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광장] 흑인들의 코로나 백신 접종을 돕자
많은 애틀랜타 한인들이 흑인 커뮤니티를 대상으로 비즈니스를 한다. 뷰티서플라이 등 흑인 고객이 대다수인 비즈니스도 있고, 윙가게나 그로서리, 셀폰 가게처럼 흑인 거주지역에서 흑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비즈니스도 많다. 그런 만큼 흑인들의 코로나19 문제는 한인업주 및 그 가족들의 문제가 된다. 애틀랜타에도 한인 비즈니스 직원 또는 고객이 코로나19에 감염된 사실이 뒤늦게 발견돼 부득이하게 가게 문을 닫는 일이 많다. 한인 비즈니스 매상은 떨어지고 직원 구하기는 어려우며, 코로나19 감염이 지역사회에 소문이 나서 고통을 겪는 것은 물론이다. 그런 점에서 한인들이 흑인사회의 코로나19 및 백신 현황에 대해 판단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현재 흑인들의 코로나19 사망률은 백인 및 아시안에 비해 매우 놓으며, 반면 백신 접종률은 타 인종에 비해 낮다. 흑인들의 이같은 낮은 접종률은 백신 거부(anti-vaxxers) 또는 음모론 때문은 아니다. LA 와츠 헬스케어 코퍼레이션(Watts Healthcare Corporation)의 최고의학책임자인 올리버 브룩스 박사(Dr. Oliver Brooks)는 흑인들의 낮은 백신 접종률 원인으로 백신 접종소 부족, 근무로 인한 백신 접종 시간 부족, 백신 부작용에 대한 두려움 등을 지적한다. 브룩스 박사는 또 정부 의료기관에 대한 흑인들의 불신을 지적한다. 그는 “흑인들은 노예로 이 나라에 살기 시작하면서부터 의료당국에게 잘못된 대우를 받아왔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다수의 의대는 해부실습용 시신으로 흑인의 시신을 사용해왔다고 그는 지적했다. 가장 유명한 사례는 앨라배마주 터스키키 실험 사건(Tuskegee experiment)이다. 앨라배마의 미국 보건서비스부 실험(US Public Health Service experiment in Alabama)이라고도 불리는 이 사건은 미국 정부가 매독을 치료하지 않을 경우 어떤 증상을 보이는지 파악하기 위해 흑인 남성들에게 40여년동안 매독 치료를 거부한 일이었다. 정부 의료기관에서 수십년간 치료를 받았는데, 사실은 성병 실험대상이었다는 사실은 흑인들에게 정부에 대한 불신을 주기 충분했다. 현재 흑인들은 통증 치료나 심장병 치료를 덜 받는 편이다. 브룩스 박사는 “이 같은 상황은 통계로 증명되고 있다. 현행 의료체계에 대한 흑인들의 불신은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흑인 여성 알바 브래넌(Alva Brannon)의 사례는 흑인들이 현행 의료 보건체계를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좋은 예이다. 브래넌의 아버지는 터스키기 실험의 일환으로 매독을 치료받지 못한 과거가 있다. 결국 브래넌 역시 자궁 내에서 매독에 걸렸고 어렸을 때 시력을 잃었다. 결국 어머니가 법원 명령을 받아온 후에야 브래넌은 각막이식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브래넌은 의사에게 백신 접종 권유를 받았을 때 단호하게 “싫다”고 말했다. 백신이 내 몸에 해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며칠 후 그녀는 교회에서 전화를 받았다. 교회에서 단1회만 접종받으면 되는 얀센 백신(Johnson and Johnson) 접종소를 준비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 전화를 하느님의 부름이라고 생각하고 백신을 맞기로 했다”며, 자식과 친지들에게도 백신을 접종받으라고 권유했다고 말했다. 흑인들의 코로나19 상황 및 백신 접종 상황을 파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흑인들이 우리 한인 비즈니스의 직원 또는 고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인들도 우리 주변의 흑인들의 건강상태를 살펴보고 백신 접종을 거듭 설득하는 것이 한인사회 및 가족들의 건강을 지키는 방법이다. 이종원 / 변호사
2021.10.14. 13: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