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주 주도 새크라멘토 의사당과 주변이 ‘달콤 쌉싸름한’ 소주 맛에 빠졌다. 가주 상원 최석호 의원(37지구)이 주도한 ‘소주의 날(Soju Day)’ 결의안이 지난 25일 선포됐다. 이 결의안(SCR 95)은 매년 9월 20일을 소주의 날로 지정해 국내에서 판매되는 소주는 물론 이와 연관된 한국 문화를 잘 알리고, 함께 누리자는 것이 취지다. 상원에서는 21명의 민주 공화 의원들이 참여했으며, 하원에서는 LA와 오렌지카운티 한인타운을 관할하는 마크 곤잘레스(54지구), 섀런 쿼크-실바(67지구) 의원이 공동 저자로 함께 해 의미를 더했다. 최 의원은 법안 통과에 대해 “소주는 한국인들의 희로애락을 담은 술로 오랜 시간에 걸쳐 그 문화를 이어왔으며, 미국에서 가장 많은 한인이 거주하는 이곳 가주에서도 사랑받고 있다. 결의안을 통해 이미 사랑을 받는 소주가 더 많은 이들에게 알려지며 한류의 물결을 강화하는 촉매제가 되길 기대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주 상원 의원들은 결의안 통과와 함께 의회를 방문한 한인사회 리더와 주류 업계 관계자들에게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이날 최 의원은 저녁 내내 소주 세일즈맨으로 나서 주변 동료들과 행사 참석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이날 오후에는 의사당 인근 소재 연회장인 스탠퍼드 맨션에서 한국 식품 전시와 함께한 시음회가 열렸으며, 오후 7시에는 의회 안팎 인사들과 교육계, 한인사회 리더들이 모여 축하 만찬을 열었다. 주 상하원의원들과 보좌진, 커뮤니티 인사들은 한국 전통 무용과 과일 소주의 상큼한 맛을 즐기며 탄성을 연발했다. 소주의 날 결의안을 가장 먼저 제안했던 제임스 갤러거(3지구, 새크라멘토 밸리) 주 하원의원도 시음행사에 참여해 뿌듯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농부의 집안에서 태어나 자라면서 좋은 곡식으로 만든 술이 커뮤니티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잘 알고 있다”며 “소주는 먹고 마시고 즐기는 것에 끝나지 않고 우리 모두에게 경제적인 윤택함도 주게 될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해 박수를 받기도 했다. 시음회에서는 소주 이상의 기대와 바람도 나왔다. 한인 남편이 자랑스럽다고 밝힌 로웨나 토먼앵 가주 커뮤니티칼리지 부총장은 “이민 1세로 미국에 정착한 시아버지의 모습을 잘 기억한다”며 “한류와 소주의 성공이 결국에는 학교 시스템에서의 한국어, 한국 역사 교육 발전으로 이어지면 더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새크라멘토 카운티 수퍼바이저의 비서실장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참석자는 “이토록 다양한 과일 소주가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식품점이나 대형 체인점에서 자주 보인다면 미국인들이 반드시 좋아하게 될 술이 분명하다”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들도 한국의 쓴 소주가 이토록 미국에서 관심과 사랑을 받게 될 줄 몰랐다. 김경동 롯데칠성음료 미주법인장은 “한류 바람이 없었다면 좋은 소주 맛을 이렇게 알릴 수 없었을 것”이라며 “이제야말로 진정한 맛과 멋, 품질로 우리 소주의 지위를 한껏 올려놓을 기회가 왔다”고 밝혔다. 실제 수많은 종류의 국산 하드리커와 유럽산 와인 등 전 세계 모든 주류가 경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에서 한국의 소주가 이룩한 기록은 주목받을 만 하다. 한인사회에서부터 소주의 시작은 쉽지 않았다. 70~80년대 이민 초기엔 비싸고 귀한 술이었다. 일주일 동안 배를 타고 오는 것은 물론 하드리커로 분류돼 비교적 높은 관세를 감당해야 했다. 식당에서 고국 추억을 되새기며 소주 맛이라도 보려면 한 병에 10달러 이상을 내야 했다. 당시 설렁탕 한 그릇에 4~6달러 하던 시절이니 일부 주당들은 조심히 아껴먹는다는 말도 하곤 했다. 지난 2000년 이후 대규모로 유통망이 개선되고 수출 규모도 커지면서 한인 마켓에서 2~3달러대 소주들을 집어 들 수 있게 됐다. 종류도 다양해졌다. 초창기 대형 업체인 진로가 섭렵하던 미국 소주 시장에는 롯데를 비롯해 보해, 무학, 한라산 등 10여 개 넘는 회사들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참고로 현재 미국은 한국 소주를 수입하는 나라 중 2위(1위는 일본)를 차지하고 있다. 그 뒤는 중국과 베트남, 필리핀 순이다. 한국농수산물유통공사(aT)에 따르면 통계 수치가 나오기 시작한 지난 2018년부터 소주의 미국 수출은 꾸준히 늘기 시작해 2024년에는 무려 9103톤(총 2491만9000달러)을 기록했다. 〈그래프 참조〉 특히 주목할 수치는 과일향을 첨가한 과일 소주의 수입이 꾸준히 늘었다는 점이다. 2024년에 최초로 기존 소주보다 많은 9592톤의 수출을 기록했다. 전통 소주보다 알코올 도수를 줄인 과일 소주의 판매량 신장은 또 다른 숙제도 남긴다. 도수를 6~8도쯤으로 줄이면서 국내 시장 확대를 이뤄냈지만 알코올 주정에 근거하지 않은 와인 바탕의 소주가 속속 등장했다. 