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E, 구금자 외부 연락 의도적 차단
이민세관단속국(ICE)이 불체 단속에서 체포한 구금자들을 가족이나 변호사와 멀리 떨어진 시설로 잇따라 이송하면서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비판이 거세다. 일부에서는 이러한 조치가 구금자의 가족 연락과 지역 변호사의 법적 대응을 의도적으로 어렵게 만들려는 전략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지난 24일 온라인 매체 LA 프로그레시브는 수십 명의 ICE 구금자가 지난 6월 워싱턴주 타코마 노스웨스트 ICE 구금 시설에서 알래스카 앵커리지 교정복합시설(ACC)로 이송되는 과정에서 극심한 인권 침해를 겪었다고 보도했다. 두 지역 간 거리는 약 2400마일이다. 보도에 따르면 구금자들은 포박된 채 해안경비대 항공기 화물칸에 태워졌으며, 좌석이나 화장실조차 제공받지 못했다. 이동 당일 제공된 식사는 빵 한 조각과 치즈, 물 한 병이 전부였다. 이송 과정에서 개인 소지품을 챙기지 못해 가족 연락처나 변호사 정보가 담긴 서류도 빼앗겼다. 이에 따라 연락이 두절되고 법적 대응권마저 제한됐다는 증언이 잇따랐다. 실제 마이애미에서 타코마를 거쳐 또다시 다른 지역으로 이송된 루이스 페랄타는 “변호사와 연결할 방법이 전혀 없었다”며 “계속된 이송은 끔찍한 경험”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이러한 장거리 이송은 더욱 빈번해졌다. 인권단체 ‘휴먼 라이츠 퍼스트’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ICE 항공 이송은 전년 동기 대비 43% 늘었다. 더욱이 1회 이상 시설간 이동도 증가했다. LA타임스 분석에서도 올해 1~7월 ICE 구금자의 12%가 네 차례 이상 시설 간 이송을 겪어 전년 대비 두 배에 달했다. 셋타레 간데하리 구금 감시 네트워크 디렉터는 “이송은 구금자가 불만을 제기하거나 변호사를 접촉하지 못하게 만드는 억제 수단”이라며 “ICE 시스템에 내재된 의도적 보복 행위”라고 지적했다. 알래스카 ACC에 도착한 구금자들은 ▶과밀 수용 ▶전화 사용 불가 ▶운동장 출입 제한 등 열악한 환경에 수 주 동안 방치됐다. 한 구금자는 소지품 반환을 요구했다가 교도관의 페퍼 스프레이 난사로 극심한 호흡 곤란을 겪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이는 ICE가 자체 규정을 위반한 사례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미국시민자유연맹(ACLU) 알래스카 지부는 “민간 구금자는 다른 수감자들과 마찬가지로 동등한 수준의 인권 보호를 받아야 마땅하다”며 “그러나 ACC는 범죄자조차 안전하게 수용하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ICE와 주 교정청을 강하게 비판했다. 한편, 올해 불체 단속에 검거된 이들의 평균 구금 기간은 약 24일이었으며, ICE 구금 시설에 수감된 인원 가운데 63%가 결국 본국으로 추방됐다. 김경준 기자구금자 장거리 ice 구금자들 강제 이송가족 장거리 이송
2025.09.28. 19: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