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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천년 한인경제 10년 변화-4] '타인종에 한식 알리기' 한인타운이 첨병 역할

Los Angeles

2010.12.21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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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사회 공략 한식당들
맛·인테리어로 성공 거둬
유명 쉐프들 "가능성 높다"
관건은 현지화된 메뉴 개발
20세기까지 TV 자동차 등 유형적 상품 수출에 주력하던 한국은 21세기 들어 새로운 상품 수출에 나섰다. 바로 한류 상품이다. 한류가 전세계로 전파되면서 함께 이뤄진 것은 한식세계화. 이에 따라 한국 정부에서도 2008년 '한식 세계화'를 공식 선포했다.

한국 정부는 2017년까지 한식을 프랑스식 이탈리아식 중식 일식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할 세계 5대음식으로 등극시키겠다는 목적으로 2009년 한식세계화추진단을 발족하고 이를 모태로 정부 각 부처에 흩어져 있던 한식 관련 업무를 통합시켜서 2010년 3월 '한식재단'까지 출범시키고 한식 알리기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이같은 한국 정부의 노력은 전세계 한인에게도 그 영향을 미쳐 LA지역에선 지난 9월 한식당 업주와 유관업체들이 모여 미서부 한식세계화 추진위원회를 출범 미주에서도 한식을 주류사회에 알리는 활동이 본격화됐다.

특히 LA한인타운은 한식세계화의 첨병 역할을 하면서 타인종들이 한식을 즐기기 위해 타운으로 몰리는 등 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현황

한국 정부는 '한식축제'와 '서울 고메' 등의 행사를 개최하고 다양한 외식박람회와 각종 국제행사에서 참여 한식의 산업화를 지원하고 있다. 또 한식 메뉴 표기법과 한식당 해외 진출 길라잡이 등을 제작했다. 또 최근에는 50억원을 들여 뉴욕에 최고급 한식 레스토랑을 건설 계획도 발표했다.

특히 미주에서는 한식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조리사 교육과 업주의 대고객 서비스 증강을 위한 경영자 세미나가 진행됐고 LA한인타운을 포함한 4곳의 대형 빌보드에 갈비와 비빔밥 등을 광고하기 시작했다.

한국정부가 나서서 한식을 알리겠다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자신감을 얻은 한인 업소들중 주류 사회 소비자를 잡으려는 한식당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뉴욕의 한가위는 유기농 비빔밥과 두부 스테이크 샐러드 등 채식주의자를 위한 메뉴를 개발하여 타인종에게 한식을 알리고 있으며 컬버시티 지역의 맛집 명소로 떠오르고 있는 개나리는 바와 가벼운 식사를 즐길 수 있는 라운지를 갖추는 등 기존 한식당이 가지고 있는 고정 이미지 틀을 깼다. 즉 주류에서 유행하는 부티크 레스토랑을 꾸미고 음식도 갈비찜과 으깬 감자 가시를 발라낸 필렛 이면수구이 등 주류사회 입맛으로 바꿔 타인종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시스템(SNS)을 통한 홍보도 활발해지고 있다. 수원갈비와 같은 업체는 평가전문 웹사이트 옐프닷컴에 좋은 평판으로 타인종 고객몰이에 나서는 등 마케팅 기법이 입소문에서 좀 더 전문화되고 체계화되고 있다.

비빔밥으로 승부를 띠운 업체도 생겨나고 있다. 뉴욕의 '비밥'(B-Bap)과 UCLA대 앞에 오픈한 '비비고'가 그 대표적인 예다.

◈나아갈 방향

미슐랭가이드 쓰리스타 셰프 피에르 가니에르 기 사보이 미셸 트와그로 등 해외 유명 셰프들은 한식의 세계화 가능성에 높은 점수를 매기면서도 세계인의 입맛에 적합한 현지화된 메뉴 개발을 주문하고 있다.

새로운 시도가 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한식의 대표 메뉴는 코리안BBQ로 통칭되는 갈비와 불고기 등의 구이메뉴로 한정되고 있다. 이에 '한식=Korean BBQ'라는 등식이 고착화될 우려가 커 한식 대표 메뉴의 다양화가 시급하다. '한식=저가 음식'이라는 이미지를 타파하기 위한 고급 한식당 확대도 동반돼야 한다.

한식세계화를 미주 현지에서 앞장서겠다고 발족한 추진위원회들이 전략적 사업으로 선정한 한식 메뉴 표기법 통일화 사업도 지지부진한 상태다. 한국정부가 만든 '한식 메뉴 외국어 표기 길라잡이'에 따라 식당 메뉴판을 다시 제작하는데는 만만치 않은 제작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진성철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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