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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만불 수입에 잔액 2800불”… LA한인상의 재정 논란 확산

LA한인상공회의소(회장 정상봉)가 지난 집행부의 재정 결산 문제로 내홍을 겪고 있다.     발단은 지난 48대(회장 정동완) 지도부가 신임 회기(49대) 첫 이사회 불과 하루 전에 결산 안건을 제출한 데서 시작했다. 과거엔 1주일 전쯤 제출해 이사들에게 검토할 시간을 주곤 했다. 게다가 이번엔 내용이 상당 부분 부실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하기환 전 회장은 이사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이사들이 여유를 갖고 내용을 꼼꼼히 볼 기회를 갖지 못했다”며 “좋지 않은 선례를 남기는 것은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지출 규모와 내역도 지적됐다. 이사회비를 포함해 1년 동안 모은 재정수입 77만9073달러에서 남은 돈은 고작 2860달러에 불과했다. 방만한 지출이 도마 위에 오른 이유다.     일부 이사들은 소비와 지출에 대한 전 집행부의 관리 능력에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결산안 처리에 반대한 한 이사는 “상의 재정은 회장의 품위 유지비가 아니다”며 “재정이 상의 본래 취지에 맞게 집행됐는지 들여다 보는 게 정상”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이사들은 정 전 회장이 자신과 친분 있는 민주평통 등 외부 단체들에 불필요한 기부를 결정했다고 비판했다. 은행장이나 은행 전무와 골프 회동 경비 지출에 대해선 “어느 은행장이 상의 돈으로 골프 치냐. 이름 공개하면 돈 받아오겠다”는 의문도 제기됐다.     이어 재정보고에는 미주조선일보의 미스트롯 공연 티켓을 2500달러에 5장 구입해 배포했다고 명시돼 있는데, 배포자 명단에 오른 한 이사가 자신은 다른 경로로 티켓을 구입했다고 밝혀 회계 투명성에 대한 의심을 키웠다.   정 전 회장은 “갈라 행사를 평소와 달리 베벌리힐스에서 진행했고, 다울정 동판 수리 등으로 5만~7만 달러 정도 추가 재정이 든 것 이외에는 일상적인 지출이었다”며 “전임 회장에게서도 잔고가 없는 살림을 이어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재정을 유용하거나, 기부 받은 각종 티켓을 사적으로 쓰지 않았으며, 티켓 배포 명단은 단순 착오였다”고 했다.   공인회계사인 정 전 회장은 부실 결산에 대한 비난에 “내 돈도 기만불 썼고, 시간 엄청 써서 비즈니스에 적잖은 영향도 받았다”고 응수했다가 “CPA로 시간당 얼마 차지하나”며 격앙된 공격을 받기도 했다.     반면 행사가 많았고 물가 상승에 따른 불가피한 지출이었다며, 큰 문제될 것 없다는 반응도 있었다. 정 전 회장과 함께 일했던 한 부회장도 “일상적인 인수인계이며 큰 문제는 없었던 것으로 안다”며 “오히려 문제 제기의 근원이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반문했다.   일부 이사들은 결산안에 대한 검토와 증빙자료 확인을 위해 결산안 처리를 다음 이사회로 연기하자고 주장했지만, 이날 전체 이사 140명 중 50명이 투표해 찬성 30대 반대 19로 결산안을 통과시켰다. 반대측에선 “정 전 회장에 동조하는 이사들이 갑자기 이사회에 많이 참가해 그렇게 됐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하기환 전 회장은 이사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투명한 재정 시스템이 작동하기 전엔 회비만 낼 것”이라고 전했다. 개인 기부를 중단하겠다는 뜻이다.     논란에도 불구하고 정작 신임 정상봉 회장은 구체적인 해결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그는 21일 이사진에 보내는 메시지를 통해 “결산서가 충분히 검토되지 못한 상태에서 표결로 이어진 점, 그리고 재정 시스템이 보다 투명하게 운영되길 바라는 마음에 공감한다”면서 “제도적인 보완 및 운영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표시했다. 최인성 기자 [email protected]한인상의 논란 재정 결산 회장 정상봉 회계 투명성

