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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취업박람회 이모저모] 비자 스폰서 기업에 유학생들 몰려

New York

2010.05.07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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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업 중국·인도계에 인기…즉석에서 ‘이력서쓰기’ 배우기도
이번 취업박람회는 참가 기업들마다 지원자들의 높은 학력 수준에 놀라움을 표시하면서도 우수 인재 확보에 대한 기대로 평소보다 정성을 들여 인터뷰를 진행하는 등 바쁜 하루를 보냈다.

구직자들은 경기침체로 인한 구직난 속에서 모처럼만에 찾아 온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하나라도 더 많은 부스를 방문해 지원서를 접수하며 활발한 구직활동을 벌였다.

○…이날 행사장에는 친구들과 같이 참가한 구직자들도 상당수 있었다. 중국계 시밍 팽과 앤란 쟁은 먼저 인터뷰를 한 기업에 대한 질문 내용을 알려 주기도 하고 서로 옷 매무새를 고쳐주는 등 취업을 위해 함께 아이디어를 모으는 공동작전을 펼쳤다. 이들은 “힘을 합치면 그만큼 취업확률도 높지 않겠냐”며 미소를 지었다.

○…중국계와 인도계 등 타인종 구직자들의 한국 및 한인기업에 대한 관심도 상당했다. 이들은 각 업체에 대한 정보를 사전에 입수하고 인터뷰에 응해 채용 담당자들을 놀라게 했다.

인도출신 바베시 다랄은 “효성이 인도에서 사업을 활발하게 벌이고 있는데다 글로벌 시장에서 인지도가 커지고 있어 한국 기업에서 한 번 일해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유학생들은 자격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기관에서 시민권자 이상만 채용한다는 얘기에 아쉬운 발길을 돌려야 했다. 따라서 취업비자 스폰서 여부가 이날 유학생들의 지원을 결정하는 기준이 됐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사우스폴, 키스 등 비자를 스폰서 해 주는 기업체 부스에는 한인 유학생들이 대거 몰렸다.

○…고령의 구직자들도 눈에 띄었다. 한인은행에서 28년간 근무했다는 이재선(55)씨는 “과거 은행에서의 경험을 살려 아직은 충분히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참가하게 됐다”며 KOTRA에서 모집하는 한국 중소기업 수출지원 인재채용에 당당히 응시했다.

○…3살때 이민 왔다는 대니 이씨는 “건축학사, 미술학석사 학력으로 한국 대기업에 지원한다”며 “참가 업체가 많아서 나에게 맞는 직업을 쉽게 찾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다리가 불편한 취업준비생도 열심히 구직활동을 벌였다. 휠체어를 타고 참가한 폴 도일은 “기업들이 한 장소에 모인 덕분에 휠체어를 타고도 빠른 시간내 많은 면접 담당자를 만날 수 있었다”며 기뻐했다.

○…행사장 내에서는 전문가들이 배치돼 이력서 작성을 도와줘 참가자들로부터 많은 호응을 얻었다. 이력서 작성 경험이 부족한 신입 지원자들은 지원에 앞서 이들을 찾아 이력서 작성법을 배우는 모습을 보였다.

○…취업박람회는 기업과 구직자뿐만 아니라 리크루팅 업체들에게도 좋은 기회가 됐다. 한 리크루팅 업체 관계자는 행사장을 몰래 돌아다니며 참가자들에게 자신의 명함을 돌리는 등 적극적인 홍보활동을 벌이기도 했다.

“한국기업서 일하고 싶어요”…버펄로에서 온 에릭 라다씨

이번 박람회에서는 한인기업들이 인기를 끌었다. 비자 스폰서를 해 준다는 조건 때문에 유학생들도 많이 몰려 들었지만 한국기업 문화에 매력을 느껴 지원하는 구직자들도 있어 눈길을 끌었다.

KOTRA에 원서를 낸 에릭 라다(사진)가 그런 케이스.

한인 여자친구 김진씨와 함께 온 에릭은 “한인기업들이 많이 참여하는 이번 취업박람회에 오기 위해 버펄로에서 왔다”고 말했다.

여자친구 덕분에 한국문화에 ‘푹’ 빠졌다는 그는 “성실함과 상관을 공경하는 문화를 가진 한국기업에 취직하고 싶다”는 바램을 나타냈다. 그는 대학에서 전자공학을 공부하고 건설업에서 일한 경험으로 KOTRA 세일즈 분야를 지망했다.

“구직자 자질 높아졌어요”…사우스폴 인사담당 비올렛 강씨

한인 의류업체인 사우스폴의 비올렛 강(사진) 인사 담당자는 기대 이상으로 우수 인재들이 많이 몰렸다며 큰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날 하루 지원자만 250여명에 달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30%가 늘었다.

그동안 취업박람회를 우수 인재 확보의 통로로 이용해 왔던 사우스폴은 올해 채용 규모를 지난해의 30~40%로 늘려 잡았다. 강씨는 “과거에 비해 올해 지원자들의 스펙이 상당히 높은 편”이라며 “그만큼 취업난을 반영해 스스로 몸값을 낮추는 경향이 반영된 거 같다”고 말했다.

중국계, 인도계, 흑인 등 타인종들이 지원자의 40%를 차지한 점도 한인 기업들의 글로벌화를 입증하고 있다고 강씨는 덧붙였다.

사우스폴은 경기 회복에 대비해 인재 확보 차원에서 자격을 갖춘 지원자들은 채용 인원에 상관없이 추가로 뽑을 계획이다.

권택준 기자·양영웅 인턴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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