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입학 준비 등 자원봉사 활동을 해 온 한인 학생들이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최근 대통령 자원봉사상(President's Volunteer Service Award·이하 PVSA) 발급이 중단되면서 학부모, 학생는 물론 비영리 봉사 단체들도 대체할 상을 찾느라 여념이 없다. 연방정부 산하 기관인 아메리콥스(AmeriCorps)에 따르면 PVSA 발급 인증 기관 신청이 지난 5월 27일 부로 잠정 중단됐다. PVSA는 대학 입학을 위해 스펙을 쌓는 주요 수단 중 하나로 이용해 왔다. 아메리콥스는 전국의 자원봉사 활동 등을 관장해 온 곳으로, 연방정부 산하 공익 기관이다. 화랑청소년재단 박윤숙 총재는 “우리는 PVSA 중단 전 자원봉사를 한 모든 학생에게 상을 줘 큰 영향은 없다”며 “일부 소규모 단체에서 PVSA 남발 사례가 있었는데, 이런 경우 자원봉사를 하고도 상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PVSA의 갑작스러운 중단과 관련 아메리콥스 측은 아직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4억 달러에 달하는 아메리콥스 관련 예산을 삭감, 자원봉사 사업 등이 타격을 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청소년 봉사 단체인 파바의 명원식 회장은 “정부 조직과 예산 편성 등에 변화가 생기면서 PVSA도 일단 중단된 것”이라며 “학부모들로부터 문의가 많은데 PVSA 외에 어떤 봉사상이 있는지 조사 중”이라고 전했다. 아메리콥스 측은 PVSA 프로그램 재개일은 미정이며, 잠정 중단 조치 이후 인증 기관의 계정 접속이 불가능하다는 것만 알리고 있다. 다만 아메리콥스 측은 대체 표창 프로그램으로 “백악관에서 주는 '데일리 포인트 오브 라이트 어워드(Daily Point of Light Award)’를 추천한다”고 밝혔다. 고등학생 자녀를 둔 에블린 주(50·어바인)씨는 “아이가 주말마다 틈틈이 자원봉사를 해 왔는데, 갑작스러운 PVSA 중단 소식에 당황스럽다”며 “학부모들은 봉사 기관들에 대체 표창 제도를 물어보는 등 관련 정보들을 공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PVSA는 연령별, 봉사 시간 등에 따라 골드, 실버, 브론즈 레벨 등으로 나뉜다. 일례로 11~15세 사이 청소년의 경우 100시간 이상의 봉사 시간을 이수해야 골드 레벨의 PVSA를 받을 수 있다. 만약 100시간을 이수하는 과정에서 PVSA가 중단됐다면, 표창을 받을 수 없는 셈이다. 엘리트 오픈스쿨 앤디 이 대표는 “(학부모들이) 자녀의 봉사나 리더십 활동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많을 것”이라며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미의회상(Congressional Award)’이 주목받고 있는데, 현재 중단 없이 운영되고 있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크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전문가들도 있다. 대입 진학 상담 등을 하는 AGM 인스티튜트의 리처드 명 대표는 “PVSA 중단과 관련해 많은 전화를 받고 있는데, 대학 입시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PVSA와 같은 표창 프로그램은 대입 사정관에게 체크리스트일 뿐이며, 지원자가 전인적 교육을 어떻게 받았는지 잘 어필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전했다. PVSA는 2003년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지역사회 봉사활동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시작된 프로그램이다. 장열 기자ㆍ[email protected]학부모 봉사상 한인 학생들 학부모 학생 봉사상 발급
2025.07.07. 20:03
UC버클리와 UCLA의 자존심 싸움이 또다시 불붙고 있다. 캘리포니아 최고의 공립대학 타이틀을 두고 소셜미디어(SNS)에서 논쟁은 물론이고, 학교 관계자들까지 나서 설전을 벌이는 등 자존심 대결이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설전은 대학 순위 발표로 유명한 매체 US뉴스앤월드리포트(이하 US뉴스)가 최근 발표한 글로벌 대학 순위 때문에 비롯됐다. UC버클리는 이 대학 순위에서 하버드, MIT, 스탠퍼드 등 쟁쟁한 사립대학 5곳에 이어 공립대학 중 가장 높은 6위를 차지했다. 이어 UC버클리 측은 공식 SNS에 마스코트인 곰 사진과 함께 ‘#1 public’ 해시태그를 올리며 자축했다. 그러자 UCLA 측이 SNS에 ‘Still #1’이라는 게시물을 올리면서 논쟁이 일기 시작했다. UCLA 측이 근거로 내세운 자료는 US뉴스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전국 공립대학 종합 순위였다. 이 순위에서 UCLA는 전국 1위를 차지했다. UC버클리는 그다음이었다. 학교 관계자들도 논쟁에 뛰어들었다. UC버클리 리치 라이언스 총장은 “어린 동생과 경쟁하는 건 쉽지 않다”며 “UCLA가 학부 순위 하나로 모든 걸 증명하려는 의지는 인정하겠다”고 응수했다. UC버클리(1868년)와 UCLA의 설립 연도(1919년)를 빗댄 반박이었다. 그러자 UCLA 매리 오사코 부총장은 “우리는 전국 공립대학 종합 순위에서 8년째 1위를 기록 중”이라며 UC버클리 측의 도발을 일축했다. 반면, 대학 순위는 전국과 글로벌 등 지역과 측정 기준 등에 따라 차이가 발생한다. 시카고대 NORC 연구방법론자 수빅 바라리는 “측정 기준은 조사 때마다 다르다”며 “가중치도 매년 달라진다”고 전했다. 한편, 대학 순위는 학술 연구 실적, 논문 인용, 지역 명성, 졸업률, 교수진 자원, 교수당 평균 담당 학생 수, 논문 인용률 등 다양한 기준을 종합해 결정된다. 글로벌 순위 중 공립대학교만 추리면 UC버클리, 워싱턴대학(University of Washington), UCLA 순이다. 반면, 전국 공립대학 종합 순위에서는 UCLA, UC버클리, 미시간대 순으로 다소 차이가 있다. 정윤재 기자버클리 자존심 대학별 순위표 대학 순위 자존심 대결
2025.07.07. 19:56
성결대학교(총장: 정희석)와 일본 CKTS 주식회사(대표이사: 오오누키 테츠야(大貫 哲也))는 7월 3일 일본 관서국제공항(KIX) 내 CKTS 본부에서 공식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항공서비스 분야의 실질적인 산학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이번 협약은 지난 3년간 성결대학교 학생들이 관서국제공항에서 장기 인턴십을 수행해 온 성과를 바탕으로 이뤄졌으며 양 기관은 교육과 산업현장을 긴밀하게 연결하는 실무 중심의 인재 양성 체계를 더욱 견고히 해 나갈 계획이다. CKTS는 일본을 대표하는 공항 지상조업(그라운드 핸들링) 전문 기업으로 성결대는 매년 복수의 학생을 파견해 공항 현장에서 다양한 실무를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지원해 왔다. 성결대 정희석 총장은 협약식에서 “CKTS 주식회사가 지난 3년간 성결대 학생들을 따뜻하게 맞아주시고, 소중한 현장 경험을 제공해 주신 데 깊이 감사드린다”며 “이번 협약을 계기로 학생들에게 보다 폭넓은 글로벌 실무 기회가 더욱 더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어 정 총장은 현재 관서공항 국제선 여객 터미널에서 지상직 인턴으로 근무 중인 재학생들과, 정규직으로 채용되어 활약 중인 졸업생들을 직접 만나 격려하고 직원 기숙사를 방문해 근무 환경도 살폈다. 정 총장은 이날 협약식에서 취임 당시 밝힌 핵심 비전을 다시 한번 강조하며, “학생들이 국내에만 머무르지 않고 더 넓은 세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글로벌 인턴십 기회를 적극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일본, 싱가포르 등 학생들이 비교적 쉽게 진출할 수 있는 국가의 유력 기업들과 협약을 체결해, 1년간의 유급 해외인턴십을 제공하고 이후 현지 취업까지 이어질 수 있는 실질적인 진로 경로를 열어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성결대학교는 2019년 해외취업지원센터를 개소한 이후, 해외 유수 기업들과의 산학협력을 바탕으로 장기 인턴십과 글로벌 취업 연계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번 CKTS와의 협약은 양국 간 인적 교류는 물론, 대학–기업 간 산학협력의 모범 사례로 주목받고 있으며 향후 관련 전공 개설과도 연계해 글로벌 기업과 함께하는 체계적인 교육–현장 연동 시스템을 더욱 체계화해 나갈 방침이다.
2025.07.07. 19:00
인천대학교(총장 이인재)는 지난 2일 인천대 송도캠퍼스에서 ‘2025학년도 1학기 INU SURPRISE 글로벌 인재 양성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학생들을 위한 하와이 출정식을 개최했다. ‘INU SURPRISE 글로벌 인재 양성 프로그램’은 인천대학교와 미국 하와이주립대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글로벌 교육 프로젝트로, 학생들이 세계 무대에서 요구되는 핵심역량을 함양할 수 있도록 기획된 프로그램이다. 2023학년도에 처음 시행된 이후, 2024학년도부터는 하계방학과 동계방학에 각각 1회씩 연 2회 운영되고 있다. 이번 프로그램에 선발된 학생들은 교과 성적이 매우 우수하고 교내외 비교과 활동에도 적극 참여해 높은 마일리지 점수를 기록한 4명으로, 인천대학교로부터 프로그램 참가비 등을 지원받아 7월 5일부터 20일까지 14박 16일간 미국 하와이주립대 웨스트오아후 캠퍼스를 방문한다. 연수 기간 동안 집중 영어수업, 문화 워크숍, 다양한 현지 액티비티 및 직업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글로벌 마인드를 키울 예정이다. 이날 출정식은 이인재 총장을 비롯한 관계자들과 참여 학생들이 참석한 가운데 ▲프로그램 및 참가 학생 소개 ▲학생 대표 선서문 낭독 ▲총장 격려사 ▲기념사진 촬영 순으로 진행됐다. 이인재 총장은 격려사를 통해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이 글로벌 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는 세계적 인재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인천대학교는 INU SURPRISE 인재 인증제도 및 다양한 교내 비교과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의 역량 개발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관련 프로그램을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2025.07.07. 18:50
영산대학교(총장 부구욱) 항공관광학과 재학생팀이 지난 26일 경주 코모도호텔에서 열린 ‘제98차 한국관광학회 국제학술대회 대학생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 항공관광학과 4학년 김재아‧장예진 학생으로 구성된 인스파이어(inspire)팀은 이 공모전에 경남 거제 관광 활성화 전략을 위한 ‘또 올 거제’라는 제목의 기획안을 제출해 상을 받았다. 이 기획안은 경남 거제의 외도와 지심도의 스토리텔링을 통한 지속가능한 관광 콘텐츠와 상품을 담고 있다. 항공관광학과 김재아 학생은 “지도교수님의 조언에 따라 콘텐츠를 발굴하고 기획안을 제안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져 기쁘다”며 “추후 거제시에 정식으로 제안해 지역관광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관광분야 국내 최대인 한국관광학회가 주관한 올해 공모전은 ‘관광을 통한 사회적 가치 창출 방안’을 주제로 전국 대학생 41개팀이 참가, 치열한 예선을 거쳐 본선에선 8개팀이 열띤 경쟁을 펼쳤다. 지도교수이자 항공관광학과장인 정지영 교수는 “이번 수상은 캡스톤디자인 교과목의 결과물로, 국내 최대규모 관광학 국제학술대회 수상이라 더 뜻깊다”며 “앞으로도 학생들이 문제해결 역량을 기를 수 있는 경험기반학습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부산지역 최초의 4년제 항공특성화학과인 항공관광학과는 최근 2년간 항공사 객실승무원 18명을 합격시켜 동남권 최다 객실승무원 배출을 자랑한다. 또 같은기간, 항공사 지상직도 21명을 배출해 전공취업률 75.5%의 우수한 교육성과를 내고 있다.
2025.07.07. 18:20
계명문화대학교(총장 박승호)와 한국여성경제인협회 대구지회(회장 이창은)는 7월 3일 대구지회 회의실에서 공공조달분야 전문인력 양성과 지역 일자리 창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계명문화대학교 박승호 총장, 한국여성경제인협회 대구지회 이창은 회장을 비롯한 양 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했으며, 협약을 통해 공공조달 분야 인재 양성과 지역경제 발전을 위한 긴밀한 협력체계를 구축해 나가기로 했다. 이번 협약의 주요 내용은 ▲공공조달분야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상호 지원 및 교류 협력 ▲지역 일자리 창출과 경제발전을 위한 협업체계 구축 및 정보교류 ▲계명문화대학교 공공조달학과 활성화를 위한 입시 및 취업 지원 ▲교육과정 개발 및 운영을 위한 인적·물적 협력 ▲기타 협약 목적 달성을 위한 공동사업 추진 등이다. 박승호 총장은 “이번 협약을 통해 공공조달 분야의 전문인재 양성과 더불어 지역사회와 산업계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으며, 이창은 회장은 “협회의 현장 경험과 대학의 교육역량이 결합하여 공공조달 관련 여성 인재 양성과 경제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하게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양 기관은 이번 협약을 계기로 공공조달 분야의 실무 역량을 갖춘 전문인력 양성은 물론, 지역 산업과 교육계의 지속 가능한 상생 모델을 만들어갈 계획이다.
