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월드컵 첫 4강 진출을 이끌었던 거스 히딩크 감독(사진)이 일찌감치 남아공 대회 결승 진출팀을 정확히 예측했던 것으로 드러나 화제다. 히딩크 감독은 지난 4월 말 서울에서 있었던 네덜란드-벨기에 월드컵 공동유치기자회견을 갖는 자리에서 '네덜란드와 스페인이 결승에 오를 것'이란 예상했다. 당시 히딩크 감독은 남아공 월드컵에 대해 묻는 기자들에게 "네덜란드에선 네덜란드가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다"라고 웃으며 답했다. 얼핏 네덜란드 출신 감독으로 당연한 말이기도 했다. 하지만 히딩크 감독은 "스페인도 강력한 우승후보"라고 덧붙였다. 두 달이 훨씬 지난 지금 결승을 앞두고 있는 남아공 월드컵은 네덜란드와 스페인의 대결로 압축됐다. 스페인은 7일 독일과의 4강전에서 수비수 푸욜의 헤딩골로 1-0으로 승리 사상 첫 월드컵 결승 진출을 이뤄냈다. 독일의 '점쟁이 문어'는 스페인-독일 4강전에서 독일의 탈락을 정확히 맞췄지만 네덜란드의 결승 진출까지 예언하지는 않았다. 결국 히딩크 감독은 '점쟁이 문어' 폴보다도 뛰어난 예지력을 보였던 셈이다.
2010.07.08. 21:54
아프리카에서 열린 사상 첫 월드컵에서 무관의 제왕끼리 맞짱을 뜬다.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와 '무적함대' 스페인이 오는 11일 오전 11시30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 경기장에서 우승컵 주인을 가린다. 32년만에 결승에 오른 '토털사커'의 원조 네덜란드는 이번이 세 번째 결승 진출이지만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다. FIFA랭킹 1위까지 올랐던 '패스축구의 달인' 스페인은 한 술 더 떠 월드컵 출전 80년 만에 첫 결승에 올랐다. 두 팀 다 월드컵에 한이 많다. 두 팀의 상대 전적에서는 네덜란드가 4승1무3패로 근소한 우위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월드컵에서는 단 한 차례도 맞대결 경험이 없다. 최근 대결을 펼친 것이 8년 전인 2002년일 정도로 두 팀은 좀처럼 국제무대에서 마주치지 못했다.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기세로도 승부를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스페인을 이끄는 힘은 최전방 공격수 다비드 비야(29ㆍFC바르셀로나)다. 5골로 득점 공동 1위에 올라 있는 비야는 결정적인 순간마다 한 방을 터뜨리며 팀을 최종전까지 이끌었다. 사비 알론소(29ㆍ레알 마드리드) 챠비 에르난데스(30ㆍ바르셀로나)가 버티는 미드필드진과 푸욜 제라드 피케(23ㆍ바르셀로나)가 주축이 된 수비진도 역대 최강이라는 평가다. 유로2008 우승 멤버가 대부분 남아 있어 자신감도 하늘을 찌르고 있다. 네덜란드는 아르연 로번(26ㆍ바이에른 뮌헨)-로빈 판 페르시(27ㆍ아스널)-뒤르크 카위트(30ㆍ리버풀) 등이 공격의 주축이다. 이들 3인방을 빛나게 해주는 이가 바로 베슬러이 스나이더(26ㆍ인테르 밀란)다. 공격 조율의 역할을 맡고 있는 스나이더는 정확한 패스와 흐름을 꿰뚫는 플레이로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현재 네덜란드 대표팀에는 1970년대 요한 크루이프(63)나 1990년대 데니스 베르캄프(41)와 비교할 확실한 에이스는 눈에 띄지 않지만 베르트 판 마르바이크 감독(58) 지도 아래 조직력을 다지며 그 어떤 세대보다 강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네덜란드는 이번 대회서 6전전승으로 유일한 무패 우승을 노린다. 김문호 기자
2010.07.08. 21:53
패스를 받으면 곧바로 동료에게 볼을 돌렸다. 한 선수가 공을 가지고 있는 시간은 채 1초를 넘지 않았다. 상대는 볼을 뺏을 엄두를 내지 못했다. 공은 항상 스페인 선수 발 앞에 있었다. 전광석화 같은 역습능력을 갖춘 독일이지만 변변한 공격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스페인이 독일을 꺾고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결승에 올랐다. 7일 남아공 더반 모저스마비다 경기장에서 열린 독일과의 남아공 월드컵 준결승에서 스페인은 1-0으로 승리를 거뒀다. 한 골 차 승리였지만 경기 내용은 스페인의 압승이었다. ◆점유율 싸움의 승리= 51대 49. 기록상 스페인의 점유율은 독일에 근소하게 앞섰다. 하지만 기록은 숫자에 불과하다. 스페인이 공을 보유한 지역은 대부분 독일 진영이었다. 독일은 스페인의 압박을 풀지 못해 스페인 진영으로 넘어가는 데 애를 먹었다. 결국 볼은 대부분 독일 진영에서 돌고 돌았다. 볼을 가지고 있으면 언제든 찬스를 만들 수 있다. 동시에 상대에게 기회를 주지 않는 방법이기도 하다. 스페인은 정교하면서도 지속적인 패스를 통해 볼을 지켰다. 요아힘 뢰프 독일 감독은 "스페인은 볼을 너무 잘 돌렸다. 우리는 볼을 쫓아갈 수밖에 없었다"며 완패를 시인했다. 뢰프 감독은 이어 "스페인이 우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패스의 승리= 590대 441. 