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론 2시간 내리 방송되는 영화 같은 연속극이 찾아온다. 시청자들이 31일(한국시간) 선정된 종합편성채널들을 통해 만나게 될 변화다.
보도.드라마.예능.교양 프로그램을 골고루 편성하는 종편의 출범은 KBS.MBC.SBS 같은 지상파 방송이 추가로 4개 생긴 효과를 낸다.
전파를 직접 송출하는 지상파와 달리 케이블.위성으로 화면을 전송하지만 유선.인터넷.위성 방송을 통해 TV를 보는 대다수 시청자들에겐 별반 차이가 없다.
종편의 탄생은 '미디어 빅뱅'을 예고한다. 고화질(HD).3차원(3D) 기술로 무장하고 스마트폰.태블릿PC 같은 융합 플랫폼을 통해 시청자와 대화한다. '바보상자'에서 '스마트TV'로의 진화다.
중앙일보의 종편 방송인 jTBC가 만들 '3분 드라마''1분 개그'같은 '한입 콘텐트'는 이런 첨단 미디어에 맞춘 프로그램이다.
글로벌 진출의 문이 한층 넓어진다. CNN.HBO 등을 계열사로 둔 타임워너와 일본의 대표적 민영방송인 TV아사히 등이 jTBC에 출자한다.
지상파 독과점 체제에서 "창작물의 제값을 인정받지 못했다"고 호소해온 외주제작사들은 '지상파 뚫고 하이킥'을 날릴 찬스를 맞았다.
jTBC는 '지붕 뚫고 하이킥'을 만든 초록뱀미디어 '태왕사신기'를 제작한 김종학프로덕션 등과 함께 대형 '메가 제작사'를 만들어 합리적인 제작비.저작권 조건으로 콘텐트를 생산 유통한다. jTBC가 운영하는 600억원 규모의 콘텐트 펀드가 미디어 산업에 활력을 보탠다.
종편 도입의 기대 효과에는 지상파 여론 독과점 해소와 중앙일보가 2009년 도입한 '팩트 체킹'제도 확산 등 방송의 공정성.공익성 강화도 포함된다.
종편 채널들은 올해 안에 첫 방송을 내보내기 위해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케이블 채널 운영 경험을 축적한 jTBC는 내년 개국할 계획이다.
◇TBC의 '혁신 DNA'= 1964년부터 중앙일보가 운영한 국내 최초의 민영방송 TBC(동양방송)는 1980년 신군부의 언론통폐합 조치로 송출을 중단할 때까지 한국 방송의 변화를 이끌었다.
봉두완 앵커의 '뉴스전망대' 적도.북극을 넘나든 다큐멘터리 시청률 70.3%를 기록한 드라마 '아씨' 오락의 대명사 '쇼쇼쇼' 외화 시리즈 '뿌리' 같은 프로그램이 각 장르를 석권했다. 1970년 서울대 사회학과에서 조사한 TV 최고시청률 프로그램 상위 10개 중 7개가 TBC 제작물이었다.
종편 허가로 신문.방송 겸영 시대가 다시 열리면서 jTBC가 종합 미디어 그룹의 DNA를 이어가게 됐다.
jTBC는 미국 폭스TV 스튜디오와 드라마 '사이퍼(Cipher)'공동 제작 영국 BBC와 한국판'화성에서 생긴 일(Life on Mars)'공동 제작 드라마 '공부의 신' 중국판 현지 공동 제작 등 글로벌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