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공부해도 성적 제자리면 짧게 집중, 설명해 주듯이 복습
아이들이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은 점점 길어지는데, 학부모들의 한숨은 오히려 깊어지고 있다. “공부는 하는데 남는 게 없다”는 말이 일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실제 상담 현장에서도 많은 부모가 이렇게 말한다. 아이가 게으른 것 같지는 않은데, 시험만 보면 기억이 흐릿해 지고 결과가 따라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문제는 아이의 의지나 지능이 아니라, 공부를 대하는 방식 자체가 비효율적인 구조에 갇혀 있다는 점에 있다. 우리는 오랫동안 ‘오래 앉아 있는 것’을 성실함의 기준으로 여겨왔다. 하지만 집중력과 이해력이 핵심인 학습에서 시간은 더는 절대적인 기준이 아니다. 오히려 지금 필요한 것은 집중을 관리하는 방법, 그리고 이해 여부를 스스로 점검하는 방법이다. 오늘은 학생들이 실제로 적용할 수 있는 두 가지 학습법, ‘짧은 집중 학습(Pomodoro)’과 ‘소리 내어 설명하기 (Feynman 방식)’를 통해 공부의 방향을 다시 생각해 보고자 한다. 짧은 집중학습 포모도로 아이들이 가장 흔히 빠지는 함정은 ‘한번 시작했으니 오래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두세 시간을 연속으로 공부하겠다는 계획은 듣기에는 그럴듯하지만, 실제로는 집중력 저하와 피로 누적으로 이어지기 쉽다. 처음 20분이 지나면 머리가 무거워지고, 그다음부터는 책을 보고 있어도 내용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결국 공부는 고역이 되고, 성취감 대신 좌절감만 남는다. 이때 도움이 되는 방식이 포모도로 기법, 즉 짧은 집중 학습이다. 공부를 길게 끌고 가는 대신, 20~25분 정도만 집중하고 잠깐 쉬는 것을 반복하는 방식이다. 중요한 점은 공부 시간을 ‘고통의 총량’으로 인식하지 않게 만드는 데 있다. “조금만 하면 된다”는 생각은 아이의 심리적 부담을 낮추고, 집중의 질을 높인다. 실제로 많은 학생이 “쉬는 시간이 있다는 걸 알면 훨씬 집중이 잘 된다”고 말한다. 짧은 집중 학습의 진짜 효과는 기억력에서 드러난다. 지친 상태에서 억지로 이어간 공부보다, 머리가 비교적 맑은 상태에서 여러 번 나누어 학습한 내용이 훨씬 오래 남는다. 공부를 ‘참아내는 시간’이 아니라, 집중이 가능한 단위로 설계하는 것, 이것이 지금 아이들에게 필요한 첫 번째 전환이다. 소리 내어 설명하는 파인만 방식 그러나 집중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많은 아이가 “다 읽었어요”, “이해한 것 같아요”라고 말하지만, 막상 설명해 보라고 하면 말문이 막힌다. 이는 읽을 때는 익숙해 보였던 내용이 실제로는 정리되지 않은 채 지나갔다는 뜻이다. 이때 필요한 것이 소리 내어 설명해 보는 학습, 흔히 ‘파인만(Feynman) 방식’이라고 불리는 방법이다. 이 학습법의 핵심은 단순하다. 배운 내용을 최대한 쉬운 말로, 마치 누군가에게 가르치듯 설명해 보는 것이다. 설명이 막히는 부분, 말이 꼬이는 지점이 바로 이해가 부족한 핵심이다. 놀라운 점은, 이 과정을 한 번만 거처도 아이 스스로 “아, 내가 이 부분을 잘 모르고 있었구나”를 명확히 인식하게 된다는 것이다. 설명 학습은 공부의 효율을 극적으로 바꾼다. 무작정 책을 다시 읽는 대신, 막혔던 그 지점만 다시 확인하게 되기 때문이다. 또한 소리 내어 말하는 과정에서 지식은 수동적인 정보에서 능동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이해로 전환된다. 친구에게 설명하든, 부모에게 이야기하든, 심지어 혼자 벽을 보고 말하든 상관없다. 설명하는 순간, 공부는 비로소 자기 것이 된다. 공부를 다시 설계해야 할 때 짧게 집중하는 공부와 소리 내어 설명하는 공부는 모두 하나의 메시지를 전한다. 공부는 오래 하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작동하게 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문제집이나 더 긴 공부 시간이 아니라, 자신의 집중력을 관리하고 이해도를 점검하는 기술이다. 부모가 해줄 수 있는 역할도 분명하다. “얼마나 했니?”라고 묻기보다 “오늘 무엇을 설명할 수 있니?”라고 물어보는 것, 공부 시간을 늘리기보다 집중 단위를 나누어 주는 것이다. 이런 작은 변화가 쌓이면 아이는 점점 공부에 대한 통제감을 회복하게 된다. 성적은 그다음 문제다. 공부의 구조가 바뀌면 결과는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지금 우리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더 열심히 하라는 말이 아니라, 다르게 공부할 수 있도록 방향을 잡아주는 것이다. ▶문의:(323) 938-0300 www.GLS.school 세라 박 글로벌리더십 중·고등학교 교장공부 성적 공부 시간 순간 공부 핵심인 학습
2025.12.28. 1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