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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호의 아웃도어 라이프] 붉은 바위·신비한 지형이 빚은 절경, 불의 계곡

라스베이거스에서 북쪽으로 1시간 운전 거리인 불의 계곡은 그 이름에서 정열적인 색채를 예감할 수 있다.   불의 계곡은 기원전 300년 전부터 아나사지 푸에블로 등 미국 원주민들의 정착지였으며, 지금도 공원 곳곳에 남아 있는 그림 문자들을 통해 그들의 생활 모습을 엿볼 수 있다.   메마른 기후답게 공원 내에 나무는 거의 찾아볼 수 없고, 사막성 식물들이 많이 자란다.   수많은 동물이 살고 있는데, 각종 파충류와 토끼, 스컹크, 여우, 코요테, 큰뿔산양 등이 있다. 특히 산양들의 개체 수가 많아 아침나절에 메스퀴트콩을 뜯어 먹는 산양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메마르고 척박한 듯하지만, 붉은 바위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불의 계곡은 각종 볼거리로 가득 차 있다.   이틀 이상 여유를 가지고 둘러보면 좋지만, 시간적 제한으로 몇 군데만 선택해야 한다면 다음 장소들을 들러보면 좋다.   먼저 15번 프리웨이에서 서쪽 입구로 들어서서 파이어 케이브를 둘러보자. 불타는 듯한 붉은 바위들 속에 구멍이 숭숭 나 있고, 크고 작은 아치들이 보인다. 악마의 놀이터처럼 기이한 모습의 붉은 바위들이 늘어서 있어 둘러보노라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그리고 이웃하는 아치 바위(Arch Rock)와 미국 원주민들의 상형문자가 있는 아틀라틀 바위(Atlatl Rock)를 만나게 된다. 아치 록은 큰 바위 위에 제법 큰 아치가 만들어져 있어 사진 촬영하기에 좋다. 그리고 이웃하는 아틀라틀 바위는 원주민들의 암각화를 보존해 놓았다.   좀 더 들어가 방문자 센터를 둘러보자. 공원의 지형 형성 과정과 서식하는 동식물에 대해 배울 수 있고, 공원 지도도 얻을 수 있다.   공원 뒤편으로 공원을 남북으로 연결하는 화이트 돔스 로드(White Domes Road)를 따라 올라가면 멋진 풍경이 펼쳐진다.   붉은색과 회색 바위무더기 사이로 어우러져 뻗어 있는 도로는 미서부를 배경으로 한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하다.   화이트 돔스 로드에는 여러 개의 짧은 트레일과 뷰포인트들이 있다. 먼저 마우스 탱크 트레일을 둘러보자. 서부 시대에 마우스란 별명을 가진 원주민이 백인을 살해한 후 이곳에 숨어 지내면서 바위에 갇힌 물로 연명했다는 곳이다.   왕복 0.75마일로 약 30분 정도에 다녀올 수 있는데, 가는 길목에 바위에 약 4000년 전부터 그려진 수많은 상형문자를 볼 수 있다.   다음으로 만나는 파이어 웨이브가 아주 멋지다. 주차장에서 왕복 1시간 정도 소요되지만, 공원 안에서 가장 인상적인 곳이어서 꼭 둘러보길 권한다.   처음에는 커다란 바위산을 바라보며 걷다가, 회색 바위에 붉은색으로 회오리치는 문양이 둘린 바위를 만난다.   그 모양새가 신비롭고 고상하여 커다란 도자기를 보는 듯하다. 파이어 웨이브를 지나 우측으로 계속 걸으면서 세븐 원더스라는 특이한 지형들을 거쳐 원을 그리며 주차장으로 돌아올 수 있다.   그다음으로 화이트 돔 로드를 끝까지 들어가면 거대한 회색 바위가 좌우로 도열한 인상적인 화이트 돔에 도착한다.   바위 돔 아래편으로 또 다른 바위산들이 펼쳐지는데, 모랫길을 내려가면 조그마한 분지를 만난다.   여기서 작은 구조물과 안내문을 볼 수 있다.   