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방문객 100만 돌파 예정 1인당 평균 2300여달러 지출 "전반적 서비스 질 높여라" 의견도
2008년 11월 17일 첫 시행된 한.미 무비자 제도는 지난 10년간 항공 및 여행 숙박업계에 가장 기념비적인 사건으로 평가된다.
무비자 제도란 비자잠정면제프로그램(Visa Waiver Program)을 가리키는 말로 아시아에서 혜택을 받는 나라는 한국을 비롯해 일본 싱가포르 브루나이 등 4개국 뿐이다. 지난 수십년 동안 미국은 '평균적인' 한국인이 방문하기 힘든 국가 중의 하나였다. 재정 및 신분증명 등의 까다로운 비자 발급 조건으로 인해 일반인들은 미국 방문 비자를 발급받기 힘들었다.
하지만 무비자가 전격 시행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한국인들의 미국 방문이 자유로와지면서 새로운 수요가 창출되자 항공 여행 호텔 등 관련업계는 특수를 누리기 시작했다.
◇현황= 무비자 시행 후 2009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신종플루와 환율 문제가 겹쳐 미국 방문 한국인 수가 오히려 줄어들었다. 게다가 글로벌 경제 위기의 여파로 기업체의 미국 방문이나 교환학생 유학생의 수도 크게 줄었다.
하지만 환율이 안정화된 2010년 초부터는 미국을 찾는 한국 방문객이 비약적으로 증가하면서 항공 및 관광.호텔업계가 본격적으로 호황기를 맞았다. 특히 무비자 여파로 미국으로 여행객들을 실어나르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등 국적 항공사는 올들어 분기별로 사상 최대의 수익을 달성했다.
◇경제적 효과= 지난 2년간 한.미 무비자를 통해 입국한 한국인 방문객의 지출 규모가 7억4500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무비자 시행 2년을 맞아 최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년간 국적 항공사를 통해 무비자로 입국한 한국인은 모두 31만7803명이다. 상무부 통계에 따르면 한국인 방문객은 미국에서 1인당 평균 2347달러를 지출하는 만큼 국적항공사를 통해 방문한 인원이 소비한 비용을 단순 곱해도 지난 2년간 약 7억4500만 달러를 미국에서 소비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 가운데 LA를 찾은 방문객 숫자는 10만5200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들이 LA 등 남가주에서 소비한 비용은 2억4690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들 방문객이 지출한 돈은 한인타운에도 뿌려졌다. 무대포 다호 갈비 추풍령 등 무제한 고깃집과 노래방 주점 등에는 한국 단체 관광객들이 북적였다. 무대포의 브라이언 정 사장은 "관광버스를 대절해서 오는 수십명 단위의 여행사 손님부터 시작해 소규모 관광객들까지 한국인들이 크게 몰렸다"고 말했다.
또 한국인 방문객이 증가하면서 미국내 여행 수요도 급증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삼호.아주.하나투어 등 한인 관광업계는 성장을 거듭했다.
◇전망 및 개선점=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방문객 수가 84만여명을 기록해 이달말까지 한국인 미국 방문객이 1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도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이런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가든스위트호텔의 주우인 부사장은 "올해 가족단위 여행객들을 중심으로 한국 관광객들이 꾸준히 늘고 있는데 내년에도 이런 추세가 계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젊은 층을 중심으로 개인 자유여행객이 증가하면서 타운 주요 호텔들도 관광객 유입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한인 여행사들도 이에 따라 라스베이거스 등 한국인들이 자주 찾는 여행지의 호텔을 업그레이드 했으나 전반적으로 서비스 질을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또 무비자 시행 후 미 전역에서 한국인 성매매 여성들이 자주 검거돼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