2025.07.07. 0:52
━ 하노이·호치민에서 유학박람회와 국제 포럼 개최… 대학·유학원과 업무협약도 경남정보대학교가 베트남 현지에서 지역 정주형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어 화제다. 경남정보대학교는 지난 4일 베트남 하노이 쉐라톤 하노이호텔에서 해외우수인재 유치를 위한 ‘KIT 유학박람회’와 ‘KIT 국제 거버넌스 구축 포럼’을 개최했다. 이 행사에는 베트남 현지 대학, 유학원 등 67개 관련 기관과 학생, 학부모들이 참여해 성황을 이뤘다. 오전에는 글로벌 요양보호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국제 협력체 출범식과 동시에 KIT 유학박람회가 진행되었다. 유학박람회에는 경남정보대 호텔관광과, 전기수소자동차과, K-뷰티학과, 기계과, 전자공학과, 전기과, 신발패션과 등 7개 학과 교수진과 국제교류처 관계자들이 참여해 입학 설명회, 유학생 상담, 장학제도 안내, 전공별 커리큘럼 소개 등을 진행했다. 이어 국제 거버넌스 구축 포럼에서는 △우수 협력기관(자매대학, 유학원)에 대한 인증서 수여 △경남정보대의 유학생 유치 전략 발표 △한국 비자 정책 변화 소개 △베트남 유학 동향 분석 등 다양한 주제의 발표와 질의응답이 진행되었다. 경남정보대는 이 자리에서 공동 홍보, 정보 공유 체계 구축, 장학제도 개선 등 실질적인 협력 전략을 제시하며, 참석 기관들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았다. 이번 행사는 부산광역시와 경남정보대가 공동 기획한 국제교육 교류 프로젝트로, 베트남 자매대학과 유학원 관계자, 대학생, 학부모 등이 참여해 유학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를 교류하고, 지속 가능한 글로벌 협력체계를 강화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 대학은 이에 앞서 지난 1~3일에는 베러제1직업대학(VRC1), 튀로이대학교(TLU) 등을 방문해 업무 협약(MOU)을 체결했다. 또 호치민으로 이동해 오는 9일까지 현지 유학원들을 방문해 유학을 희망하는 현지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이어갈 계획이다. 경남정보대 김홍길 국제교류처장은 “이번 유학박람회와 국제 포럼은 단순한 유학 홍보를 넘어, 지속 가능한 유학 생태계와 국제 협력 거버넌스를 구체화한 성과”라며 “앞으로도 동남아를 중심으로 글로벌 교육 거점을 확대하고, 해외우수인재 유치 전략을 더욱 정교하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2025.07.07. 0:42
한국기술교육대학교(KOREATECH·총장 유길상) 컴퓨터공학부 한연희 교수와 지창훈 박사과정생·충북대학교 문성태 교수와 송시운 석사과정생 공동연구팀이 7월 2일(수)~4일(금)에 열린 한국정보과학회 주관 한국컴퓨터종합학술대회(KCC 2025)에서 국방소프트웨어 분야 최우수 논문상을 수상했다. 논문 제목은 ‘다중경로 전략 데이터를 활용한 Decision Transformer 기반 안전성 – 효율성 조절형 드론 경로계획 알고리즘’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드론이 정찰·감시·공격 등 다목적 임무를 완수하며 전장의 양상을 뒤집을 수 있음을 입증했다. 이에 따라 완전 자율 비행을 위한 궤적 생성 연구가 빠르게 진화하고 있지만, 임무 특성에 맞춰 안전성과 효율성을 실시간으로 조절할 수 있는 플래너는 아직 드물다. 기존 연구는 주로 비행 거리 단축이나 에너지 절감처럼 ‘효율성 향상’에 초점을 맞췄다. 전통적 플래너에도 안전성과 효율성의 비중을 바꿀 수 있는 파라미터가 존재하지만, 이를 실제 임무에 맞게 손질하려면 숙련된 전문가의 노하우가 필수다. 학습 기반 플래너 역시 궤적 생성 정확도나 학습 속도 면에서는 진전을 보였으나, 생성된 궤적의 안전성과 효율성을 임무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바꾸는 기능은 미흡한 실정이다. 정찰·물류·구조 지원처럼 임무 목표가 뚜렷이 다른 상황에서는 두 요소의 우선순위가 극단적으로 달라지기 때문에, 이를 손쉽게 조율할 수 없으면 임무 성공률에 치명적 장애가 된다. 따라서 복잡하지 않으면서 직관적으로 두 요소를 제어할 수 있는 플래너가 절실하다. 연구진은 이러한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강화학습 기반 Decision Transformer를 활용한 드론 궤적 생성 플래너를 개발했다. 효율성을 중시한 궤적과 안전성을 강조한 궤적을 모두 학습시킨 뒤, 사용자에게 노출되는 제어 파라미터를 ‘드론-장애물 최소 거리’ 하나로 단순화했다. 덕분에 전문 지식이 없더라도 슬라이더 하나만으로 ‘안전 모드’와 ‘효율 모드’를 즉시 전환할 수 있다. 연구에 참여한 한국기술교육대 지창훈 박사과정생은 “기존 드론 궤적 생성 기술은 임무에 따라 안전성과 효율성을 유연하게 조절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면서 “이를 개선하고자 Decision Transformer 기반 학습 플래너를 개발해 단일 파라미터만으로 안전 모드와 효율 모드를 직관적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했는데, 이번 연구가 다양한 임무 환경에서 드론 자율 비행의 실용성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연희 교수는 “약 900편이 출품된 가운데 단 10여편만 선정되는 최우수상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학생들의 열정과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라며 학생들에게 수상의 공을 돌렸다.
2025.07.06. 23:42
한국기술교육대학교(KOREATECH·총장 유길상) 개도국기술이전연구소(TTI·소장 조현찬)는 7월 6일(일) 이집트 카이로 소재의 헬완국제기술대학교(HITU; Helwan International Technological University) 대강당에서 이집트 기술대학 발전을 위한 제1차 기술교육 컨퍼런스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집트의 기술대학은 2019년 기술교육과 산업 현장의 미스매치를 해소하고 청년 취업률을 향상하기 위해 이집트 고등교육과학연구부가 신설한 4년제 고등 교육기관이다. 같은 해 한기대가 수행한 「이집트 한-이 기술대학 설립사업 PMC 용역」을 통해 설립된 베니수에프 기술대학교(Beni-Suef Technological University)의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뉴카이로기술대학 등을 포함해 현재 이집트 전역에 총 14개의 기술대학이 설립·운영되고 있다. 이번 컨퍼런스는 한기대에서 이집트 고등교육 분야 교육역량 강화를 목표로 수행하고 있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 이집트 한-이집트 기술대학 교육역량 산학협력 역량강화 PMC 용역’ 사업과 ‘교육부 국제협력선도대학 이집트 헬완국제기술대학교 첨단 기술분야 교육 및 산학협력 역량 강화 사업’의 우수 성과를 점검하고 양질의 기술학사(Technologist)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체계 수립을 논의하기 위하여 마련되었다. 컨퍼런스에서는 한국 측에서는 양제현 주이집트 대한민국 참사관, KOICA 이집트 현지사무소가 참석했으며, 이집트 측 고등교육과학연구부(MoHE; Ministry of Higher Education and Scientific Research) 기술교육 최고위원회, 베니수에프 기술대학교(BTU; Beni-Suef Technological University), 뉴카이로 기술대학교(New Cairo Technological University) 헬완국제기술대학교(HITU; Helwan International Technological University)등 이집트 기술대학 및 기술교육 관련기관에서 150여 명이 참석했다. 컨퍼런스에서는 직업기술교육 전문가들이 ▲이론에서 실천으로: 학문 교육과 기술교육의 차이점, ▲고용을 위한 교육: 교육과정 개발 및 산업 협력 로드맵, ▲기술교육을 위한 품질 보증 체계 등 기술교육이 중심이 된 교육 등의 발표와 더불어 베니수에프 기술대학교와 헬완국제기술대학교 프로젝트 소개를 통해 이집트 기술대학의 교육역량과 산학협력 추진방향에 대한 전략도 제시됐다. 컨퍼런스에 참석한 김진영 코이카 이집트 사무소장은 “이번 컨퍼런스는 코이카 지원으로 설립된 베니수에프 기술대학을 비롯 2019년에 첫 개교해 올해 3회째 졸업생을 배출한 3개 기술대학이 합동으로 학문적 성과를 공유하고 향후 발전 방향을 모색했다는 점에 큰 의의가 있다”면서 “특히, 우리나라 교육부, 삼성, 현대로템과 같은 글로벌 기업과도 계속 협력해 이집트 고등 기술교육 발전을 위해 우리 정부의 무상 ODA 사업 성과와 시너지를 확대할 방안을 적극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한국기술교육대 개도국기술이전연구소(KOREATECH TTI)는 2005년 개소 이후 이집트, 모로코, 우즈베키스탄, 에티오피아 등의 개발도상국의 기술발전과 경제개발을 돕기 위해 한국의 성공적인 직업훈련시스템의 우수성을 전수하고 있다.
2025.07.06. 23:22
이진숙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연구윤리 위반 의혹이 이어지면서 그를 둘러싼 찬반 논란도 격화하고 있다. 이 후보자가 30년 넘는 대학교수 경력을 토대로 고등교육 분야 전문성을 쌓은 적임자라는 의견과 교육부 수장으로서 자질이 부족하다는 주장이 부딪히면서다. 7일 교육계에 따르면 이 후보자가 총장으로 재직했던 시기(2020~2024년) 충남대의 전 학생회장 최종규(제53대)·최인용(제54대)·이찬솔(제55대)씨가 그를 지지하는 내용의 공동 입장문을 6일 발표했다. 이들은 충남대와 한밭대 통합 논의 당시 이 후보자에 대해 “통합에 반대했던 총학생회가 총장실을 항의 방문하고 농성하는 와중에도 학생들의 목소리를 외면하지 않았다”고 했다. 또 “통합 추진의 핵심 논리였던 ‘서울대 10개 만들기’라는 구상을 단순한 구호가 아닌 현실화할 국가 전략으로 끌고 가고자 했다”며 “공공 교육정책의 설계자로서의 시야를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충남대는 교육부의 지역대학 지원 사업인 글로컬 사업 참여 등을 고려해 2022년 한밭대와 통합을 추진했으나 무산됐다. 앞서 국공립대 총장들의 모임인 전국 국·공립대학교 총장협의회도 지지를 선언했다. 협의회는 지난 4일 “(이 후보자는)학령인구 감소와 급변하는 산업구조 속에서 미래인재 양성을 위한 고등교육 현장의 현실과 과제를 누구보다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사퇴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 6일 이준우 국민의힘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이 후보자의 연구 윤리 위반 의혹은 범죄 수준”이라며 “교육부 장관 후보자보다는 ‘연구 윤리 파괴자’라는 이름이 더 잘 어울릴 정도”라며 사퇴를 촉구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2018년 충남대 교수 시절 실험설계와 결론 등이 유사한 논문 두 편을 각기 다른 학회지에 게재해 논문 중복게재 의혹을 받고 있다. 또 이 논문은 자신이 지도하던 대학원생이 같은 해 발표한 논문과 사실상 내용이 동일해 제자 논문을 가로채기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진보 성향 단체도 이 후보자에 대한 우려를 내놨다. 사회대개혁지식네트워크 등 7개 교수 단체는 “도덕성과 전문성, 시대적 통찰력이 모두 부족하다는 점에서 지명 철회를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일부에선 이 후보자가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 자문위원회 격인 국가건축정책위원회 민간위원으로 4년간 활동했다는 점도 문제 삼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이 후보자의 지명을 철회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회원 수 21만명의 이 대통령 팬카페인 ‘재명이네 마을’에는 6일 “이 지명자 임명을 진지하게 검토하길 정중하게 부탁드린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댓글에도 “교육계 특별한 공로도 없고 논란만 있었던 분이라 이해할 수 없다”, “정말 반대다”, “자진 사퇴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내용의 댓글이 줄이었다. 이 후보자가 보유한 수십억 원에 달하는 예금 등 재산 형성과정도 검증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지난 4일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 요구서에서 약 43억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본인 명의 예금 17억9638억 원, 대전 유성구 아파트 14억2000만원 등이다. 배우자는 예금 9억5566만 원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후보 측은 관련 의혹을 오는 16일로 잠정 결정된 국회 인사검증청문회에서 소명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교육부 관계자는 “이 후보자의 거취에 별다른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이보람([email protected])
