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새해 초가 되면 누구나 새해의 계획을 세우게 된다. 학교에서도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새해결심(New Year's Resolution)을 써 보라고 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아이들 마다 다 달라서 어떤 아이들은 그저 막연하게 공부를 더 열심히 하겠다던가 부모님 말씀 선생님 말씀을 잘 듣겠다고 하는 아이들이 있는가 하면 좀더 구체적으로 아침에 10분씩 더 일찍 일어나서 학교에 지각을 안 하겠다던가 방과 후에 텔레비전을 보기 전에 숙제를 꼭 먼저 하겠다던가 구체적으로 꼭 자기가 고치고 싶은 점을 지적하는 기특한 아이들도 있다. 언뜻 생각하면 자기의 약점을 지적하는 후자의 경우보다 그럴듯하게 무엇이든지 더 잘하겠다고 적는 전자의 아이들이 더 잘하는 것 같지만 잘 생각 해 보면 구체적으로 무엇을 고쳐야 할지 아는 학생들이 훨씬 더 희망이 있는 학생들이다. 몇 년 전부터 교육계에서는 reflection (회고)의 중요성이 많이 강조되고 있다. 아무리 새로운 것을 많이 배워도 이미 배운 것을 돌아 볼 기회가 없으면 배운 것을 실제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이 훨씬 떨어진다는 것이다. 예전부터 복습의 중요성은 누구나 인정해 왔지만 요즘 와서 그 것이 얼마나 중요한 가 하는 것을 다시 깨닫게 된다. 그래서 교사 연수회를 가도 마지막 시간은 그날 강의 내용들을 정리해 보고 실제 내가 학교에 돌아갔을 때 그 새 지식들을 어떻게 잘 이용할 수 있을지 생각 해 볼 수 있는 'Reflection' 의 시간을 꼭 가지게 한다. 이 방법은 사실 그렇게 새로운 것도 아니고 또 꼭 교육에서만 적응되는 것도 아니다.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필자가 오래전부터 존경하던 어느 목사님은 설교가 끝날 때 꼭 그날 설교의 요점을 간추려서 복습을 시켜주시곤 하셨다. 그래서 혹시 설교 시간에 딴 생각을 하거나 졸던 사람도 요점만은 확실히 알 수 있고 또 그냥 막연히 그냥 좋은 설교구나 하고 듣던 사람도 마지막에는 왜 그런 설교를 하셨는지 확실히 정리가 되는 느낌을 항상 가질 수 있게 하셨다. 또 우리가 실생활에서 어떻게 그 설교 내용을 적용해야 하는 지도 생각할 기회를 주셨다. 요즈음은 우리 아이들도 어른들 못지않게 너무 머리 속이 산란해 있는 것 같다. 할 일도 많고 갈 곳도 많고 또 가지고 싶은 것도 너무 많다. 너무도 그 때 그 때 할 일에 급급해서 정말 꼭 할 일을 하면서 바쁜 것인 지 그냥 남들이 다 하니까 바쁘기 위해서 바쁜 것인 지 모를 때가 많이 있다. 어느 분이 우리들은 모두 다 "Doing the things right"에 급급해서 정작 정말 중요한 "Doing the right things"는 생각하지도 못하고 넘어 간다고 하신 명언을 들은 적이 있다. 잠시 멈춰 서서 정말 내가 꼭 해야 될 바른 일을 하면서 바쁜 것인지 생각 해 보게 하는 말이다. 새해를 맞으면서 차분히 자녀들과 앉아서 지난 한해를 돌아보고 정말 새해에 꼭 해야 할 들을 구체적으로 계획해 볼 수 있다면 얼마나 보람된 새해 계획이 될 수 있을 까 생각 해 본다. 너무 막연하고 거대한 목표를 세우기보다는 작은 일 몇 가지라도 앞으로의 큰 목표를 위해서 나아갈 수 있도록 현명한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요즈음은 모르겠지만 예전에 필자가 자랄 때는 한국에서 아이들에게 이다음에 자라서 뭐가 되려는가 물어 보면 남자 아이들의 대부분은 대통령이라고 대답을 했었다. 정말 그런 목표가 있다면 말만 그렇게 할 것이 아니라 실제 대통령이 무슨 일을 하는 지 신문도 자주 읽고 대통령 위인전도 사서 읽으며 무슨 공부를 어떻게 해야 하는 지 어려서부터 구체적으로 연구를 해야 할 것이다. 그냥 막연히 멋있어 보이니까 남이 다 하고 싶어 하니까 하고 세우는 목표는 전혀 가치가 없다. 단지 부모가 원해서 자녀의 재능이나 의사와는 상관없이 세우는 목표도 마찬가지다. 부모의 욕심 때문에 시간만 허비하고 평생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고 산다면 얼마나 불행한 일이겠는가. 새해를 맞으면서 올해에는 그 어느 해보다도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새해 계획을 우리 자녀들이 다 세우고 목표를 향해서 하루하루 최선을 다 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다.