한국에서 제조돼 미국에 수입된 경우도 있지만 10여 개 업체들이 국내에서 제조해 판매하는 소위 ‘미국 소주’가 인기를 얻으며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일례로 플로리다에 본사를 두고 있는 J모 소주 브랜드는 와인을 바탕으로 만들었다고 제품 포장에 명시했지만, 여전히 브랜드 이름에는 소주(Soju)를 포함시켰다. 박스 포장에도 한글로 ‘소주’를 병기해 K-드라마에 익숙한 소주 팬들에 어필하고 있다. 맛과 향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주 상원의 결의안 통과를 지켜본 백유태 aT센터 LA지사장은 “업계 내에서는 일부 불편한 신경전이 있는 것이 현실이지만 한국 제조사들의 수출 활동에 전통적인 소주의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을 수 있다”며 “다만 소비자들의 입맛과 취향이 자연스럽게 기준을 제시하게 될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이날 소주의 날 결의안 통과와 주 의회 구성원들의 시음을 지켜본 전문가들과 한인 리더들은 다른 주로의 관련 활동 확산과 업계 확대가 기대된다고 입을 모았다. 최인성 기자현장에서 소주 과일 소주 소주 세일즈맨 한인사회 리더
2025.08.26. 23:03
미주한인재단 워싱턴(회장 박로사)이 10일 오전 연방의회 캐논빌딩에서 제 19회 미주 한인의 날 행사 및 문화행사를 개최하고 그동안의 성과를 회고하며 미래를 위해 헌신할 것을 다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여러 연방의원과 정관계 인사, 한인사회 리더 등 16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박로사 회장은 “1903년 하와이에 처음 도착한 이민선조들이 일제강점기 하에서도 아이들에게 한인 정체성을 강조하며 우리의 이민 역사를 지켜냈다”면서 “우리는 앞으로 차세대를 위한 헌신을 통해 우리의 역사를 계승해야 하는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헤롤드 변 한인의 날 기념식 준비위원회 위원장은 미주한인의 날이 제정된 역사를 상기하며 “미주한인의 정체성이 미국의 다양성 속에 더욱 발전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은애 재단 이사장은 “121년 미주 한인의 역사 속에 2006년 처음 한인의 날을 기념한 후 지금까지 크나큰 성취를 이뤘다”면서 “이민선조의 땀과 눈물, 희생을 바탕으로 우리 또한 사랑과 헌신으로 서로 돕고 차세대를 이끌어야 한다”고 밝혔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조기중 워싱턴 총영사가 대독한 축사를 통해 “한인사회가 이미 4명의 연방의원을 배출하고 한미동맹의 한 축을 형성했으며, 한미동맹 70년의 역사가 미주한인의 역사와 궤를 함께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쉘 스틸 연방하원의원은 “한인 1세대의 열성적인 교육열이 오늘의 성과를 일구었다”면서 “한인 출신 연방의원으로서, 열린 마음으로 한인 커뮤니티의 애로사항과 정책적 건의를 받을테니 언제든지 연락달라”고 당부했다. 메를린 스트릭랜드 연방하원의원은 “한인들은 모든 분야에서 뛰어난 성취를 이룬 가운데, 특히 여성들의 헌신이 돋보였으며 젊고 유능한 여성들이 많이 배출됐다는 사실에 고마움을 전한다”고 말했다. 탐 데이비스 전 연방하원의원은 미주한인의 날 제정 당시를 떠올리면서 “기념일은 한인들의 헌신에 대한 매우 온당한 댓가이며, 더 큰 결실을 예비하는 것”이라고 격려했다. 랍 휘트먼 연방하원의원은 “주변에 힘든 이민생활 속에 자녀를 웨스트포인트와 프린스턴 대학 등에 진학시키고 의사와 변호사를 만드는 한인들을 많이 본다”면서 “이제는 한미동맹 강화를 위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등 보다 발전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이밖에도 박충기 메릴랜드 행정법원 원장과 서정일 미주총연 회장이 축사를 했다. 기념식에서는 수미 테리 박사가 한인리더십상을 수상했다. 테리 박사는 오바마 행정부에서 일하고 윌슨센터 아시아국장 등을 역임하며 미국의 동아시아태평양 지역 외교 정책을 실질적으로 주도해 온 인물 중 한명이다. 특히 최근에는 탈북자 인권 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 ‘비욘드 유토피아(Beyond Utopia)’를 제작해 큰 관심을 모았다. 테리 박사는 주로 북핵문제에 가려져 주목받지 못했던 북한 인권과 탈북자 인권 문제에 뒤늦게 천착해 다큐멘터리를 만들게 된 배경을 설명하며 “우리는 그동안 북한 인권에 대해 얘기했으나 주로 북한의 비핵화에 관심을 가지면서 인권문제를 우선순위에서 배 제해 왔다”며 “앞으로는 북한 인권이 대북정책의 실질적인 한부분을 차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서 개막기도를 한 벧엘교회 백신종 목사는 한인사회가 계속적으로 번영해 미국사회 전반에 기여할수 있도록 축복해 달라고 기도했다. 아울러 살풀이 춤 등 한국전통문화 공연도 열려 관중들의 많은 박수를 받았다. 김윤미 기자 [email protected]차세대 미래 미주한인재단 워싱턴 역사가 미주한인 한인사회 리더
2024.01.11. 1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