2025.07.06. 22:46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동력으로 평가 받는 인공지능(AI)과 데이터 사이언스(Data Science)는 스템(STEM) 전공 중 가장 주목 받는 분야다. 기술 발전과 산업 혁신을 이끄는 동시에, 사회 전반에 걸쳐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 AI와 데이터 사이언스는 단순한 기술적 도구를 넘어, 인간의 삶을 개선하고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강력한 수단으로 평가된다. AI와 데이터 사이언스의 개념, 특징, 기회와 도전에 대해 알아본다. 2010년 쯤부터 빅데이터가 붐을 이루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엄청난 양의 데이터가 쏟아져도 처리할 방법을 몰랐다. 상당량의 데이터는 그냥 쓰레기통으로 사라졌다. 하지만 컴퓨터의 처리 용량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이에 알맞은 처리 수학 모델이 나타났고 데이터 사이언스라는 분야가 시작됐다. 여기에 대량 데이터를 이용한 LLM으로 대표되는 AI모델이 나타나면서 큰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캘리포니아의 대표적인 주립대학인 UC버클리의 경우, 2017년까지는 응용수학과의 한 분야로 데이터 사이언스를 다루다가 2018년부터 전공을 정하는 3학년을 시작으로 데이터 사이언스 학과를 만들었다. 당시 데이터 사이언스 전공 졸업생은 첫 해임에도100명에 달했다. 2024년에는 600명이 졸업했다. 급기야 UC버클리는 2024년 가을학기부터 데이터 사이언스와 컴퓨터 사이언스, 통계학과를 합쳐서 College of Computing, Data Science, and Society(CDSS)라는 새로운 단과대학을 만들었다. 이렇듯 AI와 데이터 사이언스는 앞으로 자율 주행, 스마트 헬스 케어, 기후 변화 대응 등 미래를 설계하는 핵심 기술로 자리 잡았다. 단순한 직업인이 아니라, 기술과 윤리를 조화시켜 세상을 바꾸는 주역이 될 것이다. ◆AI와 데이터 사이언스 AI는 컴퓨터 시스템이 인간의 지능을 모방하는 방식으로 학습, 추론, 문제 해결, 의사 결정을 수행하도록 만드는 학문이다. 머신 러닝(ML), 딥러닝(DL), 자연어 처리(NLP), 컴퓨터 비전 등 다양한 하위 분야를 포괄하며, 자율 주행차, 음성 인식, 의료 진단 등 실생활에서 점점 더 많은 영역에 적용되고 있다. 데이터 사이언스는 대량의 데이터를 수집, 분석, 해석하여 유의미한 통찰을 도출하는 학문이다. 통계학, 컴퓨터 사이언스, 도메인 지식을 결합해 데이터를 기반으로 예측 모델을 만들거나 비즈니스 문제를 해결한다. 예를 들어, 기업은 데이터 사이언스를 활용해 소비자 행동을 예측하고, 의료 분야에서는 환자 데이터를 분석해 질병 예방 전략을 세운다. AI와 데이터 사이언스는 상호보완적이다. AI는 데이터 사이언스에서 생성된 데이터를 학습 자원으로 활용하며, 데이터 사이언스는 AI 모델의 성능을 최적화하는 데 기여한다. 두 분야는 기술적 기반과 응용 가능성 면에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주요 교과 과정 AI와 데이터 사이언스는 스템 전공 중에서도 높은 수요와 성장 가능성을 갖고 있다. 전공을 선택하는 학생들은 컴퓨터 사이언스, 수학, 통계학, 프로그래밍과 같은 핵심 역량을 학습한다. 주요 교과 과정은 다음과 같다. ▶프로그래밍: 파이썬(Python), R, SQL 등은 데이터 처리와 모델 개발에 필수적이다. 특히 파이썬은 AI와 데이터 사이언스 분야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언어로, TensorFlow, Pandas, Scikit-learn 같은 라이브러리를 제공한다. ▶수학 및 통계: 선형 대수, 확률론, 통계학은 데이터 분석과 머신 러닝 알고리즘의 기초를 이룬다. 예를 들어, 딥러닝 모델은 행렬 연산과 최적화 이론에 크게 의존한다. ▶데이터 처리 및 시각화: 대규모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처리하고 시각화하는 기술은 데이터 사이언스의 핵심이다. Tableau, Power BI 같은 도구나 Matplotlib, Seaborn 같은 라이브러리가 활용된다. ▶도메인 특화 지식: 데이터 사이언스는 금융,의료,마케팅 등 특정 산업에 대한 이해를 통해 데이터를 더 효과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 현장 지식이 매우 중요하다. 미국 대학에서는 AI와 데이터 과학 관련 학과가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AI 전공 또는 데이터 사이언스 전공을 신설하거나 기존 컴퓨터 공학 커리큘럼을 강화하고 있다. 스탠퍼드, MIT, 카네기멜론 등 명문대가 선도적인 교육을 제공한다. 또한, Coursera, edX 같은 온라인 강의 플랫폼을 통해 무료 또는 저렴한 비용으로 관련 강의를 들을 수 있어 전공 진입 장벽이 낮아지고 있다. ◆졸업 후 수요와 기회 AI와 데이터 사이언스 전공자는 다양한 산업에서 높은 수요를 누린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에 따르면, 2030년까지 AI 관련 직업 수요는 연평균 20%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주요 IT 기업이 AI와 데이터 과학 인재를 적극 채용하고 있다. 주요 직무는 다음과 같다. ▶데이터 사이언티스트(Data Scientist): 데이터를 분석해 비즈니스 인사이트를 도출하고, 예측 모델을 설계한다. 연봉은 경력에 따라 6만 달러 이상에서 시작한다. 노동통계국 자료에는 평균 연봉이 10만3500달러다. ▶머신러닝 엔지니어: AI 모델을 설계, 개발, 배포한다. 딥러닝 프레임워크에 대한 깊은 이해가 요구된다. ▶AI 연구원: 새로운 알고리즘을 개발하거나 기존 모델을 개선한다. 주로 대학원 이상의 학력을 요구한다. ▶데이터 엔지니어: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고 대규모 데이터를 관리한다. AI와 데이터 사이언스는 산업 간 경계를 허물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사기 탐지와 리스크 관리에 AI를 활용하며, 의료 분야에서는 AI 기반 진단 도구가 각광 받는다. 전자상거래 기업은 추천 시스템을 통해 매출을 극대화하고, 공공 부문에서는 데이터 기반 정책 결정을 위해 전문가를 채용한다. ◆전공자가 알아야 할 도전 과제 AI와 데이터 사이언스 전공은 높은 연봉을 약속하지만, 어려움도 만만치 않다. 첫째, 기술의 빠른 변화로 인해 지속적인 학습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트랜스포머(Transformer) 모델이 2017년 등장한 이후 NLP 분야를 완전히 뒤바꾼 것처럼, 새로운 알고리즘이나 프레임워크가 매년 등장한다. 전문가는 최신 논문, NeurIPS, ICML 컨퍼런스,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통해 트렌드를 따라가야 한다. 이를 위해 GitHub, ArXiv 같은 플랫폼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둘째, 수학적.기술적 난이도는 초기 진입 장벽으로 작용한다. 선형 대수, 미적분, 확률론은 머신러닝 모델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는 데 필수적이다. 예를 들어, 경사 하강법(Gradient Descent) 같은 최적화 기법은 딥러닝의 핵심이지만, 이를 이해하려면 다변수 미적분과 행렬 연산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다. 초보자는 이러한 기초를 다지는 데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셋째, 윤리적 문제는 점점 더 중요한 도전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AI 모델은 학습 데이터에 포함된 편향을 반영할 수 있다. 예를 들어, 2018년 아마존은 성별 편향이 있는 채용 AI 시스템을 폐기한 바 있다. 데이터 프라이버시도 심각한 문제다. 2023년 기준, GDPR(유럽 일반 데이터 보호 규정)과 같은 규제는 데이터 사용에 엄격한 제한을 두고 있으며, 이를 위반할 경우 막대한 벌금이 부과된다. 전문가는 기술 개발뿐 아니라 윤리적 가이드라인을 준수해야 한다. ◆전공생의 취업 준비 이 분야를 전공하려는 학생에게는 다음과 같은 구체적인 준비가 필요하다. 1.고교생 준비: AP Computer Science, AP Statistics, AP Calculus를 수강한다. 2.기초 학문 강화: 학부 1~2학년 때 선형 대수, 확률론, 통계학, 프로그래밍(Python, SQL)을 집중적으로 학습한다. 예를 들어, 파이썬 라이브러리 Pandas를 이용한 데이터 전처리나 NumPy를 활용한 행렬 연산은 실무에서 자주 사용한다. 3.실전 프로젝트 경험: Kaggle에서 데이터 분석 경진대회에 참여하거나, GitHub에서 오픈소스 프로젝트에 기여한다. 예를 들어, Kaggle의 타이타닉 데이터셋을 활용해 생존 예측 모델을 만들어보면 실무 감각을 익힐 수 있다. 4.인턴십과 네트워킹: 여름 인턴십이나 AI 관련 학회에서 전공자들과 교류하는 것이 좋다. 구글 리서치 같은 기업의 인턴십은 실무 경험과 네트워크를 동시에 제공한다. 5.윤리 교육: AI 윤리 관련 강의, 예를 들어 Coursera의 AI Ethics이나 세미나를 통해 편향, 프라이버시, 책임 문제를 학습한다. 이는 기술적 역량만큼 중요한 역량으로 평가 받는다. 6.포트폴리오 구축: 실제 데이터를 활용한 프로젝트 즉, 추천 시스템, 이미지 분류 모델을 GitHub에 업로드하고, 결과를 시각화해 발표 자료로 정리한다. 취업 시 강력한 경쟁력이 된다. ◆미래 전망과 사회적 영향 AI와 데이터 사이언스는 앞으로도 스템 분야의 선두주자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자율 주행차는 2030년까지 글로벌 시장 규모가 1조 달러에 달할 전망이며, 스마트 헬스케어는 AI 기반 질병 예측과 개인화된 치료로 의료 혁신을 이끌고 있다. 예를 들어, DeepMind의 AlphaFold는 단백질 구조 예측 문제를 해결해 생명과학 분야에 큰 영향을 미쳤다. 스마트 시티는 교통, 에너지, 환경 데이터를 분석해 도시 효율성을 높이고 있으며, 한국의 송도 스마트 시티는 대표적인 사례다. AI와 데이터 사이언스는 글로벌 문제 해결에도 기여한다. 기후 변화 대응에서는 데이터 분석을 통해 탄소 배출을 예측하고 최적화된 에너지 사용 전략을 제안한다. 예를 들어, 구글은 AI를 활용해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효율성을 40% 개선했다. 교육 분야에서는 칸아카데미의 AI 기반 학습 추천 같은 개인화된 학습 플랫폼이 학습 성과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발전에는 위협적인 요소가 있다. 첫째, AI때문에 야기되는 일자리 자동화는 중대한 도전이다. 옥스퍼드 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2035년까지 전 세계 일자리의 47%가 자동화로 대체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제조업, 물류, 고객 서비스 같은 분야가 영향을 받는다. 둘째, AI 오작동 위험도 문제다. 2023년 테슬라 자율 주행차의 오작동 사례는 AI 시스템의 신뢰성 문제를 드러냈다. 셋째, 데이터 오용은 또 다른 위험이다. 2018년 페이스북의 캠브리지 애널리틱스 스캔들은 데이터 프라이버시 침해가 사회적 신뢰를 얼마나 무너뜨릴 수 있는지 보여줬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문가들은 기술 개발과 함께 윤리적, 법적 프레임워크를 강화해야 한다. 예를 들어, AI 개발자는 편향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데이터셋을 사용하고, 투명한 알고리즘 설계를 지향해야 한다. 전공 핵심 데이터 사이언스 컴퓨터 사이언스 자율 주행차
2025.07.06. 19:00
