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부터 2009년까지 5번의 지구 우승을 차지했던 LA 에인절스는 지난해 80승82패를 기록 아메리칸리그 서부조 3위에 머무르며 4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블라디미르 게레로와 만능 1번타자 션 피긴스 에이스투수 잔 래키가 팀을 떠나며 어느 정도의 전력누수는 예상했지만 성적이 이렇게 곤두박칠 칠 줄은 아무도 몰랐다. (2009년 97승→2010 80승) 여기에 1루 거포 켄드리 모랄레스는 지난해 5월30일 만루홈런에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홈플레이트 앞에서 발목이 돌아가는 사고로 장기휴업 로이 할러데이와도 바꾸지 않았던 '보석' 에릭 아이바는 2할5푼3리 5홈런 29타점을 기록하며 '공업용 보석'으로 전락했다.
그럼에도 에인절스는 올겨울 FA 시장에서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대신 에인절스는 트레이드를 통해 1억불의 사나이 버논 웰스를 영입했고 수준급 불펜 피쳐 스캇 다운스와 히사노리 타카하시를 영입하며 봄 준비를 끝마쳤다. 올시즌 에인절스는 하위 켄드릭과 알베르토 칼라스포가 선두타선을 부상에서 돌아온 캔드리스 모랄레스와 토리 헌터 바비 아브레유 버논 웰스로 이어지는 베테랑 공격라인이 주요타선을 이끌 전망이다.
문제는 외야수 베테랑 3명(평균연령 34.4)의 체력이 시즌 끝까지 이어갈 수 있을까라는 점이다. 때문에 마이너리그 시절 빠른 발과 명품수비로 각광받은 바 있는 피터 버로스의 분전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만약 버로스가 안정적으로 로스터에 합류하게 된다면 헌터 아브레유는 지명타자로 공격에 더 많은 공헌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튼튼한 선발 … 부실한 불펜
에인절스의 선발진은 내구성이나 조합면에서 상당히 견고한 모습을 갖추고 있다.
지난해 233개의 탈삼진을 잡아내며 삼진 중독증상을 보이고 있는 에이스 제러드 위버와 언터쳐블 투수 댄 해런이 원투펀치로 나서며 이닝 이터 어빈 산타나 지난해 부상으로 10경기 가량 결장에도 10승7패 평균자책점 3.84로 준수한 활약을 펼친 조 피네이로가 라인업을 든든하게 지켜주고 있다.
선발마운드 성공의 열쇠는 '추락한 에이스' 스캇 카즈미어의 활약 여부에 있다.
뉴욕 메츠에서 유망주 시절을 보낸 뒤 빅터 잠브라노와 트레이드를 통해 탬파베이에 안착한 카즈미어는 2005년부터 2008년까지 약 4년간 최약체 팀의 에이스로 활약하며 45승을 수확하는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지만 지난해에는 9승15패 평균자책점 5.94로 무너지며 실망감을 안겨줬다. 하지만 올시즌 카즈미어가 예전 탬파베이에서처럼 13승에 평균자책점 3점대 후반 정도만 기록해준다면 에인절스 선발진은 리그에서 가장 꾸준한(dominant) 활약을 펼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4승3패 평균자책점 4.24를 기록한 페르난도 로드니가 마무리 지난해 평균자책점 2.64로 정상급 불펜투수로 활약한 스캇 다운스와 26살의 유망주 케빈 젭센이 셋업맨으로 활정된 불펜은 불안감이 감돈다.
로드니가 3점 이내의 승부에서 과연 얼마나 안정적으로 경기를 마감할 수 있을지가 의문이다. 시즌 초반부터 로드니의 블론세이브 행진이 시작된다면 소시아 감독로서는 올시즌 집단 마무리 체제를 가동할지도 모르겠다.
주목할만할 인물 최현(C)
올시즌 에인절스에 많은 관심이 가는 이유는 한인 메이저리그 사상 첫번째 포수 최현(행크 콩거)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지난해 마이너리거들의 올스타전인 퓨처스게임 MVP 수상과 함께 9월7일 메이저리그 콜업 통보를 받으며 최종점검을 받은 바 있는 최현은 헌팅턴 비치 고등학교 출신으로 에인절스 유니폼을 입은 예비 프랜차이즈 스타 유망주다. 포수로서는 희귀한 스위치 히터에 정교함과 수준급 파워를 가지고 있는 최현은 현재 물방망이 실력을 자랑하는 제프 매티스(타율 1할9푼5리)와 바비 윌슨(2할2푼9리)과 안방마님 자리를 놓고 경쟁할 예정이다.
최현의 주전 수성을 위해선 공격보다는 수비에 포커스를 집중해야한다. 방망이는 부진하더라도 기회가 많이 주어지지만 포수로서의 수비 실책은 만회할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다. 공격지향적인 메이저리그에서도 포수에게 가장 필수적 요소는 도루 저지력과 블록 능력 등의 수비력이다.
제러드 위버(P)
지난해 가장 센세이션한 활약을 펼친 선발 투수인 제러드 위버는 지난해 233개(킹 펠릭스 232개)의 탈삼진을 잡아내며 1978년 놀란 라이언 이후 33년만에 팀 최초 탈삼진왕 등극에 성공했다.
투구 포인트시 팔을 길게 뻗는 피칭 스타일로 공을 최대한 숨기는 능력과 함께 가공할만한 직구와 커브의 조합을 갖춘 위버가 올시즌 몇명의 타자들을 돌려 세울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