2011.01.01. 21:29
뉴스위크 최근호에 미쉘 리 전 워싱턴DC 교육감이 표지에 등장했다. 미셸 리는 그동안 노조와 심한 마찰을 빚으면서 교육감이 되자마자 성적 낮은 학교들은 문을 닫고 비효과적인 교사 교장들은 해고시키며 (자신의 자녀들이 다니는 학교의 교장을 포함해서)잘 가르치는 교사들은 교사노조에 들지 않는 조건으로 보수를 더 주는 등 획기적인 교육 개혁을 과감하게 실시해 왔다. 그런데 지난 9월 그를 무조건 후원해온 시장 에드리안 휀티가 재선에 실패하면서 그도 물러났다. 그동안 불만이 많았던 교사 노조에서 다른 후보를 후원했기 때문이다. 자신의 과격한 개혁이 휀티 시장의 재선을 막은 것을 인정하지만 그래도 미쉘 리 교육감은 그럴 수밖에 없었던 현지의 교육 상황을 이야기 하면서 자신을 변호하고 있다. 조금이라도 더 있었으면 그만큼 아이들이 시간을 더 빼앗겼기 때문이다. 그래서 후회는 안하지만 그동안 배운 점도 많았다고 그는 이야기한다.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라는 제목의 이 머릿기사는 "학교 개혁을 위한 진짜 전쟁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교육감직에서는 물러났지만 이번에는 "StudentsFirst(학생먼저)"라는 단체를 만들어서 전국에서 교육 개혁에 뜻이 있는 사람들이 모여 진정한 미국의 교육 개혁을 가져올 수 있도록 정치적인 영향을 미치자는 큰 꿈을 가지고 있다. 첫 해에 1백만명 회원을 가입시키고 10억불 모금을 계획하고 있는 이 단체는 한시가 급한 미국의 교육 현장을 향상시킬 수 있는 획기적인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재미있는 것은 미쉘 리 기사 다음에 "Give Peace a Chance(평화에 기회를 주어라)"라는 제목으로 플로리다 주 힐스보로 교육구의 교육 개혁을 소개하고 있는 점이다. 워싱턴 DC와는 대조적으로 교육구와 교사노조가 협상을 통해 평화적으로 비슷한 교육 향상 효과를 이루고 있는 이 교육구는 교육감이 23년마다 바뀌는 다른 교육구들과 달리 지난 40년 동안 단 4명의 노조 교사 출신 교육감들이 신뢰와 존경을 바탕으로 타협을 통해 성공적인 개혁을 이루어 오고 있다고 한다. 최근에도 하루 8시간으로 수업시간 연장 효과적인 교사에 대한 월급 인상 비효과적인 교사에 대한 지도 까다로운 새 교사 평가서 등 여러 교육구에서 노조와 싸우면서도 결국 이루지 못하고 있는 어려운 개혁들을 다 잘 성사시키고 있다고 한다. 한시가 시급한 시점에서 이런 온화한 개혁은 효과적이 아니라고 하는 비평이 없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우리 모두 기억해야 할 것은 진정한 변화를 가져오려면 정치적인 교육 제도의 개선 위에서 내려오는 개혁도 중요하지만 매일 현장에서 그 개혁을 이끌어 갈 교사 한사람 한사람 학생 하나 하나 또 학부모들의 후원이 없으면 불가능하다는 사실이다. 그러려면 서로 간에 신뢰가 있어야 하는데 다 알다시피 그 신뢰는 하루아침에 쌓아지는 것이 아니다. 10여 년 전 필자가 새 학교에 교장이 되어 처음 갈 때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그때 호바트 초등학교 교장으로 계시던 제임스 메즈라 교장께서 해주신 말씀이 아직도 기억난다. "학생 안전에 관한 것이 아니면 첫 해에는 아무것도 바꾸지 말아라. 교직원들과 학부모들에게 아이들을 위해 같은 목적을 가지고 일한다는 신뢰를 얻은 후에 천천히 조금씩 변화를 일으켜라. 그래야 훨씬 더 효과적인 향상을 가져올 수 있다." 신뢰(Trust)는 오래 걸려야 쌓을 수 있으며 그러나 한 순간에 무너질 수도 있고 또 무너진 신뢰를 다시 얻기는 거의 불가능하다는'말이었다. 아무쪼록 큰 꿈을 가진 미셸 리 교육감이 그동안 경험에서 배운 것을 바탕으로 새 단체를 통해 역사에 길이 남을 전국적인 미국의 교육 개혁을 성공적으로 가져올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2010.12.19. 13:56