첨단기술의 눈부신 발전으로 우리의 생활은 갈수록 편리해지고 있다. 대학 캠퍼스도 예외가 아니다. 주중, 주말 상관없이 도서관이든, 스터디룸이든, 파티장이든 장소에 관계없이 학생들은 캠퍼스에서 도미노 피자를 주문하고 원하는 위치에서 배달받을 수 있다. 이는 배달 앱이 GPS를 포함한 정교한 위치 서비스 기술을 활용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같은 학생이 긴급 상황에서 911에 전화를 걸면 정작 캠퍼스 경찰은 학생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지 못해 신속한 대응에 차질을 빚는 경우가 많다. 이는 모바일 기기로 긴급 전화를 걸 때 흔히 발생하는 ‘셀 타워 삼각측량’(triangulation) 관련 이슈 때문이다. 이처럼 단순한 피자 배달보다 사람의 생명이 걸린 911 호출의 위치 확인이 더 어렵다는 사실은 학생 및 학부모들에게 매우 충격적이다. 실제로 미국 대학에서 여성 5명 중 1명, 남성 16명 중 1명이 재학 중 성폭력 범죄를 경험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있다. 그럼에도많은 대학은 시큐리티 관련 예산의 대부분을 총기 난사와 같은 대규모 위협 상황을 위한 ‘비상 알림 시스템’(ENS)에 집중 투자하고 있으며, 일상적인 개별 위협에 대한 대응은 상대적으로 미비한 실정이다. 피자 배달이나 차량 호출 앱은 GPS, 와이파이, 블루투스 신호를 통합해 몇 미터 이내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한다. 반면, 셀폰으로 911에 전화하면 일반적으로 해당 시 경찰국의 디스패처에게 연결되고, 다시 캠퍼스 경찰로 연결돼야 한다. 이 과정에서 수백 미터 단위로만 위치가 확인돼, 구조 요청자가 어디에 있는지 정확히 알기 어렵다. 어두운 주차장이나 기숙사 룸 내부처럼 긴급 대응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몇 초의 지연이 생명을 좌우할 수 있다. ENS는 대형 사건에 대한 신속한 경고 발송에는 효과적이지만 위협을 받는 학생이 정확히 어떤 건물, 어느 룸에 있는지는 알려주지 못한다. 캠퍼스 곳곳에 설치된 ‘블루박스’ 긴급전화기도 존재하지만, 해당 장소까지 접근해야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학생 대부분이 스마트폰을 소지하고 있는 오늘날 이런 고정식 장비는 비효율적이며 유지비 또한 적지 않다. 최신 테크놀러지는 이미 해법을 제공하고 있다. ‘지오펜싱’(Geofencing) 기술은 캠퍼스 반경 내에서 걸려오는 전화가 자동으로 캠퍼스 경찰에게 연결되도록 설정할 수 있으며, GPS, 와이파이, 블루투스를 조합해 수십 센티미터 이내로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또한, 영상통화를 통해 경찰과 연결되는 동행 앱은 야간에 귀가하는 학생들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줄 수 있다. 이외에도 익명 제보 기능과 비상 호출 버튼이 탑재된 모바일 안전 앱, 위험 지역에 대한 실시간 모니터링 기술, 그리고 학생 주도의 안전위원회를 통한 정기적 위험 요소 점검 등 다양한 기술과 제도가 보완책으로 제시된다. 효과가 입증된 기술이 있음에도 도입을 망설이는 이유 중 하나는 연방 ‘클레리법’(Clery Act)이 요구하는 범죄통계 공개 제도 때문이다. 이 법은 대학이 범죄 발생 건수를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위치 기반 기술을 도입하면 사건이 보다 정확하게 기록되기 때문에 보고되는 범죄 수치가 높아질 수 있으며, 이는 대학의 이미지나 기부금 유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더 많은 신고는 인력과 자원에 대한 부담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통계나 평판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학생들의 생명과 안전이다. 응급 상황에서 대학은 더는 책임을 회피할 수 없다. 학생의 생명을 보호하는 것은 대학의 가장 기본적인 책무이다. 대규모 사건 대응을 위한 ENS는 계속 유지하되 개별 사건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앱 기반의 위치 추적 기술도 함께 도입돼야 한다. 가족과 대학은 함께 요구하고, 대학은 즉각 행동해야 한다. 정확하고 실시간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술을 활용해야만 부모는 자녀가 안전하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으며, 우리 사회의 미래를 책임질 젊은이들이 안심하고 학업에 전념할 수 있을 것이다. ▶문의:(855)466-2783, www.TheAdmissionMasters.com 빈센트 김 카운슬러 / 어드미션 매스터즈위치추적 대학 대학 캠퍼스 학생 대부분 캠퍼스 경찰
2025.07.06. 19:00
▶기초학력과 창의성 사이서 길을 찾다 요즘 인공지능(AI)에 관한 기사를 읽을 때마다, 나는 교장으로서 또 부모로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특히 최근 읽은 두 개의 기사는 나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첫 번째는 교사들이 AI를 빠르게 받아들이고 있으나 제도적 훈련과 지원이 뒤따르지 않는 현실을 다룬 글이고, 두 번째는 칸 아카데미의 최고경영자(CEO) 살 칸이 그리는 ‘AI 보조 교사’가 함께하는 미래 교실에 관한 인터뷰이다. 이 두 글은 지금 우리 교육이 직면한 기회와 딜레마를 동시에 보여주었다. ▶교장으로서의 고민 개인적으로 나는 인공지능의 도움으로 업무를 훨씬 효율적으로 처리하고 있다. 복잡한 개념을 빠르게 이해하고, 새로운 분야의 지식을 단시간에 습득할 수 있는 도구로 AI만큼 강력한 것은 없다. 교장으로서 경험하지 못한 영역들을 이해할 수 있는 창구가 되었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신속히 정리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되었다. 이런 실질적 경험을 바탕으로 나는 최근 우리 학교의 IT 교육 교사들과 아카데믹 디렉터와 함께 회의를 열고, “AI를 어떻게 교실에 잘 통합할 수 있을까?”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였다. 그러나 교사들은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가장 큰 우려는 ‘AI 의존으로 인해 기초학력 형성이 저해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특히 어린 학생들이 사고력과 문제해결력을 키우기보다, AI가 제공하는 빠른 정답에 익숙해져 자기 힘으로 사고하는 힘을 잃을까 염려하였다. 또한, 과제나 시험에서 AI를 부정하게 활용하는 문제, 즉 학업 부정행위에 대한 현실적 걱정도 컸다. 이런 우려는 타당하다. 하지만 나는 리더로서 더 나은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고 믿는다. 첫 번째 기사에서 말한 것처럼, 교사들이 이미 다양한 방식으로 AI를 활용하고 있다는 사실은 AI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교육 혁신의 동반자임을 시사한다. 문제는 ‘어떻게’ 활용하느냐다. 살 칸이 제안한 AI 보조 교사의 개념은 AI가 교사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하는 존재’로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AI는 학생의 흥미를 분석하여 맞춤형 수업을 제안하거나, 교사에게 실시간으로 학생의 학습 상황을 알려줄 수 있는 동반자가 될 수 있다. ▶가정에서의 AI 활용 지도 AI 시대의 교육은 자녀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 그러나 그 기회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가정에서도 올바른 사용 습관과 가치관을 심어주는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 자녀가 AI에 의존하여 답만 얻는 것이 아니라, AI의 답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질문과 대화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이 답이 정말 맞는 것 같니?”, “왜 이 방식으로 해결했을까?”라는 질문은 자녀가 AI의 정보를 능동적으로 수용하게 하는 훈련이다. AI가 아무리 발달해도 감정적 연결과 책임감, 갈등 해결 능력, 협업 능력은 인간관계에서 배우는 것이다. 그러므로 실제 학교에서 친구, 교사와의 관계를 통해 배우는 사회성은 AI가 대체할 수 없다. 부모는 자녀가 기술뿐 아니라 ‘사람’과 건강하게 연결되는 법을 배우도록 도와야 한다. ▶혼란을 넘어 올바른 활용 AI는 위협이 아니라 기회이다. AI를 잘 활용하면 교사의 업무 부담을 줄이고, 학생에게 더 깊이 있는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AI를 평가 제작, 수준별 자료 개발, 맞춤형 피드백 등에 활용하면서도, 학생의 사고력과 창의성은 교사의 설계로 이끌어야 한다. 중요한 것은 AI를 수업에 추가하는 것이 아니라, 수업 목표에 맞는 AI 활용 전략을 세우는 것이다. 그리고 그 전략은 동료 교사와 함께 실험하고 ▶나누는 과정에서 발전 AI 도입 초기에 혼란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우리는 이미 충분히 복잡한 환경에서 창의적으로 대응해온 교육자들이다. 이제는 AI라는 도구를 통해 또 한 번의 도약을 준비할 때이다. 학교는 AI를 통제하거나 막는 곳이 아니라, 올바르게 활용하는 법을 가르치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우리는 지금 교육의 전환점에 서 있다. 기술은 우리를 두렵게도 하지만, 동시에 놀라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그 가능성의 중심에는 여전히 ‘사람’이 있다. 나는 우리 교사들이, 학생들이, 그리고 학부모들이 함께 이 길을 만들어 가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그 여정에 교장으로서 책임을 다하고 싶다. ▶문의:(323) 938-0300 www.GLS.school 교장 세라 박 / 글로벌리더십 중·고등학교정답 고민 친구 교사 ai 활용 맞춤형 수업
2025.07.06. 19:00
최근 생성형 AI와 에이전트 AI의 발전으로 콘텐츠 제작과 배포가 자동화되며 콘텐츠가 넘쳐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정작 소비자의 기억에 남는 콘텐츠는 기술보다는 브랜드의 철학과 전략에서 나온다고 강조한다. 이런 흐름 속에서 대전디자인진흥원은 ‘브랜드 기반 콘텐츠 전략 교육’을 국내 최초로 개설한다고 밝혔다. 이번 교육은 오는 8월 7일부터 9월 20일까지 6주간 진행되며, 제품력은 있지만 브랜드력이 없는 중소기업 임직원, 디자인 실무자, 브랜딩에 관심 있는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한다. 이번 과정은 단순히 AI 툴 활용법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트렌드 분석, 브랜드 자산 구축, 전략적 비주얼 언어 개발, 콘텐츠 구조화, AI를 활용한 콘텐츠 제작까지 브랜드 중심의 전략적 역량을 체계적으로 쌓을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대전디자인진흥원은 이번 교육을 통해 기술 중심 콘텐츠의 한계를 넘어, 중소기업과 디자이너들이 브랜드 철학과 전략을 기반으로 한 지속가능한 브랜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초점을 맞췄다. 강사진은 미국의 Certified B-Corporation 인증을 획득한 글로벌 브랜드 컨설팅사로, 차별화된 ‘Betterment Branding’ 방법론을 통해 지속가능한 브랜딩 임팩트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번 교육에서도 이러한 방법론을 전 과정에 적용할 예정이다. 교육 과정은 ▲브랜드 전략 및 브랜드 자산 구축 ▲글로벌 브랜드 사례 분석 및 슈퍼그래픽 디자인 전략 ▲VOC 및 UX 기반 커뮤니케이션 디자인 콘텐츠 설계 ▲Chat GPT, Midjourney 등 AI 디자인 툴 실습 ▲더브레드앤버터의 국내외 브랜드 개발 사례 분석 특강 및 워크숍 등 총 12개 강좌로 구성되며, 참가자는 개인 노트북 및 교육장 PC를 이용해 실습 중심으로 학습한다. 대전디자인진흥원 이창기 원장은 “지역의 특화산업이 고도화되고 있는 대전에서 기술 경쟁력을 넘어, 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브랜드 전략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으며, 기술 중심의 콘텐츠가 범람하는 AI시대일수록 브랜드의 정체성과 철학이 콘텐츠 경쟁력을 결정한다”고 강조했다. 브랜드가 없는 콘텐츠는 쉽게 잊힌다. 기술보다 전략을 먼저 갖춘 기업과 개인만이 AI 시대 콘텐츠 경쟁에서 살아남는다. 이번 교육이 그 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2025.07.06. 18:00
