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운 공터 홈리스촌 변해도 시정부 팔짱만
LA 한인타운 주택가 한복판에 있는 사유지 공터가 홈리스촌으로 변모해 인근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텐트와 쓰레기 더미, 불법 전선이 뒤엉켜 있는 현장은 사실상 정착촌처럼 되었지만 시 당국은 “사유지라 개입이 쉽지 않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지난 12일 확인한 타운 7~8가 사이의 맨해튼 플레이스 공터는 철조망 안에 텐트와 가재도구들이 빼곡해 작은 마을을 방불케 했다. 버려진 가구와 나뭇더미 옆에는 가로등에서 끌어온 전선이 도로를 가로질러 연결됐던 흔적이 있었다. 주민들에 따르면 이곳 거주자들은 텐트 옆에 작은 정원, 바비큐 공간, 간이 테니스장까지 만드는 등 마치 노숙자 정착촌처럼 변하고 있다. 또 이들이 가로등 내부를 뜯어 멀티탭을 꽂아 전기를 끌어 쓰는 장면까지 포착되면서 주민들은 화재와 감전 위험을 호소하고 있다. 주민들은 “밤마다 욕설과 싸움이 이어지고 술에 취한 고성이 끊이지 않는다”라고도 전했다. 인근의 오드리 아파트 거주자 아이스 우군 씨는 “노숙자들이 피운 불길이 차량으로 옮겨붙은 적도 있다”며 “마약 거래로 보이는 장면도 목격된다”고 말했다. 같은 아파트 거주자인 사샤 씨는 “두 달 전만 해도 텐트 하나였는데 지금은 텐트촌이 됐다”며 “BMW와 프리우스 차량이 불타는 사고까지 있었다”고 전했다. 공터 인근 주민 마크 씨는 “이사 온 지 일주일 만에 현관문이 부서지고 집에 도둑이 들었었다”며 “경찰에 신고했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토론토에서 아들을 만나러 왔다는 한인 부부는 “한인타운의 홈리스촌 규모가 너무 커 무섭다”며 “아들에게 집 밖에 오래 있지 말라고 당부할 정도”라고 말했다. 현재 이곳에는 노숙자 10여명이 머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홈리스인 에이프릴 씨는 “남편과 함께 살고 있다”며 “약 15명가량이 이곳에 머물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그녀의 팔에는 주사 자국이 선명했고, 횡설수설하며 느닷없이 “가까이 오지 말라”고 말하는 등 정상적인 상태가 아닌 듯 보였다. 해당 공터가 있는 지역이 지역구인 케이티 야로슬라브스키 LA시의원은 “사유지의 경우 행정 개입 절차가 복잡해 대응이 늦어지고 있다”며 “시가 스스로 발목을 잡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시 정부 측은 뒤늦게 공터 소유주에게 쓰레기 처리·보안 강화 명령을 내렸으며, 공공사업국은 가로등에 안전 덮개를 씌우겠다고 밝혔다. 한편, ABC7의 12일 보도에 따르면 문제의 공터는 델라웨어에 등록된 한 유한책임회사(LLC) 소유로 확인됐다. 시 정부 관계자는 “소유주가 최근 들어 펜스에 ‘출입금지(No Trespassing)’ 표지판을 설치하기로 협의했다”며 “이 표지판이 있어야 LA경찰이 불법 점거로 간주해 강제 퇴거에 나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윤재·송영채 기자한인타운 홈리스촌 한인타운 사유지 주민들 불안la시 한복판 사유지
2025.09.14. 19: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