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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한국에 자유 선사한 전쟁" 60주년 워싱턴 추모 봇물

Washington DC

2010.06.25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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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C·볼티모어, 참전비서 기념식
6·25전쟁 발발 60주년을 맞은 25일, 워싱턴DC 소재 한국전 참전기념비 앞.

참전용사들의 희생을 추모하는 행사에 앞서 미국 국가가 울려 퍼지자 휠체어에 몸을 맡긴 한 노병이 힘겹게 손을 들어 경례를 했다. 붉게 충혈된 눈에서는 금새 눈물이 맺혔다. 쓰고 있는 모자에는 ‘한국전 참전 부상 군인’이라는 마크가 붙어 있었다.

위스콘신주에서 이날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아들 내외와 손자와 함께 왔다는 글렌 아버벡(82) 예비역 군인은 “한국전쟁 발발 60주년을 맞아 이 자리에 와 있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며 “1951년 10월 서울 인근의 한 전투에서 부상을 당했지만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전투에서 전우 5명을 잃고 15명 이상이 팔·다리를 잃는 부상을 입었다며 “휠체어라도 사지가 붙어있는 것에 전우들에게 미안하고 감사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날 기념비 앞에는 수 백여명의 참전 군인들 가운데 한국전에서 오른팔을 잃은 웨버 윌리엄 예비역 대령도 있었다.

그는 1951년 광주에서 중공군과 벌인 전투에서 부상을 당했다. “팔은 한 쪽 잃어버렸지만 사랑하는 모든 한국인들에게 꼭 내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요. 다시 이런 일이 있어도 똑같이 (참전)할 거라고요. 한국의 자유와 평화를 위한 보람 있고 의미 있는 전쟁이었습니다.”

이날 워싱턴 일원에서는 6·25전쟁 60주년을 맞아 참전용사들의 희생을 기리기 위한 다채로운 행사가 열렸다.

내셔널 몰 참전기념비에서는 주미한국대사관 주최로 기념식이 거행됐다.

짐 웹 상원 동아태소위 위원장, 미 국방부 관계자, 참전용사 대표 및 참전 16개국의 워싱턴주재 무관 등이 참석한 이날 행사에서 한덕수 주미대사는 “한국을 진정한 민주국가와 세계에서 번영된 국가로 만들기 위해 자신들의 생명과 시간, 노력을 바친 분들께 영원히 감사할 것”이라고 사의를 표명했다.

인근 잔디밭에서는 리틀엔젤스 예술단의 한국전 참전용사 초청 대규모 야외 공연이 펼쳐졌다. 이 예술단은 6.25전쟁 발발 60주년을 맞아 유엔 참전 16개국 순회공연을 하고 있다.

이날 메릴랜드주에서도 메릴랜드 한인회(회장 최광희)가 후원하는 6.25 기념행사가 볼티모어 소재 한국전참전비 앞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미군 참전군인들은 “미국에서는 한국전쟁이 세계 제2차대전에 묻히거나 잊혀진 경우가 많아 안타깝지만, 한국에서만큼은 잊지 않고 기념해줘서 고맙다”고 전했다.

이성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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