요구하거나 생각한 대로 잘 만들어진 물건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안성맞춤'이란 단어는 경기도 안성에 유기를 주문해서 만든 것처럼 잘 들어맞는다는 데서 유래했죠. 그렇다면 유기는 무엇이고, 안성의 유기는 왜 유명할까요. 김민영·이시온 학생기자가 경기도 안성시 대덕면에 있는 안성맞춤박물관을 찾아 김봉수 문화관광해설사와 함께 그 이유를 알아봤습니다. 오늘날 우리에게 익숙한 금속 그릇은 보통 스테인리스로 만들어졌죠. 스테인리스 그릇은 1970년대부터 쌀을 덜 먹자는 절미운동의 일환으로 사용하기 시작했어요. 기존에 쌀밥을 고봉으로 담아 먹던 식문화를 탈피하기 위해 지름 11.5cm, 높이 7.5cm의 스테인리스 밥그릇이 정부 주도로 보급된 거죠. 스테인리스 밥그릇이 대중화되기 전까지 우리 민족에게 익숙한 금속제 그릇은 유기(鍮器)였습니다. 유기는 구리를 기본으로 주석·아연·니켈 등 비철금속(非鐵金屬)을 섞은 합금으로 만든 여러 기물을 뜻하죠. 원료의 배합 비율에 따라 빛깔과 성질이 조금씩 달라지는데, 가장 잘 알려진 유기는 구리와 주석을 배합해 만든 놋쇠로 만들었어요. 우리나라 유기의 역사는 청동기시대부터 시작됐고, 신라에는 유기를 만드는 국가 전문기관이 있었을 만큼 그 역사가 길죠. 안성맞춤박물관의 유기전시실에서는 유기의 정의와 역사, 다양한 쓰임새를 살펴볼 수 있어요. 유기는 제작 기법과 완성품의 성질에 따라 배합비율이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구리와 주석을 섞어 1200~1300°C의 높은 온도로 녹인 후, 식어서 굳기 전 망치로 두드려서 만드는 방짜유기 기법은 구리 78%에 주석을 22% 비율로 섞죠. 메질이라 하는 두드리는 과정 때문에 동일한 규격으로 대량 생산이 불가능하지만, 두들겨 만들기 때문에 재료의 밀도가 높아지면서 휘거나 잘 깨지지 않죠. 시온 학생기자가 "구리와 주석 합금 비율이 일정한 이유가 궁금해요"라고 질문했어요. "방짜유기는 메질을 하면서 만들기에 조금이라도 합금비율이 달라지면 두드리는 과정에서 깨질 가능성이 높아서 그렇습니다." 소중 학생기자단 앞에는 방짜유기 기법으로 만든 불교 사찰에서 쓰는 좌종(坐鐘)이 있었는데요. 울퉁불퉁한 겉면에서 메질의 흔적을 느낄 수 있었죠. 주물유기 기법은 원하는 모양의 틀을 만들어서 그 틀에 녹은 쇳물을 붓고 굳혀서 만드는 겁니다. 틀을 사용하기에 방짜유기와 달리 동일한 규격으로 대량 생산이 가능하며, 원하는 모양이 만들어질 때까지 쉼 없이 메질을 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죠. 하지만 틀 안에 쇳물을 붓기 때문에 얇게 만들기 어려우며, 방짜유기에 비해 강도가 약해서 떨어뜨리면 깨지는 경우가 많아요. 강한 메질을 견뎌야 해서 구리와 주석의 섞는 비율이 정해진 방짜유기 기법과 달리 주물유기 기법은 구리에 아연·니켈 등 다른 비철금속을 합금하기도 해요. 예를 들어 구리와 아연을 합금해 만들면 황동유기라 하는데 노르스름한 빛깔에 은은한 광택이 나고, 구리에 니켈을 합금하면 백동유기라 하며 흰빛을 띠죠. 전시실에서는 백동으로 만든 촛대를 살펴볼 수 있었어요. 백동은 다른 유기 재료들보다 훨씬 고가였기에 제례용품이나 고급 공예용으로 주로 사용했답니다. 유기는 색상이 금과 비슷하고 은은한 광택이 나서 조선시대 이전에는 왕실 및 지배층을 중심으로 사찰·향교 등에서 종교·제례용품으로 사용했어요. 조선시대에 들어서면서 일반 대중에게도 보급됐죠. 제사상에 올리는 제물을 담는 제기와 향로 등 절에서 사용하는 기물인 불구는 물론, 요강·화로·등잔·거울·다리미 생활용품도 유기로 만들었어요. 배합 비율에 따라 단단하고 견고한 물성을 만들 수 있었고, 음식의 원래 온도를 유지하는 보냉·보온 기능도 뛰어나 식기로도 많이 쓰였죠. 조선 후기 실학자 유득공이 당시의 문물제도 및 세시에 관해 기록한 풍속지인 『경도잡지』에 "우리나라 풍속에 놋그릇을 소중히 여겨 사람마다 반드시 놋붙이로 밥그릇·국그릇·나물접시·구이접시 등 반상기를 갖추어 놓으며 심지어는 대야와 요강까지 놋붙이로 만든다"라는 구절이 등장하기도 하죠. 전시실을 둘러보던 민영·시온 학생기자는 "유기 하면 음식을 담는 그릇만 생각했는데 이렇게 다양한 종류가 있는지 몰랐어요"라고 감탄했죠. 쓰임새가 다양한 만큼 유기는 전국 각지에서 제작됐는데요. 그중에서도 안성유기의 명성은 조선시대에도 자자했어요. 1744년 사도세자와 혜경궁 홍씨의 혼례식을 기록한 『가례도감의궤』 및 순원왕후의 『국장도감의궤』에 따르면 조선 후기에는 국가 행사가 있을 때 안성의 유기장들을 징발하여 유기를 제작하거나, 안성에서 유기를 구입해 사용했죠. "조선시대 유기는 장에 내다 팔기 위해 대량으로 만드는 '장내기' 유기와 양반가 등 소비자가 요구한 데로 만들어주는 '맞춤' 유기 두 종류가 있었어요. 안성에는 조선 3대 시장인 안성시장이 열려 유기의 판로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었으며, 한양과 지리적으로 가까워 한양에 있는 양반가에서 개인 맞춤으로 그릇을 주문하곤 했죠. 안성에는 광택이 선명하고 마감이 깔끔한 유기를 만드는 장인들이 많아 주문한 사람의 마음을 흡족하게 한다고 하여 '안성맞춤'이라는 말까지 나오게 됐는데요. 지금은 그 의미가 확장돼 유기뿐만 아니라 어떤 물건이나 상황이 딱 맞을 때도 안성맞춤이란 말을 쓰죠." 김 해설사의 설명을 듣던 민영 학생기자가 "어머니께 여쭤보니 유기는 변색이 잘 돼 부지런히 잘 관리해야 오래 쓸 수 있는 그릇이라고 하시는데요. 유기를 잘 관리하는 방법이 있나요"라고 궁금해했어요. 유기가 변색하는 이유는 주재료가 구리이기 때문이에요. 구리는 건조한 공기에서는 거의 산화되지 않지만, 습한 공기에서는 푸르게 녹이 슬죠. 유기 표면에 물기가 남아있으면 어둡게 변색하곤 하기에, 사용 후에는 최대한 빨리 마른 수건으로 물기를 완전히 제거하고 비닐봉지 등으로 공기가 안 통하게 밀폐해 보관하는 게 제일 좋아요. 그렇다면 유기가 이미 변색됐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변색한 유기는 주방용 수세미로 잘 닦으면 원형으로 대부분 돌아와요. 그릇이 오래돼 변색이 심한 경우에는 철수세미로 변색한 부분을 씻으면 됩니다." 이처럼 수천 년간 우리 민족의 사랑을 받았던 유기는 일제강점기 물자 징발 및 스테인리스 등 대체재의 부상을 거치며 유기를 만드는 공방들이 많이 사라졌고, 유기 자체도 한정식집 같은 일부 식당, 제례·공예품점 등에서나 볼 수 있는데요. 정부에서는 1983년부터 놋쇠로 각종 기물을 만드는 기술과 그 기술을 가진 사람인 유기장(鍮器匠)을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어요. 안성에서는 김수영 유기장이 작고한 부친 고(故) 김근수 유기장의 뒤를 이어 2008년 8월 국가무형유산 유기장 기능보유자로 지정됐죠. 최근 유기는 전통에 머무는 기술이라는 선입견에서 벗어나 변신 중입니다. 뜨거운 음식의 뜨거움과 차가운 음식의 차가움을 잘 유지해 준다는 장점을 이용해 유기로 텀블러를 만들기도 하고, 황금과 같이 빛나는 아름다움을 살려 파스타볼·냅킨링·포크·나이프 서양식 식기 등을 만들기도 하죠. 또한 유기의 주재료인 구리는 살균 효과가 있어요. 2008년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은 구리의 이온이 장염을 유발하는 비브리오균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2019년 가톨릭대 의정부 성모병원 연구팀은 구리가 유해세균을 살균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죠. 이를 응용해 교실 문손잡이, 버스 손잡이 등을 유기와 같은 합금으로 만들기도 해요. 구리 자체는 성질이 무르고 쉽게 산화되지만, 유기처럼 합금하면 단단해지기 때문이죠. 우리 민족의 일상생활에 수천 년 동안 자리 잡은 유기에 이렇게 다양한 이야기가 숨어있다는 게 놀랍지 않나요. 동행취재=김민영(충북 충북여중 1)·이시온(경기도 홈스쿨링 6) 학생기자 학생기자단 취재 후기 유기 하면 놋쇠 밥그릇이 떠오르는데 안성맞춤박물관엔 구리 합금으로 만든 여러 종류의 물건들이 있어요. 양쪽에 손잡이가 달린 솥, 높낮이 조절이 되는 촛대, 다양한 모양의 자물쇠, 화병, 재떨이와 같은 생활용품이 많고 기념주화도 봤죠. 그리고 스님들이 명상할 때에 앉아서 치는 좌종, 제사를 지낼 때 쓰는 술잔과 술그릇도 보았습니다. 유기로 여러 악기도 만드는데 작은 징들을 모아 놓은 운라, 심벌즈와 비슷한 모양의 바라, 요즘에도 볼 수 있는 꽹과리가 전시되어 있어요. 저는 운라가 인상적이었는데 작은 징들의 음의 높낮이가 각각 다르다고 해요. 같은 크기의 징인데 어떻게 소리가 다를까 궁금했는데 징마다 두께가 달라서 다른 높낮이의 소리가 난대요. 유기를 만드는 과정을 작은 모형으로 만들어놓은 전시실에선 구리와 주석을 배합한 쇳덩이를 두드려가며 형태를 만드는 방짜유기 기법과 쇳물을 틀에 부어서 만드는 주물유기 기법을 봤죠. 놋쇠를 두드려가며 만들면 튼튼하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고, 쇳물을 틀에 부어서 만들면 같은 모양과 크기로 많이 만들 수 있지만 잘 깨지고 얇게 만들지 못한다고 합니다. 김민영(충북 충북여중 1) 학생기자 안성맞춤박물관에서 유기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알아봤어요. 유기란 구리 합금으로 만든 여러 기물을 말해요. 놋그릇뿐만 아니라 구리 합금으로 만든 모든 것을 유기라고 한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김봉수 해설사님께서 처음부터 자세히 설명해 주셔서 이해하기 쉬웠습니다. 옛날에는 어떤 식으로 유기가 사용되었는지, 유기를 만드는 과정은 어떠한지 등 여러 가지를 이해하게 쉽게 알려주셨죠. 구리와 주석을 합금한 놋쇠 외에도 백동·황동으로도 유기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배웠습니다. 수천 년 동안 유기그릇이 발전해 왔다는 것도 정말 흥미로웠어요. 우리 조상님들이 거듭된 실패를 통해 방짜유기에 적합한 구리와 주석의 비율을 발견하는 등 여러모로 발전해 온 것이 정말 대단하다고 느껴졌어요. 앞으로 유기를 볼 때마다 이번 취재가 생각이 날 것 같아요. 이시온(경기도 홈스쿨링 6) 학생기자 성선해([email protected])
2025.07.06. 16:00
올림픽 주화부터 팬메이드 굿즈까지 나만의 설렘·감동 간직해요 우리는 삶의 순간순간을 잊지 않으며 기억하고 싶어 합니다. 기념품은 오래 간직하고 싶은 기억을 구체화하고 그 마음을 담은 작은 증거죠. 넘쳐나는 기념과 기념품 속에서 우리는 진정한 기념의 의미를 잊고 있지는 않을까요. 여러분에게 기념품이란 무엇인가요. 이번 주 소년중앙에서는 특별한 순간을 남기고 싶은 마음, 함께한 기억을 나누고 싶은 바람, 작은 물건 하나에 담긴 기념의 의미를 다시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사람들은 늘 무언가를 기념하며 살아갑니다. 현재 법률로 제정된 공식 기념일만 150개가 넘는다고 해요. 가족·친구와 나누는 사적인 기념일까지 더하면 우리의 달력은 기념일로 가득 채워집니다. 사람들은 많은 기념일을 매개로 자신들이 소중히 하는 가치를 재확인하는데요. 익숙한 기념품을 집중해서 들여다봄으로써 기념의 본질과 우리 삶의 가치와 시간을 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소중 학생기자단이 국립민속박물관 특별전 ‘오늘도, 기념: 우리가 기념품을 간직하는 이유’를 찾았습니다. 기념품으로 마주한 기억의 가치 생각할수록 묘한 물건이 기념품이죠. 사지 않으면 아쉬울 것 같고 막상 사면 짐이 되기도 합니다. 소중하지만 어딘가 애매하고 버리기엔 또 아깝죠. 그렇게 쌓이고 쌓인 기념과 기념품. 어느새 기념은 특별한 일이 아닌 일상의 한 장면이 되었습니다. 1부 기념의 일상은 우리 일상에 스며든 기념품들을 벽에 쭉 전시해서 기념의 일상을 시각적으로 만들어 본 공간입니다. 김승유 학예사가 “기념품이라는 게 옛날에는 특별한 순간을 기념하기 위해 구입했기에 좀 특별했던 것 같은데 지금은 굉장히 일상적인 물건이 돼버렸어요. 벽을 쭉 보면 여러분도 한두 개쯤 갖고 있거나 갖고 싶은 것들이 있을 거예요. 마그넷, 여행 기념품, 키링, 아이돌 응원봉 아주 다양하죠.” 중간중간 기념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시민들을 인터뷰한 영상들도 볼 수 있었어요. “어떤 분은 한국적인 느낌의 기념품이 좋다고 하고, 기념품을 봤을 때는 자기가 갔던 여행지가 떠오르며 기념도 되고 일상에서 쓰고 싶어서 기념품을 산다고 해요. 다양한 목적들, 요즘 사람들이 어떻게 기념품을 생각하는지를 여기에서 볼 수 있어요.” 이서준 학생기자가 “요즘 사랑받는 기념품은 무엇이고 기념품을 사기 좋은 장소가 있나요”라고 궁금해했죠. “K팝 굿즈 시장이 가장 놀라웠어요. 