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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곡하는 '통영의 딸' 남편

Los Angeles

2011.11.14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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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의회서 "구해달라"호소…유엔 방문 16만명 서명 청원서 제출
"살아있을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저도 더 살아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14일 미국 의회를 찾은 '통영의 딸' 신숙자씨의 남편 오길남(사진)씨의 목소리가 가늘게 떨렸다.

"죽지 않고 생명의 끈을 놓지 않고 정말 짐승의 꼴이라도 뼈만 앙상한 모습이라도 생명의 끈을 놓지 않고 살아줘서…내 아내와 두 딸과 제가 얼싸안고 부둥켜 안고 실컷 울었으면 좋겠습니다."

'통영의 딸'은 외화벌이를 위해 독일에 간호사로 갔다가 북한 대남공작부서의 유인작전에 포섭된 남편 오길남씨 때문에 1985년 12월 입북한 후 구금돼 있는 통영 출생 신숙자씨와 두 딸 혜원.규원 양을 가리킨다. 오길남씨는 유학생 포섭 지령을 받고 나와 덴마크에서 탈출했고 가족들은 억류돼 생사가 불명하다.

오씨는 이날 북한에 억류돼 있는 부인 신씨와 두 딸 혜원규원 '구출 운동'을 위해 미 의회를 찾았다.

미 의회에서 개막된 북한자유이주민 인권을 위한 국제의원연맹(IPCNKR) 8차 총회에서의 증언을 위해서였다. 이날 오씨의 얼굴과 목소리에는 어린 두 딸과 부인을 두고 홀로 북한을 탈출한 회한이 가득해 보였다. 한국 미국 일본 캐나다 카메룬 폴란드 등 6개국에서 참석한 10여명의 의원들의 표정도 숙연해졌다.

오씨는 16일에는 국무부 인권담당자들과 만나고 18일에는 뉴욕 유엔본부를 방문해 '통영의 딸' 구출운동을 위해 16만여명이 참여한 온오프라인 서명 청원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김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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