이곳에서는 버트 랭커스터, 리 마빈, 로버트 테일러 주연의 1966년작 더 프로페셔널이 촬영되었는데, 세트장의 일부가 남아 있어 방문하는 재미를 더해준다.   영화 촬영 장소를 지나면 폭이 좁은 슬롯 캐니언을 통과한 후 원을 그리며 주차장으로 돌아오게 된다.   이 외에도 공원 동쪽으로 가면서 7자매 바위라는 좋은 쉼터가 있다. 사람을 닮은 거대한 바위들 사이로 화장실과 피크닉 테이블이 준비되어 있어 점심을 먹거나 쉬어 가기에 아주 좋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동쪽 입구에서 코끼리 바위를 만날 수 있다. 아치형의 바위인데, 몸집이 크고 코가 길게 뻗은 코끼리를 완전히 빼닮았다.   공원에는 아늑하고도 깨끗한 3곳의 캠핑장이 있다. 그 가운데 아틀라틀 캠핑장은 수세식 화장실에 샤워 시설도 갖춰져 있어 아주 편하게 지낼 수 있다.   사막 기후인 만큼 여름철에는 120도를 웃돌다가 겨울밤에는 영하로 떨어진다. 공원을 방문하는 시기는 봄, 가을, 겨울이 좋다.   공원을 둘러본 후 동쪽 입구로 나와 167번 국도를 따라 레이크 미드, 후버 댐을 돌아보는 여정도 함께하면 좋은 여행이 된다. 김인호   지난 20년간 미주 중앙일보에 산행 및 여행 칼럼을 기고하였으며 유튜브 채널 '김인호 여행작가'를 운영하고있다.김인호의 아웃도어 라이프 바위 valley 아치 바위 불의 계곡 공원 지도

2025.02.20.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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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호의 아웃도어 라이프] 죽음의 계곡에는 오아시스가 있다

알래스카를 제외한 미국에서 가장 큰 국립공원인 데스밸리(Death Valley)는 워낙 지역이 넓어 주요 장소들만 돌아본다고 해도 며칠이 걸린다. 숙박장소 선정이 중요한데 국립공원 안에는 숙박 장소의 선택 여지가 많지않다. 호텔이나 캠핑장은 가장 큰 마을인 퍼니스 크릭(Furnace Creek)과 스토브 파이프 웰스(Stovepipe Wells)에 있고 그외에는 거리가 많이 떨어진 외곽에 있다.   데스밸리 관광의 중심지는 퍼니스 크릭이라고 할 수 있다. 반경 10마일 이내에 공원의 주요 명소들이 모여있기 때문이다.   퍼니스 크릭에는 '랜치 앳 데스밸리(Ranch at Death Valley)'와 '인 앳 데스밸리(Inn at Death Valley)'라는 2개의 호텔이 있다. 랜치 앳 데스밸리에는 호텔 외에 식당과 마켓이 있고 주유소가 인근에 있어 지내기에 불편함은 없다.   분위기 또한 좋은데 사막 한가운데 있는 오아시스 리조트에 온 기분이 든다. 그리고 보렉스 박물관이 있어 데스밸리의 역사를 둘러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곳의 물가는 상당히 비싼데 마켓의 물품은 LA의 거의 2배가량 된다. 방은 시즌에 따라 다르지만 하루에 약 300달러 정도이다.   퍼니스 크릭에는 데스밸리에서 가장 고급 호텔인 인 앳 데스밸리도 있는데 외관부터 고풍스러워 보인다. 객실은 팜트리 숲 속에 마련되어있고 하루 숙박료가 400달러 정도다.   퍼니스 크릭에는 캠핑장이 많다. 예약 가능한 퍼니스 크릭 캠핑장과 선착순으로 사용하는 텍사스 스프링스 그리고 선셋 캠프장이 있다.   겨울 성수기에는 대부분 캠핑장들이 만원이다. 하지만 선셋 캠핑장은 거의 항상 빈자리가 있다. 넓은 주차장 같은 자리에 테이블도 없는 곳이지만 수세식 화장실이 갖추어져 있어 아쉬운 데로 지낼만하다. 아쉽게도 어느 캠핑장도 샤워 시설은 없다.   다른 주요 숙박지인 스토브 파이프 웰스에도 호텔과 캠핑장이 하나씩 있다. 