스페인의 우위가 확실히 드러난 패스 기록이다. 패스는 독일을 무너뜨린 스페인의 무기였다. 한 경기에서 패스 개수의 차이가 150개에 이르면 한쪽의 일방적인 경기나 다름없다. 스페인은 8강까지 5경기 평균 559.4개의 패스를 했다. 독일전에서는 더 많은 패스로 상대를 압박했다. 패스 숫자만 많은 게 아니다. 패스 성공률은 81%에 이른다. 월드컵 참가 32개국 중 유일한 80%대 팀이다. 패스 거리에 상관없이 패스의 정확도가 높았다. 숏패스 성공률이 81% 중간 거리 패스 성공률은 85%나 됐다. 롱패스도 64.5%에 이르러 거리를 가리지 않는 정확한 패스로 상대를 쉴 새 없이 위협했다. ◆실수를 기다린 독일의 실수= 결국 코너킥 상황에서 결승골이 터졌다. 후반 28분 사비가 올린 코너킥을 수비수 카를레스 푸욜(이상 바르셀로나)이 강력한 헤딩으로 독일의 골그물을 흔들었다. 스페인의 비센테 델보스케 감독은 "독일을 맞아 최선의 전술을 고민했고 최적의 방법을 찾아 승리했다. 우리는 경기 내내 볼을 소유했다. 선수들이 가장 멋진 방법으로 지시를 잘 따라줬다"고 평가했다. 독일은 경기 내내 움츠러들었다. 스페인의 실수만 보이면 곧바로 역습을 통해 공격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스페인의 패싱 플레이는 완벽했다. 독일에 반격의 기회를 주지 않았다. 8강까지 경기당 15.8개의 슈팅을 날린 독일의 이날 슈팅 수는 5개에 불과했다. 미드필드에서 좀 더 적극적인 방어선을 치지 못한 게 패인이었다. 더반=장치혁 기자
2010.07.08. 21:52
매일 아침 눈을 뜨면 남편(허정무 전 월드컵 대표팀 감독)이 옆에 있다. 꿈만 같다. 월드컵이 끝난 뒤 그야말로 남편은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할 정도로 분주하다. 어제(7일)만 해도 모교인 영등포공고에 가서 기부금을 전달한 뒤 축구협회 기술위원회에 참석했다. 오늘도 아침부터 출타 중이다. 저녁 먹을 시간도 내기 힘들다. 그래도 남편의 얼굴이 밝으니 그저 감사한 마음뿐이다. 길거리에 나가면 많은 분이 '수고했다' '정말 축하드린다'는 말들을 해주신다. 그때마다 미안한 마음이 든다. 더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한 게 아쉬워서 "아니에요. 성원해 주셔서 정말 감사드려요"라고 말하면서 얼굴이 붉어지곤 한다. 얼마 전 남편은 이명박 대통령의 초대로 청와대에 다녀왔다. "영부인은 아름다우셔?" 하고 물으니 "영부인 피부가 정말 좋으시더라. 자네도 피부 관리 좀 해야겠다"고 한다. 사실 월드컵 기간에 나는 여자로서의 삶을 거의 포기하고 살았다. 밖에 나가면 '때가 어느 땐데' 하는 욕을 먹을 것 같아 백화점 쇼핑은 물론 미용실 한 번 가지 않았다. 집에서도 귀찮다는 핑계로 스킨.로션 바르는 것조차 잊을 때가 많았다. '이게 다 누구 때문인데' 하는 생각이 드는 한편 "이제 나도 여자로서의 삶을 살 수 있겠구나" 하는 마음도 든다. 이제 남편은 더 이상 국가대표팀 감독이 아닌 까닭이다. 남편이 대표팀 감독을 그만둔 데는 가족의 만류가 가장 컸다. 사실 남편은 딱히 결정을 못 내리고 있었다. 더 좋은 성적에 대한 미련 같은 게 마음 한쪽에 있었던 것 같다. 그만두면 또다시 야인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두려움도 조금은 있었을 게다. 하지만 저녁 식탁에서 두 딸은 "아빠 이제 정말 안 하셨으면 좋겠어요" 하고 단호하게 말했다. 우리 사위도 나도 같은 입장이었다. 남편이 우리 집에서는 가장인데 할아버지인데. 인터넷 세상에 들어가면 '네가 뭔데'라는 식의 인신공격이 난무해 더 이상 남편이 매스컴에 오르내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들도 힘이 다 빠졌다. 어딜 나가든 '허정무의 가족'이기 때문에 몸도 마음도 조심스럽다. 이제 그냥 평범한 가족으로 돌아가 살고 싶은 소망이 크다. 대표팀을 그만두기로 한 뒤 남편은 『더 내려놓음』이라는 책을 읽고 있다. 요즘 목표의식이 사라져 허무해하고 있는 나에게도 "자네도 더 내려놓아야겠네"라며 읽기를 권한다. 비워야 채워질 수 있다고 한다. 남편은 다음 계획을 세우기 전에 마음부터 싹 비울 모양이다. 앞으로 남편이 무엇을 할지 정한 건 아직 없는 것 같다. 예전부터 '꿈나무 육성'이라는 꿈이 있었으니 이제부터 차근차근 그런 일을 진행할지도 모르겠다. 아직 일에 관한 얘기를 거의 하지 않았으니 그저 내 추측일 뿐이다. 나는 남편의 뒷바라지를 위해 그만뒀던 향수 사업을 다시 시작할지도 모르겠다. 아직은 정신이 하나도 없어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 하지만 지금의 허무함을 벗어나려면 뭔가 일을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다. 9일은 초복이다. 그간 고생한 남편을 위해 일단 맛있는 삼계탕부터 끓여줘야겠다. 18일이면 우리 부부 결혼 30주년이다. 딸들은 여행 가라고 성화지만 남편이 지금처럼 바쁘면 여행은 무리일 것 같다. 대신 남편한테 맛있는 저녁을 사달라고 해 오랜만에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 월드컵 기간 온 국민이 하나가 돼 응원해주신 은혜는 영원히 잊지 못할 것 같다. 지난 번에도 말씀드렸지만 언젠가 어떤 식으로든 보답할 기회를 찾을 것이다.
