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 말린스는 오클랜드와 함께 메이저리그에서 소문난 스몰볼 구단이다. 지난해에도 선수단 총연봉은 3700만 달러로 전체 30위에 머물렀다. 팀 전체연봉이 뉴욕 양키스 알렉스 로드리게스의 한해 연봉(3300만 달러)과 비슷한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플로리다는 80승82패로 비교적 성공적인 한 해를 일궈냈다.
오프시즌 개막과 함께 플로리다는 2루수 댄 어글라를 보내고 촉망만 받던 유망주 카메론 메이빈을 정리한 대신 좋은 선수들을 많이 데려왔다. 우선 애틀란타에서 전성기 활약을 보인 유틸리티 플레이어 오마 인판테 젊은 불펜투수 에드워드 뮤히카와 라이언 웹을 데려왔다. 여기에 오프시즌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포수 존 벅(2할8푼1리 20홈런 66타점)에게 3년에 1500만 달러라는 비교적 큰 계약도 성사시켰다.
올해도 잭 팟 터지나?
올시즌 공격에도 중심은 단연 헨리 라미레스다. 지난해 잦은 부상에도 불구하고 3할 21홈런 76타점 32도루로 4년 연속 20-20클럽을 달성한 라미레스는 툴로위츠키에게 빼앗긴 실버슬러거 타이틀 탈환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 이와함께 지난해 조용하지만 강한 루키시즌을 보낸 1루수 가비 산체스(2할7푼3리 19홈런 85타점)가 라미레스를 보조한다. 하지만 두 선수로 모든 것을 바라기엔 무리가 없지않다.
때문에 플로리다는 올해도 특급 유망주들의 잭 팟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파워에서 이미 합격점을 받은 21살의 초특급 유망주 마이크 스탠튼과 함께 후반기 가장 많은 3루타를 때려낸 로간 모리슨 팀내 최고의 유망주인 3루수 맷 도밍게스로 요약되는 '잭팟 3인방'의 활약이 플로리다의 운명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수많은 잭팟에 성공한 팀의 스타일과 선수들의 능력을 견주어 본다면 올해도 대박 가능성은 충분하다. 문제는 이들을 뒷받침할 변변한 베테랑 선수들이 없다는 점이 아쉬운 대목이다.
플로리다에만 없는 것은 불펜 베테랑
플로리다의 선발진은 '실패한 뉴요커' 하비에르 바스케스의 합류로 한껏 고무된 상태다. 지난 2004년과 2010년 뉴욕에서의 꿈같은 도전은 모두 실패로 끝내며 고향과 가까운 플로리다행을 선택한 바스케스의 합류는 조쉬 잔슨과 함께 원투펀치를 형성한다. 지난해 후반 부상으로 사이영 레이스에서 자진 하차(11승6패 평균자책점 2.30 탈삼진 186)한 잔슨은 올해 건강한 시즌만 보낸다면 생애 첫 사이영수상도 노려봄직 하다. 원투펀치에 이어 리키 롤라스코 애니발 산체스가 선발라인업에 확정된 상태고 크리스 볼스태드와 알렉스 사나비아가 남은 한자리를 놓고 격돌한다.
불펜은 젊은 선수들이 대거 합류하며 신선한 분위기가 감돈다. 지난해 선발에서 셋업맨으로 보직변경에 성공한 클레이 헨슬리(3승4패 7세이브 평균자책점 2.16)와 레오 누네즈(4승3패 30세이브 평균자책점 3.46)가 클로저 자리싸움이 예고된 가운데 트레이드로 온 웹과 뮤히카 던이 불펜에 활력소 역할을 할 전망이다.
아듀 플로리다
말린스는 올해를 끝으로 선 라이프 스타디움과 작별을 고한다. NFL 풋볼팀 마이애미 돌핀스와 함께 사용한 경기장인 데다 비를 막아줄 지붕도 없었다. 자연스럽게 팬들은 말린스의 경기를 기피하며 두 번의 우승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비인기 구단중 하나로 남아있다. 내년 새 스타디움 건립과 함께 플로리다에서 마이애미 말린스로 팀 이름 변경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인기 구단으로 도약하려면 올시즌 팬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한 시점이다.
주목할만한 인물 헨리 라미레스(P)
보스턴과 플로리다의 2006년 트레이드는 메이저리그에서 보기힘든 '윈윈' 트레이드로 기억된다. 보스턴은 선발 자쉬 베켓과 마이크 로웰을 획득하며 2000년대 이후 2번째 월드시리즈 우승을 기록했고 플로리다는 저염가에 리그 최고의 효율을 자랑하는 헨리 라미레스를 데려왔기 때문이다. 1번과 3번타자를 오가며 만능선수로의 활약을 펼친 라미레스는 지난해 성의없는 수비플레이에 격분한 프레디 곤잘레스 질책을 '감독 자질설'로 되받아치며 수많은 안티팬을 생성한바 있다.
올시즌엔 부상과 함께 구설수를 최소화하는 것이 리더로서의 책무다.
에드윈 로드리게스(감독)
플로리다가 프레디 곤잘레스를 해고한 건 명백한 실패다. 팀내 에이스 선수와 감독간의 분쟁에서 선수측 손을 들어준 건 나쁘지 않지만 프레디가 요구한건 라커룸이 아닌 그라운드에서 보인 그의 플레이를 지적한 것이다. 이런 지적에 해임으로 일관한다면 과연 누가 플로리다의 감독직을 하고 싶어할까 싶다.
바비 밸런타인과의 계약도 무산된 시점에서 에드윈 로드리게스 감독의 제1책무도 헨리의 관리다. 참고로 플로리다는 프레디 감독 이전에도 조 지라디 감독을 뉴욕 양키스에게 내주며 메이저리그 대표적인 감독 훈련소로 전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