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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 영세·소형→중형기업<매출 100만불 이상> 위주 재편

  자영업 중에서 영세 업체 비율이 줄고 매출 규모가 큰 기업 위주로의 재편이 확인됐다. 주택 소유율은 조사가 시작된 2006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고 소유 주택의 가치 또한 가파르게 상승했다. 소득 면에서 보면 한인 경제는 팬데믹 이전의 모습을 되찾아 저소득층은 줄고 고소득층은 늘어났다. 은퇴자 비율이 대폭 상승해 한인사회에 세대교체가 가속화됐다. 본지가 실시한 ‘2023 전국 한인 경제 실태 조사’의 결과다. 이번 조사에는 전국 한인 5016명이 참여했다.     ▶자영업   한인 자영업자가 가장 많이 종사하는 업종은 서비스업(21.9%), 도소매업(19.3%), 요식업(15.9%)으로 나타났다. 2020년에도 서비스업(23.9%), 도소매업(18.6%), 요식업(15.1%)이 가장 많이 하는 업종을 차지했다.       고용 직원의 수에 대해서 10명 이하라고 답한 응답자 수는 89.5%로 이는 2020년 조사에서의 90.5%와 차이가 거의 나지 않았다. 고용 규모 면에서 본다면 여전히 한인 기업은 소기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다.     눈에 띄는 점은 전체적인 매출의 규모 질문에서 100만 달러 이하의 매출을 올린다고 답한 응답자의 비율이 2020년의 85.5%에서 2023년 72.1%로 대폭 줄어든 것이다. 자영업자 숫자도 2020년의 조사치보다 10% 이상 감소했다. 영세 업체가 팬데믹 동안 버티지 못하고 대거 폐업했거나 은퇴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매출 높은 기업 위주로 살아남으면서 한인 자영업계도 재편되고 있다. 자바시장도 영세 업체는 팬데믹 이후 종적을 감췄고 큰 기업만 살아남았다. 은행 관계자들은 “영세업체들은 팬데믹과 2023년 중반기부터 본격화된 불황의 여파로 많이 정리된 상태"라며 “영세 및 소형 업주들이 힘든 여건에 폐업, 비즈니스를 타인종에 매각, 조기 은퇴를 한 자영업자도 꽤 된다”고 말했다.   ▶주거형태   한인들의 주택 소유율은 55.4%, 렌트 비율은 44.6%였다. 2020년에는 소유 비율(48.4%)과 렌트 비율(47.0%)이 처음으로 역전됐는데 그 격차가 3년 뒤에 더 벌어진 것이다. 1.4%였던 차이가 7배가 넘는 10.8%가 됐다. 연방준비제도와 센서스국이 공동으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9년에서 2021년까지 국내 주택 소유주 비율은 64.2%에서 67.9%까지 가파르게 상승했다. 낮은 금리와 재택근무 트렌드 등으로 인한 주택 구매 열풍이 한인사회에도 그대로 나타났다.     한인 소유 주택의 집값 상승은 소유 주택 가치 조사에서도 알 수 있다. 〈그래프 1〉 2020년에는 응답자 중 절반에 가까운 46.9%가 소유한 주택의 가치가 60만 달러 미만이라고 답했으나, 2023년에는 이 비율이 절반 가까운 24.8%로 줄어들었다. 반면, 100만 달러 이상이라고 답한 비율은 크게 늘었다. 100만 달러 이상 150만 달러 미만의 주택 비율은 2020년 10.7%에서 2023년 23.0%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또한, 150만 달러 이상의 주택 비율은 2020년 3.3%에서 2023년 9.9%로 세 배가 됐다.   ▶소득 및 부채   소득 면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저소득층이 줄어든 것이다. 2020년 48.0%였던 소득 5만 달러 응답자의 비율은 36.9%로 10%포인트 이상 줄어들었다. 보통 고소득층으로 분류하는 연 소득 11만 달러 이상의 비율은 2020년 13.2%에서 20.7%로 올라갔다. 팬데믹에 타격을 입었던 한인들의 소득수준이 제자리를 찾았고 일부는 투자 소득 등의 증가로 수입이 더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연 소득이 20만 달러 이상이라고 밝힌 응답자 비율은 꾸준히 오름세를 보였는데 2012년 0.8%에서 2020년엔 2.5%로 올랐고 2023년엔 4.3%나 됐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52.5%가 빚을 지고 있었다. 부채의 주원인으로는 생활비 충당(60.9%), 사업자금 마련(29.6%), 자녀 교육자금(29.6%)이 높은 비율을 보였다. 〈그래프 2〉 한인사회의 소득수준이 올라갔음에도 생활비를 위해 부채를 지게 된 비율이 높은 것은 고물가와 경기 하강으로 고소득층 또한 어려움을 겪는 세태를 보여준다. 이는 비단 한인사회의 문제만이 아니다. 2023년 초 소비자 금융 업체 렌딩 클럽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연 소득 10만 달러 이상의 고소득자 중 전혀 저축하지 못하고 한 달 벌어 한 달 사는 ‘페이체크-투-페이체크’로 살아간다고 답한 비율은 절반을 넘는 51%였다. 이는 전년의 42%에서 9%포인트 오른 것이다.       연령대 별로 보면 ‘빚을 내서라도 써야 하는 돈’이 무엇인지 보인다. 사업 자금의 마련이 부채의 주원인이라 답한 사람의 비율은 4·5·60대에서 높게 나와서 이 연령대에서는 창업하거나 사업체를 운영하는 경우가 많음을 알 수 있었다. 자녀 교육자금 때문에 돈을 빌렸단 응답의 비율은 40대와 50대에서 가장 높게 나타나 대학을 졸업하기 전 자녀를 둔 부모들의 고충이 보였다.     ▶직업   은퇴자와 회사원의 비율이 많이 늘어나고 자영업자의 비율은 줄어들었다. 〈그래프 3〉 2012년 3.2%였던 은퇴자의 비율은 2020년 11.9%로 훌쩍 뛰었고 이후 3년 만에 17.6%까지 올라갔다. 2006년부터 있었던 5번의 조사에서 20% 초·중반대에서 계속 머물던 자영업자의 비율은 사상 처음으로 20%에도 못 미치는 19.6%를 기록했다. 자영업자는 줄고 은퇴자가 는 것은 자영업으로 경제적 기반을 닦았던 이민 1세대들이 대거 은퇴하는 세태와 일치한다.     2020년에 22.9%였던 직장인이라는 응답은 크게 뛰어 35.3%를 기록했다. 다만 2012년 조사에서 40.1%의 응답자가 직장인이었다. 이는 팬데믹이 한창일 당시 정리해고 등의 이유로 직장인의 비율이 급감했다가 3년 후 고용상황이 나아진 것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2012년 3.6%였던 자유업은 2020년에 8.7%로 두 배 이상 뛰었다가 2023년에는 6.3%로 하락세를 보였다. 이는 팬데믹 시절 우버 등의 플랫폼을 통해 음식 배달 등에 뛰어들었던 한인이 급격히 증가했다가 다시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조원희 기자자영업 중형기업 한인 자영업자 은퇴자 비율 한인 자영업계