2010.07.08. 21:50
'점쟁이 문어' 폴의 예상은 정확했다. 독일 서부 오버하우젠 해양생물박물관 수족관에 사는 '점쟁이 문어' 폴이 7일 열린 독일-스페인의 4강전 승자까지 이번 남아공 월드컵에서 독일이 치른 경기의 승패를 모두 맞혀 화제다. 폴은 스페인-독일전을 하루 앞둔 지난 6일 스페인의 승리를 예고했다. 경기를 하게 될 두 나라 국기가 그려진 유리상자 안에 홍합을 넣고 폴이 어느 쪽 홍합을 먹느냐에 따라 예언의 내용이 정해지는 식인데 폴은 스페인쪽 상자를 열어 홍합을 먹었던 것.(사진) 잉글랜드 태생으로 독일에서 자란 2살짜리 문어 폴은 조별 리그에서도 독일이 호주와 가나에 승리하고 세르비아에 패할 것까지 족집게처럼 맞췄다. 이어 잉글랜드와 벌인 16강전과 아르헨티나와의 8강전 승리도 예측하면서 유명세를 탔다. 김문호 기자
2010.07.07. 22:08
"파라과이 꺾은 스페인이 우승해도 다 벗겠다." 남아공 월드컵 8강을 앞두고 누드 응원을 약속했던 '파라과이 응원녀' 라리사 리켈메(25.사진)가 또 한 번 알몸 세리머니를 예고했다. 그녀는 지난 6일 스페인 '엘 코르메시오'와 인터뷰에서 "8강전에서 파라과이를 물리친 스페인이 우승해도 다 벗겠다"고 말했다. 스페인이 7일 독일과의 4강전서 1-0으로 승리한 만큼 리켈메의 누드 약속을 고대하는 남성 팬들의 꿈도 반쯤 성사된 셈이다. 란제리 모델 출신인 리켈메는 남아공 월드컵 파라과이 경기에서 가슴 사이에 휴대폰을 넣고 응원을 하는 모습이 포착돼 이른바 '휴대폰 응원녀'로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2010.07.07. 22:08
스페인이 마침내 월드컵 결승에 안착했다. 1950년 브라질 월드컵 4강 이후 최고 성적이자 월드컵 사상 첫 결승행이다. 스페인은 지난 12번의 월드컵 본선 진출 동안에도 모두 우승 후보로 꼽혔지만 결승무대조차 오르지 못하는 지독한 악연을 반복했다. 13번째 본선 출전인 이번 남아공 대회서도 스페인은 조별리그 첫 경기인 스위스전서 0-1로 지며 '월드컵 울렁증'을 드러내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샀다. 하지만 '무적함대'의 명성은 그냥 생긴 것이 아니었다. 이후 스페인은 승승장구하며 거칠 것 없는 항해에 나섰다. 이제 스페인의 마지막 종착지는 피파컵이다. 어쩌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피파컵을 들어 올릴 수 있는 절호의 찬스일 지도 모른다. ▲강력한 허리= 스페인의 강점은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라 할 수 있다. '퍼펙트 듀오' 차비 이니에스타로 이어지는 중심라인은 명성과 실력 모든 면에서 완벽에 가깝다. 여기에 다비드 실바가 공격에 '매스'역할을 사비 알론소가 수비에 '방패'역할을 수행하며 감독이 생각하는 모든 조합의 축구를 가능케 한다. 마르체나와 파브레가스가 교체 선수로 포진한 스페인의 미드필드진은 말 그대로 무적이다. 최고의 기량을 가진 선수들이기 때문에 짧은 패스를 중심으로 하는 스페인식 축구 스타일은 더욱 강력한 힘을 발휘하며 상대를 압도한다. 강한 공격과 함께 높은 볼 점유율을 통해 공격에서는 더 많은 기회를 수비에서는 미드필드에서 선차단하며 공수양면에서 완벽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다. ▲세계 최고의 '창과 방패'= 이러한 스페인식 승리 축구가 가능한 이유는 세계 최고의 공격수 다비드 비야가 있기에 가능하다. 175cm에 불과한 단신 공격수지만 경기장에서 뿜어내는 파괴력과 환상적인 공격력은 왜 이 선수가 세계 최고의 선수인지를 잘 나타내준다. 더구나 원 톱과 투 톱을 가리지 않고 골을 뽑아내는 그의 능력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비야는 냉정함과 침착성 그리고 고감도 슈팅까지 공격수가 가져야 할 모든 것을 지녔다. 비야가 부진할 땐 또 다른 스페인의 아이콘 페르난도 토레스가 출격하며 전혀 다른 무적함대의 모습으로 변한다. 후방에서는 수문장 이케아 카시야스가 있다. 세계 최고의 팀 레알 마드리드에서 수년간 안방마님으로 활약한 그의 이력만으로도 그의 능력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동물적인 순발력과 냉철한 판단력을 가진 카시야스의 존재는 선수들에게 심리적 안정을 가져다 주며 적극적이고 좋은 플레이를 가능케 한다. ▲리틀 바르셀로나= 지난 2009년 스페인의 명문구단 바르셀로나 FC는 스페인 클럽 역사상 최초로 트레블을 달성했다. 스페인은 지난 2008년 유로컵 우승과 함께 남아공 대회 조별리그 첫 경기인 스위스에 패하기 전까지 유럽팀 상대 A매치 37연속 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국가대표팀과 클럽팀 성공의 공통점은 주축 선수들이 같은 선수들이라는 것. 무려 7명의 선수가 스페인 대표팀과 바르셀로나에서 함께 뛰고 있다. 수년간 발을 맞춰온 이들의 플레이는 완벽하고 아름다운 공격 축구의 정수를 보여주고 있다. 이상배 인턴기자
