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경영 전부문 현지체제로 현대차 연간판매 50만대 돌파 기아차도 올해 판매량 신기록 고급차 등으로 제2 공략 시동
미주 한인사회에서 지난 10년동안 괄목상대할 부문이 있다면 바로 한국산 자동차의 급성장이다. 1986년 현대 '엑셀'로 처음 미국시장에 진출한 한국산 자동차는 첫 해에만 거의 17만대(16만8882대)를 판매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그리고 이듬해 26만3610대를 판매하며 급성장했지만 급격한 판매증가에 따른 정비망 부족과 철저한 품질관리 미흡으로 브랜드 이미지가 급락하며 심각한 결과를 초래했었다. 이후 현대차는 지속적으로 판매가 줄어들며 1998년에는 9만1217대를 판매해 사상 처음으로 10만대 이하를 기록했다. 하지만 1999년 정몽구 회장이 취임하면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게 된다.
품질 최우선 경영과 현장경영을 내세우며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그 결과 1999년부터 현대차를 중심으로 2001년에는 기아차가 본격적으로 미국시장에 진출하면서 한국산 자동차는 저가 자동차의 이미지를 서서히 탈피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2005년을 넘어서면서 한국산 자동차의 품질과 이미지는 최소한 2~3 단계를 뛰어넘으며 세계 자동차산업의 신데렐라로 떠오르게 된다.
정몽구 회장의 취임과 함께 현대차는 미국시장에서 1999년 2000년 2001년 3년 연속으로 10만대 20만대 30만대 벽을 돌파하고 2003년에는 최초로 40만대를 돌파한다(40만221대).
그리고 2005년에는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이자 본고장인 미국시장에 한국 자동차업체 최초로 완성차 공장을 건설해 개발부터 생산 판매 A/S 까지 자동차 전 부문을 현지화하며 본격적인 '메이드 인 유에스에이" 시대를 열게 된다.
현대차는 이후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급감에도 불구하고 매년 40만대 이상 판매량을 기록하며 선전했고 드디어 올해 사상 처음으로 연간판매 50만대를 이미 돌파했다. 기아차 역시 올 들어 11월까지 총 판매대수가 32만5824대를 기록하며 미국 시장 진출 이래 연간 판매 기록을 넘어섰다.
▶성공요인
지난 10년동안 현대 기아차가 이룩한 성공은 진출 초기 품질관리 미흡으로 판매 감소 및 브랜드 이미지가 추락한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고 2000년대 들어서면서부터 철저한 품질경영 및 현지체제를 구축한 것이 주효했다고 볼 수 있다.
현대자동차가 품질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10년간 10만마일 보증프로그램을 실시해 미국 고객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준 것도 성공요인중의 하나로 꼽힌다. 또 해외법인의 '현지인 시대' 개막도 높은 점수를 받고있다.
현대차 미국판매법인(HMA)은 지난 98년 핀바 오닐 사장을 시작으로 현재 존 크래프칙 CEO까지 현지인 사장을 고용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지속적으로 끌어 올리고 있다. 현지공장화를 비교적 빠른 시기에 서둘렀던 점도 긍정적으로 해석된다.
과감한 디자인과 공격적인 마케팅도 빼놓을 수 없는 성공요인이다. 특히 기아차의 경우 세계적인 자동차 디자이너인 피터 슈라이어 영입은 역사적인 전환점이라고 말할 수 있다. 미국내 스포츠 마케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과감하게 수퍼볼 광고를 시도한 점이나 이후 각종 프로 스포츠와 대학 스포츠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던 전략이 시간이 지나면서 결실을 맺고 있다는 분석이다. 외적으로는 미국내 빅3와 도요타의 몰락이라는 호재가 작용했다.
▶과제
지난11월 미국의 자동차전문지 카앤드드라이버는 "학생이 갑자기 선생님이 됐다(The student has suddenly become the teacher.)는 제목의 쏘나타 평가 기사를 통해 쏘나타의 놀라운 품질 경쟁력 향상에 대해 호평하며 올해 최고의 톱 10에 쏘나타를 포함시켰다. 그만큼 한국산 자동차는 품질면에서 경쟁력을 이미 확보했다. 소비자들의 재구매율에서도 역대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서비스 부문에 있어서는 개선될 점이 많다는 지적이다. 최근 강화되고 있는 파이낸스 부문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조언이다. 현대차의 부품 공급업체들이 늘어나는 수요를 맞추지 못하면서 일부 모델의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는 점도 간과하지 말아야한다.
▶전망
현대와 기아차는 내년에도 력셔리 세단부터 친환경차까지 다양한 신차를 미국시장에 선보이며 이같은 판매성장세를 한층 가속화한다는 계획이다. 이외에도 글로벌 환경에 대한 미래 동력원으로 친환경 고효율 그린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점은 주목할 대목이다.
한국산 자동차의 향후 10년은 친환경차와 고급차 시장 공략에 더욱 매진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