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 사람들은 모두 뭔가에 헌신하며 살아간다. 다만 헌신의 대상에 차이가 있을 뿐이다. 믿지 않는 사람들은 세상에 헌신하면서 살아가고 있고 신자들은 살아계신 하나님께 헌신하는 것이 다를 뿐이다. 하나님께 헌신하는 사람은 그의 삶 속에 세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점점 줄어들고 하나님이 차지하는 공간은 점점 더 넓어진다. 많은 사람들이 주일이면 예배에 참여하여 하나님께 헌금을 드리게 된다. 그러나 헌금을 드리는 것은 그에게 돈이 있다고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것은 아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하나님께 헌신한 사람에게만 헌금이 열려있는 것이다.
성경에 보면 사도 바울은 마게도냐 성도들이 실천했던 헌금 생활에 대해 매우 칭찬했던 것을 볼 수 있다. 그 당시 마게도냐 성도들은 많은 환란을 당하고 있었고 경제적으로 극심한 가난 속에 있었다. 그런데 그런 상황 속에서도 그들은 '넘치는 기쁨으로' 헌금을 드렸다는 것이다. 사도 바울은 그들의 헌금에 대해 "극한 가난 속에 드려진 풍성한 헌금"이라고 표현하였다.
'극한 가난'과 '풍성한 헌금' 이 두 개념은 어쩐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데 그들의 신앙 속에서는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서 그런 조화가 가능했을까? 그 비밀은 "저희가 먼저 자신을 주님께 드렸다"는 것이다. 우리가 하나님께 헌신하기 전 까지는 사실 한 푼의 헌금도 드릴 수 없다. 하나님께 자신을 헌신하지 않고 드리는 헌금은 단지 형식적인 기부금에 불과할 것이다.
어떤 사람은 하나님께서 개인적으로나 가정적으로 너무 많은 것을 맡겨주셨는데 그가 드리는 헌신의 내용은 너무 초라할 때가 있음을 보게 된다. 사람들이 하나님께 헌금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거나 적극적으로 실천하지 못하는 것은 단지 돈이 없어서가 아니다. 하나님이 어떤 분인지 잘 모르기 때문에 주저하는 것이다. 하나님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얼마 안 되는 재물을 "어떻게 하면 뺐어갈까" 고민하시는 분이 아니다.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천지 만물을 지으시고 모든 것을 소유하신 분으로 오히려 그 분의 마음 속에는 "어떻게 하면 우리 믿는 사람들에게 더 풍성한 축복을 주시고 누리게 할까"를 늘 생각하시며 실천하시는 분이다. 하나님은 내가 드린 얼마 안 되는 물질에 의존해서 존재하시는 분이 아니다.
진정한 헌금은 마치 하나님을 구제하듯이 내 던지는 것이 아니다. 진정한 헌금은 하나님께 몸을 드린 사람이 그에게 맡겨주신 모든 것을 아름다운 일에 사용하기 위해 힘을 다해 돌려드리는 것을 뜻한다. 중요한 것은 그렇게 힘을 다해 드리는 사람들에게 하나님께서는 언제나 더 풍성한 것을 경험하도록 은혜를 주신다는 것이다. 헌금은 단지 물질이 아니다.
그것은 때로 나의 시간일 수 있으며 나의 재능 일 수 있고 나의 몸 전체일 수 있다. 이렇게 헌신하며 사는 자들에게 하나님께서 언제나 더 많은 것을 맡겨주시고 보다 아름답고 선한 일들을 넉넉하게 감당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시게 될 것이다.
# 100323_종교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