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강호 프랑스가 체면을 확 구겼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월드컵 사상 첫 개최국 2라운드 진출 실패의 쓴 맛을 봤다.
22일 블룸폰테인 프리 스테이트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프랑스-남아공의 조별리그 A조 마지막 경기. 2차전까지 단 한 골도 넣지 못한 프랑스나 개최국의 자존심을 건 남아공 두 팀 다 1승이 절박했다.
결과는 남아공의 2-1 신승. 남아공은 전반에 터진 봉가니 쿠말로와 카틀레고 음펠라의 추가골에 힘입어 2-1 승리를 거뒀다.
프랑스는 후반 25분 플로랑 말루다가 이번 대회 첫 골을 넣었지만 '아트사커'의 명성은 땅에 떨어졌다. 남아공도 첫승의 기쁨보다 16강 탈락의 아픔이 더 컸다. 우루과이에 패한 멕시코와 승점 4점으로 같았지만 골득실에서 -2(득점3 실점5)에 그쳐 +1(득점3 실점2)의 멕시코를 넘지 못했다.
프랑스의 몰락의 조짐은 1차전에서 우세한 공격을 펼치고도 우루과이와 0-0 무승부를 기록한 데서 시작됐다. 이후 지난 17일 멕시코전서 0-2로 충격적인 패배를 한 후론 팀워크마저 흔들리면서 최악의 상황으로 내달렸다. 멕시코전이 끝난 후 도메네크 감독에 항명한 니콜라 아넬카는 프랑스 축구협회에 의해 퇴출 당했고 선수들은 훈련을 거부하며 여기에 맞섰다.
도메네크 감독은 위기를 넘기 위해서 남아공과의 경기에서 선수들을 대거 교체했지만 선수단 분위기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었다.
서로를 믿지 못하는 팀에 승리가 날아들리 없었다. 불화는 경기력에도 영향을 미쳤다. 감독의 지시와 선수들의 움직임은 따로 놀았다. 선수들 사이에도 동료 의식보다는 서로가 주인공이 되려는 생각이 앞섰다.
이로써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1무2패의 초라한 성적으로 귀국 비행기에 올랐던 프랑스는 8년 만에 비슷한 상황을 맞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