이달부터 서울 시 내 모든 학교에서 체벌 제도가 없어졌다고 한다. 아이들을 때리는 것 뿐 아니라 손들고 벌서기, 운동장 돌기 등 육체적 벌이라고 생각되는 것은 다 금지된다고 하고 이를 어기는 교사들은 징계를 받게 된다고도 한다. 사실 한국 같은 선진국에서 아직까지 교사들이 이런 벌을 학생들에게 주고 있었다는 것은 믿기가 힘들다. 벌써 오래전에 시정되었어야 할 문제이며, 미국에서 오래 산 사람들은 정말 이해하기가 힘든 일이다. 그런데 아직도 한국에서는 이 시정 안에 대해 불만인 사람들이 많은 모양이다. 하긴 따로 특별한 대책이 없이 당장 체벌만 하지 말라고 하면 학생들이 잘못된 행동을 할 때 어떻게 대치해야 할지 막막하기는 할 것이다. 상담실을 만들고 부모와 면담을 통해 해결하라고 한다지만, 누가 상담실을 운영할 것인지, 교사들이 일일이 학부모하고 면담할 시간이 있는지, 학교 마다 고민인 모양이다. 미국 학교에서도 말 안 듣는 아이들 다루는 문제가 가장 어려운 문제 중의 하나이다. 초등학생은 초등학생대로, 중 고등학생들은 그들대로 다루기가 힘든 아이들이 있다. 그들이 말썽을 부릴 때마다 매번 정학, 퇴학을 시킬 수도 없고, 결국 교사들이 타일러 보고 상벌을 주어가면서 가르친다. 교장실에 보내기도 하고 학부모에게 전화도 한다. 심각한 경우는 부모에게 학교에 와서 상담 후 학생을 데려가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가장 효과적인 훈육방법은, 학생들, 부모, 교사가 모두 확실히 이해하는 합리적인 규칙들이 정해져 있어야하고, 공평해야 하며, 항상 예외 없이 시행되어야한다는 것이다. 또 칭찬은 많이 할 수로 좋지만 무조건 애매하게 하는 것은 소용이 없고, 구체적으로 무슨 행동이 칭찬을 받게 했는지 학생이 이해할 수 있도록 확실히 해야 한다. 이를테면, 교사가 공부 시간에 발표할 일이 있으면 손을 들어야 한다고 정해 놓으면, 무슨 일이 있어도 지켜야한다. 공부 잘하는 아이가 할 말이 있어도 꼭 손을 들어야만 말을 할 수 있게 하고, 아무리 급해도 손을 들지 않는 아는 기회를 주지 말아야 한다. 손을 들지 않고 말하는 아이를 야단치기 보다는, 손을 들고 참을성 있게 기다리는 아이를 칭찬해 준다. 처음엔 익숙지 않아서 힘들지 모르지만, 조금 지나면, 어린 아이들도 훈련이 되어서 다 잘 따라하게 된다. 가정에서도 마찬가지이다. 9시가 자는 시간이라고 정해 놓으면 무슨 일이 있어도 부모가 지켜야 아이들 버릇이 고쳐진다. 손님이 왔다고 예외를 만들고, 부모가 바쁘다고 어기고, 이래 저래 핑계를 대다 보면, 금새 규율이 깨지고 만다. 말 잘 듣고 공부 잘하는 큰 아이는 봐주고 공부 못하는 작은 아이는 더 엄하게 한다면 당연히 아이들이 이해하기 힘들다. 예전에 부모들이 입버릇처럼 말하던, 내가 부모니까 내 집에 사는 한 무조건 부모 말에 따라야한다는 억지는 요즘 아이들에게 안 먹혀들어 간지 이미 오래다. 그보다는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합리적인 규율을 정해 놓고 아이들과 협조하면서 훈육을 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지키지 않을 때에는 어떤 벌칙을 받을 것 인지 아이들이 스스로 정하게 하는 것도 좋은 생각이다. 물론 육체적이나 정신적으로 피해가 되는 벌은 위법일 뿐 아니라, 아이들에게 단기적으로는 효과가 있을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더 큰 문제를 가져다주는 절대 해서는 안 될 처벌이다. 어려서 부모에게 맞고 자란 아이들은 커서 폭력을 쓰는 난폭한 사람이 될 확률이 훨씬 많다고 한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그런 생활 방식이 몸에 밴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늦기는 했지만 서울시 모든 학교에서 학생 체벌이 금지된다는 소식은 정말 반가운 소식이다. 물론 그동안도 교사들이 다 그런 것은 아니었겠지만, 만의 하나라도 그런 교사들이 있었다면 이번 기회에 좀더 바람직한 훈육 방법을 문교부 차원에서 연구하고 교사들에게 잘 전달 될 수 있도록 행정인, 교사, 또 학생, 학부형 모두 다 협조하고 노력해야 하리라 생각된다. 처음엔 어려운 일도 많고 시간이 걸리겠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대한민국의 교육을 한 차원 높이는 훌륭한 계기가 되리라 믿는 바이다.
