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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섬 전 비서실장 비리, 가주 정치권에 파문

캘리포니아 주지사 개빈 뉴섬의 전 비서실장을 포함해 세 명의 정치 참모들이 연방 부정부패 혐의로 기소되면서, 주 정치권 전반에 충격이 확산되고 있다. 이들 가운데 두 명은 한때 세계적인 비디오게임 업체 액티비전 블리자드와 연관된 인물로, 이들에 대한 연방 수사가 주 정부의 과거 성차별 조사와 연결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이번 주 공개된 기소장은 뉴섬의 전 비서실장 데이나 윌리엄슨을 포함해 민주당 핵심 인사로 꼽히는 정치 인사들이 사기와 선거자금 유용 등 혐의로 연방 조사를 받고 있음을 드러냈다. 연방 수사당국은 현재 윌리엄슨과 함께 그레그 캠벨, 션 맥클러스키 등 세 명 외에 다른 수사 대상은 밝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기소장과 공공 기록들을 보면 FBI와 법무부가 'Corporation 1'으로 지칭된 기업을 둘러싼 소송 처리 과정에서 윌리엄슨과 다른 정치인사들의 역할에 강한 관심을 가져온 것으로 파악된다. 기소장에 언급된 'Corporation 1'의 정황은 캘리포니아주가 성차별 혐의로 조사했던 샌타모니카 소재 대형 게임사 액티비전 블리자드와 일치한다.   윌리엄슨은 뉴섬 주지사의 비서실장 재직 전후로 캘리포니아 민주당 내에서 영향력이 큰 전략가이자 주요 중개인으로 활동해 왔다. 그는 11월12일 부정부패 혐의로 체포됐고, 오랜 동료인 로비스트 캠벨(전 캘리포니아주 의회 고위 보좌관)과 맥클러스키(전 하원의원·보건복지부 장관 하비에르 베세라의 오랜 보좌관)는 관련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기로 합의했다.   윌리엄슨은 눈물을 보이며 무죄를 주장했으며, 그의 변호인 맥그리거 스콧은 연방 수사당국이 먼저 뉴섬 관련 수사 협조를 요구했으나 윌리엄슨이 응하지 않아 기소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 ‘수사’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뉴섬 주지사는 어떤 위법 혐의도 받고 있지 않다.   기소장에서 드러난 여러 내용은 액티비전 사건과 맞닿아 있다. 주 정부에 신고한 회계자료에 따르면 윌리엄슨과 캠벨은 모두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고문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윌리엄슨은 주지사실에 임명되기 전 해당 회사로부터 임금을 받은 것으로 기록됐고, 캠벨의 로비 업체는 윌리엄슨이 주지사실에 들어간 무렵 액티비전으로부터 로비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고됐다. 액티비전은 2023~2024년 캠벨의 업체에 총 24만 달러를 지급했다고 신고했다.   2021년, 캘리포니아주 공정고용주택국(DFEH)은 '콜 오브 듀티', '캔디 크러시' 등을 배급하는 액티비전을 상대로 여성 차별, 임금 격차, 심각한 성희롱 묵인을 이유로 소송을 제기했다. 소장에는 남성 직원들이 술을 마신 채 사무실을 돌아다니며 여성 직원에게 부적절한 행동을 하는 '큐브 크롤(cube crawl)' 문화가 만연했고, 여성에게 업무를 떠넘기거나 성적 농담을 일삼는 등 '프랫 보이(frat boy)' 문화를 조장했다고 기재돼 있다. 액티비전은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이 사건은 이후 연방 EEOC(고용기회균등위원회) 수사로 이어졌고, 2022년 3월 회사는 성희롱·성차별 피해자를 위한 1800만 달러 기금 조성에 합의했다.   그런데 합의 직후, 주정부 측 소송을 총괄하던 자네트 위퍼가 뉴섬 행정부에 의해 해임됐고, 그녀의 부책임자 멜라니 프록터가 사임하며 “주지사실이 반복적으로 소송 전략과 다음 조치에 대해 사전 보고를 요구했다”며 뉴섬 측의 부당한 개입을 주장했다. 프록터는 “소송에서 주 정부가 이길수록 개입 강도가 세졌고 이는 액티비전 측 변호인의 이해와 유사했다”고 말했다.   