2010.07.07. 22:07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가 남아공 월드컵 전승 우승에 도전한다. 네덜란드는 지난 6일 남아공 케이프타운 그린포인트 경기장에서 열린 우루과이와의 준결승에서 3-2로 승리 결승에 진출했다. 조별리그부터 전승행진이다. 1978년 아르헨티나 대회 이후 32년 만의 결승 진출. '아름다운 축구'를 포기하고 실리 축구를 택한 오렌지 군단의 변신이 마침내 사상 첫 월드컵 우승이란 결실을 눈앞에 뒀다. ◆수비 보강= 2006 독일 월드컵 16강 탈락 후 네덜란드 축구의 실력자 요한 크루이프는 보수적인 전술을 구사하는 베르트 판마르베이크 감독을 네덜란드축구협회에 천거했다. 70년대 '아름다운 축구'를 세상에 알린 크루이프가 월드컵 우승에 목마른 자국 팬들을 위해 내린 결정이었다. 사령탑에 오른 판마르베이크 감독의 걱정은 수비에 있었다. 공격라인은 차고 넘쳤다. 재기 넘치는 공격수들을 세대마다 배출해 온 건 '축구 강소국' 네덜란드의 전통이었다. 반면 수비수가 인기 없는 네덜란드에서는 거물급 공격수에 버금갈 수비수를 찾아보기 어렵다. 해답은 미드필드였다. 판마르베이크 감독은 기존의 베테랑들에게 수비라인을 맡기고 미드필드는 보강해 1차 저지선을 강화하기로 했다. 네덜란드판 '두 개의 심장' 니헐 더용(맨체스터시티)의 운동량은 믿을 만했다. 수비형 미드필더 한 자리가 고민이었다. 판마르베이크 감독은 자신의 사위 마르크 판보멀(바이에른 뮌헨)을 불러들였다. 서른 세 살 전성기는 지났지만 투쟁심만은 여전히 유럽 최고였다. 마르코 판바스턴 전 대표팀 감독과의 불화로 대표팀 은퇴를 선언한 판보멀은 장인의 요청에 두 말 없이 백의종군했다. ◆토털사커에서 지구전으로= 전투력이 강화된 미드필드를 바탕으로 네덜란드는 이기는 축구에 적응해 갔다. 우루과이와의 준결승전에서 네덜란드의 변화는 단적으로 드러났다. 네덜란드는 서두르지 않았다. 미드필드에서 지속적으로 싸움을 벌이며 상대를 서서히 무너뜨렸다. 판보멀은 경고 누적으로 빠진 더용의 공백까지 메우며 선봉에 섰다. 레드카드를 받을 만한 거친 태클도 불사하며 팀을 이끌었다. 뒷문이 탄탄해지자 네덜란드의 전통이 돋보이기 시작했다. 뛰어난 공격수들이 창을 들고 앞으로 진군하기 시작했다. 1-1 균형이 이어지던 후반 25분 베슬러이 스나이더(인터 밀란)가 오른발 슛을 성공시켰다. 이번 대회 5골로 득점 공동선두에 오르는 순간이었다. 3분 뒤 또 한 명의 특급 공격수 아르연 로번(바이에른 뮌헨)이 헤딩 결승골을 넣으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월드컵 예선과 본선 전승을 기록한 네덜란드는 이날 승리로 최근 10연승을 내달렸다. 2008년 9월 이후 25경기째 무패 행진이다. 케이프타운= 장치혁 기자
2010.07.07. 22:06
허정무 감독의 사퇴로 공석이 된 차기 한국 국가대표팀 사령탑은 전.현직 K-리그 감독 중에서 선임될 가능성이 커졌다. 대한축구협회는 7일 기술위원회를 열고 허 감독 후임 인선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위원들은 차기 감독은 한국인 지도자 중 선임한다는 데 합의했다. 허 감독 성공 사례에서 보듯 한국 감독들도 선수 장악력이 뛰어나고 기술.전술 능력 면에서도 외국인 감독에게 뒤질 게 없다는 판단이 작용했다고 한다. 이회택 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은 "정해성 월드컵 대표팀 수석코치 홍명보 올림픽 감독이 고사한 상태"라며 "이들을 제외한 12~13명의 전.현직 K-리그 감독이 후보로 추려졌다"고 말했다. 현재 K-리그 지휘봉을 잡은 사령탑 중에서는 최강희 전북 현대 감독과 조광래 경남FC 감독 김호곤 울산 현대 감독 등이 거론된다. 최강희 감독은 지난해 전북을 이끌고 정규리그 1위와 통합챔피언에 오르며 K-리그 최우수감독상을 수상했다. 조광래 감독은 선수 발굴 및 육성에 일가견이 있다는 평가다. 김호곤 감독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대표팀 감독으로 사상 첫 8강 진출을 이뤘고 1986년 멕시코 월드컵 대표팀 코치 등 지도자 경력도 풍부하다. 전직 K-리그 감독 중에서는 감학범 전 성남 감독이 강력한 후보다. 성남과의 계약을 1년 남겨두고 2008년 11월 스스로 지휘봉을 내려놓고 브라질.잉글랜드 등에 축구 유학을 다닌 학구파다. 차기 감독은 큰 문제가 없는 한 2014년 브라질 월드컵까지 대표팀을 이끌게 될 것이라고 축구협회는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이회택 기술위원장은 "통상적으로 임기 2년을 주기로 감독 역량을 검증해 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2014년 월드컵까지 이끌 지도자를 선임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온누리 기자
2010.07.07. 22:04
무적함대' 스페인이 월드컵 출전 사상 첫 결승 무대에 올랐다. 스페인은 7일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아공 월드컵 4강전에서 '전차군단' 독일을 1-0으로 몰리쳤다. 원년 월드컵이었던 1930년 우루과이 대회 이후 무려 80년 만이다. 후반 28분 세트피스 상황서 터진 수비수 카를레스 푸욜의 결승 헤딩골이 스페인의 오랜 염원을 성사시켰다. 스페인은 오는 11일 요하네스버그의 사커시티 스타디움에서 32년 만에 결승에 올라 첫 우승을 노리는 '오렌지군단' 네덜란드와 FIFA 월드컵을 다툰다. 월드컵 4회 우승에 도전장을 내밀었던 독일은 3회 연속 4강 진출에 만족해야 했다. 막강 공격력을 자랑하는 '창'과 '창'의 대결로 '미리보는 결승전'으로까지 불린 두 팀간 대결은 사실 시작부터 맥이 없었다. 짧고 정교한 패스를 이용해 볼 점유율을 높인 스페인은 시종 공격 축구를 구사했지만 의외로 독일은 수비에 치중하는 '방패' 전술을 들고 나왔던 것. 일은 중원을 포기하고 수비진을 강화하는 '질식 수비'를 펼치며 롱패스 한 방으로 역습을 노리는 단순한 플레이로 일관했다. 