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에서 열린 사상 첫 월드컵에서 무관의 제왕끼리 맞짱을 뜬다.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와 '무적함대' 스페인이 오는 11일 오전 11시30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 경기장에서 우승컵 주인을 가린다.
32년만에 결승에 오른 '토털사커'의 원조 네덜란드는 이번이 세 번째 결승 진출이지만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다. FIFA랭킹 1위까지 올랐던 '패스축구의 달인' 스페인은 한 술 더 떠 월드컵 출전 80년 만에 첫 결승에 올랐다. 두 팀 다 월드컵에 한이 많다.
두 팀의 상대 전적에서는 네덜란드가 4승1무3패로 근소한 우위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월드컵에서는 단 한 차례도 맞대결 경험이 없다. 최근 대결을 펼친 것이 8년 전인 2002년일 정도로 두 팀은 좀처럼 국제무대에서 마주치지 못했다.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기세로도 승부를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스페인을 이끄는 힘은 최전방 공격수 다비드 비야(29ㆍFC바르셀로나)다. 5골로 득점 공동 1위에 올라 있는 비야는 결정적인 순간마다 한 방을 터뜨리며 팀을 최종전까지 이끌었다. 사비 알론소(29ㆍ레알 마드리드) 챠비 에르난데스(30ㆍ바르셀로나)가 버티는 미드필드진과 푸욜 제라드 피케(23ㆍ바르셀로나)가 주축이 된 수비진도 역대 최강이라는 평가다.
유로2008 우승 멤버가 대부분 남아 있어 자신감도 하늘을 찌르고 있다.
네덜란드는 아르연 로번(26ㆍ바이에른 뮌헨)-로빈 판 페르시(27ㆍ아스널)-뒤르크 카위트(30ㆍ리버풀) 등이 공격의 주축이다. 이들 3인방을 빛나게 해주는 이가 바로 베슬러이 스나이더(26ㆍ인테르 밀란)다.
공격 조율의 역할을 맡고 있는 스나이더는 정확한 패스와 흐름을 꿰뚫는 플레이로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현재 네덜란드 대표팀에는 1970년대 요한 크루이프(63)나 1990년대 데니스 베르캄프(41)와 비교할 확실한 에이스는 눈에 띄지 않지만 베르트 판 마르바이크 감독(58) 지도 아래 조직력을 다지며 그 어떤 세대보다 강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