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 250만명 다녀간 ‘미국판 성심당’… 100년 넘은 빵집 [미국 어디까지 가봤니]
“밀가루를 주원료로 하여 소금, 설탕, 버터, 효모 따위를 섞어 반죽하여 발효한 뒤에 불에 굽거나 찐 음식, 서양 사람들의 주 음식”을 우리는 ‘빵’이라고 한다. ‘빵’은 포르투갈어 'pão'가 일본에 전해지면서 '빵(パン, 판)'으로, 그리고 한국에 유입되면서 ‘빵’으로 자리 잡은 외래어이다. 빵은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음식들 중 하나이며, 신석기 시대부터 만들었다고 한다. 시간이 흐르면서 빵은 산업화되고, 기계화로 대량 생산되면서 세계인들의 주식으로 사랑받고, 한국에서도 식생활 개선으로 빵 소비가 급속하게 증가되었다. ‘빵은’ 기본적 생계 유지 수단이자 필수적인 음식이며, 종교적으로는 영혼의 양식, ‘빵’을 나누는 행위는 공동체 의식과 화합을 다지는 의미로, ‘빵’의 보급은 사회적 안정을 뜻하는 등 ‘빵’은 먹는 것 이상의 의미를 역사적, 종교적, 문화적으로 갖고 있다. 한국의 빵 소비자 물가 지수는 138.61(2020년=100)로 미국, 일본, 유럽 등 다른 나라보다도 비싸 빵과 인플레이션을 조합한 '빵플레이션'이라는 단어가 유행하고, 요즘은 '990원 소금빵'이 화제가 되고 있을 정도이다. ‘성심당(聖心堂)’이라는 빵집은 ‘대전의 성심당’이 아닌 ‘성심당이 있는 대전’이라고 할 정도로 유명해서, 수많은 사람들을 대전에 오게 만든다고 할 정도니 ‘빵’ 사랑들이 대단하다. 캘리포니아 인요카운티(Inyo county)에 있는 비숍(Bishop)은 오웬스밸리(Owens Valley) 북쪽 끝 부근, 고도 4,15피트(1,260m)에 위치한, 인구 4000 명도 안 되는 조그만 도시이다. 1861년 새뮤얼 애디슨 비숍(Samuel Addison Bishop)은 오웬스밸리가 소를 기르기에 적합한 곳이라 판단하여 지금의 포트 테혼(Fort Tejon)에서 소 600마리와 말 50 마리를 끌고 오웬스밸리에 도착하여 세인트 프랜시스 목장(San Francis Ranch)을 설립하고, 캘리포니아와 경계에 있던 네바다주 오로라(Aurora)의 광부들에게 소고기를 팔았다. 참고로 그 당시 오로라의 주민 중 한 명이 사무엘 클레멘스(Samuel Clemens)였는데, 그는 나중에 마크 트웨인(Mark Twain)이라는 필명으로 미국 최고의 작가가 된다. 그의 이름을 따서 도시의 이름을 짓게 된다. 19세기 후반에는 로스앤젤레스가 커지면서 물이 부족해지게 되자, 비숍이 있는 오웬스밸리의 물을 로스앤젤레스로 끌어가면서 오웬스밸리에 살던 많은 사람들이 떠나게 되었고, 오웬스밸리와 로스앤젤레스의 갈등은 잭니콜슨이 주연한 1974년 영화 〈차이나타운〉의 모티브가 된다. 지금은 LA 수자원 보호로 비숍은 아름다운 자연을 그대로 보존할 수 있게 되었다. 비숍에는 한 해 250만명(2021년 기준)이 찾아오는 빵집이 있다. 에릭 샤츠 베이커리(Erick Schat's Bakkerÿ)라는 곳으로 1903년 비엔나 출신의 쇼흐 가족이 시작한 빵집이다. 미국 서부에 이주하여 양치기로 일했던 바스크 이민자들을 위해 빵집을 세웠는데, 돌 오븐을 사용하여 빵을 굽는 것으로 유명했다. 1950년 네덜란드 위트레흐트에서 온 잭 샤츠(Jacob "Jack" Schat)가 이곳에서 일을 하게 되었고, 샤츠는 결국 이 곳을 인수하였다. 아들인 에릭이 2021년까지 사장으로 있으면서 이름을 에릭 샤츠 베이커리로 바꿨다. 캘리포니아 395번 도로를 따라 여행하는 사람들의 명소가 된 이 빵집에 가장 유명한 빵은 양치기 빵이다. 옛 방식 그대로 지금도 구워 바스크 지역 고유의 맛을 보존하고 있다. 이 밖에도 전통적인 빵들의 종류도 다양하고, 바삭한 빵과 신선한 재료로 만든 샌드위치도 맛있어서, 많은 관광객들이 이곳을 찾는다. 100년이 넘은 빵집 하나가 소도시 비숍을 두 번 세 번 오게 하니, 웬만한 유적지와 자연 경관보다 낫다고 할 수 있겠다. 비숍에는 빵만 있는 것은 아니다. 2000개가 넘는 볼더링(Bouldering)이 있는 암벽 등반의 성지이기도 하고, 주변에 험프리스 산 (4,263m), 화이트 마운틴 피크 (4,341m), 톰 산 (4,163m), 베이슨 산 (4,019m) 등이 있어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이 온다. 또한 “세계 노새의 수도”인 비숍에는 매년 메모리얼 데이에 6일간 노새 축제인 ‘비숍 뮬 데이즈(Bishop Mule Days)’가 열린다. 1969년 시작한 이 축제는 현재 700마리가 넘는 노새들이 181개 종목에 참여하는 미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노새 축제가 되었다. 특히 395번 도로를 따라 메모리얼 데이 전날 아침에 열리는 도보 또는 노새나 말만 가능한 퍼레이드가 아주 유명해 많은 사람들을 이 도시에 오게 만든다. 또 오래된 나무들이 있는 숲인, ‘고대 브리스틀콘 소나무 숲(Ancient Bristlecone Pine Forest)’이 비숍 주변에 있다. 이 숲에는 4800년이 넘는 수명을 가진 메투셀라(Methuselah pine tree)와 트레일(Methuselah Grove trail)이 있어 방문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캘리포니아 남부에 사는 사람들에게 비숍은 단풍으로도 유명하다. 매년 10월이 되면 한국에서는 사시나무라고 하는 아스펜 나무(Aspen trees)가 만드는 노란 빛이 이 도시를 물들게 한다. 아스펜델(ASPENDELL) 마을에서 사브리나 호수(Lake Sabrina)에 이르는 길은 황금빛 잎새들로 반짝여 가을이 색으로 왔음을 알 수 있다. 높은 곳에 있어 거울처럼 맑은 사브리나 호수는 노란 빛을 투영해 이 곳만의 절경을 만든다. 푸른투어는 10월에 단풍을 만나러 비숍을 가는 일정이 있으니, 입도 즐겁고 눈도 즐겁고 싶은 사람들은 푸른투어에 문의해 보기를 바란다. (213-739-2222)미국 성심당 음식 서양 samuel clemens samuel addison
2025.10.07. 1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