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월드컵에서 아시아축구의 자존심을 한껏 높인 한국의 허정무 감독(55)과 일본 오카다 다케시 감독(54). 아쉽게 8강 진출은 무산됐지만 이들은 2002한일월드컵 이후 사상 처음으로 양국의 원정 첫 16강 진출을 이뤄내며 팬들로부터 큰 신뢰를 얻었다.
16강의 영광을 안고 양국 팀은 금의환향했고 이제 남아공 월드컵은 '남의 나라 잔치'가 됐다. 하지만 아시아 축구의 맹주를 주장하는 한국과 일본은 오는 10월12일 다시 한 번 진검승부를 펼치게 된다. 역대 73번째 한일전이다. 지난 2월 양국 축구협회는 월드컵을 앞둔 5월24일과 국제축구연맹(FIFA) A매치 데이인 10월12일 친선경기 개최에 합의한 바 있다. 10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한일전은 남아공의 여운을 잇고 진정한 아시아의 강자를 가리는 빅매치가 될 것이다. 이에 월드컵을 이끌었던 허정무 감독과 오카다 감독이 다시 한 번 지휘봉을 잡고 그 자리에 나설 지에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과 일본은 지금까지 72번을 맞붙었다. 상대전적에서는 한국이 40승20무12패로 크게 앞서 있다. 최근 10년간 치른 10번의 맞대결에서도 4승4무2패로 한국이 앞섰다. 2010년 들어 치른 두 번의 한일전에서 한국이 각각 3-1 2-0으로 모두 만족할 만한 승리를 거뒀다.
73번째 한일전은 물론 2011년 1월 카타르에서 열리는 아시안컵을 앞두고 있는 양국은 일단 허정무 오카다 감독의 재대결을 상정하고 있다. 이번 월드컵을 통해 좋은 성적을 냈고 지도력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감독이 실제 지휘봉을 잡기까지는 걸림돌도 있다.
월드컵 시작 전부터 자신의 유임에 선을 그었던 허 감독은 대한축구협회 조중연 회장의 연임 가능성 제시에도 별다른 확답을 하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로서는 허정무 감독의 잔류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한국 축구의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 간 그가 본격적인 세대교체를 앞두고 있는 한국축구대표팀의 현 상황을 가장 잘 알고 있다는 점이 허 감독의 유임에 힘을 싣는다.
오카다 감독 역시 향후 거취가 불투명하다. 2007년 12월 이비차 오심 전 감독을 대신해 대표팀을 맡아 '사무라이 재팬'의 16강 진출을 조련했지만 지난 29일 파라과이와의 경기를 마친 뒤 "더 이상 할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자진 사퇴를 시사했다. 물론 국민적 지지와 일본축구협회의 적극적인 만류가 있다면 '허정무-오카다 매치'가 전격 성사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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