소속사에서 공식적으로 만든 기념품이 아니라 가수와 연대하고 소통하기 위해서 팬들 스스로 만드는 비공식 굿즈가 인상적이었고, 요즘의 기념 문화를 설명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생각보다 기념품을 구입하기 좋은 장소는 마땅치 않았어요. 지금 여기에 진열된 건 제가 기념품숍을 돌아다니면서 산 건데 사기가 매우 어려웠어요. 그래서 이런 기념품들을 모아서 판매하는 곳이 앞으로 더 많이 늘어났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다음 공간에선 영화 ‘인사이드 아웃’에 등장한 기억 구슬을 차용해 한 개인의 기억이 담긴 구슬들이 차곡차곡 쌓이며 기억들이 어떻게 저장되고 기념화되는지 표현한 영상을 봤죠. 김 학예사가 기념은 기억 가치를 공유하려는 우리의 방식이라고 말했어요. 특별한 시간을 기억하고 함께한 마음을 나누고 지나온 발자취를 증명하기 위해 사람들은 기념품을 남겼습니다. 2부 우리가 기념품을 간직하는 이유 섹션은 총 3개의 공간으로 나뉘어 있는데 ‘특별한 순간, 빛나는 기념품’이라는 첫 번째 공간에서는 어떤 개인의 특별한 순간마다 어떻게 기념하고 기록했는지를 볼 수 있어요. 맨 처음 볼 수 있는 8폭 병풍 ‘평생도’는 19세기 말 사람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기념될 만한 일들을 골라 그린 풍속화인데요. 돌잔치·혼례·과거급제·벼슬길·관찰사 부임·판서 행차·정승 행차·회혼식까지 기념하는 장면이 한 폭씩 담겨 있죠. 이 전시장은 평생도의 흐름처럼 생애 주기별로 출산부터 성장, 혼례, 은퇴, 경로로 내용을 구상한 게 인상적입니다. 출산·돌잔치 섹션에서는 임신 기념 액자부터 아이의 100일을 기념해 손과 발을 본뜬 금형, 탯줄을 담은 100일 기념 액자, 돌잔치 초청장까지 다양한 기념품을 볼 수 있었어요. 고려시대 탯줄을 보관하기 위한 태항아리를 가리킨 김 학예사가 “과거 자료와 요즘 자료를 비교하며 옛날에는 어떤 식으로 기념과 기념품을 남겼는지 비교해서 보면 좋을 것 같아요”라고 말했습니다. 유치원을 졸업하는 아이들이 각자 손에 보육증서를 쥐고서 찍은 기념사진, 졸업 기념 사진첩, 탈춤반 학우들이 취발이탈 뒷면에 작별의 말을 적어 건넨 대학교 졸업 기념 선물 등 학교 관련 기념품도 만나볼 수 있었어요. 전역을 기념해 부대원들의 이름을 자수로 수놓은 전투복, 전역기념패 등 군대에서의 독특한 경험, 동료들과 끈끈한 시간은 다양한 방식의 기념문화와 기념품으로 남았죠. 결혼할 때 어떤 기념품을 주고받았는지도 볼 수 있고요. 은퇴 관련 기념품에서는 만인산이 눈에 띕니다. 만인산은 초산부(현재 평안북도 초산군)의 부사를 지낸 이만기(1825~1888)의 공덕을 기리기 위해, 마을 사람들이 바친 기념품이죠. 우산 형태의 천에는 제작에 참여한 2091명의 이름이 수놓아져 공로에 대한 존경의 마음이 담겨 있죠. “만인산에 이름 새긴 거와 군복이랑 느낌이 좀 비슷하죠. 군복을 만든 친구들은 이걸 몰랐을 것 같은데 어떻게 보면 기념품을 만들고자 하는 행위는 예나 지금이나 비슷하구나 하는 거를 저도 전시를 준비하면서 알게 되었어요.” 경로 코너에서는 조선 시대 관료 사회에서 장수를 기념하고 예우하기 위해 제작한 국보 ‘기해기사계첩’도 선보입니다. 1719년 숙종이 주관한 경로잔치를 글과 그림으로 기록한 자료로 이 잔치에 고령의 대신 11명이 참석했는데, 모두 12부를 만들어 1부는 관청에서 보관하고 나머지는 참석자들에게 나눠줬다고 해요. 진갑은 환갑 다음 해, 장수를 축하하고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특별한 생일입니다. 진갑을 기념하여 만든 수건도 전시되어 있었죠. “1965년에 만들었던 기념 수건인데 국립민속박물관에서 가장 오래된 기념 수건이거든요. 60년이 넘어 올해로 딱 환갑이 된 터라 제목도 환갑 맞은 진갑 기념 수건이라고 적었어요.” 조선 후기 혼인 60주년을 맞은 부부가 다시 혼례를 올리는 회혼례 장면을 그린 그림과 환갑 기념으로 리마인드 웨딩 사진을 찍은 2023년 기념품도 살펴봤죠. 삶의 전환점마다 남겨진 기록들은 시간을 넘어 우리의 기억 속에 이어진다는 걸 느낄 수 있었어요. 두 번째 오늘이 되는 기억 공간에는 광복을 축하하는 우표와 배지처럼 개인의 기억을 넘어 ‘우리’라는 이름으로 함께 세운 기억과 기념품들이 가득했죠. 5년 사이에 제작된 세 장의 달력(1945·1946·1949년) 속 기념일을 보면 기념이 과거를 기억하는 일인 동시에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이야기라는 점을 이해할 수 있는데요. “45년 달력은 일제강점기 마지막 시기인 44년에 만들어 우리 기념일이 없고 일본의 기념일들이 있어요. 기념하고 싶지 않았던 기념일로 가득했던 시대였던 거죠. 46년 달력은 45년 해방하고 나서 아직 정부가 수립되기 전에 만들었는데 어떻게 보면 무엇을 기념할지 아직 정하지 못했던 시기였죠. 49년 달력은 48년 우리나라 정부가 수립된 해에 만들어 1946년부터 기념일이 된 어린이날이 표기되어 있죠. 45년도에 만든 달력에는 어린이날이 없죠. 우리가 기념하는 날이 항상 고정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어떤 공동체이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자료입니다.” 1952년 달력에는 10월 24일 ‘국제연합일’이 공휴일로 표시되어 있어요. 유엔 창설을 기념하는 날로 대한민국 정부는 6·25전쟁 중인 1950년 9월 16일 이를 국가기념일로 지정하며 국제연합에 대한 감사를 표현했습니다. 하지만 1976년 북한의 유엔 산하 기구 가입에 항의하는 의미로 공휴일 지정이 철회되었고, 지금은 기억에서 멀어진 기념일이 되었죠. 기념의 의미가 시대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입니다. 소중 학생기자단은 멀티미디어 속 달력에서 개인적인 기념일을 고르고 그날의 감정을 골라 이미지로 다운로드 받는 체험도 해봤어요. 1980년대부터는 국가적인 이벤트를 하기 시작하죠. 1986 서울아시안게임 자원봉사자의 추억, 1988 서울올림픽의 설렘과 1993 대전엑스포와 2002 한일월드컵에서 느낀 자부심은 작은 기념품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최근 다시 나오며 화제를 모은 대전엑스포 마스코트 꿈돌이 기념품들이 시선을 모았죠. 누군가를 좋아하는 감정, 함께 응원했던 시간을 물건으로 만들어서 공유하고 연대하며 소통했던 기억, 흔히 말하는 팬덤의 굿즈도 소개하고 있어요. 프로야구 기념 메달, OB베어스 야구단 어린이 회원 전용 모자 등도 눈에 띄었죠. 프로축구 인천유나이티드 서포터즈가 제공한 자료들, 특히 고 유상철 감독을 추모하기 위해서 서포터즈에서 직접 만든 추모 티셔츠와 배지도 보였어요. 이어지는 K팝존에는 다양한 가수의 앨범들부터 BTS의 응원봉인 아미밤, 샤이니의 첫 공식 응원봉 등과 사인 휴대폰, 역대 콘서트 티켓 모음 등 god 팬덤에서 제공해준 자료와 그들의 인터뷰 영상도 나오고 있었죠. “요즘에는 응원봉, 앨범, 슬로건 등을 각자 책상이나 어딘가에 전시하며 덕질존을 만든다는 얘기를 듣고 저희도 이렇게 전시를 해봤어요. 팬과 아티스트를 연결해 주는 중요한 기념품이라고 생각해요.” 예전의 아이돌과 요즘 아이돌의 자료를 비교하는 재미도 있습니다. 응원하는 마음을 담은 슬로건의 경우 예전에는 팬들이 직접 만든 플래카드가 많았다면 요즘엔 팬덤이 동일한 메시지를 작성한 슬로건을 제작하는 경우가 많죠. 소중 학생기자단은 여러 가지 팬덤 굿즈에서 눈을 뗄 수 없었어요. 훈장과 기념장을 따로 보여주기 위해 만든 포켓 전시 공간도 있습니다. 대한제국의 대표적인 친러파 관료 이용익의 초상화에서 서양식 제복을 입은 그의 가슴에는 훈공1등 팔괘대수정장, 고종황제 즉위 40주년 기념장, 러일전쟁 적십자사 구호기념장 등이 달려 있어요. 기념장은 대한제국 시기에 중요한 행사를 기념하고자 참가자에 나눠준 일종의 배지를 일컫죠. 초상화 속 실제 훈장과 기념장을 실제 유물로 볼 수 있는 게 신기했습니다. 2부의 마지막 손끝에 머문 여행에서는 여행하는 순간의 감정과 풍경을 다시 불러오는 여행 기념품을 소개하죠. 근대 철도가 생기면서 관광이 활성화되기 시작했는데요. 철도국에서 만든 안내서나 기념엽서들도 전시되어 있었어요. 예전에 공예품은 핸드메이드로 조금씩 직접 만들었는데, 일제강점기 이후로 기념품이라는 이름으로 대량 생산되기 시작했습니다. 궁중에서 사용되던 신선로는 일제강점기 관광 기념품으로 대량 생산되었는데요. 광화문·남대문이 그려진 신선로가 여럿 남아 있는 것은 기념품이 정형화되어 소비되던 흐름을 보여주고 크기와 재질을 달리한 다양한 상품은 기념품의 특징을 대변합니다. 관광 기념품은 타인의 시선을 의식해 만들어진 이미지이기도 하죠. 외국인을 대상으로 제작된 기념품 속에는 조선의 풍경이 이국적이고 낯선 모습으로 반복되었습니다. 조선풍속인형세트도 장승, 지게를 멘 남자 등 당시 외국인의 시선으로 바라본 조선의 풍경이 작은 인형에 담겨 있었죠. 이서윤 학생기자가 “외국인들도 알만한 우리나라 대표 기념품이 있을까요”라고 물었어요. “이 부분이 저도 고민이었어요. 외국 사람들이 봤을 때 딱 떠올릴 만한 우리나라 기념품이 조금 부족한 것 같아서 그런 것들을 전시할까 말까 많이 고민했었죠. 하지만 우리나라 기념품이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도 충분히 경쟁력은 있다고 생각해요. 꼭 전통 인형이나 전통 자료가 아니더라도 K팝 자료나 이런 것들이 나중에는 분명히 대표할 수 있는 자료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한국의 탈이나 이런 것들을 대표 기념품으로 만드는 것도 방법이겠지만 외국 사람들이 좋아하고 또 우리의 문화적인 대표성을 보여줄 수 있다면 된다고 생각해요. 지금까지는 하나에 집중하지 못해서 이것저것 만든 면이 있는데, 우리나라를 알릴 수 있는 대표성 있는 기념품도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고, 또 관광 기념품이 천편일률적인 면이 있었는데, 최근 많은 시도를 하는 것처럼 지역이나 관광지를 대변할 수 있는 관광 기념품도 좀 더 많이 만들어지면 좋겠어요.” 1970년대 이후 관광 기념품은 더 이상 특별한 물건이 아니었습니다. 플라스틱·나무·금속 등 다양한 재료로 실용적인 기념품들이 대량 생산되었고 싸고, 가져 가기 좋은 물건들은 관광지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했어요. 어느 관광지에나 있었던 효자손 기념품도 눈에 띕니다. 우리나라 기념품의 가장 큰 특징은 실용성인데요. 지도가 인쇄된 관광 기념 손수건도 쓰임과 정보, 기념의 의미를 한 장에 담았죠. 박지안 학생기자가 “최근 기념품 트렌드는 무엇인가요”라고 질문했어요. “실용성을 중시하는 경향이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기념품이라는 것이 사기에는 뭔가 애매하고 비싸기도 하죠. 그런 부분 때문에 기념품을 잘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는 예전부터 있었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기념품을 만드는 사람들 사는 사람들도 이것이 쓸모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가진 것 같아요.” 기념 수건 섹션도 눈에 띕니다. 수건만큼 꾸준히 사랑받은 기념품은 많지 않은데요. 실용성과 상징성을 동시에 지닌 기념 수건은 기념이 일상 깊숙이 들어온 대표적인 예죠. 결혼식·개업·관광·체육대회·생일 등 어떤 일이든 수건은 기념과 함께한 이들에게 전하는 답례의 형식으로 널리 쓰였습니다. 3부에서는 공모로 수집한 다양한 내 인생의 기념품을 조명합니다. 김 학예사가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인 자료라고 소개했죠. 42.195km를 완주하고 받은 마라톤 메달, 홀인원 기념품,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성화 봉송 기념품, 팔씨름 대회 트로피, 여행지의 추억을 담은 트럼프 카드, 영화 기념품 등 서로 다른 여섯 개의 이야기와 그 속에 깃든 기념의 조각을 소개하죠. 단순한 기념품을 넘어 개인의 자부심이나 지나온 시간을 투영한 삶의 가치이자 증거입니다. “영화 티켓, 포스터, 관련 굿즈를 모은 분은 영화 기념품을 모으는 게 내 삶의 발자취를 보고 역사를 보는 것 같아서 나의 일기장이라고 표현해 주셨어요. 팔씨름 대회 트로피는 이것을 보면 우승했던 순간이 매번 떠오르고 그 자체가 어떤 행복했던 순간을 이끌어 오는 그런 매개체가 된다고 하더라고요. 작은 기념품 하나가 오늘을 행복하게 해주는 그런 물건이라고 설명해주셨죠. 여러분도 앞으로 어떤 기념품을 모을지 어떤 걸 기념하게 될지 이분들의 사연을 통해 한번 생각해 봤으면 좋겠어요.” 기념은 우리 삶의 순간순간 스며 있죠. 우리는 소중한 사람과 함께한 시간, 오랜 노력 끝에 얻은 순간, 우연히 손에 쥔 특별한 기억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간직합니다. 기념은 거창하지 않아도 됩니다. 때로는 작은 물건 하나가 우리가 살아온 시간을 증명하고 서로의 마음을 이어줍니다. 여러분에게도 간직하고 싶은 인생의 한 장면이 있는지 생각해보세요. 