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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한인 월드컵준비위’ 출범에 거는 기대

LA 한인 사회가 늦은 감은 있지만 마침내 움직이기 시작했다. ‘2026 북중미 월드컵 LA 한인 준비위원회’가 공식 발족한 것이다. 세계 최대 스포츠 이벤트인 월드컵을 앞두고 미주 한인 이민사의 중심지인 LA에서 동포 사회가 하나의 이름 아래 모였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의미가 크다. 그러나 냉정하게 말하면 준비위원회의 출범은 이제 막 출발선에 선 단계다. 아직 구체적인 활동 방향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그동안 LA 한인 사회는 대형 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비슷한 장면을 반복해 왔다. 사람들은 뜨겁게 모였고 거리에는 태극기가 넘실댔다. 하지만 행사가 끝나면 공동체의 열기도 빠르게 식어 버렸다. 열정은 있었지만 구조는 남지 않았다. 축제는 있었지만 공동체의 자산으로 축적되지 못했다. 그 결과 한인 사회는 잠재력은 크지만 영향력은 약한, 분산된 커뮤니티로 남아 있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철저한 전략과 계획을 세울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 만약 이번 준비위원회가 ‘월드컵 응원 조직’으로 끝난다면 또 한 번의 기회를 잃는 것이다.   2026년 월드컵은 역사상 처음으로 48개국이 참가하는 초대형 행사다. 그리고 LA는 그 중심 도시 가운데 하나다.   이 거대한 글로벌 이벤트는 한인 사회의 경제력과 문화적 영향력을 주류 사회에 보여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동시에 단체와 세대를 하나로 묶는 ‘커뮤니티 재편’의 기회이기도 하다. 따라서 준비위원회는 응원 행사를 준비하는 조직을 넘어 한인 사회를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발전해야 한다.   지금까지의 월드컵 응원은 대형 스크린을 설치하고 한국 대표팀을 응원하는 방식이 대부분이었다. 물론 그것만으로도 공동체의 결속을 확인하는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 그러나 솔직히 말해 그것은 ‘우리끼리의 축제’에 가까웠다.   2026년은 달라야 한다. 월드컵 기간 LA에는 수백만 명의 관광객이 몰려들 것이다. 이들은 단순히 축구 경기만 보러 오는 것이 아니라 문화와 음식, 거리와 사람들을 경험하기 위해 움직인다. 이 흐름 속에서 한인타운이 반드시 방문해야 할 문화 공간으로 자리 잡는다면 그 파급력은 절대 작지 않을 것이다.   준비위원회는 이 기회를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월드컵 기간 한인타운을 ‘K-커뮤니티 페스티벌 존’으로 조성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다. K-푸드와 K-팝, K-뷰티, 한국 전통문화, 한국 관광 콘텐트를 결합한 거리 축제를 연다면 방문객들은 자연스럽게 한인타운을 찾게 될 것이다. 한인 식당과 카페, 호텔, 소매업체들은 월드컵 경제의 수혜자가 될 수 있다.  또한 한인타운의 활력을 세계에 보여주는 기회가 될 것이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 이후다. 월드컵 기간 형성된 문화적 경험이 행사 이후에도 이어질 수 있도록 한인타운의 브랜드화 전략이 함께 마련되어야 한다. 월드컵이 끝난 뒤에도 관광객들이 찾는 문화 공간으로 자리 잡는다면 그 경제적 효과는 장기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 하나 중요한 과제는 주류 사회와의 협력이다. LA는 거대한 도시다. 대형 이벤트를 성공적으로 운영하려면 시 정부와 경찰국, 소방국, 교통국 등 다양한 기관과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준비위원회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준비위원회는 한인 사회를 대표하는 공식 파트너라는 정체성을 분명히 해야 한다. 치안, 교통, 공공장소 사용, 행사 관리 등 다양한 행정 문제는 단일 창구를 통해 체계적으로 조율될 필요가 있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요구만 하는 커뮤니티가 아니라 책임 있는 시민 공동체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행사 이후 거리 정리와 안전 관리까지 체계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주류 사회 역시 한인 커뮤니티를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 인식하게 될 것이다. 이런 신뢰는 월드컵 행사에만 머물지 않는다. 장기적으로는 한인 사회의 정치적 영향력 확대에도 중요한 기반이 된다.   월드컵을 또 한 번의 축제로만 소비하고 끝낼 것인가, 아니면 공동체의 미래를 바꾸는 역사적 기회로 만들 것인가. 그 답은 준비위원회가 어떤 비전과 전략을 세우느냐에 달려 있다.   2026년 여름 LA에 울려 퍼질 한인들의 함성은 단순한 응원을 넘어 미주 한인 사회가 하나의 공동체로 다시 서는 대통합의 선언이 되어야 할 것이다. 박철웅 일사회 회장열린광장 월드컵준비위 한인 한인 준비위원회 한인 사회 미주 한인

2026.03.15. 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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