2010.11.20. 13:56
오는 9월 유치원을 시작하는 자녀를 가진 부모님들 중 지금쯤 무척 초조해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실 것이다. 더군다나 요즈음 유치원은 전과 달라서 공부도 많이 가르치고 읽기 쓰기는 물론 산수 자연 심지어 외국어 까지 가르치는 학교들도 있어서 더 걱정을 하신다. 예전에는 그저 사회생활을 배우고 학교에 적응하는 것이 목표였던 것이 지금은 주 정부에서 지정한 학습 규정만 보아도 꽤 높은 수준을 요구하고 있다. 하루 종일 수업하는 학교도 많고 그렇다고 낮잠 재우던 여유도 오래전에 없어졌다. 점점 경쟁이 심해지는 사회에서 빨리 아이들을 준비시켜서 앞서 가게 한다는 취지이지만 너무 어려서부터 아이들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오히려 공부에 실증 나게 한다면서 반대하는 의견도 많다. 사실 아이들마다 다르겠지만 잘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너무 밀어 붙이기만 해서 학교생활에 취미를 잃고 역효과를 가져오는 경우도 많이 본다. 그래서 요즘 젊은 부모들 간에는 특히 생일이 늦은 91011월생인 경우 한해를 기다렸다가 늦게 유치원을 시작하게 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 캘리포니아의 경우 12월 2일까지만 만 5세가 되면 공립학교 유치원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학교가 시작하는 9월에 채 만 5세가 안 된 아이들도 꽤 많기 때문이다. 이 나이 제한은 각 주마다 다른데 캘리포니아는 다른 주에 비해 빨리 학교를 시작하는 편이다. 이에 따른 문제점과 또 예산 부족 까지 겹쳐서 현재 유치원 시작 나이를 몇 개월 뒤로 늦추자는 법안이 주 의회에서 거론되고 있지만 어쨌든 아직 캘리포니아에서는 4살 9개월이면 학교에 들어 갈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 개인 개인에 따라 다 다르므로 일단 입학할 학교를 방문해 교과 과정과 환경에 대해 잘 알아보고 현명한 결정을 내리는 것이 좋다고 본다. 무조건 성적만 높다고 좋은 학교가 아니고 교육 환경 얼마나 아이가 안정감을 가지고 학교생활을 즐길 수 있는지 친구들을 잘 사귈 수 있는 환경인지 특히 인종간의 편견이나 부정적인 선입관 없이 바르게 자라날 수 있는 조건이 갖추어져 있는지 차근차근 잘 알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내 아이가 준비가 안 되어 있는데 너무 공부만 심하게 시켜서 스트레스를 주는 것은 절대로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라고 본다. 교육은 장기적 안목으로 보아야 하므로 얼마나 어려서부터 공부에 취미를 붙이고 학교생활을 즐기게 하는가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어렸을 때는 창조력을 길러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므로 너무 연필과 종이만 가지고 공부만 시키는 유치원 보다는 놀이와 장난감을 통해서 놀면서 배우게 하는 유치원이 훨씬 더 바람직하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들은 다 유치원에서 배운다는 말도 있다.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고 남의 것은 건드리지 않으며 나눌 줄 알고 남에게 피해를 주었을 때에는 미안하다고 말할 줄 아는 기본예절부터 화장실 사용 후 물을 내리고 손을 꼭 씻는 위생 상식 또 인생을 행복하게 살려면 일(공부)도 좀 하고 놀기도 하고 그림도 그리고 음악도 들으며 균형적인 생활을 해야 한다는 인생철학까지 그만큼 처음 학교 가서 유치원 때 배우는 것들이 중요하다는 말일 것이다. 사회생활의 첫 걸음이라고 할 수 있는 유치원 생활 우리 자녀들이 성공적으로 잘 시작할 수 있도록 부모님들의 준비와 노력이 많이 필요하다고 본다.
