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 바꾼 대형 주상복합건물 '거침없는 하이킥' 한국자본 유입 따라 인구 증가 '엔터테인먼트 허브'로도 각광
새로운 천년 21세기가 열린지 10년이 지났다. 그동안 한인 경제에도 큰 변화가 있었다. 과거 10년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규모와 내용이 달라졌다. 중앙경제는 연말 기획으로 지난 10년간 한인 경제의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10가지를 선정해 소개한다.
지난 10년간 가장 큰 변화는 놀랄만큼 달라진 LA한인타운의 외형이다.
타운은 10년 전만 해도 '80년대 서울'이라고 할 정도로 낙후된 모습을 보였지만 지금은 '서부의 맨해튼'으로 불릴 정도로 스카이라인이 확 바뀌었다. 2000년대 들어 부동산 시장의 호황이 시작되면서 LA한인타운에도 본격적인 개발 열풍이 불었기 때문이다. 한인타운 개발 열풍은 당초 한인 자본에서 시작됐지만 잠재성과 한인경제의 저력이 알려지면서 주류 개발업체들도 가세 그 세를 불려갔다.
◇개발 현황
2001년 올림픽과 웨스턴 코너에 현대적 디자인의 코리아타운 갤러리아 쇼핑몰이 문을 열면서 한인사회에는 본격적인 개발이 시작됐다. 이때부터 서서히 달아오르기 시작한 부동산 열풍은 2000년 중반을 지나면서 절정에 달했다.
6가와 알렉산드리아의 '시티센터' 6가와 웨스턴 인근 '마당' 등 대형 쇼핑몰이 오픈 주류사회로부터도 관심을 끌었으며 올림픽과 옥스포드 인근 올리포드 쇼핑몰 8가와 웨스턴 인근 아이비플라자 올림픽과 버몬트 인근 월드 오브 라이프 플라자 등 중소형 쇼핑몰도 잇따라 문을 열었다.
한인타운의 지형과 스카이라인을 바꾸는데 가장 크게 기여한 것은 대형 주상복합 건물들. 주류사회에서도 비교적 생소한 컨셉이었던 주상복합건물들이 줄지어 오픈하면서 고급 주거 타운으로 변모했다.
특히 윌셔와 웨스턴 코너에 각각 22층 높이의 주상복합 콘도인 머큐리와 솔레어가 문을 열면서 고층 거주문화를 선보이기도 했다.
또 서밋온식스 더뷰 윌셔타워 NBGI 세라노 팰리스 등 고층 콘도가 개발됐고 켄모어타워 아라파호플라자 윌셔파크 한국의 SK건설사가 직접 지어 화제가 된 그래머시온더서드 등 2000년대 중반 이후 LA한인타운에만 총 50개에 가까운 콘도가 오픈 2000유닛의 새로운 주거 공간이 생겨났다.
새로 개발된 콘도들은 비즈니스센터 호텔 수준의 피트니스센터 24시간 시큐리티 등 뉴욕 맨해튼 콘도에서나 볼 수 있는 주거 환경을 제공하며 전문직 한인은 물론 타인종까지 타운으로 유입하고 있다.
이러한 개발 열풍은 한인타운을 남가주 엔터테인먼트 허브로 변모시켰다. 한국식 전통문양과 그림으로 타운의 새 상징물이 되어 가고 있는 마당에는 한국 CJ그룹 계열의 CGV극장이 들어섰고 윌셔와 버몬트 인근에는 엠팍4 영화관이 문을 열어 한인타운에 문화 기능까지 보완했다.
◇원인 및 문제점
한인타운 개발 열풍의 원동력은 타운내 한인 인구 증가, 한국 자본 유입, 높은 소매 상가 밀집도, 다운타운과 웨스트LA를 잇는 지리적 위치 등이다.
과거 높은 범죄율, 낙후된 주거환경 및 교육환경 등으로 타운을 떠났던 한인들이 다시 돌아왔으며 2004년 이후에는 E-2비자로 LA를 방문한 한인 이민자들과 모던한 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하는 한인 1.5세와 2세 전문직 종사자 등 젊은 계층이 타운의 주 거주자 그룹을 형성하기 시작했다. 이처럼 젊은층이 늘면서 ‘모던타운’으로 변하고 있다.
이에 더해 2007년 한국정부가 외국부동산 투자 한도를 300만달러로 상향조정하면서 한국자본의 LA한인타운 유입이 급증했고 한국에서의 직접투자도 함께 늘어 났다.
하지만 개발 열풍에 따른 부작용도 이어졌다. 좁은 공간에 집약적 개발이 이어지면서 과밀현상이 발생했고 이는 교통 문제, 주차 문제 등으로 이어졌다. 또 단기간의 부동산 가격 급등으로 거주 비용 인플레 현상도 초래했다.
또 개발 실패에 따라 흉물스럽게 방치된 빈 땅도 늘어나면서 타운의 미관을 해치고 있다.
◇개발은 아직도 진행형
경기침체로 주춤하던 개발은 최근 다시 탄력을 받고 있다. 4가와 버몬트 인근에 새 한인 마켓이 문을 열기 위해 공사중이며 한국의 개발업체 아르누보시티는 6가와 버질 코너에 대형 콘도텔 ‘아르시테’를 개발 중이다. 또 웨스턴과 5가 가주마켓 자리에는 들어설 복합 쇼핑센터 ‘캘리포니아 마켓플레이스’, 7가와 후버 인근 2에이커에는 젊은층을 겨냥한 새로운 컨셉의 콘도 단지 등 현재 준비중이거나 진행중이다.
이같은 대형 프로젝트들이 마무리되면 타운은 또 한번의 변화된 모습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