2025.08.24.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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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열며] 중앙시론 한인사회의 회계 투명성 높이자

올해도 국제정세의 화두 가운데 하나는 미국과 중국의 패권 다툼이다. 반상의 기 싸움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과연 곧 미국을 추월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한 시각차는 팽팽하다. 그럼에도 중국은 절대로 미국을 추월할 수 없다고 단언하는 학자들의 공통된 주장이 있다. 사회 전반의 투명성이 담보되지 않으면서 최고의 선진국이 된 사례가 없고, 중국의 사회·경제 구조는 이와는 거리가 멀다는 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한국에서도 ‘투명성’은 정치를 넘어 경제·기업·사회 전반에서 요구되는 필요충분조건이 된 지 오래다. 이는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근본적인 힘이고, 공정한 사회로 나아가는 초석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가을 서울을 방문한 적이 있다. 모처럼 친지들을 만나 얘기하다 보니 자연히 정치로 화제가 옮겨갔다. 어떻게 법조인 윤석열은 대통령에 당선됐으며, 내우외환의 소용돌이 속에서 어떻게 대한민국호의 항로를 잡아야 할까?  이구동성으로 부정부패 고리를 끊고, 투명성을 보장하지 않으면 더 이상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 윤 대통령은 재임 동안 ‘법치주의’의 뿌리만 내려놓아도 성공한 정권이라는 것이 주류였다. 또한 민주주의의 본질적 요소인 법치주의를 실현하기 위한 방법으로 특히 기업과 정부, 사회단체 등 각 조직에서 회계 투명성 확보를 들었다. 선진국의 길목에서 선택이 아닌 필수이기 때문이다.     이는 미주 한인사회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미주 한인사회는 올해로 이민 120주년을 맞는다. 한인 1세대들은 1903년 하와이에 도착한 이래 이역만리 낯선 땅에서 개척정신 하나만으로 당당히 주류사회에 도전했다.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이제는 주류정치권도 무시하지 못할 정도로 한인사회는 급성장했다. 그럼에도 내부를 들여다보면 많은 한인 단체들은 아직도 구멍가게 운영과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상당수의 단체에서 회계 불투명으로 인한 부작용이 속속 노출되고 있다.   실례로 애틀랜타의 경우 지난 34대 한인회는 회계 불투명으로 임기 내내 지탄을 받았으며, 급기야 당시 회장은 전직한인회장모임에서 퇴출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이를 시정하고자 나선 35대 한인회도 어설프기는 마찬가지다. 지난해 연말 총회에서의 회계 감사 발표의 내용과 절차는 합리적 의심을 갖기에 충분하다. 정상 회계감사와는 거리가 멀었기 때문이다.   비단 여기뿐이랴. 상당수의 한인조직도 도진개진이다. 지난해 지역 한인사회를 경악하게 했던 비영리단체 팬아시안커뮤니티센터(CPACS)의 분규사건도 주원인은 회계 불투명에서 초래됐다.  이름을 대면 알 수 있는 봉사단체들도 아직 회계상황을 제대로 공개한 적이 없다고 한다. 지역 한인들이 이웃을 섬기라고 쌈짓돈을 내어 지원한 대가이다.   한인 사회의 중심축인 종교단체들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각종 분규사태는 알고 보면 대부분 회계의 불투명에서 시작됐다. 물론 일부에서는 회계감사를 강화하는 등 회계 투명성 확보를 위해 많은 노력을 했고, 또 하고 있다. 그렇지만 한인 사회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도 회계 투명성을 더욱 높여야 한다. 다소의 비용과 노력이 든다고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계묘년 검은 토끼해를 맞아 큰 단체이든 작은 모임이든 회계 투명성을 높이는 데 관심을 기울여보자.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다. 권영일 / 애틀랜타 중앙일보 객원 논설위원하루를 열며 중앙시론 한인사회 미주 한인사회 회계 투명성 정상 회계감사