국립민속박물관 특별전 ‘오늘도, 기념: 우리가 기념품을 간직하는 이유’ 기간 9월 14일(일)까지 장소 서울 종로구 삼청로 37 국립민속박물관 기획전시실 1 관람 시간 오전 9시~오후 6시(매주 토요일 8시까지) 관람료 무료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관광 기념품 개발 이야기 최근엔 특색 있는 관광 기념품들이 많이 나오고 있고, 지역 특유의 다양한 기념품도 개발되고 있죠. 특히 기념품 관련 공모전도 많이 개최되는데, 그중 우리나라 및 전국 각 지역을 대표하는 관광 기념품을 발굴하기 위해 1998년 이후 매년 개최되는 대한민국 관광공모전 기념품 부문을 빠트릴 수 없습니다. 한국과 지역별 역사·문화·자연·관광지·먹거리 등 다양한 관광 콘텐트를 소재로 하여 관광 기념품을 공모하고 있죠. 소중 학생기자단이 한국관광공사 쇼핑숙박팀 김민진 대리에게 대한민국 관광공모전에 관해 물어봤어요. 서윤: 요즘 다양한 곳에서 기념품 공모전을 개최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이고 또 대한민국 관광공모전만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기념품은 단순한 물건을 넘어 역사·문화·관광자원을 담는 중요한 수단입니다. 이에 지자체 및 박물관 등에서도 자체 공모전을 통해 고유의 문화 자산을 기념품화 하고자 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요. 대한민국 관광공모전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관광 기념품 공모전으로 28년간의 역사와 더불어 상품화, 유통 판로, 마케팅 등 실질적인 후속 지원이 이뤄진다는 점이 가장 큰 차별점입니다. 예를 들어 2023년 수상작이었던 ‘금속 입체 마그넷’은 현대백화점과 협업을 통해 디즈니 협업 마그넷으로 상품화되어 백화점 및 온라인몰에서 실제 판매되는 성과를 거두었죠. 지안: 학생도 기념품 공모전에 응모할 수 있나요. 출품 자격과 입상 특전도 궁금해요. 공모전 취지는 관광 기념품 발굴을 넘어 실질적인 상품화 및 유통 판로 확대 지원입니다. 참가 연령에는 제한이 없으나 제품의 유통 및 판매를 위하여 사업자등록증을 보유한 경우에 한해 출품이 가능해요. 공모전 수상작은 상금만큼 일정 수량을 구매하여 수상작 도록 촬영, 영상 제작, 제품 전시 등 수상작의 홍보 마케팅을 위해 활용됩니다. 또한 비즈니스 교육, 1:1 전문가 컨설팅, 온·오프라인 유통채널 입점, 홍보마케팅을 통해 실제 상품화 및 유통 판로 지원을 받게 되며, 한국관광명품 브랜드 로고 사용권, 정부지원 사업 연계 우대, 관광진흥개발 기금 융자 신청 자격 부여 등 실질적인 혜택과 상장을 받습니다. 은서: 공모전 수상작 중 참고할 만한 작품이나 수상 트렌드가 있나요. 과거에는 전통 공예품이나 수공예 중심의 기념품이 많았다면, 최근에는 인센스·스피커·조명 등 실용성과 감성을 갖춘 제품으로 다양화되고 있습니다. 특히 MZ 세대 소비 성향에 부합하는 감각적이고 실용적인 제품이 증가하는 추세죠. 전통과 현대의 조화, 지역 특산물 활용, 환경친화적 소재, 디지털 기술 접목 등 다양한 트렌드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2024년 대통령상을 받은 ‘감선옥 오리지널 세트’의 경우 경상남도 산청의 특산물인 곶감을 재해석한 고급 디저트로 현대적 패키지와 결합하여 심사위원의 호평을 받았으며, ‘재생종이 색동 복소라 풍경’은 업사이클링 장식품으로 친환경성과 심미성을 동시에 반영했죠. 서준: 개인적으로 수상작 중 인상적인 작품을 소개해주신다면요. 2024년 수상한 ‘한국의 미 단청 키캡 & 키보드’ 작품이 인상 깊었습니다. 단청의 아름다움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제품으로, 키보드의 키캡을 개인의 취향에 맞게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는 제품이죠. 최근 젊은 세대에서 유행하는 데스크테리어의 트렌드에도 부합하여 소비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또 외국인들에게 인기 있고 쉽게 인식되는 것은 한복·한글·전통문양을 활용한 제품인데요. 최근에는 한국 고유의 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인테리어 제품(부뚜막 인센스), 액세서리(한글 품은 교통 반지) 등 다양한 제품이 출시되어 주목받아요. 지안: 공모전 수상작 상품들은 어디에서 구입할 수 있나요. 한국관광공사 관광 기념품 공모전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며, 자사몰 및 온라인 커머스 등을 통해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제품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오프라인에서는 한국관광명품점, 현대백화점 기념품숍 ‘더현대프레젠트’, 청와대 사랑채 기념품숍에서 ‘대한민국 관광공모전(기념품 부문)’ 수상작을 테마로 다양한 제품을 한눈에 보고 편리하게 구매할 수 있으니 방문해 보시길 추천드려요. 은서: 어떤 기념품들이 공모전에 참여하면 좋을까요. 우수한 제품력을 갖추었음에도 유통과 홍보에 어려움을 겪었던 제품이 공모전을 통해 조명되기를 희망합니다. 다양한 기념품을 발굴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유통 판로 지원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요. 또한 K-콘텐트가 주목받고 있는 상황 속에서 대한민국과 지역의 문화적 가치를 담은 기념품이 더 많이 등장하길 기대합니다. 서윤: 사람들이 기념품을 간직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기념품은 단순한 물건이 아니라, 여행의 감정과 추억을 담는 소중한 매개체입니다. 사람들은 여행의 설렘과 감동을 잊지 않고, 일상 속에서도 여행을 추억하기 위해 기념품을 간직하는 것 같아요. 동행취재=박지안(경기도 위례중앙중 1)·이서윤(서울사대부초 5)·이서준(경기도 평촌중 1)·최은서(경기도 행정초 5) 학생기자 소중 학생기자단의 내 인생의 기념품 나의 추억을 담은 기념품은 누구나 한 개쯤 있을 겁니다. 그걸 통해서 어딘가에 떨어져 있던 기념의 조각을 끄집어내는 계기도 되는데요. 소중 학생기자단의 기념품을 통해 여러분도 어떤 걸 기념할 것인지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박지안 학생기자의 내 인생의 기념품 초등학교 3학년 겨울방학 때 평창으로 여행을 갔습니다. 눈썰매를 타고 맛있는 것도 먹고 즐거운 여행을 마치고 집에 오던 중 알파카 카페를 가게 되었죠. 귀여운 알파카들에게 사탕수수로 만든 먹이 주기 체험을 할 수 있었지만 무서워서 못했어요. 슬퍼하고 있는데 외할머니께서 예쁜 알파카 인형을 사주며 괜찮다고 위로해 주셔서 다시 기분이 좋아졌죠. 흰색의 알파카 인형이 너무 귀여워서 4년이 지난 지금도 제 책상 위에 올려놓고 있어요. 이 밖에도 집 곳곳에서 기념품들을 찾을 수 있었어요. 용띠인 제가 세상에 나올 날을 기다리며 엄마가 한땀 한땀 만들어 주신 배냇저고리와 속싸개 턱받이 발싸개, 아빠가 초등학교 때 쓰신 피아노책과 게임기도 저의 소중한 기념품입니다. 이서윤 학생기자의 내 인생의 기념품 저의 최애 기념품은 바로 아이브 응원봉이죠. 아이브 팬이 됐을 때 엄마가 생일 선물로 사주셨어요. 콘서트도 한번 못 가봤지만 응원봉이 제게 있다는 것만으로도 아이브 찐팬이 된 거 같고 뿌듯해 행복합니다. 언젠가 응원봉을 흔들며 아이브 콘서트장에서 노래를 따라 부르는 저의 모습을 상상해 보기도 하죠. 두 번째로 소중히 여기는 기념품은 일본 여행 때마다 모은 마그넷이에요. 볼 때마다 그곳에서 먹었던 맛있는 음식들과 장소, 즐거웠던 순간들이 마구마구 떠오르죠. 마지막으로 세상에 하나뿐인 기념품! 제가 태어나 일 년이 된 것을 기념하는 핸드타월입니다. 엄마는 제 돌잔치 때 손님들께 보답하는 마음으로 준비한 선물이라고 말씀하셨죠. 이름과 생일이 수 놓인 세상에 하나뿐인 이 타월을 평생 간직할 거예요. 이서준 학생기자의 내 인생의 기념품 여섯 살 때부터 초등학교 4학년 때까지 열심히 모은 포켓몬 카드가 1000장이 넘는데요. 봉지를 뜯을 때마다 어떤 카드가 나올까 두근두근했던 마음이 생각납니다. 친구들과 카드로 게임도 했고, 카드 교환도 했죠. 지금도 카드 앨범을 보면, 친구들과 놀았던 시간이 떠오릅니다. 엄마가 어렸을 때 모은 우표들을 보고 우표에도 관심이 생겨 모았는데, 우표 앨범을 들여다보면 항상 뿌듯해집니다. 또 해리포터 시리즈 안에서 살고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해리포터에 빠져있었어요. 일본 오사카 유니버셜 스튜디오에 방문해서 마법 지팡이를 샀는데, 스튜디오 내에서는 마치 마법사가 된 것처럼 공중부양, 불 피우기 등의 마법을 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그 기분을 간직하기 위해 아직 지팡이를 가지고 있죠. 마법사들의 간식인 ‘모든 맛이 나는 젤리빈’도 샀는데 코딱지 맛, 구토 맛 등 충격적인 맛이 인상적이었어요. 젤리빈 통도 계속 보관하려고 합니다. 최은서 학생기자의 내 인생의 기념품 ‘화성오산 교육장배 육상대회’를 위해 한 달 전부터 매일 아침 일찍 학교 운동장에서 800m 연습을 꾸준히 했어요. 대회 당일, 넓은 운동장과 저보다 키가 훨씬 큰 선수들을 보며 긴장했지만, 그동안 흘린 땀을 떠올리며 있는 힘껏 달렸습니다. 결국 바라던 동메달을 목에 걸 수 있었죠. 결승선을 통과한 뒤에는 숨이 가빠 그 자리에 주저앉았는데 응원해 주신 선생님들과 교장 선생님의 부축을 받으며 이동했어요. 경험과 체력의 한계를 넘어 얻은 메달이라 저에게는 무엇보다 소중한 기념품입니다. 학생기자단 취재 후기 이번 취재로 기념품의 의미와 종류에 대해 자세히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조선시대와 현재의 기념 문화가 비슷하다는 것이 너무 신기했습니다. 취재 전에는 그저 여행 갈 때 기념품 가게에서 산 물건들만 기념품인 줄 알았는데 우리의 평범한 일상 속에서도 기념품이 탄생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취재 전에는 집을 둘러보았을 때 기념품이라고 생각되는 물건들이 별로 없었는데 취재 후에 집을 둘러보니 저의 주변에는 정말 다양하고 많은 기념품이 있었네요. -박지안(경기도 위례중앙중 1) 학생기자 기념품은 또 다른 나만의 추억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되새겨 볼 수 있던 시간이었죠. 기념품들은 실용성이 있는 것과 상징적인 것으로도 구분되는데 우리 집에도 추억이 될 만한 것들이 참 많다고 생각됐죠. 기념품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것 같아요. 그러면 먼 훗날 추억할 게 더 많아질 테니까요. -이서윤(서울사대부초 5) 학생기자 다양한 시대의 기념품 중 KBO 리그 관련 물건, 인천유나이티드 유니폼 등이 눈에 띄었어요. 평범한 물건도 특별한 순간을 회상할 수 있게 해준다면, 무엇이든 기념품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죠. 여행을 가면 소소한 기념품 하나는 꼭 챙겨오는 편인데, 짐이라고 버리지 않고 잘 모아두었다가 시간이 지난 뒤 꺼내보면 그때의 기억이 남을 것 같아서 기념품을 잘 간직해두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서준(경기도 평촌중 1) 학생기자 ‘기념품’을 주제로 열린 특별전을 보며 ‘이렇게 기념할 것들이 많았다니’ 생각이 들었죠. 그 안에 담긴 각자의 소중한 기억과 추억을 생각하니 물건 하나하나가 더욱 특별하게 느껴졌습니다. 전시를 둘러보며 나는 어떤 기념품을 갖고 있는지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죠. 소중 친구들은 어떤 기념품을 갖고 있나요? -최은서(경기도 행정초 5) 학생기자 한은정([email protected])
2025.07.06. 15:00