물론 독일로서는 이번 대회 4골을 기록한 공격수 토마스 뮐러가 경고 누적으로 뛸 수 없는 결정적인 아픔이 있었지만 8강전까지 보여줬던 전차군단의 막강화력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루카스 포돌스키와 월드컵 통산 14골을 기록 중인 미로슬라프 클로제가 공격진을 이끌었으나 스페인의 압도적인 볼 점유율 탓에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스페인은 초반부터 최전방 스트라이커 다비드 비야를 주축으로 끊임없이 독일 문전을 위협했다. 비록 골을 터트리지는 못했지만 스페인은 전반 볼 점유율 57%로 우세한 경기를 펼치며 자신감에 넘친 모습을 보였다. 스페인은 후반 들어서도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스페인의 파상공세는 후반 13분 절정을 이뤘다. 비야의 중거리슈팅을 골키퍼 노이어가 쳐내자 이니에스타가 왼쪽에서 땅볼 크로스를 올렸다. 비야가 오른쪽 골문에서 발을 뻗었으나 발끝에 걸리지 않았다. 1분 후 페드로의 중거리슛도 골문을 비켜갔다. 화려한 개인기와 정교한 패스워크로 무장한 스페인은 공격 무기력에 빠진 독일의 문전을 끊임없이 농락한 끝에 마침내 골문을 열어제쳤다. 해결사는 베테랑 수비수 푸욜이었다. 후반 28분 왼쪽 프리킥 찬스에서 사비 에르난데스가 정교한 크로스를 띄웠고 골문 앞에 도사리고 있던 푸욜이 돌고래처럼 솟구쳐 오른 뒤 헤딩으로 공의 방향을 바꿨다. 옆 머리를 맞은 공은 독일의 오른쪽 골망을 세차게 흔들었다. 골키퍼 노이어가 몸을 날려 손을 뻗어봤지만 공은 오른쪽 골문에 그대로 꽂혔다. 70%에 가까운 압도적인 볼 점유율과 패스 성공률에도 마무리 부족에 애를 태우던 스페인으로선 천금 같은 선제골이었다. 승기를 잡은 스페인은 후반 35분 유로2008 결승골 주인공인 토레스를 비야 대신 투입하며 완승을 노렸다. 그러나 스페인은 1분 후 페드로가 현란한 드리블로 상대 문전을 돌파하고도 왼쪽 빈 자리에 있던 토레스를 보지 못한 채 수비수에게 걸리는 바람에 추가골 기회를 날렸다. 독일은 만회골을 노리고 막판 반격을 노렸지만 끝내 스페인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김문호 기자
2010.07.07. 22:04
'무적 함대’ 스페인이 월드컵 역사를 새롭게 썼다. 스페인은 7일 2010 남아공 월드컵 4강전에서 ‘살아있는 전설’ 카를레스 푸욜의 결승 헤딩골에 힘입어 독일을 1-0으로 제압, 80년만에 결승에 진출했다. 이로써 스페인은 우루과이를 꺾고 결승에 오른 네덜란드와 오는 11일 마지막 대결을 펼친다. 유로 2008 결승전에서 독일을 누르고 우승컵을 안았던 스페인은 경기 초반부터 빠른 공격으로 기선을 제압했다. 스페인은 특유의 짧고 정교한 패스로 주도권을 잡다가 후반 28분 왼쪽에서 올라온 프리킥을 푸욜이 헤딩으로 득점, 스페인을 결승전으로 이끌었다. 정승훈 기자 [email protected]
2010.07.07. 20:30
2010 남아공 월드컵은 첫 우승에 도전하는 네덜란드와 스페인의 대결로 압축됐다. 스페인은 7일 독일과의 4강전에서 후반 28분 카를레스 푸욜의 결승골을 끝까지 지켜내며 1-0으로 승리, 사상 첫 결승행을 확정했다. 이로써 스페인은 6일 ‘남미의 희망’ 우루과이를 꺾고 결승에 선착한 네덜란드와 피할 수 없는 마지막 대결을 치룬다. 두 팀의 역대 상대 전적에서 네덜란드가 4승 1무 3패로 조금 앞섰지만 지난 8년간 세계 무대에서 대결한 적이 없어 승부를 미리 예측하기 어렵다. 두 팀의 장점은 세계 무대를 휘젓는 선수들로 구성된 두꺼운 선수층과 조직력. 스페인은 2008 유로 우승 멤버들로 이번 월드컵의 엔트리를 구성, 단숨에 결승까지 올랐다. 이번 대회에서 다섯 골을 넣으며 득점 공동 1위를 달리는 다비드 비야를 비롯해 페르난도 토레스, 사비 알론소, 사비 에르난데스, 제라드 피케, 푸욜 등으로 역대 최강의 전력을 구축했다는 평이다. 특히 결승행의 최대 관문이었던 독일과의 4강전에서 정교한 패스와 선수들의 침투 공격으로 위기를 기회로 살렸다. 장신 선수를 앞세운 독일의 공격도 푸욜 등 수비진들의 협력 수비와 ‘수문장’ 이케르 카시야스의 선방으로 제압했다. '오렌지 구단’ 네덜란드는 아르연 로번-로빈 판 페르스-다르크 카윗으로 이어지는 삼각 편대를 앞세우며 스페인을 무너뜨린다는 전략이다. 또한 공격 조율을 맡고 있는 베슬러이 스네이더르는 위협적인 침투 패스와 정확한 크로스로 네덜란드의 연승 행진을 이끌고 있다. 이 같은 선수들의 조합에 힘입어 네덜란드는 이번 대회에서 유일하게 전승으로 결승에 진출했다. 정교한 패스와 짜임새 있는 공격 전술로 ‘최신 축구의 교과서’라고 불리는 스페인과 미드필더와 수비수들의 적극적인 침투 공격으로 ‘토털 사커’의 진면목을 선보인 네덜란드. 과연 우승컵은 누구의 품에 안길지 세계 축구 팬들의 관심이 이들의 대결에 집중되고 있다. 결승전은 11일 오후 2시30분(미 동부시간)에 열린다. 정승훈 기자 [email protected]
2010.07.07. 20:06
'무적함대' 스페인이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결승 무대에 오르는 감격을 누렸다. 스페인은 7일 더반의 더반 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아공 월드컵 준결승전에서 수비수 카를레스 푸욜의 저돌적인 결승 헤딩골에 힘입어 독일을 1-0으로 물리치고 결승에 진출했다. 지난 유로 2008 결승에서도 독일을 1-0으로 제압했던 스페인은 다시 한 번 메이저 무대에서 독일을 격파했다. 이로써 스페인은 11일 오전11시30분(LA시간) 요하네스버그의 사커시티 스타디움에서 우루과이를 3-2로 꺾고 올라온 '오렌지군단' 네덜란드와 FIFA 월드컵 트로피를 놓고 마지막 승부를 벌인다. 이번 대회까지 13차례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은 스페인은 1950년 브라질 대회 4위가 역대 최고 성적일 정도로 지독한 '월드컵 불운'에 시달렸다. 그러나 이번 대회를 앞두고 공수 균형이 가장 잘 이뤄졌다는 평가 속에 우승후보 '0'순위로 꼽혔다. 원용석 기자
