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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장실에서] 손해보는 모습 보여주자

Los Angeles

2010.02.07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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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더 김 / 156가 초등학교 교장
얼마 전 한국에서 들려온 SAT 부정 소식은 정말 우리들 모두를 무척 우울하게 한 사건이었다.

학원 교사가 시차를 이용해서 시험지를 외국에서 빼돌렸다는 이야기인 것 같은데 그보다 더 놀라운 것은 그 후에도 그 교사는 다른 학원에서 계속 취직이 되어 가르쳤으며 학부모들은 그 사실을 알고도 시험 문제를 잘 맞춘다고 자녀들이 그 교사에게 수업 받기를 원한다는 소식이었다.

그야말로 수단과 방법을 안 가리고 시험만 잘보고 좋은 대학만 가면 된다는 생각이 빚어낸 비극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이렇게 된 것은 부모들과 학생들만의 잘못이라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꼭 좋은 학교를 나와야 하고 유학을 가야하는 슬픈 한국 교육현실이 원인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 교육받은 아이들이 아무리 좋은 학교에 가서 공부를 한들 과연 성공한 삶을 후에 살 수 있을까. 사업을 하면서 병을 고치면서 법을 집행하면서 정말 바른 사회를 이끌어갈 도덕 기준이 성립되어 있을까. 정말 걱정이다.

미국에서도 약 1년 전 조셉슨 인스티튜트에서 조사한 바에 의하면 64%의 학생들이 시험에서 부정을 한 적이 있고 38%는 두 번 이상이라고 답했다는 통계가 나와 있다.

신문에서나 텔레비전에서 유명한 정치인들 배우 가수들 또 운동 선수들 중 가정 문제 약물 사용 재정 문제등 이유는 다양하지만 어쨌든 거짓말한 것이 탄로 나는 기사를 수도 없이 많이 보고 있다.

그들이라고 물론 완전할 것을 기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자라나는 아이들 특히 아직 도덕성이 한창 형성되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과연 어떤 영향을 미칠지 무척 염려되는 바이다.

그래서 이럴 때 일수록 부모님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부모가 먼저 모범이 되어야함은 물론 이런 사건들을 접할 때마다 왜 그런 것이 바른 길이 아닌지 확실하게 아이들에게 설명해 줄 필요가 있다고 본다.

항상 부정적인 소식들이 더 크게 뉴스로 취급되는 현실이지만 그렇지 않고 정직하게 사는 사람도 얼마든지 많다는 것을 항상 일깨워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주위에 그런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항상 어울릴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도 중요하다. 아이들이 어떤 친구를 사귀는 지도 주의 깊게 살펴보고 혹 나쁜 영향을 주고 있다고 생각되면 아이들과 잘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청소년 시기에 친구들의 영향이 무엇보다도 크다는 것은 누구든지 다 아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부모들부터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소위 사회에서 성공하는 것이 진정한 성공이 아니라는 것을 확실히 믿고 부모들 자신이 솔선수범 하여야 할 것이다.

가게에서 거스름돈을 더 받았을 때 돌려주는 것 남의 차례인데 내가 먼저 차례가 왔다면 양보하는 것 당장은 조금 손해를 보는 것 같더라도 우리들이 무엇보다 귀중하게 여기는 우리 자녀들의 진정한 성공과 행복을 위해서 그쯤은 희생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언젠가 필자가 교사로 일할 때 한 학생이 산수 시험에서 틀린 것을 맞았다고 잘못 채점한 것을 수정해 달라고 온 적이 있었다. 보통 맞은 것을 틀렸다고 가지고 오는 적은 많아도 그 반대는 손해 보는 일이라 극히 드문데 정말 그 학생의 정직성이 너무나 훌륭해 보이는 감격의 순간이었다.

그러기까지 꾸준한 부모님의 본보기가 항상 그 학생 뒤에 있었을 생각을 하니 그 부모님들이 정말 존경스럽기도 하였다. 산수 한 문제 더 맞는 것보다 훨씬 더 귀한 것이 그런 정직함이 아닌가 한다.

오늘 내가 좀 손해를 보는 것 같더라도 내 아이들에게 더 귀중한 것을 가르쳐 줄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생각을 항상 하다보면 지금 우리가 사는 이 사회도 또 우리 아이들이 앞으로 살 미래의 사회도 좀더 밝고 더 따뜻한 사회가 되지 않을까 다시 한번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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