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 유치원을 시작하는 자녀를 가진 부모님들 중 지금쯤 무척 초조해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실 것이다. 더군다나 요즈음 유치원은 전과 달라서 공부도 많이 가르치고 읽기 쓰기는 물론 산수 자연 심지어 외국어 까지 가르치는 학교들도 있어서 더 걱정을 하신다. 예전에는 그저 사회생활을 배우고 학교에 적응하는 것이 목표였던 것이 지금은 주 정부에서 지정한 학습 규정만 보아도 꽤 높은 수준을 요구하고 있다. 하루 종일 수업하는 학교도 많고 그렇다고 낮잠 재우던 여유도 오래전에 없어졌다.
점점 경쟁이 심해지는 사회에서 빨리 아이들을 준비시켜서 앞서 가게 한다는 취지이지만 너무 어려서부터 아이들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오히려 공부에 실증 나게 한다면서 반대하는 의견도 많다. 사실 아이들마다 다르겠지만 잘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너무 밀어 붙이기만 해서 학교생활에 취미를 잃고 역효과를 가져오는 경우도 많이 본다. 그래서 요즘 젊은 부모들 간에는 특히 생일이 늦은 91011월생인 경우 한해를 기다렸다가 늦게 유치원을 시작하게 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
캘리포니아의 경우 12월 2일까지만 만 5세가 되면 공립학교 유치원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학교가 시작하는 9월에 채 만 5세가 안 된 아이들도 꽤 많기 때문이다. 이 나이 제한은 각 주마다 다른데 캘리포니아는 다른 주에 비해 빨리 학교를 시작하는 편이다. 이에 따른 문제점과 또 예산 부족 까지 겹쳐서 현재 유치원 시작 나이를 몇 개월 뒤로 늦추자는 법안이 주 의회에서 거론되고 있지만 어쨌든 아직 캘리포니아에서는 4살 9개월이면 학교에 들어 갈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 개인 개인에 따라 다 다르므로 일단 입학할 학교를 방문해 교과 과정과 환경에 대해 잘 알아보고 현명한 결정을 내리는 것이 좋다고 본다. 무조건 성적만 높다고 좋은 학교가 아니고 교육 환경 얼마나 아이가 안정감을 가지고 학교생활을 즐길 수 있는지 친구들을 잘 사귈 수 있는 환경인지 특히 인종간의 편견이나 부정적인 선입관 없이 바르게 자라날 수 있는 조건이 갖추어져 있는지 차근차근 잘 알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내 아이가 준비가 안 되어 있는데 너무 공부만 심하게 시켜서 스트레스를 주는 것은 절대로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라고 본다. 교육은 장기적 안목으로 보아야 하므로 얼마나 어려서부터 공부에 취미를 붙이고 학교생활을 즐기게 하는가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어렸을 때는 창조력을 길러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므로 너무 연필과 종이만 가지고 공부만 시키는 유치원 보다는 놀이와 장난감을 통해서 놀면서 배우게 하는 유치원이 훨씬 더 바람직하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들은 다 유치원에서 배운다는 말도 있다.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고 남의 것은 건드리지 않으며 나눌 줄 알고 남에게 피해를 주었을 때에는 미안하다고 말할 줄 아는 기본예절부터 화장실 사용 후 물을 내리고 손을 꼭 씻는 위생 상식 또 인생을 행복하게 살려면 일(공부)도 좀 하고 놀기도 하고 그림도 그리고 음악도 들으며 균형적인 생활을 해야 한다는 인생철학까지 그만큼 처음 학교 가서 유치원 때 배우는 것들이 중요하다는 말일 것이다.
사회생활의 첫 걸음이라고 할 수 있는 유치원 생활 우리 자녀들이 성공적으로 잘 시작할 수 있도록 부모님들의 준비와 노력이 많이 필요하다고 본다.
# 교장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