액티비전 이사회 구성원 일부는 2018년 뉴섬의 선거 캠페인에 4만200달러를, 2021년 리콜 반대 캠페인에 10만 달러를 기부한 기록이 있다. 뉴섬 측은 “완전 허위 주장”이라고 개입 의혹을 부인했다.   이후 사건이 LA 수피리어 법원에서 계속 진행되자 액티비전은 새크라멘토에서 로비 활동을 강화했고, 이 시점에 뉴섬은 윌리엄슨을 비서실장으로 영입했다. 2023년 12월, 주 정부는 여성 근로자 보상 등을 포함한 5400만 달러 규모의 합의안을 발표했으며 회사는 위법을 인정하지 않았다.   액티비전 합의에 대해 FBI가 문의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구체적 관심 지점은 확인되지 않았다. 한편 연방 수사관들은 캠벨, 윌리엄슨, 그리고 또 다른 정치 컨설턴트 알렉시스 포데스타가 업무를 처리한 방식에도 주목했다. 포데스타는 2017~2020년 소비자서비스·주택부 장관으로 재직하며 액티비전 조사를 처음 시작한 DFEH를 관할했다.   기소장에 따르면 윌리엄슨은 코로나19 비상대출 사용 내역 관련 연방 소환장을 받았으며, 고가의 명품 구매,·사치성 여행 등을 회사 지출로 처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윌리엄슨과 캠벨은 맥클러스키와 공모해 하비에르 베세라의 휴면 선거계좌에서 자금을 빼내 맥클러스키의 아내에게 ‘출근하지 않는 형식상의 직무’ 대가로 지급하도록 했다는 혐의도 받는다. 윌리엄슨이 주지사실로 들어간 후에는 포데스타가 그 자금 흐름을 맡았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2024년 6월까지, 내부 협조자는 연방 수사관들과 함께 녹음 장치를 착용하고 윌리엄슨과의 대화를 기록한 것으로 기소장에 나온다.   2024년 11월 14일, FBI는 윌리엄슨을 조사하며 베세라 캠페인 자금과 팬데믹 대출 내역, 그리고 “정부 고위직에 있으면서 전 고객인 ‘Corporation 1’과 관련된 주정부 소송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질문했다. 기소장은 Corporation 1을 직접 명시하지 않았지만, 2023년 주 정부와의 소송 합의, 해임된 주정부 변호사 등의 정황이 액티비전 사건과 일치한다고 적었다.   기소장에 따르면 윌리엄슨은 모든 의혹을 부인했으나 녹취록에 기반한 수사관들의 판단은 달랐다. 그녀는 2023년 1월 비서실장으로 부임한 직후 포데스타에게 “고위 정부 변호사에게 이 사건을 합의로 끝내라고 말했다”고 털어놓은 것으로 기록됐다.   2024년 6월, 윌리엄슨은 포데스타에게 “누군가가 주지사실과 회사 간 회의 기록을 요구하는 공공기록법(PRA) 요청을 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는 2022년 사임한 멜라니 프록터가 2024년 5월 29일 정보 공개 청구를 제출했다는 자신의 글과 일치한다. 프록터는 이후 뉴섬 사무실이 보낸 회신을 공개했는데, 그 안에는 2024년 1월 윌리엄슨, 포데스타, 그리고 액티비전의 전 CEO 바비 코틱 간 회의가 기록돼 있었다.   녹취록에 따르면 윌리엄슨은 포데스타에게 “PRA 요청이 들어오기 시작했다”고 말했고, 포데스타는 “젠장, 걔네 진짜 누구 건드리는지 모르는군”이라고 답했다.   포데스타는 ‘공모자 2’로 지칭됐으나 기소되지는 않았다. 그는 성명을 통해 “항상 정직하게 업무를 수행해 왔으며, 연방 수사에 성실히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맥클러스키와 캠벨은 금요일 새크라멘토 연방법원에 출두했으며, 두 사람 모두 이미 검찰과의 플리딜(유죄 협상)에 합의한 상태다. 검찰은 두 사람의 구속을 요청하지 않았지만, 여권 반납 및 관련자 접촉 금지 명령이 내려졌다. 캠벨의 변호인은 “의뢰인은 자신의 행위에 대해 전적으로 책임을 지고 있다”면서도 “기소 내용은 그가 특정 고객을 위해 로비 활동을 했다는 것을 포함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글=제시카 개리슨, 손자 샤프비서실장 정치권 현재 윌리엄슨 부정부패 혐의 비서실장 재직

2025.11.19.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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