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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9 20주년에 댈러스서 '한-흑 갈등'…주유소 주인-흑인목사 언쟁

Los Angeles

2012.01.29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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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 '불매운동' 피켓 시위
아시안 추방 운동까지 전개
4.29 폭동 20주년을 앞두고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흑인 주민들 사이에 반한 감정이 고조되며 한인사회가 긴장감에 휩싸이고 있다.

댈러스 남부 흑인 밀집 거주지역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는 한인 박모씨가 지난 달 9일 가격을 놓고 흑인 고객과 시비가 붙은 것이 발단이 되어 한인은 물로 아시아계 퇴출운동이 이 지역에서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지역언론과 한인사회에 따르면 박씨는 가격이 비싸다고 항의하는 흑인 목사 제프리 무하마드와 말싸움 끝에 "아프리카로 돌아가라"라는 말을 했고 이를 인종차별로 받아들인 흑인사회가 집단행동에 들어간 것이다.

무하마드는 개스값이 비싸고 또 10달러 이하의 소액은 데빗카드 결제가 안된다는 이유로 박씨의 주유소를 찾아 말다툼을 벌였다. 이에 박씨는 그에게 "다른 데로 가라"고 했고 이에 흥분한 무하마드는 "너나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라고 응수했다.

결국 박씨는 그에게 "그럼 너는 아프리카로 가라"는 말을 했고 이에 격분한 무하마드가 지역 흑인들을 규합해 'Don't shop'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불매운동을 펼치는 등 단체행동에 나선 것이다.

또한 전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권단체 중 하나인 '전미유색인종발전협회(NAACP)'와 흑인계 이슬람 단체인 '네이션 오브 이슬람(NOI)'에 사건을 신고하고 대응조치를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사건 뒤에는 발전하는 한인사회에 대해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느낀 흑인사회가 고의적으로 이슈를 만들고 있다는 의견과 성장에만 관심을 두고 타 커뮤니티와의 관계를 등한시해 결국 자업자득 아니냐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이미 한.흑 갈등을 경험한 남부지역 일부 한인회 관계자들은 "나눔에 인색한 한인들의 배타성과 흑인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사태의 근본적 원인으로 보인다"며 "흑인 커뮤니티를 상대로 한 봉사활동과 자선행사를 통해 급한 불부터 꺼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에 따라 미주한인회총연합회 측은 흑인 단체 지도급 인사와 접촉해 사태의 원만한 해결을 위해 노력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댈러스 지역을 관할하는 휴스턴 총영사관 측은 "박씨가 시민권자라서 기본적으로는 우리가 직접 관여할 문제는 아니다"라며 "하지만 이 문제가 한인사회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칠 수가 있어 신중하면서도 적극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평소 박씨와 친분이 있는 흑인 고객들은 일부 흑인들이 계획적으로 이번 사건을 만들어 냈다며 박씨의 무고함을 주장하기 위해 400명의 서명이 담긴 청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신승우·최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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