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에버 21' 세계적 기업 성장 2세들 업계 버팀목으로 우뚝 자바시장 상권 중심축도 이동 경쟁 심화…단가 낮추는 부작용
LA 한인의류업계는 지난 10년 동안 대형화와 세대 교체를 이뤄냈다. 저가 의류의 생산기지였던 자바시장에서 20여년 경험을 쌓은 한인의류업체들은 2000년대 들어서면서부터는 점차 대형화하는 경향을 보이기 시작했다. 경험과 축적한 부를 바탕으로 사업 규모를 확대한 것이다.
◇ 대형화
이 과정에서 포에버21(대표 장도원)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했다. 포에버21은 1984년 LA 다운타운에 12평짜리 ‘패션 21’ 매장을 오픈하며 시작됐다. 6개월마다 새 매장을 오픈한다는 고성장 전략을 바탕으로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으며 2001년에 연매출 3억달러를 달성하고 현재는 연매출 40억달러에 이르는 초대형 다국적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역시 한인이 설립한 모나키 그룹과 아메리칸 어패럴 등도 크게 주목받았다. 이들은 2007년도에 각각 1200만달러, 7억7400만달러에 주류사회에 매각됐다.
영 캐주얼 브랜드 파파야(대표 케네스 최)는 1998년 런칭한 이후 급성장을 거듭하다 2007년에는 파파야코리아를 설립해 한국시장에까지 성공적으로 진출했다.
데님 전문제조업체인 구스 매뉴팩처링(대표 구우율)은 지난해 매출액이 1억2220만달러에 달하며 프리미엄 진 AG까지 합치면 2억달러에 육박하는 매출을 올릴 정도로 성장했다.
지난해에는 모임(대표 노범석)이 LA 한인의류 브랜드를 선별해 판매하는 편집매장 터치를 한국에 오픈하면서 자바시장의 한국시장 진출이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더해 내년부터는 랩소디(대표 브라이언 강)도 러브씬이라는 브랜드로 한국시장에 진출한다.
◇ 세대교체 및 상권 변화
세대교체 역시 빼 놓을 수 없는 변화된 모습이다. 1.5세와 2세들이 이제는 한인의류업계의 중심축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들은 1세대의 경험과 자본력을 바탕으로 유창한 영어에 IT와 새로운 경영기법 등을 도입하면서 대형화 추세에 한 몫을 담당하고 있다.
자바시장 상권의 중심이 이동된 것도 큰 변화다. 샌페드로 홀세일마트가 들어서고 이곳이 안정되면서 자바의 중심이 이곳으로 옮겨왔다. 샌페드로 길에는 LA페이스마트도 새로 건립돼 한동안은 이 지역이 자바시장을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또 올해는 한인의류업자들이 모여 최초로 ‘스타쇼’(대표 이승렬)라는 종합의류박람회를 기획하고 2회나 개최했다
◇ 문제점
대형 유통업체의 등장은 한인 의류업계와 봉제업계에 동반 성장의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다른 한편으로는 경쟁을 심화시키며 단가를 낮추는 방향으로 흘러가 소위 업계의 물을 흐려 놓고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여기에 더해 중국산 저가 의류 수입의 급증으로 미국 내 의류 제조업체들의 경쟁력이 더욱 약해지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상당수 업체들은 해외 생산에 나서고 있지만 이 역시 상황이 시시각각 바뀌고 있어 중장기 전략 수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형업체들은 자신들의 성장기반이 하청업체들에 있음을 잊지 말고 함께 공존하려는 인식과 처우가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 전망
한미 FTA가 양국 의회에서 비준되면 이는 LA 한인의류업계에게 또 다른 도약의 기회이자 도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인의류업체들의 한국진출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일부 봉제업체들도 한국에 공장을 설립해 한미FTA를 최대한 활용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반면, 한국산 의류제품이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미국시장으로 대거 유입될 전망이어서 이에 대한 대책 마련도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