2010.06.27. 10:46
지난 3월 15일자 뉴스위크지는 표지 제목을 '미국 교육을 살리는 열쇠 (The Key to Saving American Education)'이라고 붙였다. 그 배경에는 분필로 "나쁜 교사들은 해고해야만 한다 (We must fire bad teachers)"라고 마치 벌 설 때 학생들이 반성문을 쓰는 것처럼 칠판에 가득 적힌 그림이 깔려 있다. 초.중.고 미국 공립 교육의 문제점은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한때는 세계에서 앞서 갔던 미국의 교육이 고등학교 학생들의 졸업률을 보나 영어 수학 과학 시험 성적을 보나 현재는 창피할 정도로 뒤떨어져 있다. 특히 LA 뉴욕 시카고 같은 대도시는 더 심해서 어떤 통계를 보면 겨우 고등학교 학생의 반 정도만 졸업을 한다고 나와 있을 지경이다. 물론 미국에 훌륭한 학교도 많고 대부분 중류 이상 백인과 아시안 학생들은 좋은 환경에 있는 이런 학교에서 뛰어난 교육을 받고 있지만 많은 흑인이나 라티노학생들은 단지 가난한 동네에 산다는 이유로 같은 공립학교인데도 형편없는 교육을 받고 있는 현실은 그야말로 사회문제가 아닐 수 없다. 미국 공립 교육이 이렇게 문제가 된 이유는 물론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이 뉴스위크지가 지적하고 있는 대로 교사들의 책임을 지적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여러 연구 결과를 보면 학급 정원 교과서 교수법 교과 과정 그 어느 것보다 학생들에게 가장 영향을 미치는 것은 교사라고 한다. 어떤 환경의 학생도 좋은 교사를 계속 2~4년 만나면 성공할 수 있고 나쁜 교사는 2년만 계속 만나도 실패한다는 놀라운 보고도 있다. 그래서 좋은 교사를 채용하고 나쁜 교사는 해고하는 것이 공립 교육을 개혁할 수 있는 척도라고 할 수 있겠는데 문제는 그것이 그렇게 말처럼 쉽지 않다는데 있다. 워싱턴 DC의 미셸 리 교육감은 훌륭한 교사들은 보수를 훨씬 더 주고 나쁜 교사들은 해고시키는 새 계약을 교사 노조와 합의하려고 시도해 왔지만 잘 알려진 대로 보통 힘든 것이 아니었다. 2년 이상의 힘든 과정을 거쳐서 얼마 전 합의에 성공했다는 기쁜 소식이 들리지만 원래 그가 원했던 대로 다 해결된 것은 아니고 우수한 교사들에게 보너스를 주기는 하지만 교사들이 직업 보장권(Tenure)을 포기하는 것은 아니어서 노조에서 원했던 대로 그대로 유지하게 된다고 한다. 전보다 나쁜 교사를 해고하는 것이 조금은 쉬워졌다고 하는데 실제 어떤 결과를 가져올 것인지 모든 사람들이 주목하고 있다. 성공을 한다면 앞으로 미국 전체에서 교육의 개혁을 가져올 수 있는 좋은 모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현재는 교사 노조의 세력이 너무 강해서 웬만한 경우가 아니고 23년 이상 되어 Tenure를 가진 교사를 해고한다는 것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2008년 한해 3만명 교사를 가진 뉴욕에서 해고된 교사는 겨우 3명이며 2005년에서 2008년까지 3년간 시카고에서도 0.3% 콜로라도 덴버는 한명도 없다는 통계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잘 못 가르치는 교사들을 해고하는 것이 이렇게 힘들다 보니 결국 좋은 교사들을 처음부터 뽑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겠는데 이것 또한 쉬운 일은 아니다. 교사라는 직업이 워낙 보수도 적고 스트레스도 많은 직업이다 보니 주위에서 교사가 되고 싶어 하는 우수한 학생들이 많이 있어도 선뜻 직업으로 택하는 것은 망설이는 경우를 많이 본다. 물론 여러 직업들이 다 중요하겠지만 우리들의 미래를 결정할 학생들을 길러내는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 공립 교육이라고 생각할 때 정말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가 없다. 20년전 프린스턴 대학생이었던 웬디 캅이 시작한 'Teach for America' 프로그램은 아이비리그를 중심으로 우수한 대학생들을 졸업 후 2년 동안 환경이 나쁜 공립학교에서 교사활동을 하게 하는 획기적인 프로그램인데 아무리 머리가 좋고 열정이 있는 학생들이더라도 일이 워낙 어렵다 보니 2년 후 교직에 남는 경우는 60%가 조금 넘는다고 한다. 어느 분야에서도 다 마찬가지이겠지만 교육계에서도 인력 개발이 가장 우선이 되어야한다는 이야기이다. 주위에 훌륭한 교사들이 너무도 많은데 몇몇 문제 교사들 때문에 교사 전체의 자질이 항상 교육의 문제점으로 거론이 된다면 그 우수한 교사들에게도 전혀 도움이 되는 일이 아닐 것이다. 새 오바마 정부에서도 여러 교육개혁안들을 시도하고 있는데 부디 성공해서 미국 전체 공립교육에 획신적인 변화가 속히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바라는 바이다.