2010.07.07. 20:06
‘미리 보는 결승전’에서 행운의 여신은 스페인의 편이었다. ‘무적함대’ 스페인이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전차군단’ 독일의 골 폭풍을 잠재우고 월드컵 출전 사상 처음으로 결승에 오르는 새로운 역사를 썼다. 스페인은 7일 더반의 더반 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아공 월드컵 준결승에서 수비수 카를레스 푸욜의 결승 헤딩골에 힘입어 독일을 1-0으로 물리치고 결승에 진출했다. 이로써 스페인은 11일 오후 2시30분 요하네스버그의 사커시티 스타디움에서 우루과이를 3-2로 꺾고 올라온 ‘오렌지군단’ 네덜란드와 대망의 결승전을 치른다. 스페인은 원년 월드컵이었던 1930년 우루과이 대회 이후 무려 80년 만에 처음으로 결승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번 대회까지 13차례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은 스페인은 1950년 브라질 대회 4위가 역대 최고 성적일 정도로 지독한 ‘월드컵 불운’에 시달렸다. 스페인은 또 역대 월드컵에서 2무1패를 안겼던 독일에 설욕하며 ‘독일 징크스’도 깼다. 스페인은 이와 함께 2008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08) 결승에서 독일을 1-0으로 누르고 메이저 대회 우승 징크스를 털어낸 데 이어 또 한 번 독일을 제물 삼아 결승에 오르는 기쁨을 맛봤다. ‘토너먼트의 강자’ 독일은 세 차례(1954년, 1974년, 1990년)나 우승했고 네 차례 준우승했으나 월드컵 3회 연속 4강 진출에 위안을 삼아야 했다.
2010.07.07. 16:52
독일은 지난 2년 동안 '타도 스페인'을 위해 스페인을 배웠다. 그런 독일과 스페인이 남아공 월드컵 4강에서 제대로 만났다. 2008년 6월 독일은 유로 2008(유럽축구선수권대회) 결승에서 스페인에 0-1로 졌다. 경기 내용은 독일의 완패였다. 빠르고 지속적인 패스로 상대를 제압하는 스페인은 완벽했다. 요아힘 뢰프 독일 감독은 '2년 뒤 월드컵 우승을 위해 스페인을 배워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독일과 스페인은 7일 더반의 모저스 마비다 경기장에서 격돌한다. ◆스페인을 배운 독일= '더 빨리 더 정확하게.' 스페인과의 결승전을 수없이 돌려 본 뢰프 감독의 결론이었다. 그는 선수들에게 볼 소유시간을 줄이도록 했다. 유로 2008에서 스페인 선수들의 평균 볼 소유시간이 1초가 채 되지 않은 반면 독일은 1.5초 정도였다. 우승과 준우승의 차이는 0.5초에 있었다. 뢰프 감독은 대표팀 소집 때마다 기회가 되면 스페인 경기를 선수들에게 보여줬다. 지난해 컨페더레이션스컵 때는 스페인의 경기를 현장에서 직접 봤다. 2년간의 노력에 결실이 맺혔다. 독일은 남아공 월드컵에서 가장 공격적인 팀이 됐다. 8강전까지 13득점으로 6득점의 스페인을 압도했다. 효율을 중시하는 독일 축구의 토양 위에 공격적인 스페인 축구의 장점이 잘 접목됐다. 최전방 공격수 미로슬라프 클로제(바이에른 뮌헨)는 독일의 스피드 축구를 제대로 구현해내는 베테랑이다. 이번 대회 4골을 기록 중인 그는 개인통산 월드컵 14골로 호나우두(코린티안스)가 보유하고 있는 역대 최다골(15골)에 1골 차로 다가섰다. ◆그래도 무서운 스페인= 스페인의 공격력은 유로 2008 때보다 한풀 꺾였다. 하지만 경기를 치르면서 공격적인 플레이가 살아나고 있다. 패스 횟수와 성공률은 월드컵에 참가한 32개국 중 1위다. 뢰프 감독은 아르헨티나와의 8강전을 앞두고 "리오넬 메시는 위협이 안 된다"고 자신했지만 스페인에 대해선 "스페인에는 메시가 여러 명 있다"고 경계하고 있다. 패스 능력이 뛰어난 안드레스 이니에스타(바르셀로나)는 최근 경기에서 결정적인 기회를 자주 만들어내고 있다. 골게터 다비드 비야(발렌시아)의 결정력은 이번 대회에서 단연 돋보인다. 투톱 파트너 페르난도 토레스(리버풀)가 부진한 가운데 5골을 기록했다. 사실상 혼자서 스페인을 준결승까지 이끌어온 셈이다. 뢰프 감독은 "비야는 메시급"이라고 말했다. 케이프타운=장치혁 기자
2010.07.06. 21:53
네덜란드가 6일 우루과이를 꺾고 결승에 오르면서 남아공 월드컵은 유럽 팀간의 파이널 무대가 됐다. 네덜란드는 독일-스페인 경기 승자와 11일 요하네스버그에서 결승전을 치른다. 지구촌 최대 축구잔치인 월드컵에서 유럽 팀끼리 결승에서 맞붙는 것은 이번이 여덟 번째다. 제2회 대회가 열린 1934년 이탈리아-체코슬로바키아를 시작으로 1938년 이탈리아-헝가리 1954년 서독-헝가리 1966년 잉글랜드-서독 1974년 서독-네덜란드 1982년 이탈리아-서독에 이어 2006년 독일 대회에서는 이탈리아-프랑스가 결승에서 싸웠다. 그리고 남아공 월드컵에서 2회 연속 유럽 팀끼리 우승을 놓고 격돌한다. 반면 우루과이와 브라질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등 네 팀이나 8강에 오르는 돌풍을 일으켰던 남미축구는 쓸쓸히 퇴장했다. 유럽과 함께 세계축구의 양대 산맥을 형성한 남미 팀끼리 월드컵 결승에서 맞붙은 적은 1930년(우루과이-아르헨티나)과 1950년(우루과이-브라질) 두 차례 있었다. 유럽 팀끼리 결승에서 만나게 되면서 유럽은 비 유럽대륙에서 개최된 월드컵에서 한 번도 우승하지 못한 징크스까지 날려버릴 수 있게 됐다. 2006년까지 총 18차례 치러진 월드컵에서 유럽과 남미는 각각 9차례씩 우승을 나눠 가졌는데 유럽은 유럽 대륙에서 개최한 대회에서만 정상을 밟았다.