이곳의 빌리지 호텔은 하루 250달러 정도다. 호텔 건너편에 캠핑장이 있는데 그늘이 없어 주차장에서 텐트를 치는 기분이다. 그래도 수세식 화장실이 완비되어있다.   데스밸리 북쪽은 더욱 열악하다. 호텔이나 모텔은 없고 유일하게 메스킷 캠핑장이 있는데 이곳은 외진 곳이어서 마켓이나 주유소등 편의 시설도 전혀 없다.   이곳을 올 때는 자동차에 개스를 가득 채워서 와야하는데 스토브 파이프 웰스 주유소가 한 시간 운전거리다. 메스킷 캠핑장은 선착순으로 사용하며 자리가 외진 반면 조용하고 아늑한 분위기여서 데스밸리의 광활함과 푸근함을 동시에 느껴 볼 수 있다.   가장 안전하고 편하게 데스밸리를 둘러보려면 퍼니스 크릭에서 묵으면서 자동차로 주요 포인트들을 다녀오는 게 좋다.   데스밸리 방문 성수기는 10월에서 다음해 4월까지이다. 봄 가을 겨울이 방문 적기이며 여름철에는 너무 더운 곳이라 여행을 삼가는 게 좋다.   데스밸리를 남쪽에서 북쪽 끝까지 관통한다면 남쪽에서는 퍼니스 크릭에서 북쪽에서는 메스킷 캠핑장에서 지내면 좋다. 캠핑할 수 없다면 데스밸리 북쪽은 아침에 출발해서 하루 안에 돌아와야 한다.   북쪽 지역은 비포장 도로가 많다. 오프로드 자동차라면 문제가 없지만 일반 승용차라면 비포장도로 주행은 삼가도록 한다.   데스밸리 출입구가 동서남북으로 나있고 공원 내에서도 운전거리가 상당하다. 겨울철에는 해가 일찍 진다. 캄캄한 밤길에 운전을 하는 게 위험할 수 있으므로 지도를 보고 숙박장소를 잘 계획해서 즐겁고 안전하게 여행하자.   김인호   지난 20년간 미주 중앙일보에 산행 및 여행 칼럼을 기고하였으며 유튜브 채널 '김인호 여행작가'를 운영하고있다.   김인호의 아웃도어 라이프 오아시스 valley death valley 데스밸리 북쪽 크릭 캠핑장

2023.12.28.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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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너리에서 힐링을 맛보다…나파밸리(Napa Valley)

뭘 하지 않아도 되는 자유를 맘껏 누리고 싶다면 나파밸리만 한 곳이 없다. LA에서 차로도, 항공편으로도 쉽게 갈 수 있는 나파밸리는 대도시에서는 느낄 수 없는 고즈넉하면서도 평화로운 분위기를 제대로 만끽할 수 있다. 게다가 미식의 본고장답게 미슐랭 스타 식당을 비롯해 세계적으로 유명한 식당들과 먹거리, 그리고 다양한 와인을 맛볼 수 있는 와이너리까지 원스톱으로 즐길 수 있어 전 세계 미식가들에겐 버킷 리스트로 꼽히는 곳이다. 그래서 초겨울 여행을 떠나야 한다면 바로 주저 없이 나파밸리다.     ▶와인 테이스팅 이렇게   나파밸리의 중심가라 할 수 있는 세인트 헬레나(St. Helena)에 위치한 '클리프 패밀리 와이너리(Clif Family Winery)'는 이 지역에서 가장 유명한 와이너리 중 하나로 다양한 와인 테이스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와인 테이스팅에 어울리는 브루게스타 메뉴들을 판매하는 푸드 트럭이 있어 와인 러버들에게 사랑받는 곳이다. 예약은 웹사이트(cliffamily.com)에서 가능하며 예약이 없어도 자리가 있으면 테이스팅이 가능하다. 또 나파밸리의 작고 조용한 타운인 칼리스토가(Calistoga)내 '선댄스 랜치'에 위치한 '탐버 베이 빈야드(Tamber Bey Vineyards)'에서는 세인트 헬레나 산이 보이는 목장 정원에서 와인을 시음하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 테이스팅 가격은 1인당 50~75달러. 