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 차리듯, 사람을 키웁니다"…형제갈비 등 5개 식당 성공
‘정식당’, ‘보릿고개’, ‘형제갈비’. LA 한인타운에서 이름난 식당을 여럿 운영하는 주부권 대표는 자신을 소개할 때 늘 같은 말을 쓴다. “저는 그냥 밥집 하는 사람입니다.” 강원도 도민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LA 한인상공회의소에서도 활발히 움직이는 인물이지만, 그에게 가장 익숙한 명함은 한 상 가득 차려낸 음식이다. 손님 앞에 정성껏 차린 밥상이 곧 그의 인사이고, 사업 철학이다. 주 대표가 LA에서 요식업을 시작한 것은 2015년이다. 아내 정성희 씨와 함께 칠보면옥이 있던 자리에 ‘형제갈비’를 열었다. 그는 아내의 손맛을 믿었다. 자신이 운영을 맡고 아내가 맛을 책임지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봤다. 예상은 적중했다. 형제갈비는 개업 이후 빠르게 입소문을 탔고, LA 한인타운의 대표 갈비집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비결은 기본에 대한 투자였다. 형제갈비 주방에 놓인 냉면 기계와 대형 육류 절단기만 봐도 그의 고집을 알 수 있다. 음식의 맛과 품질을 위해 필요한 장비와 재료에는 아낌없이 투자한다. 손님상도 마찬가지다. 형제갈비를 처음 찾은 손님들은 냉면 한 그릇을 주문해도 10가지 가까운 반찬이 나오는 상차림에 놀란다. 고기 등급에 대한 고집도 만만치 않다. 최근 수년 사이 원가가 50% 가까이 올랐지만, 주 대표는 고기 품질만큼은 양보하지 않았다. 이런 원칙은 형제갈비가 LA타임스가 주목한 인기 식당으로 선정되는 성과로 이어졌다. 부부의 식당은 이후 빠르게 늘어났다. 2018년 웨스턴 길에 ‘동해막국수’와 ‘춘천닭갈비’ 1호점을 열었고, 2021년에는 6가에 춘천닭갈비 2호점을 냈다. 2022년에는 8가에 강원도 토속 한정식집 ‘보릿고개’를 선보였다. 보릿고개는 강원도 원주에서 3대에 걸쳐 이어진 100년 식당에서 영감을 얻었다. 양념을 최소화하고 식재료 본연의 맛을 살린 보리밥 정식은 건강식을 찾는 손님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탔다. 자극적인 맛보다 편안하고 깊은 한식의 맛을 원하는 이들이 보릿고개를 찾기 시작했다. 가장 최근에는 8가와 뉴햄프셔 인근에 ‘만남의 광장’을 열었다. 정통 한식을 중심으로 식당을 운영해온 주 대표가 이번에는 치킨과 맥주를 앞세운 새로운 콘셉트에 도전했다. 월드컵과 올림픽 등 국제 스포츠 축제에 대한 관심이 LA에서도 높아지는 만큼, 한인들이 부담 없이 모여 ‘치맥’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겠다는 취지다. 주 대표가 요식업에서 뿌리를 내릴 수 있었던 배경에는 가족이 있다. 그의 집안은 말 그대로 ‘요식업 가족’이다. 큰누나 주금화 씨와 둘째 누나 주금연 씨는 한국에서 한식당을 운영했다. 형 주문권 대표는 주 대표보다 먼저 미국 요식업계에 뛰어든 베테랑이다. 지난 25년간 23개 식당을 거쳤고, 현재 ‘이조캐더링’과 ‘진솔국밥’을 운영하고 있다. 여동생 주금숙 대표는 ‘신선정육’을 17년간 운영하다 은퇴한 뒤 형 주문권 대표와 함께 진솔국밥을 꾸려가고 있다. 막내 주금희 대표는 ‘상록수캐더링’을 운영한다. 주 대표까지 식당 사업에 뛰어들면서 6남매 모두가 ‘음식’이라는 공통의 일터를 갖게 된 셈이다. 주 대표는 “어머니 손맛이 우리 집안의 유산”이라며 “형제들이 모이면 결국 음식 이야기만 한다”고 말했다. 지난 10여 년간 한인사회의 사랑을 받은 만큼 주 대표는 나눔에도 각별한 마음을 두고 있다. 그는 학창 시절 친구 아버지가 건넨 장학금과 강원대학교 장학재단의 도움으로 학업을 이어갈 수 있었다. 그때의 고마움은 평생의 빚으로 남았다. 그래서 그의 목표는 분명하다. “많이 벌어 많이 기부하는 것”이다. 주 대표 부부는 자신들의 이름에서 한 글자씩 따 만든 ‘부성회’ 장학재단을 운영하고 있다. 모교인 강원대학교에는 누적 45억 원을 기부했다. 아내 정 씨도 별도로 장학금을 내놓았다. 주된 수혜 대상은 형편이 어려운 강원도 학생들이다. 사업을 더 키우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그가 가장 진지하게 말하는 인생 목표는 결국 장학사업이다. 주 대표는 “식당은 손님이 채워주고, 내 인생은 학생들이 채워준다”고 말했다. 인터뷰 말미, 그는 다시 같은 말을 꺼냈다. 그가 차린 ‘밥집’ 하나하나에는 부부가 쌓아온 30여 년 손맛과, 후배 학생들에게 닿기를 바라는 따뜻한 한 끼의 마음이 함께 담겨 있다. 조원희 기자형제갈비 식당 형제갈비 주방 주문권 대표 인기 식당
2026.05.21. 2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