2010.07.06. 21:52
2010 남아공 월드컵은 많은 징크스가 깨진 대회로 남게 됐다. 먼저 월드컵과 관련된 가장 강력한 징크스는 개최국 남아공이 타파했다. 남아공은 본선리그 3경기에서 1승1무1패로 A조 3위를 마크하며 2라운드 진출에 실패 지난 18번의 대회까지 이어져 온 '개최국 = 16강'인 이른바 '개최국 징크스'를 처음으로 깬 팀이 됐다. 대륙별 우승 징크스도 깨졌다. 1962년 칠레 월드컵에서 브라질이 우승한 이후 남미와 유럽 팀들은 8년을 주기로 피파컵을 획득했다. 하지만 2006년 이탈리아에 이어 이번 월드컵 결승에서도 유럽 팀들간의 대결이 확정됐기 때문에 대륙별 우승 징크스도 함께 소멸됐다. 유럽 대륙의 2연속 우승은 1934년 이탈리아와 3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이탈리아가 이뤘고 남미에서는 브라질이 58년 스웨덴 62년 칠레 월드컵에서 각각 달성했다. 월드컵 징크스 깨기의 파이널은 이제 스페인 어깨에 달렸다. 스페인은 8강전에서 파라과이를 침몰시키며 50년 브라질 월드컵 이후 처음으로 4강전에 진출하며 '스페인 4강 징크스'를 말끔히 걷어냈다. 만약 스페인이 우승까지 한다면 2002년 브라질 이후 코파아메리카 우승 팀과 유로컵 우승 팀은 월드컵과 인연이 없다는 '엇박자 징크스'도 함께 소멸된다. 반면 지난 대회 우승 팀은 다음 대회에서 고전한다는 '우승팀 징크스'와 펠레의 말과는 다르게 간다해서 붙여진 '펠레의 저주'는 남아공 대회에서도 명맥을 잇게 됐다. 이상배 인턴기자
2010.07.06. 21:51
주목받지 못하던 감독들, 끊임없는 자기계발에 벤치 선수들까지 포용 리더십 "선수의 자질, 지도자의 덕목, 둘은 완전히 다르다" 스타 플레이어 출신은 성공한 감독이 되기 어려운가. 2010 남아공 월드컵이 던진 화두다. 이번 월드컵 4강에 오른 네덜란드.우루과이.독일.스페인 감독은 공통적으로 선수 시절 무명에 가까웠다. 하지만 지도자로 전업하면서 화려하게 명성을 쌓아가고 있다. 반면 선수 시절 월드컵 트로피를 안아봤던 브라질의 둥가(1994년 미국 월드컵 우승)와 아르헨티나의 마라도나(86년 멕시코 월드컵 우승) 감독은 8강에서 아쉽게 물러났다. '스타 출신은 최고 감독이 되기 어렵다'는 속설을 입증이나 하듯이. 이런 결과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출발이 다르다= 네덜란드의 베르트 판마르베이크 감독은 선수 때 A매치(국가대표 간 경기) 1회 출전이 고작이다. 국가대표 경력이 일천하다. 그는 유소년팀을 가르치는 것으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대부분의 스타 선수가 은퇴 후 코치 등의 지도자 수업과정을 생략한 채 일정 기간 후 성인팀 감독으로 직행하는 것과 다르다. 아르헨티나의 마라도나는 대중적 인기를 바탕으로 대표팀 사령탑으로 수직 상승한 대표적인 사례다. 하지만 무명 선수 출신은 자신의 능력을 입증하며 차곡차곡 계단을 올라가야 한다. 시행착오나 불성실하다는 낙인이 찍히면 곧바로 도태된다. 끊임없는 자기계발이 요구되는 이유다. 이 과정에서 경험과 경쟁력이 쌓인다. 우루과이 오스카르 타바레스 감독은 대표 경력마저도 없다. 87년 페나롤(우루과이)을 남미 프로클럽 대항전인 리베르타도레스컵에서 우승시킨 뒤 능력을 인정받아 90년 이탈리아 월드컵 때 우루과이 대표팀 감독으로 발탁된 케이스다. 독일의 꽃미남 감독 요아힘 뢰프 역시 청소년 대표 경력이 밑천의 전부다. 은퇴 후 유소년팀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그는 독일 슈투트가르트와 오스트리아 티롤 인스브루크를 리그 정상에 올리며 지도자로서의 역량을 인정받았다. 그러고도 2006 독일 월드컵 때에는 스타 출신 클린스만 감독을 보좌하는 과정을 거쳐야 했다. 감독으로 올라선 뒤 유로 2008에서 독일을 준우승시킨 뒤 이번 월드컵에서는 녹슨 전차군단을 완전히 다른 팀으로 환골탈태시켰다는 찬사를 받고 있다. 스페인을 지휘하는 비센테 델보스케는 4강에 오른 감독 가운데 선수 시절 경력이 그나마 나은 축에 속한다. A매치에 18회 나갔고 1골을 넣었다. 지도자로 전업한 후 착실히 성적을 올렸고 스페인 최고 명문 레알 마드리드에서 스타 군단을 이끌며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시작했다. 이런 경험을 밑거름 삼아 '무적함대'를 잡음 없이 끌어가고 있다. ◆스타 출신 감독이 성공하려면= 스타 출신이라고 전부 실패하는 건 아니다. 독일의 베켄바워, 브라질의 자갈로 등 선수와 감독으로 모두 월드컵 우승을 경험한 사례도 있다. '한국 대표팀의 영원한 맏형'으로 통하는 홍명보도 지난해 20세 이하 청소년 월드컵에서 8강에 오르며 지도자로 연착륙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하지만 마라도나 아르헨티나 감독의 사례에서 보듯 세계적으로 실패 확률이 높은 것 또한 사실이다. 마라도나는 세계 최고 스타 출신이지만 약물 복용 추문 등으로 얼룩진 그의 사생활은 감독이 되기에 적당하지 않았다. 또 팀을 맡아 성공적으로 이끈 경험도 없다. 