2023.01.22. 17:50

[중앙시론] 한인사회의 회계 투명성 높이자

올해도 국제정세의 화두 가운데 하나는 미국과 중국의 패권 다툼이다. 반상의 기 싸움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과연 곧 미국을 추월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한 시각차는 팽팽하다. 그럼에도 중국은 절대로 미국을 추월할 수 없다고 단언하는 학자들의 공통된 주장이 있다. 사회 전반의 투명성이 담보되지 않으면서 최고의 선진국이 된 사례가 없고, 중국의 사회·경제 구조는 이와는 거리가 멀다는 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한국에서도 ‘투명성’은 정치를 넘어 경제·기업·사회 전반에서 요구되는 필요충분조건이 된 지 오래다. 이는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근본적인 힘이고, 공정한 사회로 나아가는 초석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가을 서울을 방문한 적이 있다. 모처럼 친지들을 만나 얘기하다 보니 자연히 정치로 화제가 옮겨갔다. 어떻게 법조인 윤석열은 대통령에 당선됐으며, 내우외환의 소용돌이 속에서 어떻게 대한민국호의 항로를 잡아야 할까?  이구동성으로 부정부패 고리를 끊고, 투명성을 보장하지 않으면 더 이상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 윤 대통령은 재임 동안 ‘법치주의’의 뿌리만 내려놓아도 성공한 정권이라는 것이 주류였다. 또한 민주주의의 본질적 요소인 법치주의를 실현하기 위한 방법으로 특히 기업과 정부, 사회단체 등 각 조직에서 회계 투명성 확보를 들었다. 선진국의 길목에서 선택이 아닌 필수이기 때문이다.     이는 미주 한인사회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미주 한인사회는 올해로 이민 120주년을 맞는다. 한인 1세대들은 1903년 하와이에 도착한 이래 이역만리 낯선 땅에서 개척정신 하나만으로 당당히 주류사회에 도전했다.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이제는 주류정치권도 무시하지 못할 정도로 한인사회는 급성장했다. 그럼에도 내부를 들여다보면 많은 한인 단체들은 아직도 구멍가게 운영과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상당수의 단체에서 회계 불투명으로 인한 부작용이 속속 노출되고 있다.   실례로 애틀랜타의 경우 지난 34대 한인회는 회계 불투명으로 임기 내내 지탄을 받았으며, 급기야 당시 회장은 전직한인회장모임에서 퇴출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이를 시정하고자 나선 35대 한인회도 어설프기는 마찬가지다. 지난해 연말 총회에서의 회계 감사 발표의 내용과 절차는 합리적 의심을 갖기에 충분하다. 정상 회계감사와는 거리가 멀었기 때문이다.   비단 여기뿐이랴. 상당수의 한인조직도 도진개진이다. 지난해 지역 한인사회를 경악하게 했던 비영리단체 팬아시안커뮤니티센터(CPACS)의 분규사건도 주원인은 회계 불투명에서 초래됐다.  이름을 대면 알 수 있는 봉사단체들도 아직 회계상황을 제대로 공개한 적이 없다고 한다. 지역 한인들이 이웃을 섬기라고 쌈짓돈을 내어 지원한 대가이다.   한인 사회의 중심축인 종교단체들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각종 분규사태는 알고 보면 대부분 회계의 불투명에서 시작됐다. 물론 일부에서는 회계감사를 강화하는 등 회계 투명성 확보를 위해 많은 노력을 했고, 또 하고 있다. 그렇지만 한인 사회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도 회계 투명성을 더욱 높여야 한다. 다소의 비용과 노력이 든다고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계묘년 검은 토끼해를 맞아 큰 단체이든 작은 모임이든 회계 투명성을 높이는 데 관심을 기울여보자.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다.  권영일 / 애틀랜타 중앙일보 객원 논설위원중앙시론 한인사회 투명성 미주 한인사회 회계 투명성 정상 회계감사

2023.01.11.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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