2010.04.25. 15:02
얼마 전 한국에서 들려온 SAT 부정 소식은 정말 우리들 모두를 무척 우울하게 한 사건이었다. 학원 교사가 시차를 이용해서 시험지를 외국에서 빼돌렸다는 이야기인 것 같은데 그보다 더 놀라운 것은 그 후에도 그 교사는 다른 학원에서 계속 취직이 되어 가르쳤으며 학부모들은 그 사실을 알고도 시험 문제를 잘 맞춘다고 자녀들이 그 교사에게 수업 받기를 원한다는 소식이었다. 그야말로 수단과 방법을 안 가리고 시험만 잘보고 좋은 대학만 가면 된다는 생각이 빚어낸 비극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이렇게 된 것은 부모들과 학생들만의 잘못이라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꼭 좋은 학교를 나와야 하고 유학을 가야하는 슬픈 한국 교육현실이 원인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 교육받은 아이들이 아무리 좋은 학교에 가서 공부를 한들 과연 성공한 삶을 후에 살 수 있을까. 사업을 하면서 병을 고치면서 법을 집행하면서 정말 바른 사회를 이끌어갈 도덕 기준이 성립되어 있을까. 정말 걱정이다. 미국에서도 약 1년 전 조셉슨 인스티튜트에서 조사한 바에 의하면 64%의 학생들이 시험에서 부정을 한 적이 있고 38%는 두 번 이상이라고 답했다는 통계가 나와 있다. 신문에서나 텔레비전에서 유명한 정치인들 배우 가수들 또 운동 선수들 중 가정 문제 약물 사용 재정 문제등 이유는 다양하지만 어쨌든 거짓말한 것이 탄로 나는 기사를 수도 없이 많이 보고 있다. 그들이라고 물론 완전할 것을 기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자라나는 아이들 특히 아직 도덕성이 한창 형성되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과연 어떤 영향을 미칠지 무척 염려되는 바이다. 그래서 이럴 때 일수록 부모님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부모가 먼저 모범이 되어야함은 물론 이런 사건들을 접할 때마다 왜 그런 것이 바른 길이 아닌지 확실하게 아이들에게 설명해 줄 필요가 있다고 본다. 항상 부정적인 소식들이 더 크게 뉴스로 취급되는 현실이지만 그렇지 않고 정직하게 사는 사람도 얼마든지 많다는 것을 항상 일깨워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주위에 그런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항상 어울릴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도 중요하다. 아이들이 어떤 친구를 사귀는 지도 주의 깊게 살펴보고 혹 나쁜 영향을 주고 있다고 생각되면 아이들과 잘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청소년 시기에 친구들의 영향이 무엇보다도 크다는 것은 누구든지 다 아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부모들부터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소위 사회에서 성공하는 것이 진정한 성공이 아니라는 것을 확실히 믿고 부모들 자신이 솔선수범 하여야 할 것이다. 가게에서 거스름돈을 더 받았을 때 돌려주는 것 남의 차례인데 내가 먼저 차례가 왔다면 양보하는 것 당장은 조금 손해를 보는 것 같더라도 우리들이 무엇보다 귀중하게 여기는 우리 자녀들의 진정한 성공과 행복을 위해서 그쯤은 희생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언젠가 필자가 교사로 일할 때 한 학생이 산수 시험에서 틀린 것을 맞았다고 잘못 채점한 것을 수정해 달라고 온 적이 있었다. 보통 맞은 것을 틀렸다고 가지고 오는 적은 많아도 그 반대는 손해 보는 일이라 극히 드문데 정말 그 학생의 정직성이 너무나 훌륭해 보이는 감격의 순간이었다. 그러기까지 꾸준한 부모님의 본보기가 항상 그 학생 뒤에 있었을 생각을 하니 그 부모님들이 정말 존경스럽기도 하였다. 산수 한 문제 더 맞는 것보다 훨씬 더 귀한 것이 그런 정직함이 아닌가 한다. 오늘 내가 좀 손해를 보는 것 같더라도 내 아이들에게 더 귀중한 것을 가르쳐 줄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생각을 항상 하다보면 지금 우리가 사는 이 사회도 또 우리 아이들이 앞으로 살 미래의 사회도 좀더 밝고 더 따뜻한 사회가 되지 않을까 다시 한번 생각해본다.