신으로부터 탄생해 인간을 구한 생명의 곡물 1493년 이탈리아의 항해자 크리스토포로 콜롬보, 영어로 콜럼버스라 불리게 될 항해자가 한 땅에 도착했습니다. 일찍이 유럽인들이 찾지 않았고 그리스도교 하나님의 은총도 닿지 않는 곳이라 여겼기에 ‘신대륙’이라 불린 땅. 아메리카라는 이름으로 알려질 그 땅에는 사실 본래부터 많은 이가 살고 있었죠. 그들은 기묘한 모습의 이방인을 환영하기 위해 많은 선물을 가져왔지만, 콜럼버스는 그들이 몸에 걸친 황금 장식에만 관심이 있었다고 합니다. 여정을 마치고 콜럼버스가 수많은 선물과 함께 스페인 왕궁에 들어섰을 때, 귀족들은 그가 가져온 온갖 물건, 특히 반짝이는 황금에 환호했어요. 하지만 그들은 알지 못했죠. 그 선물 속에 생명을 구할 가치 있는 보물이 있다는 사실을. 빠르게 자라고 수확량도 많아 무수한 이들을 기근으로부터 구원한 작물, ‘가난한 이들의 곡물’이라 불리며 천시되기도 했지만, 수많은 이의 주식이자 동물의 사료로 수백 년에 걸쳐 사랑받고, 자동차 연료로까지 애용되는 생명의 열매. 주머니에 싸인 독특한 모습에 ‘터키의 곡물’이나 ‘동방의 밀’이라 알려진 황금의 곡물. 바로 아메리카에서 ‘신의 곡물’이라 칭송되는 작물, 옥수수입니다. 옥수수는 지금의 멕시코 남부 지역에서 탄생한 곡물인데요. 지금으로부터 약 9000년 전 재배가 시작돼 수천 년에 걸쳐 아메리카 전역으로 퍼져나갔고, 콜럼버스를 통해 유럽에 전해졌습니다. 옥수수는 기존에 유럽에서 재배하던 밀이나 보리보다 척박한 땅에서 훨씬 잘 자라며, 수확량이 많은 데다, 무엇보다 밀과 달리 굽거나 찌기만 해도 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 ‘배를 채우는 값싼 곡물’로 가난한 이들의 주식이 되었죠. 중앙·동부 유럽에선 “마지막 옥수수 이삭에 영혼이 깃들어 있다”며, 마지막 이삭으로 옥수수의 영혼을 담은 인형을 만들어 기리기도 했죠. 쌀이나 밀, 보리처럼 다른 곡물을 주로 먹던 곳에서도 이처럼 사랑받았으니, 처음 옥수수가 재배된 메소아메리카에서 중시하는 건 당연했습니다. 마야에서는 우리 인간이 옥수수로 만들어졌다는 이야기도 전해지죠. 오랜 옛날, 신들은 진흙·나무로 인간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진흙으로 된 인간은 너무도 약해서 금방 부서지고 말도 제대로 못 했어요. 다음에 만든 나무 인간은 매우 튼튼하고 말도 했지만, 아무런 감정 없는 기계 같은 존재로 신만이 아니라 동물과 사물도 이들을 미워했기에 공격을 받아 멸망하고 말았죠. 마지막으로 하늘과 땅이 협력하여 옥수수 반죽으로 인간을 만드니, 그들은 강할 뿐만 아니라 마음과 지혜를 갖고 신을 경배했습니다. 지혜로운 인간의 재료인 옥수수. 그만큼 놀라운 생명의 씨앗이라는 이야기죠. 아즈텍 신화에서 옥수수는 본래 땅속 깊은 곳에 숨겨진 신성한 곡물이었다고 합니다. 오직 신만이 접근할 수 있고 먹을 수 있는 ‘신의 작물’이었죠. 하지만 인간들이 굶주리는 것을 본 지혜의 신 케찰코아틀이 그들을 불쌍히 여겨 옥수수를 전해주기로 합니다. 하지만, 옥수수를 가져오는 건 금지되어 있었기에 케찰코아틀은 개미로 변하여 지하 깊은 곳에서 옥수수 알갱이를 물고 인간에게 전해주었죠. 옥수수 자체를 신이라고 여기는 신화도 있어요. 오악사카 지방의 미스키틀렉(Mixtec) 족과 안데스의 케추아 족에서는 제각기 위대한 조상신이나 대지의 여신(파차마마)의 몸에서 온갖 식물이 자라났다고 하죠. 마야의 신화집, 포폴 부에는 ‘훈 후나푸’라는 신의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그와 형 부쿠프 후나푸는 지하 세계의 신들에게 납치되어 죽음을 맞이하지만, 그의 머리만은 호박나무에 걸려 열매로 변했죠. 지하에서 자라나 땅 위로 올라오는 생명의 존재, 그가 어떤 열매로 변했는지는 전해지지 않지만 그 열매에 머리카락이 있다는 점에서 훈 후나푸는 옥수수의 신 마아와 동일시됩니다. 마야에서 마아, 또는 훈 후나푸는 옥수수의 신이자 풍요와 생명의 원천으로서 매우 중요하게 여겨졌죠. 옥수수를 신성한 존재로 여긴 마야의 귀족이나 왕족 중에는 신처럼 긴 머리를 중시하는 전통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갓 태어난 아이들의 머리를 나무판으로 눌러 긴 머리 모양을 만들기도 했죠. 건강에 좋지는 않겠지만, 당시엔 이것이 이상적 미의 기준이자 교양과 신성한 계급을 상징했습니다. 지금도 칠레나 멕시코에서는 여전히 옥수수를 기리는 축제가 열려요. 신으로부터 탄생하여 우리 몸을 이룬 생명의 곡물, 옥수수. 세계로 퍼져나간 이 곡물은 지금도 수많은 이를 구원하고 있어요. 그런데 재미있는 게 있습니다. 우리 몸의 원천이자, 우리를 구하는 옥수수 역시, 우리 인간의 도움 없이는 살 수 없다는 거죠. 옥수수는 본래 테오신테라는 식물을 개량한 것으로, 수천 년에 걸쳐 사람들이 노력해서 만든 결과물이죠. 테오신테 한 송이엔 보통 5~10개의 열매가 달려 있는데, 제각기 작고 단단한 껍질에 싸인 열매는 시기가 되면 일제히 흩어져 떨어집니다. 하지만, 옥수수는 다릅니다. 한 송이에 수백 개의 큰 열매가 달린 옥수수는 전체가 단단한 껍질에 싸여서 흩어지지 않아요. 그래서 사람들이 직접 열매를 따서 한 알씩 심지 않으면 번식할 수 없죠. 신의 곡물로 태어나 많은 인간에게 생명을 주지만, 인간의 손길을 통해서만 생명을 이어갈 수 있는 작물. 옥수수가 인간과 가장 가까운 존재라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인간의 손에 태어나 인간을 살려 나간 옥수수. 팝콘과 시리얼, 전분과 시럽, 그리고 기름을 통해 하루를 함께하는 이 곡물엔 오래된 신화와 생명의 숨결이 조용히 깃들어 있습니다. ※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한은정([email protected])
2025.07.06. 14:30
━ 극장판 도라에몽: 진구의 그림이야기 감독 테라모토 유키요 등급 전체 관람가 상영시간 104분 개봉 7월 16일 ‘만약 그림 속 세계로 가면 어떨까?’ 생각해 본 적 있나요. 극장판 도라에몽 44번째 시리즈인 ‘극장판 도라에몽: 진구의 그림이야기’는 이러한 상상을 스크린에 옮겼습니다. 원작 ‘도라에몽’은 1969년 후지코 F 후지오가 집필한 SF 만화로, 평범한 초등학생 노진구가 미래에서 온 고양이형 로봇 도라에몽과 만나 친구가 되어 벌어지는 다양한 이야기를 그렸어요. 도라에몽은 오랜 시간 사랑을 받으며 TV·영화 애니메이션으로도 만들어졌는데요. 1980년부터 개봉한 극장판 시리즈가 올해 45주년을 맞아 기념 대작 ‘극장판 도라에몽: 진구의 그림이야기’를 선보이죠. 먼저 로브를 입고 마법사로 변신한 도라에몽과 중세 유럽 스타일 의상을 입은 진구와 친구들의 모습이 시선을 사로잡아요. 시리즈 중 처음으로 중세 유럽을 배경으로 하기 때문인데요. 수백억원의 가치를 지닌 그림이 발견되었다는 뉴스가 보도되는 가운데, 여름방학 숙제로 그림을 그리고 있던 진구 앞에 갑자기 오래된 그림 조각 하나가 떨어집니다. 도라에몽과 진구는 비밀도구 ‘들어가는 라이트’를 사용해 그림 속으로 탐험을 떠나게 되는데, 사실 그곳은 바로 뉴스에서 화제가 된 그림에 그려진 중세 유럽의 ‘아트리아 공국’이었죠. 아트리아 어딘가에 환상의 보석 ‘아트리아 블루’가 숨겨져 있다는 이야기에 도라에몽과 친구들은 보석의 비밀을 파헤치기 시작해요. 여기에 반짝이는 눈망울의 신비로운 금발 소녀 ‘클레어’, 날개 달린 꼬마 악마 ‘차이’, 그림을 좋아하는 소년 ‘마이로’ 등 이번 극장판의 새로운 캐릭터들이 합류하죠. 그런 가운데 아트리아 공국에 전해 내려오는 오래된 ‘세계 멸망’의 전설이 깨어나며 모두가 큰 위기에 빠지게 되는데요. 과연 도라에몽과 친구들은 전설을 뒤집고 세계를 구할 수 있을까요. 이번 작품은 극장판 도라에몽 시리즈 27번째 작품인 ‘극장판 도라에몽: 진구의 마계대모험 7인의 마법사’(2008)를 통해 시리즈 최초 여성 감독으로 데뷔한 테라모토 유키요가 다시 연출을 맡아 화제입니다. 테라모토 감독은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고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영화”라며 “웃음도 있고, 감동도 있고, 눈물도 있고, 액션과 미스터리까지 가득한, 볼거리 넘치는 작품”이라고 소개했어요. 극장판 도라에몽 시리즈 중에서 레전드로 평가받는 ‘극장판 도라에몽: 진구와 철인군단 날아라 천사들’(2011), ‘극장판 도라에몽: 진구의 비밀도구 박물관’(2013)에 이어 12년 만에 돌아온 테라모토 감독이 이번 작품에서 선보일 깊이 있는 연출과 섬세한 감성에 많은 관심이 쏠리죠. 또 TV 애니메이션 ‘도라에몽’의 수많은 에피소드를 탄탄한 스토리로 완성해온 이토 사토시가 처음으로 극장판 도라에몽에 합류, 이번 작품의 각본을 담당했어요. 그는 “도라에몽의 비밀도구로 그림 속 세계에 들어가 모험을 떠나는 장면을 통해 진구의 방에서 바로 알 수 없는 세계에 다녀온다는 영화 특유의 전개를 표현할 수 있었다”며 “테라모토 감독의 힘 덕분에 다양한 표현이 가능했다”라고 밝혀, 도라에몽 특유의 상상력이 담긴 독창적인 소재와 두 제작진의 시너지에 대한 기대를 높였죠. OST에는 어린 시절부터 도라에몽의 열렬한 팬이자 일본을 대표하는 싱어송라이터로 알려진 아이묭이 참여했어요. 주제곡 ‘스케치’와 삽입곡 ‘너의 꿈을 들으며 난 유쾌한 아이디어를!’을 작업한 그는 “후회와 실수, 기쁨과 즐거움을 언제나 함께 경험해 온 도라에몽과 진구 사이의 확고한 우정을 그리고 싶었다”라고 전했죠. 아이묭 특유의 밝고 감성적인 보컬과 따뜻한 멜로디가 그림 속 세계를 모험하는 친구들의 모습과 절묘하게 어우러지며 작품 분위기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요. 한 폭의 그림 같은 아름다운 중세 유럽을 배경으로, ‘들어가는 라이트’ ‘이미지 모자’ ‘가뿐사뿐 낚싯대’ ‘물로 집을 만드는 기계’ ‘투명 망토’ ‘모세 지팡이’ 등 36가지 비밀도구들이 등장해 한층 더 풍성한 재미를 전할 예정인데요. 일본에서 지난 3월 개봉 당시 무려 6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극장판 시리즈 사상 최장기 1위 기록과 함께 수익 45억 엔, 관객 수 378만 명을 기록하며 폭발적인 흥행 돌풍을 일으킨 ‘극장판 도라에몽: 진구의 그림이야기’가 한국 관객들도 사로잡을 수 있을까요. 도라에몽과 함께 주문을 외워 봅시다. “칭카라호이~!” 김현정([email protected])
2025.07.06. 14:00
“전통시장에서 어머님(상인)이 ‘헐타(값이 싸다)’고 하시는데 당황했죠. ‘헐타? 헐었다는 이야긴가?’ 하면서요.” 양민호(53·왼쪽 사진) 국립부경대 인문사회과학연구소(사회언어·방언학) 교수가 2018년 처음 부산에 왔을 때 겪은 일화다. 고향이 전북인 그에게 이런 부산 사투리는 흥미로운 관찰·연구 대상이 됐다. 서울 출신인 같은 연구소 최민경(42·오른쪽) 교수와 함께 2023년 4월부터 TBN 부산교통방송에서 ‘배아봅시데이(배워봅시다)’라는 라디오 코너도 진행해 왔다. “말만 들어서는 의미 짐작이 어려운 ‘애살(샘내고 잘하려고 하는 마음)’ 같은 사투리를 소개하는 시간”(최 교수)이다. 6일 부경대에 따르면 두 교수가 이 코너에서 소개했던 사투리 중 101가지를 추려 어원·용법 등을 설명하는 책 『쓰잘데기 있는 사전:말끝마다 웃고 정드는 101가지 부산 사투리』가 오는 14일 출간된다. 저자들은 “사투리가 단순히 특정 지역 말이 아니라, 사회·문화·경제적 가치가 있고 지역 주민의 정체성 확립·유지 등에 ‘쓰잘데기’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김민주([email protected])
2025.07.06. 8:24
“전통시장에서 어머님(상인)이 ‘헐타(값이 싸다)’고 하시는데 당황했죠. ‘헐타? 낡았다(헐었다)는 이야긴가?’ 하면서요.” 국립부경대 인문사회과학연구소에서 사회언어ㆍ방언학을 연구하는 양민호(53ㆍ고향 전북) 교수가 2018년 처음 부산에 왔을 때 겪은 일화다. 그는 “이후 10년 가까이 부산에 사는 동안 이런 사투리는 아주 흥미로운 관찰ㆍ연구 대상이 됐다”고 말했다. 6일 부경대에 따르면 양 교수와 같은 연구소 최민경(42ㆍ고향 서울) 교수가 쓴 『쓰잘데기 있는 사전:말끝마다 웃고 정드는 101가지 부산 사투리』가 오는 14일 출간된다. 출판은 부산 소재 인문ㆍ문화예술 독립출판사인 호밀밭 출판사가 맡았다. 1쇄는 800부 제작했다고 한다. 양 교수는 2018년, 최 교수는 2013년 부산에 와 부경대에서 연구 활동을 했다. 언어·사회 연구자인 이들에게 부산시민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강한 억양의 사투리는 더 각별하게 다가왔다고 한다. 양 교수는 “‘단디’나 ‘쫌’ 같은 널리 알려진 말 이외에도 ‘양분식(돈가스 등 서양식 분식)’ 등 부산시민들이 사투리라는 걸 인식하지 못하면서 흔히 쓰는 말들이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두 교수는 2022년 부산연구원 용역을 통해 ‘외지인이 보는 부산 사투리’라는 테마의 기획총서를 쓴 적이 있고, 이후 2023년 4월부터 TBN 부산교통방송에서 ‘배아봅시데이’라는 라디오 코너를 함께 진행해왔다. ‘배아봅시데이’는 '배워봅시다'는 뜻의 부산 사투리다. 최 교수는 이 코너에 대해 “말만 들어서는 의미 짐작이 어려운 ‘애살’(샘내고 잘하려고 하는 마음) 등 부산 사투리를 소개하는 시간”고 했다. 프로그램에 대한 시민 호응도 높았다고 한다. 이번에 두 교수가 발간하는 책은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소개했던 말 중 101가지 사투리를 추리고 어원과 용법 등을 설명한 책이다. 책 제목 가운데 ‘쓰잘데기’라는 말은 ‘쓸모·쓸데’를 뜻하는 사투리다. 이에 대해 저자들은 “사투리가 단순히 특정 지역의 말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지만 사회ㆍ문화ㆍ경제적 가치는 물론 해당 지역 주민의 정체성 확립과 유지 등 ‘쓰잘데기’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다. ‘우리하다’(묵직하고 뻐근한 통증이 인다는 뜻)처럼 사투리로 표현할 때 말맛이 더 사는 표현도 있다”며 “부산에 사는 이들은 물론 휴가철 부산을 찾는 외지인들도 흥미롭게 읽어볼 수 있는 책이 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민주([email protected])
2025.07.05. 2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