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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 권의 에스크로 기간] 인생 역전

Los Angeles

2010.05.31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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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 권/프리마 에스크로 대표
오랜 고객인 K씨가 오는 날이면 2-3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려 파킹비가 기절할만큼 나와버린다. 7년 전 대형 마켓을 꿈꾸며 구입한 1만5000스퀘어피트가 넘는 마켓의 매상 하락과 여러 악재로 인생의 가장 어려운 시간을 겪었다. 결국 건물주의 재개발 통보로 하루 아침에 모든 재산을 송두리째 포기해야 하는 마지막 단계에서 '사람이 이렇게 죽을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도 했다고 한다.

모든 것에 쪼달리는 생활속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친지들과 가까운 친구들이 가져다준 마음의 상처라고도 헸다. 전화만 해도 바쁜 척하고 집에 찾아가면 차는 보이는데 사람이 없고 심지어 가게의 종업원에게까지도 냉대를 받으면서 주의의 모든 사람들이 다 떠나간 공허함으로 괴로웠다는 말을 할 때는 늘 눈물이 글썽이곤 했다.

그러던 K씨가 밀렸던 복을 한꺼번에 받는 일이 생겼다. 배우자의 사별로 혼자 가게를 운영할 수 없는 미망인의 가게를 인수해달라는 제안을 받고 시작한 가게가 시쳇말로 '대박'이 난 것이다. 밀려드는 손님을 받느라 화장실 갈 시간도 없이 저녁이면 돈 세는 맛에 식사를 잊는 적도 있어서 꿈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를 보면 '인생역전'이 있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힘들긴 했지만 지난 마켓에서 많은 것을 배웠기에 어느 것 하나 힘든 것이 없고 다루기 힘든 직원도 없다.

속담에 '비 온 뒤 땅이 단단해 진다'라든지 '젊어서 고생은 사서 한다'고 사람들이 말하지만 남의 일에 말로 하기는 쉬워도 자신에게 닥친 시련을 의연하게 넘기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성공한 뒤에는 당당하게 어린 시절 혹은 지난 날의 추억을 떠올릴 수 있지만 지금 현실로 겪고 있는 어려움을 가슴보다 머리로 풀어 나갈 수 있는 사람은 또 얼마나 될지 모르겠다.

에스크로에 오는 많은 이들 중에는 역경을 딛고 성공한 이들도 있고 현재의 어려움으로 고통받는 이들도 있다. 과거형이든 현재형이든 세월이 지나면 모두 추억이 되겠지만 늘 과거보다는 지금의 형벌이 더 가혹하게 느껴지는 법이 아닌가. 수입이 줄어 쪼달리고 융자가 어려워져 사업체 구입이 힘들고 셀러는 이전의 환상에서 깨어나지를 못해 괴롭고 바이어는 괜한 기대감으로 투자를 꺼리니 난감하다.

그래도 언제나 꼭 사야하는 바이어는 있게 마련이고 팔고 싶은 셀러는 준비돼 있으니 진심을 통하고 정성을 다한다면 어려울 일도 없다고 본다. 지난 80년대 그리고 90년대에도 경기침체는 있었다. 그리고 그 혹독한 경기의 바람에도 부를 축적하는 이들은 있었고 이익은 발생했다. 남들 잘나갈 때 잘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어려운 때 남다른 노력으로 빛을 발하기란 어려운 일이나 더욱 값지다. 2010년 한 해가 모든 분들에게 도전해 볼만한 한 해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하는 바이다.

▷문의:(213)365-80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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