2010.02.07. 15:29
부쩍 차터스쿨에 관한 관심이 높아진 것 같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적극 지원하고 있고 주정부에서도 규정을 많이 완화해서 전보다 많은 챠터스쿨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쉽게 말해서 차터스쿨은 공립학교처럼 주 예산으로 운영되는 무료학교인데 보통 공립학교들보다 교과 과정이나 스케줄 재정 교사 채용 등 행정을 자유롭게 자립적으로 운영하는 학교들이다. LA안에도 여러 차터스쿨들이 있는데 한국 아이들이 많이 다니는 그라나다 힐스 차터처럼 3000명이 넘는 큰 학교가 있는가 하면 조그만 건물을 빌려 수업하는 100명 200명 정도의 학교들도 있다. 보통은 학부모 교사 또 지역 사회에서 비영리적으로 운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간혹 뜻이 맞는 소수의 사람들이나 기관에서 시작하는 개인 차터스쿨들도 있다. 잘 알려진 그린닷(Green Dot) 아카데미나 킵(KIPP)학교도 차터스쿨의 일종이다. 물론 정부 세금으로 운영하는 학교이니 따라야 하는 규정도 있고 감사도 받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차터 스쿨은 보통 공립학교보다는 규제가 훨씬 자유로운 편이다. 그래서 교사도 노조에 관계없이 마음대로 채용할 수 있고 학교 시간도 길게 학부모와의 계약 학생 훈육도 엄격하게 할 수 있는 등 장점들도 많지만 혹 잘못하면 소수의 사람들에 의해 불합리적인 결정이 일어날 수 있는 등 위험한 점도 많이 있다. 학부모들이나 교육 개혁을 찬성하는 사람들에게는 대환영을 받고 있지만 여러 교사 노조에서는 물론 거센 반대를 받고 있다. 대부분의 차터스쿨들은 다른 공립학교보다 높은 시험 점수를 자랑하면서 학생들을 모집하는데 그렇다고 반드시 차터스쿨이면 무조건 다 성적이 높은 것만은 아니다. 또 성적이 높다고 해도 학생들을 선택해서 뽑는다는 점 공부를 못하거나 말썽부리는 아이들은 퇴학시켜서 다시 공립학교로 가게 한다던가 특수 교육이나 영어 미달학생들은 받지 않는다던가 하는 점을 들어 차터스쿨을 비판하는 사람들도 있다. 어쨌든 각 학교마다 특색이 있고 장단점이 있으므로 무조건 차터스쿨이라고 믿을 것이 아니라 그 학교를 직접 방문하고 교과 과정 학생들의 성적 훈육 방침 등 충분히 조사를 한 후에 입학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본다. 또 중 고등학교의 경우 학생 수가 적어서 교사와 학생관의 관계가 친밀하고 안전한 장점이 있는 반면에 너무 작은 학교는 필요한 과목을 다 택할 수 없다던가 운동이나 예능등 특별 활동의 기회가 적다는 점이 큰 단점이 될 수 도 있다. 요즈음 LA통합교육구에서는 그동안 성적이 부진했던 12개의 Focus 학교와 새로 여는 24개의 학교들에 대해 운영권을 놓고 한창 열띤 경쟁을 벌이고 있다. 교육구 산하의 학교들이지만 학생들의 학업 향상을 위해 자신 있는 기관이면 누구나 기획안을 내어서 설명회를 거쳐 2월 초에 학부모 교사 지역 사회 또 고등학교의 경우 학생들까지 투표를 해서 결정을 하게 되어 있는데 물론 여러 차터스쿨도 신청서를 낸 것으로 알고 있다. 누가 운영을 맡든지 간에 정말 효과적인 개혁을 가져와서 새로 여는 학교들과 오랫동안 악순환만을 거듭해온 이 학교들이 획기적인 변화를 학생들에게 가져다줄 수 있기를 간절히 기대한다.