소규모 부티크 와이너리를 방문하고 싶다면 칼리스토가 소재 '브라이언 아덴 와인스(Brian Arden Wines)'가 안성맞춤. 보르도 와인을 전문으로 하는 이 소규모 와이너리에서는 다양한 시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45분간 진행되는 6명 미만 소규모 그룹 테이스팅의 경우 와인 5종류와 안주가 제공된다. 1인당 55달러. 카베르네소비뇽으로 유명한 러더퍼드(Rutherford) 소재 '세코야 그로브 와이너리(Sequoia Grove Winery)'에서는 와인 테이스팅과 함께 제철 요리를 곁들인 와인 페어링에 와인 제조법까지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만약 이탈리아 와인 애호가라면 세인트 헬레나 소재 '베네세레 빈야드(Benessere Vineyards)'를 방문해 보자. 포도밭 야외 테라스에서 이탈리안 품종 와인을 마시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 테이스팅 가격은 1인당 50달러.     ▶뭘 먹을까   나파밸리는 세계에서 거주민 1인당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이 가장 많다는 욘트빌(Yountville)을 비롯해 유명 식당, 푸드트럭, 베이커리 등에서 다양한 맛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다. 나파밸리에서 가장 유명한 식당을 꼽는다면 단연 '더 찰터 오크(The Charter Oak)'다. 아름다운 정원에서 캘리포니아 제철 요리를 즐길 수 있는 이곳에선 스테이크가 치즈 버거와 같은 일견 평범해 보이지만 먹는 순간 남다른 맛을 자랑하는 메뉴를 즐길 수 있다. 보다 다양한 메뉴와 와인을 원스톱으로 즐기고 싶다면 '옥스보우 퍼블릭마켓(Oxbow Public Market)'으로 향하자. 이탈리안, 멕시칸, 일식, 프렌치 식당을 비롯해 샌드위치와 피자, 커피숍, 브루어리, 베이커리, 치즈 & 와인숍 등에서 입맛대로 골라 먹을 수 있다. 이외에도 욘트빌 소재 '애드앤덤(Ad Hoc & Addendum)'은 스타셰프 토마스 켈러 그룹이 운영하는 패밀리 레스토랑으로 가볍게 식사하기 좋은 곳이다. 만약 나파밸리의 정취를 제대로 느껴보고 싶다면 칼리스토가 소재 솔레지 리조트(Solage Resort & Spa)내 '솔바(solbar)'가 제격이다. 야외 테라스가 아름다운 이곳에선 세련된 분위기와 개성 있는 음식을 즐길 수 있다.         ▶뭘 할까   와인 테이스팅 외에도 나파밸리에선 다양한 볼거리, 할거리들이 넘쳐난다. 아름다운 나파밸리 전경을 한 눈에 보고 싶다면 열기구 체험을 해볼 만하다. 석양 무렵 열기구에 올라 1시간가량 나파밸리 평원을 떠다니는 이 특별한 경험은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다. 예약은 웹사이트(napavalleyballoons.com)에서 할 수 있으며 가격은 1인당 299달러. 또 36마일을 왕복하는 나파밸리 와인 트레인(winetrain.com) 탑승도 해볼 만한데 기차에 머무는 시간은 총 3시간. 기차 안에서 4코스 식사와 웰컴 드링크가 제공된다. 그리고 와이너리 두 곳에서 와인 테이스팅도 즐길 수 있다.   또 나파밸리 중심가인 세인트 헬레나는 동네 자체가 아기자기하고 예쁜데다 개성있는 부티크와 고급스런 카페와 식당들이 많아 반나절을 보내기 좋은 곳이다. 이주현 객원기자와이너리 valley 와인 테이스팅 소규모 와이너리 그로브 와이너리

2023.12.07.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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