독일과의 8강전에서 그는 별다른 전술적 변화를 주지 못한 채 끌려가다 0-4로 참패했다. 이용수 KBS 해설위원은 "훌륭한 선수가 지녀야 할 자질과 좋은 지도자의 덕목은 완전히 다르다. 하지만 대부분의 나라에서 스타가 좋은 감독이 될 수 있다는 환상을 가지고 있다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스타 출신 감독이 실패할 확률이 높은 이유는 선수 시절 자신의 능력에 도취돼 선수들을 일방적으로 다그치거나 벤치 선수들을 포용하는 데 소홀히 하고 구성원들과의 소통을 게을리하는 등 인간적인 면에서 실패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점에서 무명 선수 출신이 유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홍명보 감독은 "스타 출신들이 좋은 감독이 되기 어려운 요인이 분명히 있다. 나는 잘했는데 선수들은 왜 못할까라는 생각을 하면 절대로 성공할 수 없다. 못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고 그것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게 감독의 역할이다"고 말했다. 이해준 기자
2010.07.06. 21:50
'토털사커의 원조' 네덜란드가 '남미의 복병' 우루과이를 물리치고 32년 만에 월드컵 결승에 올랐다. 통산 세 번째 결승 진출이다. 네덜란드는 6일 케이프타운의 그린포인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준결승에서 히오바니 판브론크호르스트의 선제골과 베슬러이 스나이더의 추가골 아르연 로번의 쐐기골로 두 골을 만회한 우루과이의 거센 추격을 3-2로 뿌리쳤다. 이로써 네덜란드는 1974년 서독 대회(서독에 1-2패)와 1978년 아르헨티나 대회(아르헨티나에 1-3패)에서 잇달아 우승컵을 내준 한을 풀 기회를 잡았다. 네덜란드는 스페인-독일 4강전(7일) 승자와 오는 11일 결승전을 펼친다. 1930년 대회와 1950년 브라질 대회에서 우승했던 우루과이는 네덜란드의 벽에 막혀 60년 만의 결승 진출 길목에서 분루를 삼켰다. 우루과이의 탈락으로 8강에 네 팀을 진출시켰던 남미팀은 모두 탈락했다. 우루과이는 1974년 서독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0-2 패배를 안겼던 네덜란드에 설욕하지 못한 채 3-4위 결정전(10일)으로 밀렸다. 네덜란드는 로빈 판페르시를 꼭짓점으로 디르크 카위트 로번이 좌우 날개를 편 4-2-3-1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우루과이는 가나와 8강에서 고의적인 핸드볼 파울로 4강 진출에 디딤돌을 놨던 루이스 수아레스가 결장했고 포백 수비진의 주축인 왼쪽 풀백 호르헤 푸실레가 경고 누적 중앙수비수 디에고 루가노가 무릎 부상 여파로 각각 나오지 못해 전력 공백이 컸다. 4강에서 브라질을 2-1 꺾은 네덜란드의 상승세는 남미의 '마지막 희망' 우루과이마저 삼켜버렸다. 로번과 카위트의 활발한 측면 돌파로 전반 초반부터 공격의 주도권을 쥔 네덜란드는 전반 18분 주장 판브론크호르스트가 귀중한 선제골을 뽑았다. 상대 수비 진영에서 공격하던 네덜란드는 왼쪽 페널티지역 외곽까지 침투한 판브론크호르스트가 패스를 받은 후 왼발로 강하게 감아 찼다. 대포알 같은 슈팅은 오른쪽 골대 상단을 때린 뒤 그대로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러나 우루과이도 거센 반격으로 네덜란드에 맞섰고 전반 41분 마침내 동점골을 사냥했다. 해결사는 공격의 핵 디에고 포를란. 포를란은 아크 정면에서 상대 문전이 열리자 수비수를 살짝 제치고 왼발로 감아 찼다. 빨랫줄 같은 궤적을 그린 공은 네덜란드의 골키퍼 마르턴 스테켈렌베르흐의 왼쪽 손을 맞고 골문을 꿰뚫었다. 1-1 균형을 맞추는 천금 같은 동점골이자 포를란의 대회 4호골이었다. 후반 들어서도 양팀의 밀고 밀리는 공방전이 펼쳐졌지만 네덜란드가 잇달아 득점포를 가동하며 승부를 갈랐다. 네덜란드의 구세주는 중원사령관 스나이더였다. 스나이더는 1-1로 팽팽하게 맞선 후반 25분 왼쪽 페널티지역에서 강한 오른발 슈팅을 날렸고 공이 수비수 발을 맞고 굴절되면서 오른쪽 골대를 맞고 골네트를 출렁였다. 스나이더는 이번 대회 5골로 다비드 비야(스페인)와 득점부문 공동 1위로 올라섰다. 추가골로 기세가 오른 네덜란드는 3분 후 카위트가 왼쪽에서 크로스를 올려주자 로번이 골지역 정면에서 헤딩으로 공의 방향을 살짝 바꿔 세 번째 골을 만들어냈다. 우루과이는 후반 38분 포를란을 빼고 세바스티안 페르난데스를 교체 투입해 막판 반격에 나섰다. 우루과이는 후반 추가시간 아크 정면 프리킥 찬스에서 패스를 받은 막시 페레이라가 왼발 슈팅으로 만회골을 뽑았으나 전세를 뒤집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김문호 기자
2010.07.06. 21: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