2010.01.22. 20:44
지난주 두개의 중요한 교육 개혁 법안이 캘리포니아의 상원과 하원을 통과하고 주지사의 승인까지 받아 90일 안에 실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교사 노조등 여러 기관에서 적극적으로 반대해 왔지만 현재 교육 예산이 최악인 상태에서 연방 정부에서 제공하는 "Race to the Top" Grant에 신청하려면 꼭 필요한 파격적인 노력으로 여겨진다. 7억이라는 큰 교육 예산을 캘리포니아에 가져올 수 있는 이 "Race to the Top" Grant는 오바마 정부가 공립 학교 개선을 위하여 생각해낸 것인데 각 주정부가 신청을 해서 가망성이 있다고 보는 주만 교육 자금을 준다는 것이다. 그런 만큼 경쟁도 심해서 각 주마다 어떻게 하면 연방 정부에게 그들의 노력을 보여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듯싶다. 이번에 통과한 교육 개혁안중 첫째는 캘리포니아에서 성적이 나쁜 학교 1000개 학교에 다니는 학생의 부모들이 그 학교 구역에 살아도 꼭 그 학교에 다닐 필요가 없고 원하면 더 좋은 학교에 전학 시킬 수 있는 소위 개방 학교제 (Open Enrollment)이다. 심지어 다른 교육구로도 전학을 할 수 있다는 것인데 사실 실제로 어떤 현상이 일어날지는 예상하기가 어렵다. 지금 현재에도 로스앤젤레스 교육구에서는 이미 Open Enrollment가 허용되고 있지만 성적이 나쁜 학교에서 아이를 뺀다고 해도 원하는 학교에 자리가 없으면 입학을 시킬 수 없게 되어있다. 필자가 일하는 학교에도 다른 지역의 학부모들로부터 전학 신청을 매년 많이 받지만 학년 마다 정해진 학급 수가 있고 학생 수가 정해져 있다 보니 신청하는 학생들을 다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앞으로 이 법안을 실행하기 위해 어떤 교육구의 조치가 내려질지 궁금하다. 또 다른 개혁안은 학교에 불만이 있을 경우에 재학 중 이거나 앞으로 입학할 학생의 부모중 반 이상의 서명이 있으면 학교 문을 닫거나 챠터 스쿨로 바꾸거나 교장을 해고할 수도 있는 법안이다. 학교가 개선되려면 학부모의 의견이 중요하다는 것으로 무엇 보다 학부모들의 권한을 강화하는 법안인데 물론 원래 뜻은 맞는 것이지만 실행하는데 있어 어떤 부작용을 가져올지 교육자의 한사람으로서 걱정을 안 할 수가 없다. 이 새 개혁안이 실행될 경우 혹 만의 하나라도 그런 소수의 학부모들이 오히려 좋은 뜻으로 만들어진 이 법안을 악 이용해 역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걱정도 해본다. 사실 교장이나 행정인들이 제대로 일을 못해서 학교를 그르치고 있다면 당연히 해고 시켜야 하고 학교를 전환하던가 심지어 폐교까지 시킬 수도 있는 문제지만 그렇게까지 되기 전에 고쳐갈 방법을 연구하고 다 함께 노력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본다. 물론 원래 뜻은 성적 나쁜 학교를 향상시키고 모든 학생들 특히 가난한 지역의 소수 민족 학생들에게 평등한 교육의 기회를 주자는 것이지만 그러다보면 그나마 학생들이 다 빠져나가고 그런 학교들은 더 발전할 가망성이 없어진다고 우려하는 의견도 많다. 하지만 오랫동안 전혀 변화가 없고 악순환만 계속하는 학교들은 이런 혁신적인 개혁의 압력이 없이는 정말 희망이 없는 것 같다. 어쨌든 요즘같이 교육 예산이 어려울 때 캘리포니아가 연방정부의 Race to the Top Grant를 받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며 더욱이 성적 나쁜 학교들이 향상될 수 있는 기회까지 될 수 있다면 모든 사람들의 소원인 공교육의 개혁이 드디어 이루어질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2010.01.10. 1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