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서도 부동산 시장 침체가 지속되고 있지만 위기 상황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최근 한인 부동산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주택 플리핑(Flipping)에 대한 관심이 높다. 플리핑은 법원 경매 등을 통해 차압 주택을 매입한 뒤 수리해 단기간 내 되팔아 수익을 올리는 투자 방법이다. 시장에 차압 주택(REO)과 법원 경매 매물이 쏟아져 나오면서 현금을 보유한 투자자 중심으로 시세보다 저렴하게 차압 부동산을 매입해 판매하는 플리핑 투자가 활기를 띄고 있다. 플리핑에 대해 알아봤다.
◆투자 기간은 짧게 효과는 크게
한인 부동산 투자자 김모(44)씨는 올 해초 법원 경매에 참여해 코로나 지역에 있는 40만달러 상당의 주택을 32만달러에 낙찰 받았다. 이 후 김씨는 낙찰받은 주택의 수리 부분에 대한 견적을 뽑아 바로 공사에 들어갔다. 김씨는 주택 내외부의 새 페인트 카펫 교체 청소 비용 등 1만달러를 투자해 집을 수리했다.
김씨는 지난 달 이 집을 첫주택구입자에게 37만달러에 달았다. 각종 수수료를 비롯 보수 비용을 제외하고도 불과 3개월 사이 3만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린 것이다.
김씨는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고민하던 중 우연한 기회에 플리핑(Flipping) 투자를 알게 됐다"며 "전문적으로 플리핑을 하는 투자자들은 소규모 팀을 구성해 매달 3~4개의 주택을 매입하고 되파는 것을 반복해 월 10만달러 이상의 수입을 올리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차압 주택을 중심으로 한 한인들의 플리핑 투자가 늘면서 관련 문의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플리핑은 사우스LA나 센트럴LA 지역 등 차압이 집중된 지역뿐만 아니라 부동산 가격 하락폭이 컸던 중가주나 라스베이거스 애리조나 등 타지역으로 확산됐다.
그러나 최근에는 새로 지은 집들도 경매에 나오는 경우가 늘면서 타 지역에 비해 신규 주택이 많은 어바인이나 리버사이드 코로나 지역 매물들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완공된 지 얼마안된 새 집의 경우 주택을 손 볼 곳이 거의 없어 수리비가 많이 들지 않고 첫주택구입자의 경우 일반적으로 새 집을 선호하는 경향이 많아 빠른 시일 내에 바이어를 찾기가 용이하기 때문이다.
투자 효과도 좋다. 구입한 주택을 수리해 다시 시장에 내놓을 경우 지역과 학군에 따라 수익률의 차이는 있지만 1채당 평균 2만~3만 달러의 시세 차익을 거둘 수 있다. 한 달에 2채만 거래해도 평균 4만달러 이상의 월수입이 보장된다.
◆시장 상황에 따른 투자 방식 변화
플리핑 투자가 활성화되면서 투자 방식도 다양해지고 있다. 기존 투자 방식의 경우 개인 투자자들이 일반 매물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건축 업체나 투자회사들이 투자자들을 모아 한꺼번에 많은 매물을 구입하는 기업화 방식이나 가족이나 친지.지인 등이 소규모로 팀을 구성해 구입.수리.판매에 이르기까지 각자의 역할을 나누는 분업화 방식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이처럼 투자 방식은 다양화되고 있지만 여기에도 공통점은 있다. 바로 공동투자다. 플리핑 투자는 주택을 구입해 수리해야 한다는 특성때문에 주택 구입 비용외에도 수리비 세금 등이 추가로 들어간다.
수리 기간을 감안하면 최소 3~4채의 주택을 꾸준히 구입해 수리하고 되팔아야 수익을 올리는 것이 가능하다. 여유 자본이 없을 경우 주택이 팔리지 않았을때 돈의 흐름이 막혀 큰 손해를 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플리핑의 경우 개인 투자보다는 많은 매물을 집중 공략하고 투자금의 흐름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공동투자가 더 선호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플리핑 투자는 경기가 침체되기 전 투기적인 측면이 강조됐다. 하지만 압류 주택을 정리하고 부동산 거래를 활성화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여겨지고 있다. 연방주택국(FHA)도 이같은 변화를 수용해 플리핑 거래 규제법을 한시적으로 폐지했다.
한편 최근에는 차압 주택을 임대용으로 구입하는 케이스도 증가하고 있다. 남가주 지역 주택 가격이 최고점 대비 40% 이상 떨어졌으며 차압 주택은 이보다 더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4%대의 낮은 이자율도 매력적이다. 낮은 주택 구입으로 인한 모기지 페이먼트 부담 감소 등 주택 유지비가 하락하면서 임대 수익이 충분해졌다. 또한 부동산 경기 회복 후 집값 상승을 기대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플리핑 투자시 주의할 점
플리핑이 각광받고는 있지만 투자에는 늘 위험이 뒤따른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은 플리핑 투자의 경우 매물의 정확한 시세 파악과 잠재성을 볼 수 있는 능력이 능력이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주택 가격 폭락으로 저가에 주택을 구입할 수 있지만 학군이나 주변 환경이 좋지 않고 주택 경기 회복이 더딘 지역의 경우 부동산 거래가 어려운 만큼 장기간 돈이 묶이거나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주변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채 무조건 주택 가격이 싸다고 구입하는 묻지마 투자는 큰 손해를 볼 수 있다.
또한 주택 구입 전 수리비용 등을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특히 시청에서 퍼밋을 받지 않고 불법 개조나 확장 공사를 한 경우가 많아 미리 시청에서 관련 사실 확인 절차를 거쳐야 하며 인스펙션을 통해 정확히 수리가 필요한 것을 알고 이를 사전에 대비하는 것이 좋다.
뉴스타 부동산 발렌시아의 이상규 부사장은 "경매 물건은 잘못된 것을 살 수도 있고 주택을 수리한 뒤 되팔았을 경우 소송을 당할 위험이 있다"며 "플리핑 투자 팀을 구성할 때 반드시 법적 조언을 해줄 수 있는 변호사가 함께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 부사장은 이어 "최근 경매 매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경매장에서 언어 문제로 인해 투자가 불발되는 경우도 있다"며 "경매를 대행해주는 사람이 있기는 하지만 추가 비용을 내야 하는만큼 기본적인 경매 상식과 언어 문제에 대한 부담을 미리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