2024.08.07.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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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인 자영업자 비율 감소에 의미

한인 경제권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 자영업 종사자 비율은 줄고 은퇴 인구는 늘고 있는 것이다. 세대교체에 따른 현상으로 생각되지만 한인 경제의 미래를 생각하면 우려되는 상황이다.     미주중앙일보가 한인 최대 은행인 뱅크오브호프와 함께 실시한 ‘전국 한인 경제 실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가운데 자영업 비율은 19.6%에 불과했다. 4년 전인 2020년 조사 때의 24.4%에 비해 4.8%포인트나 감소한 수준이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2006년 이후 실시된 5차례 조사에서 자영업 비율이 처음으로 20% 미만으로 하락했다는 사실이다.     반면, 은퇴 인구 비율은 갈수록 늘고 있다. 이번 조사 응답자 가운데 ‘은퇴했다’는 비율은 17.6%로 2020년의 11.9%에 비해 5.7%포인트나 높아졌다. 이들 두 가지 결과를 종합해 보면 은퇴하는 자영업자는 느는데 창업 활동은 활발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자영업자 비율의 감소는 두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우선 한인 경제계에도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좋게 보면 구조적 안정기에 접어들었다. 이민 1세들은 취업의 어려움으로 인해 자영업 비율이 높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미국에서 성장한 1.5세, 2세들은 안정된 취업이 가능해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현상이 긍정적인 면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창업 정체 현상은 한인 경제의 성장 동력이 약화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민 사회라는 특성상 한인 경제는 중소기업 중심으로 움직인다.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한 창업이 이뤄져야 경제권 전체가 성장할 수 있다. 경제 주체들이 머리를 맞대고 미래를 위한 대책을 세워야 할 시기가 왔다.사설 자영업자 한인 한인 자영업자 자영업자 비율 한인 경제권

