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는 지난 11일 이란계 미국인 만수르 알밥시아르(56)와 이란 혁명수비대의 특수부대인 쿠드스 요원 골람 샤쿠리가 모의해오던 '주미 사우디아라비아 대사 암살계획'을 사전에 적발했다고 발표했다. 이란 정부의 강력한 부인에도 불구 미국과 사우디는 이번 암살 계획의 배후에 이란 당국이 있다고 보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통한 이란 추가 제재 등 보복을 벼르고 있다.
하지만 CNN.뉴욕 타임스 등 언론들은 여러 가지 의문점을 들며 사건의 조작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란 최정예 엘리트 부대인 쿠드스는 외국에서 암살 시도를 할 땐 흔적을 남기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 등을 고용해 활동하기 때문이다. 미 당국 발표처럼 쿠드스가 알밥시아르에게 작전자금 10만 달러를 직접 송금했다는 건 쿠드스의 방식이 아니다.
그것도 중고차 판매상인 56살의 이혼남을 엄선해 그를 통해 멕시코 마약단의 저격수를 고용 사람들이 북적이는 레스토랑에서 폭탄을 터트려 미국 주재 사우디아라비아 대사를 살해하도록 했다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것. 무엇보다 이런 계획은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하메네이나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승인 없이는 실행이 힘들다.
이란 혁명을 주도했던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 사후 23년간 '체제 안정'을 집권 최우선 과제로 삼아온 하메네이가 '아랍의 봄' 이후 최근 중동에서 사우디와 미국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상황에 굳이 이런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 오히려 이란은 최근 스파이 혐의로 구금됐던 미국인 여행객 2명을 풀어주는 등 미국에 다소 유화적 태도를 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