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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Roth IRA로 세금 없는 50억불 만들기

델라웨어 주의 상원의원이었던 William V. Roth의 이름을 딴 Roth IRA는 1998년에 도입됐다. 이 계좌는 세금을 이미 낸 돈으로 불입한다. 그래서 불입할 때는 세금 공제가 없다. 대신 불입 후 5년이 지나고 59세 반이 넘은 뒤 인출할 경우 원금은 물론 투자 수익까지 전액 비과세다.    Roth IRA 이전에 우리가 흔히 말하던 IRA는 지금의 Traditional IRA다. 불입할 때 세금을 줄여주고, 운용 중에는 과세를 미뤄주며, 은퇴 후 인출할 때 세금을 내는 구조였다. Roth IRA의 등장은 “지금 세금을 낼 것인가, 나중에 낼 것인가”라는 선택지를 납세자에게 던져준 셈이다.   Roth IRA의 폭발적인 잠재력을 초기에 간파한 사람 중 하나가 페이팔 공동 창업자 피터 틸(Peter Thiel)이었다. 1999년, 당시 서른한 살이던 그는 연간 한도였던 2,000달러를 자신의 Roth IRA에 넣었다. 그리고 그 돈으로 비상장이던 페이팔 주식을 한 주당 0.1센트도 안 되는 가격에 매입했다. 3년 뒤인 2002년, 페이팔은 주당 15달러에 상장됐고 eBay에 매각되면서 주가는 수백 배 뛰었다. 이후 그는 자신의 Roth IRA 자금으로 Facebook 등에 재투자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2019년 기준 그의 Roth IRA 계좌 잔액은 약 50억 달러, 원화로 약 7조 원에 달했다. 그가 59세 반이 되는 2027년 4월 11일 이후 이 돈을 인출한다면 원칙적으로 연방소득세는 한 푼도 없다. 세금 없는 7조 원이니 세금을 고려하면 10조 원쯤 되는 돈이다.   미래의 세금을 걱정하지 않고 은퇴 자금을 마련하고 싶은 납세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제도가 바로 Roth IRA다. 불입할 때는 세금 공제가 없지만,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은퇴 후에는 원금과 수익 모두를 세금 없이 인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가 IRA 제도를 만든 본래 목적은 부자의 자산 증식이 아니라 중산층의 은퇴 준비다. 그래서 일정 소득을 초과하는 고소득자는 원칙적으로 Roth IRA에 직접 불입할 수 없도록 제한되어 있다.   그렇다고 Roth IRA가 불입 시점에 아무런 세제 혜택도 없는 것은 아니다. 일정 소득 요건을 충족하는 납세자는 Saver’s Credit을 통해 Roth IRA 불입액의 일부에 대해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다만 이 크레딧은 non-refundable이기 때문에 실제로 납부할 세금이 있어야만 혜택을 볼 수 있고, 저소득층의 은퇴 준비를 유도할 목적의 크레딧인 만큼 실질적인 혜택을 받는 경우는 많지 않다. 게다가 full-time 학생이나 18세 미만인 경우에는 아예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결국 Roth IRA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만능 절세 상품이라기보다는, 소득•나이•세금 구조가 맞아떨어질 때 진가를 발휘하는 제도이다.   Roth IRA에 불입한 원금은 가입한 다음 날 찾아도 세금이 없다. 하지만 불어난 수익금은 다르다. 조건을 충족하면 불어난 돈에 대해서 비과세이지만 59세 반이 되기 전에 Roth IRA에 있는 돈을 미리 인출하면 원금은 비과세지만, 불어난 돈에 대해서는 세금은 물론 10% 벌금까지 내야 한다. 은퇴 자금이니 나이가 들어서 찾으라는 이야기다.   요즘은 Roth IRA를 이용해서 틸과 같이 세금 없는 50억 불을 만들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IRS가 비상장 주식의 가치를 예전보다 훨씬 엄격하게 관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만일 의도적으로 지나치게 싼 값에 자기 회사 주식을 자신의 Roth IRA 계좌에 넣었다면, 금지된 거래 또는 가치를 저평가한 자기 거래(self-dealing) 의혹으로 거래 자체가 불법이 되어 Roth IRA 자체가 무효화될 수도 있다. (변호사, 공인회계사)     손헌수손헌수 활력 roth ira 세금 공제 ira 제도

2026.02.19.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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