2024.08.07. 18:53

[중앙칼럼] 삶의 현장, 아름다운 이야기보따리

인기 TV 시리즈인 스타트렉에 우주선 엔터프라이즈호가 고장으로 한 행성에 불시착하는 내용이 있다. 초기 문명을 이룬 낯선 행성에 도착한 탐험대는 우주선 수리를 위해 원주민인 외계인과 협상에 나선다. 값진 보석과 무기 등을 제안해보지만 거절당하고 만다. 원주민이 최고로 여기는 것이 무엇인지 알 길이 없다. 엔터프라이즈호는 우여곡절 끝에 수리를 마쳤고 새로운 탐험을 떠난다. ‘대체 원주민이 원한 것이 무엇이었냐’는 한 대원의 질문에 커크 선장은 “이야기보따리”라고 답한다.       스타워즈, 닥터후 시리즈와 함께 세계 3대 SF시리즈로 유명한 스타트렉(Star Trek), 어릴 때 본 이 에피소드가 이상하게 뇌리에 남아 있다. 값비싼 보석도, 최첨단 무기와 기술도 아닌 이야기보따리를 원했다는 원주민 외계인의 요구가 도무지 이해 안 됐었다.     올해 abc뉴스, 버즈피드 등 주요 매체는 ‘코리아타운 드리밍(Koreatown Dreaming)’이란 책을 주목했다. 다큐멘터리 사진 촬영이 특기인 임마누엘 한 작가는 2020년부터 1년 동안 LA와 뉴욕 한인타운 곳곳에서 생업에 종사하는 한인 자영업자의 사진과 이야기를 책에 담았다.   256쪽짜리 책에는 LA와 뉴욕에 사는 한인이라면 한 번 이상 들렀을 한인 업소의 현장 사진과 그 업소의 사장님들이 미국까지 와 살게 된 사연이 기록됐다.   책 속 주인공들 이야기는 살갑다. 표지 사진을 장식한 ‘에덴 푸드’ 양성래씨. 그는 이민 초기 과일가게에서 일을 했다. 당시 그는 과일 하나를 팔기 위해 렌트비, 전기료, 인건비 등 운영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는 사실이 답답했다고 한다. 결국 그는 과일트럭 허가증을 받아 장사를 시작하면서 LA한인타운 로데오 갤러리아 출입구 한쪽을 지키는 터줏대감이 됐다. 심지 굳어 보이는 표정의 그는 새로운 삶을 꿈꾸며 열심히 시민권 인터뷰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한다.     LA한인타운의 명소가 되다시피 한 ‘김스전기’. 김대순 대표의 자손인 신디 김씨와 스캇 김씨가 사업을 이어받고 있다. 진열장에서 온화하게 웃고 있는 모습이 담긴 신디씨는 ‘한인에게 꼭 필요하고, 한국의 향수를 달랠 수 있는 품질 좋은 제품을 싸게 판다’는 창업자의 경영철학과 정신적 유산을 이어가겠다고 다짐한다.     LA한인타운 ‘1.2.3 유치원’ 이진경 원장. 1980년대 남편을 따라 이민 후 한인 어린이들을 위해 유치원 문을 열었다. 이 원장은 유아교육에 대한 기본 지식부터 공부하면서 아이들에게 가장 편안한 교육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그는 다문화 사회인 미국에서 자라는 아이들이 한인 정체성을 몸으로 배우고, 서로 존중할 줄 아는 사회 구성원이 되길 희망했다.     싱가포르에서 성장해 미국에 이민 온 임마누엘 한 작가는 “이민 역사가 담긴 한인타운 사람들의 모습과 이야기를 책(영어로)으로 남겨, 다음 세대가 나아갈 길을 되새길 수 있게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많은 한인 자영업자가 한 작가의 작업에 경계심을 보였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본인의 모습과 이야기를 사진과 글로 남겨준 ‘진심 어린 관심’에 고마움을 보인다고 한다.     이야기엔 지적 생명이 자아를 지닌 순간부터 쌓아온 상상과 희망이 담겨 있다. 그런 이야기는 역사 기록과 함께 삶이란 무엇인지, 우리는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가는지를 묻는 성찰의 시간을 선물한다. 희로애락이 담긴 이야기를 접하며 각자의 세상을 되돌아보고, 꿈꾸는 미래의 모습을 장식하기도 한다. 문명의 찬란함은 결국 다사다난한 삶의 궤적, 이야기로 꽃피우는 셈이다. 한인사회, 우리네 존재와 삶도 다지고 다져 아름다운 이야기보따리가 되면 좋겠다.  김형재 / 사회부 부장중앙칼럼 이야기보따리 la한인타운 로데오 뉴욕 한인타운 한인 자영업자

2024.01.01.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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