확산이 극심할 당시 배씨의 할머니는 요양원에서 생활 중이었다. 가족과 면회도 중단되고 언어 장벽으로 인해 요양원 내에서 고립돼야 했다. 팬데믹 사태가 불거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배씨의 할머니는 건강 악화로 요양원에서 쓸쓸하게 눈을 감았다.   배씨는 “인터뷰를 떠나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것은 우리가 윗세대에게 놓치고 있던 인간적인 유대감을 형성하는 행위였다”며 “이 프로젝트는 ‘인간 대 인간’의 관계 형성을 통해 어르신들의 고립감도 덜어주자는 게 목표 중 하나였다”고 전했다.   지난해 11월에는 북가주 지역 원주민인 ‘올론(Ohlone)’족과 한인 노인들의 문화 공유를 위해 만남의 행사도 진행했다. 도토리가 양 문화권을 잇는 매개였다.   씨야기의 이지현씨는 “전 세계적으로 도토리를 먹는 문화권이 거의 없는데 올론족은 한인들과 마찬가지로 도토리를 먹는다”며 “올론족 레스토랑에서 셰프들이 한국식 도토리묵을 비롯한 도토리로 만든 코스 요리를 선보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현재 씨야기는 오클랜드 지역 차이나타운에서 아시아계 미국인 비영리단체인 ‘컷 프룻 콜렉티브(Cut Fruit Collective)’와 함께 지역사회 내 한인, 중국인 노인들을 초청해 이야기를 들으며 음식을 나누는 이벤트도 진행할 계획이다.   한편, 씨야기는 현재 웹사이트(www.ssiyagi.com)를 통해 한인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지난 2월에는 UC버클리에서 한인 이민자 노인들을 위한 이야기를 공유하는 강의도 진행한 바 있다. 장열 기자ㆍ[email protected]한인노인 기록 한인 노인들 한인 어르신들 단체 씨야기음식

2023.06.18.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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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사는 한인 노인들 위한 “진정한 행복을 위해 나갑니다”

     “젊은 날에 이민 와 고생하다 은퇴 후 여행 다니고 취미생활 할 때까지는 괜찮지만, 몸이 불편해지고 기억력이 감퇴하기 시작하면 문제다. 한국은 아무리 멀리 있어도 자식들이 2-3시간 거리에 있지만 미국은 다르다. 미국에 사는 한인 노인들의 행복지수를 연구하다 메릴랜드 하워드 카운티에 한인 노인을 위한 거주지를 마련한 것이 골든리빙이다.” 하워드 카운티 시니어센터 회장이자 카운티 노인 정책 자문위원인 송 수 박사와 12일 콜롬비아 소재 ‘골든리빙’을 둘러보는 시간을 가졌다. 송 박사는 “노인 아파트 대상이 되지 않는 중산층을 위한 주거공간이다. 입주자들은 대개 소셜 연금을 받는 생활을 하고 있다. 정부 허가를 받아 시범운영한 10 유닛이 거의 다 찼다. 그래서 한인들을 위한 건물을 또 지었다. 그만큼 노인 주거에 대한 한인 사회의 요구가 크다는 거다”고 말했다. 골든리빙에 입주하는 사람들이 꼽는 중요한 요소는 세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한국 음식이다. 현재 골든리빙에는 한국 식사를 준비해 주시는 분이 두 분이고, 하루에 한끼는 반드시 한식을 제공한다. 송수 박사는 “결국 한인들의 행복지수의 비결은 한국음식에 있지 않나 싶다”라고 지적한다.   둘째, 교류와 친목이다. 다른 사람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입주하는 것이다. 미국에 사는 한인 시니어들은 언어 문제로 미국인만으로 구성된 노인 주거시설을 꺼린다. 한인 끼리는 근처 커뮤니티에 있는 노인들과 연계해 활동이 가능하다. 셋째, 한국 문화다. 한국 영화를 함께 시청하기도 하고 한국 정치에 관해 이야기도 하며 구비된 한국 신문을 읽기도 한다.   한인 시니어들의 특징 중 하나가 자산이 있어도 자신의 노후를 위한 주거지에 선뜻 지출을 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때문에 자식들이 주거지를 마련해 주는 입주자가 많다. 자식들 입장에서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은 물론 한인 공동체에서 부모가 고립감을 느끼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 안심이다. 5분 거리에 병원이 위치하고 있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장점이다. 송수 박사는 “몸이 불편하면 장기치료를 받아야 하는 경우도 생기는데, 장기 치료에도 종류가 많아서 적절한 정보가 없으면 자신에게 맞는 시설이나 비용을 선택하기가 어렵습니다. 이 곳에는 전문 소셜 워커(social worker)가 있어서 본인의 재정, 건강 상태에 따른 적합한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어요”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송수 박사는 “80,90대까지 기다리지 말라는 거에요. 비교적 젊을 때 은퇴 후의 삶을 계획해야 합니다. 5년 후 어떤 생활을 해야 행복할 지, 10년 후 어떤 삶을 살고 싶은 지 계획이 있어야 해요”라고 말했다. “한국은 큼직큼직한 시설을 선호하지만 미국은 미디엄 사이즈로 짓되 가족 같은 분위기 형성을 보다 중시합니다. 결국은 만족도가 중요하겠지요”라고도 덧붙였다. 박세용 기자 [email protected]미국 한인 노인 주거시설 한인 노인들 카운티 노인

2022.07.14. 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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