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온 50여개 협력업체와 '상생 드라이브' 최고의 머플러 업체등 포진…품질향상 급피치 FTA 관세효과 톡톡…조지아주 성장 엔진으로
"참 대단하죠. (미국차에 ) 100년이나 뒤진 기아차가 여기까지 달려 왔으니…."
지난 5일 기아차 조지아공장(KMMG) 취재에 나선 기자 일행과 마주친 김근식 전무(공장장)는 광활하게 펼쳐진 건물들을 둘러 보며 자랑스럽게 말했다. 2009년 11월 쏘렌토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현지생산을 시작한 KMMG는 뛰어난 생산성과 최고 품질의 차량 생산으로 지난 4월엔 조지아주 정부로부터 '최우수 제조업체'상을 받기도 했다.
기아차 성장의 더욱 자랑스러운 점은 한국에서 진출한 50여 개 협력업체들과 상생구조를 이룩했다는 것이다. 또 KMMG는 공장이 위치한 웨스트포인트시와 조지아주 경제발전의 이상적인 모델로서도 연구되고 있었다.
KMMG 취재를 마치고 협력업체 파악을 위해 찾아 간 곳은 '세종 조지아'란 머플러 전문생산업체였다. 기아차 공장이 있는 웨스트포인트시에서 11마일 떨어진 라그란지시에 있어 물류 이동이 신속했다.
세종은 중국 체코 등 전세계 10개의 현지공장을 가지고 있을 만큼 머플러 생산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업이다. 법인장인 김효승 사장은 "머플러 생산 기술의 핵심은 배기가스와 소음을 줄이는 데 있다"며 "세종의 기술은 글로벌 경쟁업체인 독일의 에바스파크에 비해서도 월등하다"고 말했다.
잘 나가는 기아차 납품을 통해 품질력을 인정받은 세종은 최근 들어 글로벌 명차업체와도 납품 논의를 하고 있다.
김 사장은 "세종을 포함한 자동차 부품 협력업체들은 기아차 관계자들과 매달 정기적 모임을 갖고 납품 물량과 일정 등을 논의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최고 품질의 차량이 탄생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은 물론 주변의 기아차 협력업체들은 한.미FTA 특별관세 혜택도 톡톡히 보고 있다고 했다. 세종의 경우 3단계로 구분되는 머플러를 파트별로 한국공장에서 수입해 현지에서 조립하고 있다. 결국 머플러 수입 관세인하로 연 100만 달러가 넘는 비용 절감 효과를 보는 셈이다.
지난 3월 기아차에 흡음제 장치를 납품하는 대한솔루션에서 불이 났을 때 KMMG는 위기를 맞았다. 대한솔루션의 피해가 커 도요타 등 다른 제조업체에서는 기아차 생산중단이 한 달 이상 갈 것이란 전망을 했다고 한다. 그러나 기아차는 나흘만에 부분 가동을 시작했고 2주 만에 완전 가동에 들어갔다. 기아차 직원들은 "KMMG 직원들과 다른 협력업체가 자발적으로 재해현장을 찾아 복구를 도와 가능했던 일이었다"고 말했다.
KMMG로 인해 협력업체들은 안정된 사업을 펼치고 기아차도 협력업체들의 도움으로 제때 필요 부품을 공급받아 완성차 제작에 전력하는 상생구조가 자리잡았음을 알 수 있었다. 기아차 공장이 들어 선 후로 웨스트포인트시가 몰라보게 달라졌다는 건 시 개밸국 크레이그 벌린 의장의 말이다.
벌린 의장은 "KMMG가 들어선 후로 죽어가던 도시가 활기를 찾았고 인구 3500명에 불과한 작은 도시에 대학 분교가 2개나 더 들어서 4개나 됐다"며 고마워 했다.
KMMG로 인해 웨스트포인트시엔 수원갈비 영스가든 금수강산 미소하우스 등 한식당 영업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었다. 마침 저녁식사를 위해 수원갈비에 들렀을 때 식당 중앙에 있는 대형 TV 스크린에서는 기아 타이거스와 두산 베어스의 한국 프로야구 경기가 중계되고 있었다. 웨스트포인트시는 이미 '기아 타운'이 되어 있었다.
다운타운에 있는 '아이리시 브레드 펍'도 순전히 KMMG 때문에 생긴 레스토랑이라고 했다.
펍의 매니저로 일하는 매리 스테판은 "5~6년 전 기아차 공장이 들어 선다는 얘기가 있기 전까지 다운타운은 거의 사람들 왕래가 끊어질 상황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내 조카도 기아차 페인트공장에서 일하고 있을 만큼 일자리가 늘면서 활력이 넘치고 있다"며 "펍에도 손님이 많아졌다. 특히 주중엔 기아차 손님들이 많이 찾아 와 영업에 큰 도움이 된다. 웰컴! 기아"라고 말하며 활짝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